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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미술관 나들이

ㅇㅇ 조회수 : 3,014
작성일 : 2023-01-23 17:30:43
저는 명절에 친정 아버지 모시고 한 시간 전후 거리로
나들이 나갑니다. 1년에 두 번씩 하는 짧은 나들이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네요.

오늘은 석파정 미술관에 다녀왔어요
새로운 기법, 다른 미디어와 융합한 작품들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라든지 작품의 세계를 전혀 이해 못해도
좋았어요.
새롭고 낯설고 제가 전혀 알 수 없는 것
(하지만 이해 못해도 되는 것)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알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근데 옛날 전화기 6대가 좁고 높은 테이블에 한 대씩
놓여있는 거예요. 이것도 작품이야? 웃으면서 봤다가
누군가의 부재 중 통화를 들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겁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수화기를 들었어요.
짧은 안내 음성 뒤에 들리는 누군가의 부재 중 통화 메시지.
몇년 전 돌아가신 엄마의 통화가 들릴 것만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옆에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고
그곳에 부재 중 통화를 남길 수 있었어요.
엄마, 보고 싶어... 제 메시지도 남기고 왔습니다.

한때 흥선 대원군 소유였다던 석파정도 둘러봤어요
고종이 잤다는 방을 보니
키 큰 사람은 대각선으로 누워야 될 정도로 좁더군요.
그 옆 큰 방도 있던데.. 용도가 다른 방이었을까요.
결혼 전까지 서울에 살았지만 석파정은 전혀 몰랐어요
오늘 다녀오면서 고궁들이 있는 서울에
새삼스레 살고 싶더군요. 살 수 있을까?

근처 새로 생겼으나 리뷰들이 괜찮은
목식당이란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자리가 15개 뿐이 없고 주차는 근처 동네에 알아서ㅎㅎ)
커피를 마시러 순*카페를 올라갔어요.
우리 앞 손님도 없는 상황에서 25분이나 기다려서
나온 카푸치노는 맹탕에 가까운..
아버지가 옆에 계셔서 항의도 못하고 그냥 나온 게
지금까지도 화가 나요.
목식당 음식은 맛있었어요. 해산물 탕면 국수는 별로였고
볶음밥들, 마파두부, 새우 샤오마이(만두?)는 정말
맛있었어요.

추석에는 더 좋은 곳을 다녀올게요
IP : 175.207.xxx.11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1.23 5:31 PM (114.207.xxx.109)

    이런게.진짜 효도같아요 고생하셨어요 저도 참고할께요

  • 2. ㅇㅇ
    '23.1.23 5:37 PM (222.107.xxx.180) - 삭제된댓글

    석파정 전시는 실망시키질 않더라고요. 나들이 잘 하셨네요.

  • 3. 아버지와
    '23.1.23 5:42 PM (221.151.xxx.169) - 삭제된댓글

    인터불고 호텔 라운지에서 하던
    데이트가 생각납니다
    부럽네요
    많이...
    올해는 아버지 잃은지 10주기 입니다

  • 4. ...
    '23.1.23 5:47 PM (106.101.xxx.232)

    명절 나들이도 좋지만 내년 단풍철에 다시 모시고 가보세요
    제가 본 단풍 명소 가운데 석파정이 원탑입니다

  • 5. ㅇㅇ
    '23.1.23 5:51 PM (175.207.xxx.116)

    안그래도 작년 가을에 했던 전시를 못봐서
    넘 아쉬웠어요.
    전시도 아깝고 가을도 아깝고...

  • 6. 옛날엔
    '23.1.23 6:04 PM (14.32.xxx.215)

    왕이 자면 그 집을 바쳐야했다네요
    대원군이 그 터가 갖고싶어서 고종을 거기 재웠다고...

  • 7. ..
    '23.1.23 6:08 PM (86.149.xxx.134)

    석파정은 언제가도 좋은거 같아요. 윗님 말씀처럼 석파정전시는 늘 기대이상인거 같구요. 더불어 그 동네가 주는 기운도 참 좋아서 저도 가장 아끼는 곳중 한곳입니다.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8. 쓸개코
    '23.1.23 6:21 PM (118.33.xxx.139)

    부재중 전화대목에서 뭉클.. ㅜ
    82에서 석파정 글은 종종 봤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못가봤어요.
    원글님 글 읽으니 꼭 가고싶어집니다.

  • 9. 부암동 일대는
    '23.1.23 6:48 PM (59.6.xxx.68)

    다 좋아요
    환기미술관이며 윤동주 기념관, 청운문학도서관, 석파정, 서울미술관, 백사실 계곡,…
    골목길과 산길 오르내리며 서울 시내도 내려다보고 잠시 쉬어 동네 돌아보며 서울에 이런 곳도 있나 싶은 곳이죠
    그중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은 사계절 내내 언제 가도 좋더라고요
    단풍으로 물들어도 예쁘고 비오는 날엔 운치있고 한여름 너른 바위 타고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초록잎 빽빽한 숲길을 걷는 것도 좋고 건너편 산동네도 저멀리 바라보며 숨고르기에도 딱이고 거기에 예술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가성비로는 최고죠
    친정엄마랑 가서 미술관 보고 밖으로 나와 석파정 둘러보시고는 서울 살면서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다 하시면서 꽃밭에서 사진찍으며 소녀처럼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생해요
    아빠랑도 같이 올 날이 있을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돌아가셔서.. ㅠㅠ
    살아계실 때 함께하는 시간들은 미루지 마세요

  • 10. 주차
    '23.1.23 10:04 PM (124.49.xxx.205) - 삭제된댓글

    주차는 안되지만 거기 골목 이탈리안 식당 꼰떼 따뜻하고 맛이 괞찮아요. 중국 음식 좋아하면 동사무소앞 란저우우육면 맛있고 석파정 서울미술관 비로 위에 있는 파스타집도 먹을 만해요.
    커피는 도이창이 원두가 좋아요 비싸도 도이창이 오후에 커피 마시기 편안합니다.

  • 11. ...
    '23.1.23 10:13 PM (223.62.xxx.148)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가을에 석파정에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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