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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생 고기를 멀리하던 제가 고기에 눈 뒤집혔던 적

몸이 선생 조회수 : 4,364
작성일 : 2023-01-07 08:30:19
50년 넘게 고기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싫어했어요 
남들이 고기를 칙~ 불판에 구울 때 침 삼키고 얼굴에 화색이 돌 때 왜 그런지 이해를 못했어요 
고기 냄새도 싫고 비주얼도 싫고 고기를 보면 살아생전 모습도 떠오르고 ㅠㅠ 씹을 때 입에 남는 결들의 식감도 싫고…
더더 싫어하는 건 물에 빠진 고기류.. 설렁탕, 갈비탕, 곰탕, 도가니탕 등 온갖 탕탕탕
그런데 웃긴 건 제가 고기 요리는 잘해서 간도 안보고 맛도 안보고 코막고 해도 맛있어서 가족들이나 손님들이 대장금이냐고 ㅎㅎ


그랬던 제가 살면서 딱 두번 고기가 미친듯이 땡긴 적이 있어요 
한번은, 첫아이 임신했을 때
어느날 불현듯 설렁탕이 생각나는거예요 
그때까지 먹어본 적이 없던 설렁탕이 땡기는게 신기했지만 어쨌든 이유가 있을거란 생각에 식당 찾아가서 배부르게 먹었는데 평소 느끼던 고기 비린내도, 어떤 거부감도 안들고 술술 넘어가고 심지어 고소하기까지 한거예요 ㅎㅎ
그러더니 며칠 후에는 눈 앞에 생고기들이 둥둥~~
임신기간 동안 양념한 고기도 말고 생고기에 소금 후추만 찍어서 밥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2-3인분씩 엄청 먹어댔죠 
그런데 아이 출산하고 나니 다시 고기 냄새도 싫고 보기도 싫고… 원상복귀 


두번째로는 운동하다 넘어져서 금이 간 정도가 아니라 뼈가 완전히 두동강이 났을 때
임신 때 고기 땡긴 후로 고기를 잊고 산지 20년… 기브스 하고 며칠 뒤 갑자기 고기가 땡겨서 남편에게 고깃집 가자고 했어요 
마침 집앞에 유명한 갈비집이 있어서 들어가서 밥도 말고 반찬도 말고 오직 고기만 쌈싸서 한쟁반 먹고 나왔죠 
배 두들기며 얼마나 행복하던지 
이후로 뼈가 붙을 때까지 두달여동안 일주일에 세번씩 근처 고기집을 다 섭렵했어요 
등심, 새우살, 안심, 안창살, 살치살, 토시살, 갈비,… 세상에 고기가 버터 저리가라 입에서 녹으며 찰싹찰싹 달라붙고 맛있던지 ㅎㅎ
그렇게 먹다 뼈가 붙고 다 나으니 다시 고기랑 빠이~ ^^


밑에 몸이 안좋을 때 느끼는 신호에 대한 글과 소고기 먹고 든든했다는 글을 읽으니 생각나서 적어봤네요 
몸이 시키는대로, 몸이 하소연하는대로 따라주는게 제 사는 방식인데 한때 그렇게 커피를 3년 끊은 적이 있어요 
하루 4-5잔씩 마시던 커피가 목에서 넘어가질 않아서 … 3년 후엔 다시 즐겁게 마셨고요 
몸의 소리에 귀기울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IP : 59.6.xxx.6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1.7 8:43 AM (112.166.xxx.103)

    전 평생 고기가 싫었돈 적이 없는데

    그럼 재 몸은 계속 고기 단백질 철분을 원하는 걸까요?

  • 2. 저도
    '23.1.7 8:54 AM (211.211.xxx.184)

    아이 임신했을때 평생 안먹던 회랑 냉면이 그렇게 먹고 싶어서 배두드리며 먹고 다녔죠.
    평생 안먹어본 음식이 왜 땡겼는지..
    그런데 제 아이는 회랑 냉면을 안먹어요..ㅋ

  • 3. 임신하면
    '23.1.7 9:03 AM (59.6.xxx.68)

    특정 음식이 땡기는 경우는 흔하죠
    저도 둘째 때는 첫째 때와 달리 고기는 일도 안 땡기고 과일만 땡겨서 자루로 사다놓고 밥대신 먹었거든요
    그러고도 당뇨가 없었던게 다행일 정도로
    고기달고 살던 첫째는 여전히 고기라면 껌뻑 죽어요
    고기없는 밥상은 밥상이 아니라고 ㅎㅎ
    과일만 먹고 자란 둘째도 고기 매니아
    그와 달리 제가 뼈가 부러졌을 때 고기에 대해 그저 먹고싶다 정도가 아니라 생존이 달린 것처럼 절박하게 느껴서 먹었던지라 기억에 남아요

  • 4. ..
    '23.1.7 9:08 AM (211.208.xxx.199)

    몸의 소리에 귀기울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구절은 저도 동의합니다.

  • 5. happy12
    '23.1.7 9:10 AM (121.137.xxx.107)

    저도 몸이 필요하면 원한다고 생각해요. 20대까지도 고기를 매 끼니에 조금씩 먹어야 한다는걸 몰랐어요. (혈당때문에 지금은 꼬박꼬박 챙겨요) 20대때 외국서 살면서 더더욱 음식을 부실하게 먹었거든요. 그랬더니 한순간씩 걸신들린듯이 체다치즈를 흡입할 때가 있었어요.

  • 6. ooo
    '23.1.7 9:19 AM (180.228.xxx.133)

    제가 단걸 일절 싫어해서 아이스크림 먹어본 지가
    5년은 넘은거 같고 껌이나 사탕 먹어본건 10년도 넘었어요.
    음료도 아무것도 안 먹고 아메리카노만 먹어요.

    단 음료, 과자, 빵 심지어 과일도 절대 안 먹는데
    가끔 미친듯이 단게 땡길때가 있어요
    그럴땐 또 내 몸이 신호를 보내는구나 싶어
    오예스 사와서 두 세개 먹어줘야해요.
    그래봤자 일년에 서너번이지만 그럴 때가 있더라구요.

  • 7. ..
    '23.1.7 9:32 AM (221.140.xxx.46) - 삭제된댓글

    찌찌뽕~ 저도 고기는 공짜로 줘도 안먹던 사람인데 두번 임신 때마다 고기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구요.
    저도 생고기 구워서 소금 찍어 먹었어요.
    출산후 다시 뚝 ㅎㅎ
    저와 비슷하게 평생 채소만 드시던 친정엄마 노년에 아프시면서 고기를 찾으시더라구요.
    돌아가시기전 4~5년 동안 평생 안드시던 고기 종류별로 다 드시고 가셨어요. 워낙 약하셨는데 고기 드시고 그나마 기운 내셨던것 같아요.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합니다.

  • 8. ...
    '23.1.7 9:54 AM (58.148.xxx.122)

    임신 때 고기 땡긴 그 아이가 아들인가요?
    저는 임신때 과일만 그럴게 땡겼는데 딸이었어요.

  • 9. ..
    '23.1.7 10:00 AM (14.47.xxx.152)

    저는 라면을 너무 좋아하는데..
    임신 때 남편이 끓이는 라면 스프. 냄새가
    갑자기 너무 비위가 상하는 거예요. 말할 수 없이

    그래서 임신 기간 내내 라면 입도 안되고
    어디서 라면 냄새만 나도
    속이 미식거리고 그랬는데...

    속으로 와~ 뱃속의 아이가 몸에 나쁜 음식
    가리라고 이러나..신기하다 했건만..

    애 낳고 다시 라면 맛있게 먹고
    배속의 아이는 세상 나오더니
    라면 킬러입니다.ㅡ.ㅡ

  • 10. 둘 다 아들
    '23.1.7 10:00 AM (59.6.xxx.68)

    그런데 첫애는 고기만 땡겼고 둘째는 과일만 땡겼고
    배 모양도 완전 반대라 다들 둘째는 딸이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저는 남아옷이 이뻐보여서 딸이라도 입힌다고 헌터그린, 네이비블루 같은 색의 옷들만 샀어요
    결국 아들 ^^

  • 11. ..,.
    '23.1.7 10:26 AM (14.42.xxx.135)

    전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첫아이 임신하고 그렇게 커피가 먹고 싶은거예요.
    의사선생님께 말했더니 하루 한잔은 괜찮다고..
    그때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네요.

  • 12. ker
    '23.1.7 10:35 AM (180.69.xxx.74) - 삭제된댓글

    고기 싫어하는 분은 아이나 가족은 해주나요

  • 13. 제가
    '23.1.7 10:39 AM (1.235.xxx.154)

    매운거 안먹는데 임신6-8주 그시기에 김치찌개가 먹고싶더라구요
    딸이 시댁 dna가 센지 닮기도 닮았고 매운거 잘먹어요

  • 14. ...
    '23.1.7 10:43 AM (175.116.xxx.96)

    몸이 원하는 거라는거 어느 정도 알것 같아요.
    저 위에 쓰신 분처럼 저 라면,피자 같은 몸에 안좋은 음식 킬러입니다.
    근데요. 진짜 딱 임신하는 순간부터 라면 냄새도 맡기 싫어요. 피자 광고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어요.
    몸에 안 좋아서가 아니라, 정말 너무 먹기 싫어서 안 먹었거든요.
    근데, 희한한게 딱 아이 낳고 병실로 올라오는 순간 라면이 너무 너무 먹고 싶은 거에요 ㅋㅋ
    참..신기하더라구요
    그리고, 저 과일을 아예 입에도 안대요.
    그런데, 딱 일생에 두번 과일바구니를 끌어안고 산게 두 아이 임신했을때 였었어요.
    과일이 몸에 좋은거구나 느꼈지요. 그런데 그것도 희한한게 딱 아이 낳고 나서는 다시 과일은 안녕 ㅋㅋ

  • 15. 수박
    '23.1.7 12:24 PM (223.38.xxx.216)

    저 참외는 먹어도 수박은 제 손으로 사본적 없거든요. 먹어도 작은거 한조각. 근데 임신 중기부터 말기까지 매일 반통씩 먹어댔어요. 배달시켜서.. 근데 아이 낳고 다시 수박이 안땡겨요. 아들은 수박 좋아하고요. ㅎㅎ

  • 16. ......
    '23.1.7 2:30 PM (211.49.xxx.97)

    저도 요즘 커피가 별로 마시고싶지 않아서 이상하네?? 의문이 들었어요.커피마실려고 일어나고 외출하던 사람인데 얼마전부터 마시고싶다는 생각이 없어지고 예전처럼 커피맛도 없고해서 줄이고 있거든요. 당분간 멀리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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