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괜찮지 않다..

고3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22-12-16 09:36:53
고3 아들놈, 축 쳐진 어깨로 가방매고 학교에 방금 갔습니다.(출석 일수 채우려고 학교 갔다 두어시간 앉았다 바로 와요)

수능 후 하루도 맘 편한 하루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아이 수능 성적이 그 지경인게 부모가 못나서 이런 동네 살아서 대치동 현강 못 보낸 제탓인거 같아서,

제가 뒷바라지 잘 못해줘서인것 같아서,

허벅지가 피멍이 들도록 꼬집고 또 꼬집었습니다.

어제 6장 마지막으로 다 떨어진걸 확인하고, 다 큰 아들놈이 눈물을 글썽이는걸 보면서,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다고, 아빠도 재수했고 사촌형과 누나도 재수했지 않냐며, 긴 인생에서 그깟 1년 아무것도 아니라고 격려해줬고,

더 밝게, 더 쾌활하게 아이 앞에서 의연한듯 행동했습니다만,

사실, 전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ㅜ.ㅜ

재수비용 월 3백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벌써부터 앞길이 막막하고,

고2 동생 학원을 덜 보내야 하나, 대출 이자는 자꾸 오르는데 어디를 줄여야 하나, 답이 안나오는 상황에,

이 모든게 원서 잘 못써준 내 탓(하향 안정을 더 썼어야 했는데 아이 실력을 믿고 그러지 않은 내 죄), 아이 뒷바라지 못한 내 탓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입시 사이트에 우리 아이가 떨어진 대학 합격 수기가 주르륵 올라오는걸 보니 더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도 위로가 필요한데 아무데도 말을 못하겠습니다.

제 주변엔 겉으로 태연한척, 의연한척 해야 할 곳만 있네요.

마음이 너무 시립니다.
IP : 125.177.xxx.23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없음잠시만
    '22.12.16 9:41 AM (115.23.xxx.47)

    읽는데 감정이입이 되서 눈물이 나네요...엄마도 얼마나 힘드실까요...토닥토닥...그치만 아이 앞에선 더 밝게 힘내라고 응원해 주세요!! 돈이 문제이지 뭐 재수하는 애들이 한두명인가요?? 좀 있음 졸업이고 1월 되면 마음 다 잡고 재수 준비 열심히 잘할꺼예요!! 아이도 받아들일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엄마도 힘내시고 아이도 내년엔 더 좋은대학가서 꼭 좋은 소식 있을꺼예요!!

  • 2. ㅠㅠ
    '22.12.16 9:47 AM (128.134.xxx.2)

    저랑 같은 심정이라..위로의 글 남깁니다.
    어제 수시 다 떨어져서 기운없이 울고 있는 아이에게..괜찮다...다시한번 노력해보자며 위로 해주고 나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괜찮다 했지만..제가 괜찮지 않았던거죠..
    진짜 다들 잘 가는거 같은데..우리애만 힘든것 같았어요..
    힘내자구요~토닥토닥 ㅜㅜ

  • 3.
    '22.12.16 9:51 AM (39.115.xxx.132)

    힘내세요. 말 뿐인 위로지만 저도 겪은 시간이기에 남일같지 않네요. 이 시간도 지나갑니다.
    의연히 버티시길..
    대학 다 떨어지고 졸업식도 안나타난 녀석도 있는 반면에 제 첫째는 졸업식에 가서 친구들과 웃으며 사진 찍고 추억 남겼습니다.
    재수해서 인서울 대학 들어갔구요.
    원글님도 아드님도 일년 잘 보내시고 내년엔 좋은 소식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4. ...
    '22.12.16 10:14 AM (116.34.xxx.114)

    원글님께 말씀드려요.
    충분히 괜찮다.

    이 순간도 지나갈거고 좋은 일 많을거예요.
    자책 뚝!입니다.
    시린 마음 안아드립니다.

  • 5. 인강보고
    '22.12.16 10:16 AM (223.39.xxx.57)

    재수하라고 하세요 3백을 어찌 1년간 대겠어요 다음엔 맞춰서 잘쓰시면 되죠

  • 6. ....
    '22.12.16 10:25 AM (114.204.xxx.120)

    몇년전 제모습 같아서 넘 아프네요.
    저도 수능 다음날 아침에 학교가는 애 배웅하고 들어와서 통곡을 했어요. 애 앞에서는 못 울고.
    지나고 보니 본인에게 여러가지로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고, 재수하면서 공부같은 공부 해봤다고 자기가 운 좋아서 바로 갔으면 뭔가를 열심히 해본 경험이 없어서 대학공부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얘기도 하더라구요.
    다 새옹지마라고 더 좋은 일이 생길겁니다.
    지금은 그런데 넘 힘들어요. 자식일이라는 게 그렇더라구요.

    저도 외벌이에 고등 동생도 있어서 금액이 넘 부담됐었는데 그냥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했어요. 여러번 가득차서 다른 대출로 메꾸고 반복했지만 몇년 지난 지금은 다 갚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3142 서울링 설계, 유엔스튜디오·에이럽·희림건축 등 세계적 설계회사 .. 2 반갑다희림 23:01:59 142
1763141 6살 딸아이 운동신경이 심상치.않은데요 1 ㅇㅇ 23:00:21 326
1763140 트렌드 패션 22:53:20 83
1763139 일베 소유자가 중국에 사이트 팔았나요? 3 ㅇㅇ 22:52:49 310
1763138 40중반의 연애 8 40중반의 .. 22:44:51 978
1763137 무슨 의미 재미 등등 으로 삶을 견디세요? 2 ~~ 22:39:47 624
1763136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윤석열 정권의 실패한 정책, 윤석열의.. ../.. 22:37:05 200
1763135 갓난아기 제가 유난인가요? 46 22:34:14 1,739
1763134 캄보디아 oda 주려고 납치 .살해.이런 무서운 사건들은 기레기.. 3 ㅇㅇ 22:28:17 1,260
1763133 집에 화장실 소음 민망한데요.. 4 .. 22:25:40 1,447
1763132 이번 명절 친척들을 보며, 인생도 천차만별. 13 운명과 팔자.. 22:21:49 1,521
1763131 윤동주 시인을 기리며 3 ... 22:16:02 404
1763130 살 빼니 좋아요 6 22:15:31 1,367
1763129 집에서의 임종과 방문진료 현실 고민하는 의사 글 11 22:14:43 1,164
1763128 내일 문경가요. 볼거리, 먹을거리 뭐있을까요? 13 문경문경 22:09:59 631
1763127 태풍상사 이상한데? 7 96학번 22:01:43 2,026
1763126 요즘은 대입 자소서 없나요 6 .. 21:59:18 652
1763125 린나이 건조기보다 엘지가 더 건조 안되는거 정상인거죠? 6 ㄴㄱㄷ 21:59:06 844
1763124 [단독]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 국민의힘 20명에게 쪼개.. 8 ㅇㅇ 21:55:37 1,305
1763123 퍼스트레이디 유진 7 퍼레 21:51:36 1,992
1763122 외모는 경제력이 반영되더라구요 22 ㅁㄴㅇㅈㅎ 21:37:53 3,881
1763121 제주도 참 좋네요 8 오늘 21:35:37 1,351
1763120 몇일 아니고 며칠이에요 63 옹옹 21:33:25 1,677
1763119 공연보고 2 C'est .. 21:29:39 402
1763118 이시간에 왜 전현무계획을 봐서 ㅠㅠ 2 .. 21:28:06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