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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32년차 50대 부부의 주말 아침

다 그런거지 조회수 : 28,082
작성일 : 2022-10-16 10:17:37
아침 5시 반
덮고 있는 이불이 살짝 들썩입니다 
깼나 보다..
저도 이 시간이면 알람없이도 절로 눈이 떠지는 터라 제 몸 구석구석을 눈감은채로 깨웁니다 
팔 다리 몸통 척추를 따라 기상신호를 보내고 아침 맞을 준비를 합니다 
남편은 주말이란걸 아는 터라 자동적으로 가는 신호를 안보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조금 더 자려나 봅니다 
그러나 몸은 의지와 상관없이 습관대로 깨어나려고 움직이기 시작하고 밤새 품었던 개스도 내뿜습니다 
저는 씨익 조용히 웃습니다 
우리집만큼, 나만큼 편안한 데가 없는가보다.. 귀엽군.. 중얼거립니다 
남편도 뜨끔한지 갑자기 돌아누워 저를 보며 씨익 웃습니다 
딱 백일 아가가 우유먹고 흡족해하는 얼굴입니다 ㅎㅎ
저도 같이 웃어주고 서로 안아줍니다 


종알종알 하루밤 사이에 나누지 못한 혹은 잊고 있었던 이야기로 폭풍수다를 집약해서 한 뒤 두 사람은 일어나 각자 볼 일을 보고 씻은 후 아침으로 뭐 먹을까 의논합니다 
어제 사놓았던 (그 집이 일요일은 닫는지라ㅠ) 맛있는 치킨 파니니를 데우고 부라타 치즈에 집에서 키우는 바질 잎을 얹어 발사믹 비니거를 뿌리고 남편은 커피를 만듭니다 
지~잉, 거실에서 커피머신 돌아가는 소리에 멀리 부엌에 있는 저는 나지도 않는 커피향을 맡습니다 
남편은 티비 옆 기기를 소환합니다 
“지니야, kbs 클래식 fm 라디오 틀어줘~“
기계들과 어울려 사는 요즘 세상입니다 
창가 테이블로 각자 접시와 자기몫을 챙겨와서 착착 세팅을 하고 앉습니다 
흐리지만 나름 분위기있는 하늘 아래 한강과 크고 작은 나무가 이룬 숲처럼 갖가지 건물들이 숲을 이룬 서울동네를 내려다보며 아침을 먹습니다 
상다리가 부러지기는 커녕 꿈쩍않는 아침상이지만 살다보니 이렇게 가벼운 상차림이 좋습니다 
음악도 좋고 새벽같은 흐린 하늘도 좋고 커피도 맛있고…
평온하고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남편은 일년전부터 재미붙인 취미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합니다 
사진도 보여주고 자기가 만든 것도 보여주며 남들이 만든 작품세계와 테크닉에 대해서도
어제 올라온 미국프로야구 얘기도 하고
예전엔 재미없다고 눈길도 안주던 것들에 이제는 귀를 열어줍니다 
그 내용은 재미없을지언정 그 얘기를 하는 사랑하는 남편에게는 귀를 열어줍니다 
신난 남편은 기분이 좋아 제 자리로 와서 가슴에 안아주고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뽀뽀도 해줍니다 
저의 것이어야 맞을듯한 갱년기가 요즘 엉뚱하게 남편에게 간듯합니다 
말도 많아지고 집안 화초들을 보며 말도 시키고 잎사귀도 아기다루듯 쓰다듬어주고.. 뜬금없이 새로운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산세베리아 잎 하나가 밑둥이 썩어가길래 뽑으려고 했더니 남편이 말립니다 
잔인하다고.. 며칠 더 두고 보자고 옆의 성한 잎을 지지대 삼아 기대어놓습니다 
앞날이 예견되지만 그냥 둡니다 


맛있게 아침을 먹고 착착 그릇을 나르고 설거지하고 옷을 챙겨입습니다 
동네 한바퀴 돌려고
기온 변화에 민감한 남편에게 따뜻하게 입으라고 말해줍니다 
유리같은 남편입니다 ㅋㅋ
아프면 제가 곤란해지기 때문입니다 
숲 속을 걸으며 한강을 바라보며 아이들 이야기를 합니다 
왜 나이먹어도 부모에게 자식들은 아가인지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다 커서 독립한 직장인들이 되었지만 저희의 기억 속에 그 아이들이 우리 품에 안기던 최초의 모습들이 너무나 강렬합니다 
핏덩이가 뽀얘지고, 조건없이 햇살미소 날려주고 오줌 줄기도 날려주고, 바닥치며 기다가 벌떡 일어나 달리던 변화무쌍하던 시절들이 너무나 찐하게 새겨진 탓입니다 
뭔가 뿌듯하면서도 벅차면서도 그리움이 살살 밀려듭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것을 느꼈는지 손을 잡고 걷습니다 
연애 시절 추운 겨울 제 손을 잡고 주머니에 넣고 걷던 시절의 따스함이 떠오릅니다 











IP : 59.6.xxx.68
5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0.16 10:20 AM (121.160.xxx.11)

    일상을 그림처럼 잘 그려내시네요.
    대부분 공감 가는 내용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 공감합니다.
    '22.10.16 10:26 AM (211.248.xxx.147)

    저희는 아직 아이들이 독립하지 않은 25년차지만 비슷하네요. 어제 외식후 탄천을 한시간 걸으며 자식이야기들...아니 대학생애들에 대한 걱정과 이야기를 아직도 우리가 하고있다니 하며 서로 바라보고 멋쩍어웃었는데..자식은 다 커도 가슴속에 애틋함은 평생 가는것같습니다. 두붑의 일상 평안하고 따뜻하네요

  • 3. 케로로로로
    '22.10.16 10:30 AM (180.230.xxx.36) - 삭제된댓글

    저는 마흔 중반의 싱글입니다. 부모님 생각이 나서 뭉클하고, 지금의 삶도 충분좋지만, 같은 시간과 공간과 기억을 나누면서 함께 나이들어 가는 아름다움이 느껴져 눈물이 또르르 맺힙니다. 슬퍼서가 아니라 감정이 벅차오르면 맺히는 눈물입니다. ^^

  • 4. 케로로로로
    '22.10.16 10:30 AM (180.230.xxx.36)

    저는 마흔 중반의 싱글입니다. 부모님 생각이 나서 뭉클하고, 지금의 삶도 충분히 좋지만, 같은 시간과 공간과 기억을 나누면서 함께 나이들어 가는 아름다움이 느껴져 눈물이 또르르 맺힙니다. 슬퍼서가 아니라 감정이 벅차오르면 맺히는 눈물입니다. ^^

  • 5. 그게
    '22.10.16 10:31 AM (112.153.xxx.148) - 삭제된댓글

    좋아요 이성적입니다.이런 그림이 보편이어야 하는건데 ㅎㅎ.님은 현명하십니자..두 분 다요. 성공하셨어요. 저겉은 경우는 남편이 일중독자에 정신적장애가 좀 있는지라 약으로 달래며 전문직일을 수행합니다. 수입은 괜찮으나 사는 그림이 좀 안좋습니다만 어차피 저 사람을 살려야 많은 사람들이 편할 수 있어서 개인적인 외로움은 밀쳐두고 잘 달래며 가고 있긴 합니다. 혼자 행복한 시간만들기가 저의 화두인 셈이죠 ㅎㅎ

  • 6. ...
    '22.10.16 10:31 AM (58.148.xxx.236)

    중년의
    평온하고 잔잔한 일상 ...좋으네요

  • 7. 같은 50대..
    '22.10.16 10:33 AM (104.205.xxx.140)

    결혼한지 15년차.같은 50대 부부지만 온도차가 꽤 납니다 ㅎ
    서로 죽고 못살았는데.. 몇년전 딱 저희 아침 풍경이었는디 ..
    제 갱년기로 인해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고..
    뭘해도 미워죽겠네요.
    이렇게 오래 가면 따로 살아야하나보다 생각이 듭니다.
    호르몬으로 합치고 이제 또 다른 호르몬으로 갈라서고 싶고..
    참 ㅎㅎ 쉽지 않은 인생.
    원글님 글에 미소 가득 안고가네요

  • 8. 보기좋아요
    '22.10.16 10:38 AM (223.38.xxx.217)

    대화가 잘된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우리는 대화가 없는 사이였는데 남편은 이제 여성호르몬 때문인지 조금 감성적인 부분도 보이고 저는 남성호르몬 분비되는지 털털해지고 조금 접점이 생기면서 서로간에 스트레스 주지않으려고 신경써요 스트레스 받으면 병걸리니께. 같이 외출하면 남편이 손잡다가 어깨잡다가 허리잡다가 머리쓰다듬다가 내말따라하고 웃기도해요 제가 intp라 독립체인데 남편이 제성격을 특이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네요

  • 9. 보는듯한
    '22.10.16 10:39 AM (116.37.xxx.37) - 삭제된댓글

    잔잔히 물흐르듯 써내려간 글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내 삶도 비슷해질까 대입도해보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아침이예요
    아이들이 대학만 가면 내마음이 홀가분해질까싶어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대학가도 너무마 힘들게 공부해야하는
    아이들을 지켜보고있자니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를 않네요
    시간이 좀더 지나고 님처럼 일상이 평온해지기를 기대해보게되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 10. ㅎㅎ
    '22.10.16 10:39 AM (175.113.xxx.252)

    저의 중년은 아침에 각자의 방에서 나오면서
    남편과 저는 서로 굿모닝 하면서 시작해요
    어찌보면 신혼의 늙은버전이죠 ㅋ

  • 11. 졋소!!!
    '22.10.16 10:42 AM (223.38.xxx.77)

    멋찌게 사시네요
    50대중반을 넘으니 남편의 방구뀐 얼굴이 아가처럼 안보여요ㅜㅜ

  • 12. 사칙연산
    '22.10.16 10:43 AM (59.6.xxx.68)

    그럭저럭 편하게 살다가 사람이 경험할 가장 큰 슬픔도 최근에 겪어보고 태풍, 회오리도 뚫고 나와보니 잔잔함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고 감사하며 삽니다
    고통과 눈물도 존재 이유가 있나봅니다
    평온할 때는 평온한대로 누리고, 힘들 때는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고 있구나 생각하며 그날 그날을 열심히 사는게 최선이네요
    모두들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 13. ㅇㅇ
    '22.10.16 10:46 AM (218.150.xxx.44)

    아름답고 평화로운 영화 한 편
    본 거 같아요
    온화하고 곱습니다
    34년차..평화롭게
    지내고 싶은데
    점점 거칠어지네요
    제가..

  • 14. 30년차
    '22.10.16 10:48 AM (210.100.xxx.74)

    비슷한 주말 아침이에요.
    제가 먼저 일어나 요가 한시간 하고 끝날때쯤 남편 나와서 밥 같이 차리고 설거지는 요즘은 거의 남편이^^
    커피 핸드드립까지 갖고 오면 맛이 있니없니 품평하며 마십니다.
    애들 다 독립하고 사이좋은건 평화네요.

  • 15. ??
    '22.10.16 11:05 AM (121.176.xxx.108)

    20초반에 결혼하셨나요,
    50대가 32년차라하셔서

  • 16. 따스함
    '22.10.16 11:12 AM (223.38.xxx.51)

    눈물이나네요..
    그림그리듯 잘 읽었습니다

  • 17. ....
    '22.10.16 11:28 AM (223.62.xxx.236)

    행복하시네요~~♡

  • 18. happy12
    '22.10.16 11:29 AM (121.137.xxx.107)

    헝 눈물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름다운데 세월이 간다는 슬픔이 느껴져서요..ㅠㅠㅠㅠㅠ

  • 19. ^^
    '22.10.16 11:32 AM (125.187.xxx.98)

    아름답고 부러운 일상이네요~

  • 20.
    '22.10.16 11:33 AM (211.219.xxx.193)

    20년차 쭈욱 읽어가며 마지막줄엔 뻥이야 하는 웃음을 기대하다 당황

  • 21. ..
    '22.10.16 11:38 AM (222.236.xxx.238)

    글이 참.. 햇살같이 따사롭네요.
    자주 올려주세요. 북극
    한가운데에 서있는 느낌인 저에게는 이렇게 글로 전해지는 님의 온기마저도 반갑기만 하네요.

  • 22. 김광규가
    '22.10.16 11:46 AM (14.32.xxx.215)

    쓴 희망사항같네요

  • 23. 아름다운중년
    '22.10.16 11:52 AM (183.98.xxx.37)

    부부가 같이 밥먹고, 차마시고 뭐 특별할거 없어요.
    잔잔한 일상을 함께 시간 보내는거 그게 바로 결혼생활의 행복이지요.
    저도 지금 집근처 새로생긴 카페에서 남편과 커피한잔 하고 있네요.
    아이 학원 태워주고 그냥 들어가기 아쉬우니 카페 데이트!
    조금 이따 근처 국수집에서 간단히 점심먹고 집에 돌아가려고요.
    젊은 시절엔 커피한잔값도 아끼고 외식도 아끼며 살았는데.
    이제 주말이면 이렇게 밖에서 커피한잔 국수 한그릇 사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냅니다.

  • 24. 그렇죠
    '22.10.16 1:57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사람들은 의외로 별거 아닌 것들에서 마음의 평화나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별거만큼이나 별거 아닌 것들의 힘이나 영향력도 만만치 않음을 살수록 느껴요
    별거 아닌 것들이라도 넉넉히 채워서 살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아이들의 순도 100프로 웃음과 미소를 보기 힘들어졌지만 남편의 어이없고 엉뚱한 행동이나 말 때문에 터뜨리는 웃음도 아이들의 웃음 못지않게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에게 참 고맙거든요
    개그맨들도 다시 보여요
    웃을 일 없이 각박하고 시끄럽고 외면하고 싶은 세상 속에서 어찌되었든 누군가를 빵터지게 만들어준다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귀한 일이라는, 전에는 갖지 못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25. 그렇죠
    '22.10.16 2:01 PM (59.6.xxx.68)

    사람들은 의외로 별것ㅍ아닌 것들에서 마음의 평화나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별것만큼이나 별것아닌 것들의 힘이나 영향력도 만만치 않음을 살수록 느껴요
    별것 아닌 것들이라도 넉넉히 채워서 살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아이들의 순도 100프로 웃음과 미소를 보기 힘들어졌지만 남편의 어이없고 엉뚱한 행동이나 말 때문에 터뜨리는 웃음도 아이들의 웃음 못지않게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에게 참 고맙거든요
    개그맨들도 다시 보여요
    웃을 일 없이 각박하고 시끄럽고 외면하고 싶은 세상 속에서 어찌되었든 누군가를 빵터지게 만들어준다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귀한 일이라는, 전에는 갖지 못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26.
    '22.10.16 3:39 PM (122.36.xxx.160)

    부부갈등 글을 많이 보다가 평온한 일상의 행복이엿보이는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훈훈해요.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사실 대다수의 부부는 이렇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결혼이란 관계 속에서 서로 인생을 의지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잖아요..
    이런 글 자주 올려주세요.
    결혼에 대한 희망이 생기게요~.

  • 27. 지니
    '22.10.16 3:54 PM (1.241.xxx.188)

    수필집 같네요
    작가가 쓰신줄

  • 28.
    '22.10.16 6:24 PM (125.176.xxx.8)

    82 읽다보면 젊은사람은 결혼에 대해 회의를 느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글 좋아요.
    많이 올려주세요.
    사실 따뜻하게 나이드는 부부들이 대부분일턴데요.

  • 29. ,,,
    '22.10.16 6:55 PM (116.44.xxx.201)

    부지런하시네요

  • 30. ..
    '22.10.16 6:57 PM (123.215.xxx.214)

    성향에 따라 각자 다른 생활패턴과 행복이 있겠지요.
    요즘은 글을 읽다보면 그 사람 mbti가 궁금해집니다.

  • 31. . . .
    '22.10.16 7:47 PM (211.173.xxx.44)

    비슷한 연차인데 부러워요
    우리는 각방쓴지 십년정도. . .
    남편 코골이로 같이 잘수가없어요
    저도 갱년기들어서 안아픈데가 없어서 아프단소리 달고 살고
    가끔 아이들오면 맛있는거 배달이나 외식가고
    먹는것도 소화가딸려서 소식하므로 각자 해결 설거지. .ㅜ
    우중충하네요

  • 32. 다정하신듯
    '22.10.16 8:04 PM (58.237.xxx.169)

    싸나이를 목놓아 부르짓는 49 동갑내기 20년차

    그나마 제가 옆에서 종알종알
    예전엔 눈은 티비 고정 귀고 고정 듣는척마는척 했다면
    여전히 눈은 티비 고정이지만 듣기라도 하네요.
    더불어 한마디씩 찬물 끼얹는 대꾸도 함께.
    어딘가요. 이게…라며 놀랍군. 하고 기특해 합니다.

  • 33. ㅇㅇ
    '22.10.16 8:21 PM (175.207.xxx.116)

    아들 둘 모두 군대 가 있어요
    초저녁 잠 많은 남편,
    늦잠 자기 좋아하는 저..
    자연스레 따로 자요.
    따로 잤다가 아침에 만나는 기분 괜찮습니다 ㅎㅎ
    이른 새벽 제가 자는 방문을 꼭 열어보는 남편
    제발 열지 말라고 방문 여는 소리에,
    살그머니 와서 내 얼굴 보고 가는 것에
    잠을 깨게 된다고 화를 내도
    며칠 지나면 까먹고 또 열어보고 들여다보네요

  • 34. ㅇㅇ님
    '22.10.16 8:29 PM (121.182.xxx.73)

    문 열어 보는게 맞습니다

    따로자는 중년 부부는 반드시 생사확인을 해야합니다.
    생각보다 더러 불상사가 자다가 일어납니다.
    돌이킬 수는 없어도 일어나면 들여다 보는 게 맞아요.

  • 35. ....
    '22.10.16 8:38 PM (118.235.xxx.174)

    오십대에도 이런 오글거리는 소녀취향 글을 쓰는구나.. 아침 메뉴 적은 부분 읽다가 손발 곱아 갑니다.
    치킨 파니니, 부라타 치즈, 집에서 키우는 바질 잎을 얹어 발사믹 비니거를 뿌리고..

  • 36. 하하
    '22.10.16 9:00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윗님 오글거려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맛있는걸 어쩌나요 ㅠㅠ
    먹은 걸 안먹었다고 할 수도 없고.. 쓰고보니 보그ㅂㅅ체 같기는 해요 ㅎㅎ
    뒤늦게 치즈맛에 빠져서 치즈랑 같이 먹겠다고 바질도 지난 봄에 다이소에서 2천원인지 3천원짜리 키트 사다가 발아시켜서 지금까지 아주 잘 뜯어먹고? 있어요
    치즈와 토마토, 바질에 발사믹이 빠짐 비빔밥에 고추장 빠진 것 같으니 넣어줘야 하고 ^^
    아줌마의 작은 행복을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저희 부부의 위장을 만족시켜주는 주말 고정 메뉴라서 없으면 곤란해요

  • 37. 하하
    '22.10.16 9:06 PM (59.6.xxx.68)

    윗님 오글거려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맛있는걸 어쩌나요 ㅠㅠ
    먹은 걸 안먹었다고 할 수도 없고.. 쓰고보니 보그ㅂㅅ체 같기는 해요 ㅎㅎ
    뒤늦게 치즈맛에 빠져서 치즈랑 같이 먹겠다고 바질도 지난 봄에 다이소에서 2천원인지 3천원짜리 키트 사다가 발아시켜서 지금까지 아주 잘 뜯어먹고? 있어요
    치즈와 토마토, 바질에 발사믹이 빠짐 비빔밥에 고추장 빠진 것 같으니 넣어줘야 하고 ^^
    아줌마의 작은 행복을 너그러이 봐주세요~
    저희 부부의 위장을 만족시켜주는 나름 소중한 주말 고정 메뉴입니다

  • 38. ee
    '22.10.16 9:27 PM (223.38.xxx.212)

    아… 너무나 부럽네요. 전 40대 중반 이제 결혼 15년 정도 되었는데 한 번도 이 사람을 신뢰한다 존경한다는 느낌을 가져보지 못했고 사랑받는다는 느낌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어요 아이 낳았으니 어쩔 수 없이 산다… 정서적 이혼 상태다.. 라는 생각만 늘 하네요. 알콩달콩 아껴주는 두 분 모습 보니 훈훈하고 상대적으로 저는 외롭고 쓸쓸하네요.. 원글님같은 분들이 대부분이겠죠 ..

  • 39. 저희는
    '22.10.16 9:30 PM (124.50.xxx.225)

    30년차 50대
    둘다 마주보는 방을 하나씩 쓰고 잘자요 하고
    잡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남편 돌아다니고 냥이들 뒤치닥거리하고 할일 없어지면 나한테 와서 잠깨워요
    산책 가자 아침 사먹으러 가자 저는 힘들게 일어납니다
    주말엔 늦잠이 필요해 하며
    옷 차려입고 오늘은 늦게 출발해서 늦은 아점을
    각자 소주 3잔과 끝내고 근처 맛난 빵집갔다가
    커피 사고 지에스 마트 갔다가 공원서 커피 마시며 단풍 구경하고 운동가자 하고 한시간 운동하고 샤워 하고 옷산다구 쇼핑 에고 힘들다
    집에 와서 다큰 애들 밥 차려 주고
    남편 코골고 자네요
    저는 내일 출근 해야해서 저도 남은 주말을 제방에서 남편 방 쳐다보며 핸드폰 합니다
    애들이 크니 각자 알아서 밥 먹고 자기방에서 할일 하고 남편도 나이드니 드러븐 성질머리 줄어들고 편안합니다
    냥이들도 조용하게 지켜보는 거리두기 냥이라 있는건지 없는건지 (쫄보 냥이 두마리)
    주말 저녁 일상입니다
    나이드니 부부가 제일 좋은 듯해요

  • 40. ..
    '22.10.16 9:49 PM (39.115.xxx.249) - 삭제된댓글

    사람이 경험할 가장 큰 슬픔
    이 뭘까? 한참 생각했어요..

  • 41. sowhat2022
    '22.10.16 9:52 PM (106.101.xxx.41)

    돈 있는 집이라 확실히 노후가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네요

  • 42. 비슷한 버전
    '22.10.16 10:52 PM (117.111.xxx.202)

    각방써요
    생사확인은 아침 우렁찬 가스분출로...잠귀가 밝아서 저는 자면서도
    우 쒸 이 ㄴㄹㄱㄷㅇㅎㅎㄱㄷㅍ하고 또 자요
    새벽잠 없는 노인네 남편이 차로 15분 거리 주말농장가서
    어디서 주워온 봉지에 상추깻잎 잔뜩 따서 식탁위에 놔요
    냉장고는 여는법을 모르나봐요
    태생이 야행성인 저는 12시 넘어 딸이 보내는 뭐 시킬까...로 잠을 깨요
    으...샌드위치 수제버거 정말 토할거 같고
    누룽지에 묵은지볶음이나 먹음 딱인데 ㅠ 애들 생각해서 또 뭐 시켜요
    배달벨이 울리고도 상 다 차려놔야 나와요
    가장의 마지막 자존심인가봐요
    쓰다가 노안와서 눈이 힘드네요
    다음에 2편...

  • 43. 나는나지
    '22.10.16 10:54 PM (124.51.xxx.231)

    일상이 평안했던때와 다르게, 힘든일들이
    연속인 요즘이지만 글로 위로받아봅니다.
    좋은나날인거에요.

  • 44. 부럽네요
    '22.10.16 11:33 PM (211.212.xxx.60)

    대화가 통하는 부부라...
    결혼한 연차는 비슷한데 왜 세월이 갈 수록
    남과 북처럼 대화가 안 되는 건지.
    마음이 점점 더 멀어지네요.

  • 45. ㅇㅇ
    '22.10.16 11:48 PM (61.254.xxx.88)

    자식들이.복이많네요

  • 46. 00
    '22.10.17 1:10 AM (125.176.xxx.154)

    내후년 남편퇴직함 제발 이런감정으로 살수있음 좋겠어요 잔잔한일상과여유~~

  • 47.
    '22.10.17 2:26 AM (118.223.xxx.219)

    내가 꿈꾸던 세상~~~
    그러나 결코 가질 수 없는...

  • 48. 50대 게으른 부부
    '22.10.17 2:51 AM (116.122.xxx.50) - 삭제된댓글

    우아한 주말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우리집은 코고는 남편 때문에 밤잠 설친 저는 늦잠자느라 배고픈건 못참는 남편이 아침밥 차려놓고 부릅니다.
    늦은 아침 먹고 남편은 카누, 저는 달달한 믹스커피 한잔 마시고 늘어져 있다가 오후 두시는 되어야 집을 나섭니다.
    차타고 가면서 급히 까페랑 맛집 검색해서 돌아다니다아예 저녁까지 먹고 주말드라마 시간 맞춰 허겁지겁 귀가...
    건강해야 이 생활도 지속될텐데
    오십견에 무릎도 슬슬 아프고...심란하네요.

  • 49. 글을
    '22.10.17 4:23 AM (41.73.xxx.71)

    절 쓰시네요
    관계란 상대적인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하면 상대방도 잘 해요
    물론 어느정도 인성이 있는 사람이라면요
    그 와중에 배신하고 딴 맘 품은 인간도 꼭 있으니 …
    현명한 사람이 사람 마음을 잘 이끈다고 생각해요

  • 50. 좋은 시절이네요.
    '22.10.17 7:06 AM (123.100.xxx.248)

    저도 애들 내보내고 일이년 저런 시간들을 가졌었어요.
    마치 전쟁중 휴전처럼이요.
    제2의 신혼같다고 했었죠.
    다음에 어찌될지 모르니 싥컷 즐기자고했어요.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있는데 친정엄마가
    아프시더니 할수없이 합가를 했네요.
    지금은,...
    맑은 날씨는 아니고 흐리고 비오고 가끔 맑음입니다.
    지금을 누리세요.
    부럽습니다.^^

  • 51. 대화
    '22.10.17 7:11 AM (86.14.xxx.77)

    대화하자면 삼천리 달아나는 우리 남편같은 사람보다가 이런 글 보니 신기하네요

  • 52. 느글느글
    '22.10.17 8:40 AM (210.223.xxx.17) - 삭제된댓글

    그냥 느글느글 하네요. 부러운건 아니고요. 산뜻하진 않고
    대신 자연스럽긴 하네요.

  • 53. ㅇㅇ
    '22.10.17 9:02 AM (39.117.xxx.106)

    돈 있는 집이라 확실히 노후가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네요22
    한강변 아파트.
    파니니에 지니에 바질에 보그체 광고 보는줄ㅋㅋ

  • 54. ...
    '22.10.17 9:11 AM (58.127.xxx.198)

    작가이신가요?
    글 잘 쓰시네요.

  • 55. 나리맘
    '22.10.17 9:19 AM (121.161.xxx.36)

    이런 잔잔한 일상~^^
    나의 미래가 되길

  • 56.
    '22.10.17 9:20 AM (106.102.xxx.92)

    두분다 일은 안하시는 거죠?
    편안한 일상 참 좋아보이네요

  • 57. ...
    '22.10.17 10:13 AM (218.49.xxx.38)

    저도 애들 빨리 독립시키고 이런 일상 보내고 싶네요
    근데 아직 애들이 초중딩네요

  • 58. 주말
    '22.10.29 9:28 AM (223.38.xxx.227)

    아침이 다시 돌아오니 이 글이 떠올라서
    찾아 읽고 댓글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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