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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 속 터지게 하는 가족사,마음 아픕니다.

괴로운마음 조회수 : 6,365
작성일 : 2023-01-31 13:05:28
오늘 오전에 중환자실에 있던
40대 중반의 미혼의
남편의 동생이 수술 하러 갔고
보호자 자격으로 남편이 병원으로 출근했습니다.

누구에게 털어 놓기도 부끄러운..
차마 이게 현실인가? 싶은...
그럼에도 푹 고개 숙이고
병원으로 향하는 남편이 가여워
누구에게라도 하소연, 넋두리라고 하고 싶어
익명의 힘을 빌어 써 봅니다.

군대 졸업하고 복학생이었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남동생과 시어머니 함께 살다
저랑 결혼했지요.

결혼에 별 뜻 없던 시동생이 직장 다니며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그런 순탄한 시간이
꿈인가 싶게...

사건은 아주 우연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다 삐긋하며
잠시 직장을 휴직하던 시절,
시동생의 발가락에 생긴 작은 상처를
그대로 방치한 채 ...
치료를 미루고 미루다
결국 곪고 ...어찌지 못한 사이에
뒤늦게 병원을 갔는데
치료 불가 판정 받고 한 쪽 새끼발가락을
절단하는 일이 생겼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별일이라고....싶은데
그 당시 시동생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은둔과 칩거를 시작.
보행에 아주런 지장도 없을 정도였는데
진짜 그게 뭐라고...

마음의 병이란 정말 무섭더군요
아무리 설득하고 어쩌고 해도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그려면서 어어..하는 사이에
마치 무슨 재해처럼
코로나 시국이 시작되었고
이제 본인의 은둔이 정당화 되기 시작했고
함께 거주하는 엄마, 시어머니의 행동까지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멀쩡하게 혼자서 시장 다나시고
산책도 하시던 시어머니는..
그 해 이후로 집에 갇히게 되었고..ㅠㅠ

모든 생필품은
아이 아빠가 필요한 물품은 직접 가서
배달로 , 혹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주고 일주일에 한 번
빌라 현관문 앞에 내 놓은 쓰레기만
겨우 치워주는 ...그런 생활이
일 년. 이 년이 넘어갔는데
한창 코로나 심했을 때는
현관문조차 못 열게 했다고...하네요..ㅠㅠ

그러면서 필요한 약은
대리처방으로 계속 늘어만 가고...

저....옆에서 뭐했냐구요??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저러다 뭔 일 난다고.

독한 마음으로 바라 보라고..제발..
매주 장 봐주고
병원 대신 다니고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불쌍하다, 안쓰럽다. ..측은하게만 보던
남편은 그저 해달라는 거
해주고 말더군요.

시동생, 시어머님 ..둘 다
백신은 커녕 독잠 주사도 멀리 하며
그렇게 좁은 빌라에서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사건이 터졌습니다

퉁퉁 부은 다리를 어쩌지 못해
죽네사네 하던 시동생이
결국 119 불러 대학 병원에 실려갔고..

오늘..
다리 하나를 절단한다고 합니다.ㅠㅠ

글 쓰면서도 눈물이 핑 도는데...
정작 이제 병원에 갔으니
다 괜찮아질 거라고
다시 명랑해지신 시어미님께
남편은아직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시절동안
안 방 티비 앞에서 가스버너로 앉아서
요리히시던 어머님도
이제 혼자 걷는게 힘들 정도로
신체 기능이 많이 퇴화되었네요...

어후.

진짜 글로 쓰면서도
이게 가능한 일인가....저도 참..이해 안되는데..ㅠㅠ

코로나 전부터
명절 때 아이들 데리고 갈 때마다
안에서 걸어 잠그고
안 알려주던 그 빌라 현관문을
그 때 강제로라도 따고 들어갔어야 했나..

장 봐주고 그러지 말라고
더 아이아빠를 다그쳤어야 했나..

직장 때려치고
사업 한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아이 아빠는 잠도 못하고
요즘 부척 야위어안 갑니다.

발가락 하나로도 저랬는데
이제 다리 절단된 상태로
어떻게 살아내려는지....
시동생이 딱하기도 했다가
밉기도 했다가

아들 하나를 어쩌지 못해
같이 그렇게 스스로를 방치한
시어머님께도 화도 났다가..

제가 뭐 어떻게 도와줄까 했는데
그냥 묵묵히 알아서 하겠다는
남편도 바보같고..ㅠㅠ

괴롭습니다....









IP : 211.219.xxx.67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가족이
    '23.1.31 1:11 PM (123.199.xxx.114)

    붕괴되는 과정이 마치 소설같네요.
    동생분이 시서머니가 님의 가정까지

    너무 가슴 아프네요.
    남편 집에 오면 푹자게 두세요.
    그게 남편에게는 위로와 피난처가 될껍니다

    부디 님의 가정까지 붕괴되지 않도록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 2. ....
    '23.1.31 1:11 PM (115.21.xxx.164)

    자식이 맘대로 되면 그리 되었겠나요.그어머니도 남편도 너무 안됐네요

  • 3. nana
    '23.1.31 1:14 PM (121.163.xxx.181)

    시동생은 발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인데
    성인이니 이제 가족들도 어쩌기가 어렵네요.

    원글님 힘내시고 남편분이랑 가족들만 생각하세요.

    시가는 그들이 알아서 해야죠.

  • 4. 분리
    '23.1.31 1:14 PM (210.179.xxx.244)

    현실적으로 어려울거 같지만
    어머니와 시동생의 분리시키고
    시동생 재활병원에 입원과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입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을 거 같은데
    참 어렵네요.
    이런 경우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거 같은데
    시동생 장애인 진단 받고
    생활비와 의료비를 보조 받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방안을 마련해보세요.

  • 5.
    '23.1.31 1:16 PM (39.120.xxx.191)

    혹시 당뇨가 있었나요?
    작은 상처를 다리 절단까지 가도록 방치한다는게 이해가 안 가서요
    기저질환, 정신적 문제까지 잘 다루셔야 할 것 같아요
    부디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 6. ..
    '23.1.31 1:21 PM (221.147.xxx.9)

    윗분들에 동의합니다.
    다시 집에 가면 다시 은둔하실것같으니 병원입원중에 정신과상담 꼭 해야겠습니다. 병원 원무과, 지역 자치센터에서 여러가지 지원제도 알아보셔요.
    남편분만 아니라 시어머니 시동생 모두를 위한 길여요.

  • 7. ㅇㅇ
    '23.1.31 1:24 PM (118.235.xxx.141) - 삭제된댓글

    입원때 꼭 정신과 상담신청하세요
    어머니는 분리가 필요한데
    지금보니 어머니 스스로 아들과 떨어지진않을겁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밖으로 나오게 해서 같이 시장보던지 하면 어떨지요
    아들이 못나가게 한다고 진짜 안나가는것도 이상함

  • 8. .........
    '23.1.31 1:27 PM (106.241.xxx.125)

    힘내시고 지역자치센터 등등 여러 곳에 상담 꼭 하세요. 시동생 병원갔으니 이제 시어머니에게 안 돌아가야겠네요.

  • 9. 어떤계기
    '23.1.31 1:31 PM (223.62.xxx.242)

    정말 작은 계기 중 하나가 마음을 아프게 하더이다....
    주변에서 도와주고 마음의 문을 열게해야하는데
    그 작은 시도조차도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게 인생인가 순응하고 좌절하고 몸부림치는 동안
    시건이 지나있고요

  • 10. como
    '23.1.31 1:41 PM (182.230.xxx.93)

    발가락이 다리절단까지는....당뇨방치 아닌가요???

  • 11. ㅇㅇㅇ
    '23.1.31 1:43 PM (121.170.xxx.205)

    당뇨병인가요?
    세상은 요지경이네요. ㅠㅠ

  • 12. 이해가
    '23.1.31 1:51 PM (203.142.xxx.241)

    안되는데 발가락 하나 절단했고, 이후로 우울했다는것까진 젊은 사람이니 이해는 되는데, 다리는 왜 절단하는건가요? 발가락 절단이후 완치된거 아닌가요? 근데 진짜 남편분 안쓰럽네요. 그냥 남동생은 기초생활보호로 살라고 하고, 시어머니만 요양병원 보내고, 인연끊으셔야 할것 같아요. 남동생이 몇살인가요...

  • 13. ,,
    '23.1.31 1:53 PM (124.50.xxx.70)

    아니 발가락 하나 자르고 나서 그게 커져서 다리까지?
    믿겨지지 않을정도네요.
    말도 안되요 어디 삼국시대에 살고있나??
    그 엄마도 너무 이상하고....
    너무너무너무 온식구가 다 이상..
    님 남편도 너무 비정상이예요, 사회생활도 안하나??

  • 14. 정말
    '23.1.31 1:57 PM (125.184.xxx.70)

    소설같은 마음 아픈 가족사네요.
    남편 입장이 너무 안쓰럽고요.
    시동생은 정신과 상담 꼭 받아야 할것 같습니다.
    발가락에서 다리까지는...
    당뇨가 있었는데 모든 걸 차단한 상태서 점차 병이 더 깊어진 듯 합니다. 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 15. ........
    '23.1.31 2:00 PM (211.250.xxx.45)

    하아...........원글님 마음이 어떨지
    버릴수도없고....이일을 어쩌나요

    저도 시동생을 정신과치료받게해야할거같아요
    참...이유를떠나 마음이 아프네요

  • 16. ㅇㅇ
    '23.1.31 2:12 PM (183.96.xxx.212) - 삭제된댓글

    가슴 아픈 사연이네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이런거 보면 다큰자식 어떻게 하냐고
    세상과 절연하고 자기세계속에 사는 자식들 내버려두라고
    하는 충고가 잘못된거 같군요
    어떻게든 세상과 소통하게 강제적으로 끌어내야 하는게
    맞나 싶네요

    신체치료보다 마음의 치료가 더 힘들텐데
    원글님 가족의 짐이 크겠네요
    잘 극복하시길 빕니다

  • 17. 당뇨병
    '23.1.31 2:25 PM (198.90.xxx.30)

    시동생은 당뇨에 불안 장애가 심해서 밖에 나가면 사고가 나니 어머님도 못 나가게 했나봐요.
    정신과 치료 받고 어머님하고 분리 시켜야 할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경제적으로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 18. 위로
    '23.1.31 3:21 PM (211.203.xxx.69)

    글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네요.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그 동안 남편분이 동생과 어머님 챙겨드릴 정도면 마음이 착하신 분 같아요.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
    지금까지 잘 버티셨으니 또 다른 길이 생길거예요. 힘내세요

  • 19. 모모
    '23.1.31 3:29 PM (222.239.xxx.56)

    정말 소설같은 얘기네요
    꼭 다시 웃음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 20. 애초에
    '23.1.31 4:23 PM (14.32.xxx.215)

    정신과를 갔어야 했는데 ㅠ
    이미 지난일이니 꼭 약먹게 하세요
    어머님도 같이 드시는게 좋아요

  • 21. 그거
    '23.1.31 4:35 PM (118.46.xxx.14)

    그러니까 애초에 남편 분이 그런 상황이 이어지도록 하지 말았어야 해요.
    그렇게 장봐주고 도움 준게 결국 악화되도록 한거나 마찬가지.

  • 22.
    '23.1.31 4:44 PM (119.204.xxx.29)

    정신과가 먼저인거 같아요 ㅠ

  • 23. 12
    '23.1.31 7:01 PM (175.223.xxx.139)

    너무 가슴 아프네요.
    남편 집에 오면 푹자게 두세요.
    그게 남편에게는 위로와 피난처가 될껍니다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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