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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없는 엄마의 치매

외동딸 조회수 : 6,621
작성일 : 2022-10-15 12:06:11
50대 외동딸입니다. 자영업하며 바쁘게 살아요.
부모님이 절 늦은 나이에 낳으셨고, 육아는 어른 기준으로 키우셨습니다. 알아서 잘하면 당연한 걸로 알고 부족하고 모자라면 체벌과 무시를 하셨지요. 교회 다니며 남들 기준에 맞는 삶을 살기 원하셨구요.
5살에 동네 남자아이랑 싸워 제가 맞았습니다. 때린 아이 집에 찾아갔더니 그집 할머니가 "우리애가 오죽하면 때렸겠냐" 하시니 두말 않고 오셔서 맞은 저를 혼냈습니다. 그 뒤부터 오죽하면 맞을 짓을 한 애가 되어 엄마 망신 준 애로 자랐습니다. 교회일로 바빠 주말에 외식도 여행도 없이 사신 부모님입니다. 교인들과의 친교로 복을 받았다 생삭하셨지요.
7살때 수영장에 갔다 수영미숙으로(튜브가 없었어요) 허우적대다 누가 도와줘서 나와 집에 가자 했다 비싼돈들여 오니 제대로 못논다고 혼나기도 하구요. 한마디로 아이 마음과 상황을 헤아려주지 않는 이셨습니다. 사업실패로 이후 재기로 아빠는 가장의 권위만 남은 분아었고, 엄마는 오로지 교인들 만나며 교회생활의 리더역할만이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제가 사고가 나서 입원한 적이 있는데, 엄마는 보험한단 이유로 당시 실직했던 아빠가 저를 돌봤습니다. 이상했던 건 병원에 한달 있는동안 엄마는 교인들 방문하던 주말에만 병실에 왔다 손님처럼 가버린 겁니다.
나중에 아빠 편찮으셨을 때도 간병과 병원 뒷바라지는 오로지 어린 아이들 키우는 제 몫이었습니다. 당신은 허리가 아파 병실에 못 앉아있는다구요.
엄마가 저에게 바란 건 자랑할만한 딸이었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이후엔 돈 잘 버는 남편만나 친정에 잘해주는 걸 바라셨지요.
연애하던 때 지금 남편이 얼굴이 검다고 반대하고, 제가 파출부도 없이 혼자 살림한다고 교인들에게 부잣집에 시집못간 어리석은 딸울 둔 본인의 박복함을 한탄하던 분이 제 엄마입니다.

남편 출장으로 첫아이 유도분만할 때 보호자로 오셔선 진통하는 제 옆에서 코골며 주무시다 결국 병원건물 지하상가로 쇼핑하러 가고,
둘째 낳으러 가야해서 어쩔수 없이 하루 맡겨본 게 손주랑 지낸 전부입니다. 그러면서도 주말마다 집에 오길 원하셔서 매주 데려가고 제가 식사 준비해서 차려드렸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 아무말없이 부모님의 냉담함과 무시도 견디고 심지어 장인이 진 대출도 일부 갚아주었습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쓴 이유는 이러저러한 태도와 방치로 보낸 시간이 길었고, 부모로서 무지하고 이기적이지만 당신들 삶엔 충실했던 부모님과 삼각형의 구도로 관계를 지탱해오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선 그마저도 이어지지가 않게 된 겁니다.
엄마는 아빠의 지병이 악화되는데도 저염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짠 김치와 밑반찬만 드리고 모든 옷들의 단추를 새로 다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시다 치매 펀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사를 하여 4시간 거리로 옮겨 새 알을 시작했구요. 매달 아빠 병원모시고 가고 안좋아자살 때마다 응급실로 검사로 자주 올라가도, 가서는 엄마가 늘어놓은 집청소와 냉장고 청소 쓰레기버리기로 늘 다툼을 했습니다.
출가외인인 니가 왜 내살림에 손대냐며 호일쪼가리도 못버리게 하셨지요. 치매판정이후호 싸움은 줄었디만 아빠는 엄마와 함떼 너싱홈에서 케어받길 원하셔도 죽어도 안간다는 엄마 고집에 결국 돌아가실 때까지 엄마 돌보셔야했던 안타까움이 큽니다.
아빠 계실 때야 아빠와 이야기하고 시시콜콜 일상을 알았지만, 치매로 고집과 돈에 대한 집착만 남은 엄마와는 대화가 어렵습니다. 그 좋아하던 교인들도 코로나로, 아빠 돌아가시니 그많던 모임도 사람도 다떠나고 장례식장에선 다들 엄마가 좀 이상하다 하시더니 이제는 누구도 찾지 않아 기독교방송만 열심히 보고 계시네요.
제가 같이 살자 해도 교회 옆에서 산다고 한사코 절대같이 안산다 하셔서 혼자 지내십니다. 카메라로 가스타이머로 상태 지켜보며 있는데, 치매약도 보호사도 데이케어도 아무것도 안되고 혼자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시려하니 답답합니다. 더 커진 돈에 대한 집착과 현실인식이 사라져 계절감각도 없고 텔레비전 속 말씀만 남은 엄마. 요양원가면 오줌싸고 난리쳐서 집에 온다고 하십니다. 뇌는 줄고 인지는 떨어져도 신체는 건강하시니 막막합니다.
당신 통장의 돈과 집 돈이 있으니 이거 받으려고 나한테 잘해주냐시는데 참... 아무리 치매라도 이건 안변하는구나. 나는 엄마에게 이런 존재구나 싶어 다 놔버리고 싶습니다.
의무와 도리. 아빠에게도 지금까지 제 나름 최선을 다해 후회 없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어떤 해답이 남아있을까요.



IP : 183.106.xxx.223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22.10.15 12:09 PM (183.106.xxx.223)

    쓰다 심정이 격해지고 오타가 많은데 고치지 않고 그냥 올렸습니다. 이마저도 다듬기 싫어서요.

  • 2. 간병인보고
    '22.10.15 12:09 PM (39.7.xxx.95) - 삭제된댓글

    돌보라하고 대면은 피하시죠.

  • 3. ...
    '22.10.15 12:14 PM (211.234.xxx.95)

    정신은 온전치 못하고 신체는 건강하다니...
    옆에 있는 사람들 많이 괴롭겠네요. ...

  • 4. 미성숙한
    '22.10.15 12:21 PM (218.39.xxx.130)

    자기 중심적 사람이
    타인을 돌 볼 이타심 없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자기 중심적 생활로 산 것..
    저도 가까이 그런 사람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정도 그릇 밖에 안되는 사람으로 치고 밀어 놓고 최소한의 예의만 차리고
    기대도 연민도 없이 나를 챙기며 삽니다..
    어쩌면 그렇게 자신을 챙기는 것이 그 분의 최선 이였을 거라 생각하고
    죄책감은 던져 버리고..즐겁게 삽시다!!

  • 5. . . .
    '22.10.15 12:23 PM (124.54.xxx.86) - 삭제된댓글

    차근차근 읽어보니 따님은 할만큼 하신거 같아요. 부모님 두분 다 치매 앓다가 돌아가셨는데 치매때의 행동이 본인 본심이예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게 아니라 이성이 없어지고 본성만 남는 그분의 본모습이예요. 다행히 어머니 돈은 있으신것 같으니 요양원 모시고 한달에 한번 정도만 가보세요. 마음속에 맺힌게 많으면 본인의 정신도 피폐해집니다. 어머니는 평생 그렇게 사셨으니 이제와서 본인 희생해가며 지극정성으노 봉양하려 하다간 병 납니다. 주변에서 그런분들 가끔 봅니다. 탐욕이 강한 사람은 더 오래살고, 마음 약해서 연민 가지며 스트레스 받으면 깊은 병 생겨요.

  • 6. ㅇㅇㅇ
    '22.10.15 12:26 PM (61.76.xxx.3) - 삭제된댓글

    치매 등급 계속받아서
    일단지금은 놔두시고 차후에
    요양원에모셔야죠
    본인이 나온다해도
    보호자 동의없이 못나와요
    오줌까지 쌀정도면 요양원에있어야죠
    어서 바라시던 천국으로 가셔야될텐데

  • 7. dlf
    '22.10.15 12:30 PM (180.69.xxx.74)

    난리쳐도 요양원 보내야죠
    치매노인보다 님이 더 중요해요

  • 8.
    '22.10.15 12:42 PM (180.75.xxx.161)

    저런엄마한테 남는 미련이 있다는게 더 신기하네요.

  • 9. 끝까지 읽었어요
    '22.10.15 12:45 PM (14.53.xxx.191) - 삭제된댓글

    50대 자영업하는 바쁜 외동딸인데

    늦은나이에 낳아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좋은기억은 없고 안좋은 기억만 있다
    사업실패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친정엄마는 교회와 돈만 아는 치매환자인데 나를 싫어한다
    나도 할도리는 다 했으니 더 이상 안보고싶다 ? 이건가요?

    엄마 연세가 아흔 가까이 되었을텐데 다 놔버리면 누가 ?

  • 10. ..
    '22.10.15 12:49 PM (211.51.xxx.77)

    14.53 님은 글이 그렇게 읽히나요? 황당...

  • 11. ㅁㅁ
    '22.10.15 1:03 PM (124.199.xxx.175)

    치매는 계속 진행되요. 요양원에 모시세요. 주변에 돌봐주는 누군가가 있어야하잖아요. 요양원에는 어머니같은 분들 많아요. 어느날 갑자기 길거리로 나가셔서 위험한 일을 당하실수있어요. 따님분은 하실 일 다하셨어요. 절대 좋은 쪽으로 돌아오시지않아요. 요양원에 모시는게 최선이예요.

  • 12. 어쩜
    '22.10.15 1:04 PM (119.70.xxx.3)

    엄마가 원글보다 더 오래 살수도 있어요.

    엄마는 최소한 자기 고집대로 하고 사니까 스트레스가 없고, 원글은 스트레스 많이 받고~

    스트레스가 노화나 질병의 큰 원인이니까요.

  • 13. 22
    '22.10.15 1:29 PM (14.6.xxx.222)

    끝까지 읽었어요(14.53)님은 글이 그렇게 읽히나요? 황당...22

    따님분은 하실 일 다하셨어요. 절대 좋은 쪽으로 돌아오시지않아요. 요양원에 모시는게 최선이예요22

  • 14. 그런데
    '22.10.15 1:48 PM (203.226.xxx.33)

    혼자 지내고 싶다니까 그냥 혼자 두시면 안되나요

  • 15. 슈슈
    '22.10.15 2:09 PM (1.230.xxx.177)

    혼자 둬도 된다면 어려운 일이 있겠나요..
    혼자 두면, 위험한 상황 생길 수 있으니까요.
    넘어져서, 뼈라도 부러지면 화장실도 못 가는 와상 노인이 될 수도 있고,
    집 나가서 길 잃고 노숙자 되실 수도 있고.
    집에 불날 수도 있고..

    이쯤 되면 시설에 모시는 것이 답인 것 같아요.

  • 16. 치매는
    '22.10.15 2:13 PM (121.155.xxx.78) - 삭제된댓글

    그냥두면 상태가 더 안좋아지니 치매센터?로 가는데 치매도 늦추고 건강하게 지낼수 있대요.
    싫어해도 일단 입소 시키셔야할듯해요.
    어차피 대인관계도 다끊어졌는데 교회옆이 무슨의미..
    일주일만 지내보시라하고 치매요양센터 알아보세요.

    너무 늦게오면 치매센터에서도 해줄게 없다고 하네요.
    티비보니 딸이 돌보던 치매엄마도 세상 사납고 욕만해댔는데 센터가서는 즐겁게 지낸다고 하던데.
    티비로 보여주는 설정인지 뭔지...

  • 17. 치매면
    '22.10.15 2:18 PM (223.38.xxx.71)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건데
    제 정신 아닌 치매환자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나요?
    아버님도 너싱홈에서 지내시고 싶었지만 뜻대로 살 수 없었듯
    왜 어머님만 본인 원하는대로 그것도 판단력 흐린분 뜻대로 살아야 하나요? 다행히 돈은 있다니 좀 시설 괜찮은 요양소로 가셔야지요. 교회에서 운영하는 요양소 없나요?

    참고로 저도 제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혹시라도 내가 치매걸려서 요양소 안가겠다 하면 그건 제 정신 아닌 상태에서 하는 헛소리고 내 진심 아니니 정신 멀쩡한 지금 하는 말이 진심이니..혹시 치매걸리면 죄책감 갖지 말고 시설 보내라고요. 시대가 바뀌었고 두렵긴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가는 길인데 내가 뭐 특별하다고 자식들 남들보다 희생적인 삶 살라하며 나만 호사 누리겠다고 하나요?

  • 18. 남일이
    '22.10.15 3:01 PM (14.32.xxx.215)

    아니네요 ㅠ
    저희는 엄마가 저러기 시작해서 아빠부터 분리시키고 7년째 졸혼 비슷하게 살아요
    아빠도 2년전 치매와서 이젠 다 남의 손 빌려서 간병하는데
    엄마가 저러면 답 없어요
    요양원 가도 말썽부려 나올거구요
    여자치매는 돈 집착이 쎄서 어느날 저러다가 돈 다 날려요
    저희엄만 아파트 홀랑 팔고 달러 금 다 우리몰래 팔고
    그 돈 어디있는지 말도 안해요
    작년부턴 다리가 안좋아서 은행출압 못해서 그나마 돈사고는 안치는데...치매는 건강한게 더 힘들어요
    매일 나가서 돈흘리고 폰 잃어버리고 은행에서 재발 모셔가라고 전화오고 ㅠ
    원글님 제가 도와드릴 방법을 모르겠네요 ㅠ

  • 19. 요양등급
    '22.10.15 3:57 PM (211.108.xxx.131) - 삭제된댓글

    받았나요?
    치매가족 돌보았던 지인이 (같이 안살고 주 3회 정도 방문)몇 달
    더 했으면 자기가 먼저 돌아버렸을거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요양등급 받고 요양원 입소했어요
    절차도 많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입소하셔야해요
    치매환자로 봐야 님도 상처 덜 받아요
    뇌가 성치못해서 하는 말이려니,,,

  • 20. ***
    '22.10.15 5:29 PM (211.198.xxx.45) - 삭제된댓글

    원글님 집근처 요양원에 상담해보세요 입소 먼저하고 등급은 그곳에서 받아주기도 합니다 요양원에 입소하는 어르신들 처음에는 다들 싫다고 합니다 이젠 들어가실때가 되셨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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