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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행복할 때마다 떠오르는 불우했던 어린시절 기억. .

가을향기 조회수 : 3,735
작성일 : 2022-09-27 01:04:44
결혼을 했고, 남편과는 아주 잘 지냅니다.
때로는 남편같고, 때로는 아빠같고, 때로는 제가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래요.
근데 유난히 남편에게 아기처럼 굴 때가 있는데, 그것을
남편이 매우 잘 받아주어요.
그럴때마다 저는 아빠의 사랑 듬뿍 받으며 장난치는 딸처럼
꺄르르 꺄르르 숨넘어갈 것 처럼 웃는 아이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요. 왜 이런 감정에 포커스가 맞춰졌는지 생각해보니
제가 어린시절에 아빠의 사랑을 그렇게 따뜻하게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저는 아빠와 표면적으로 잘 지내고, 잘 챙기는 딸
이지만 아빠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릴 때 아빠는 엄격하고, 폭력적인 면도 있었고, 말도 거칠고,
엄마를 많이 괴롭혔거든요.
다행이 나이 들면서 아빠도 유해지셨고 엄마와는 잘
지내지만, 제때 제때 겪어야했을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사실 제 마음 깊숙히에는 분노가 깔려있는것 같기도 해요.
일단 아빠와 대화할 때 제가 말이 곱게 나가지 않더라구요.
원래 가해자는 빨리 잊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빠는 그러했던 본인의 모습은 기억 못하고 제가 더 살가운
딸이 되기를 바라고 있죠.

남편이 저에게 매우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고, 시부모님 또한
매우 존경할 만한 인격을 가진 분들이셔서
저는 가끔 남편이 부러워요.
그리고 제 딸의 아빠가 남편이라서, 어린딸이 부럽고 다행으로 여겨져요.

문득 남편과 장난치다가 남편 팔에 기대어
또 아기처럼 꺄르르 꺄르르 웃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서는
왜 이런 좋은 순간에서야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 어두웠던 기억이 떠오르는걸까
궁금해져요.

평소에는 잘 생각이 안나서, 부모님이랑도 저는 잘지내고
자주 교류하며 딸노릇 잘하고 살거든요.

근데 남편이 저에게 다정하게, 포용적으로 나를 품어주고
있으며 정말 나를 사랑해주고 있구나를 느끼는
사소한 순간. . 그 찰나에
원가정에서 힘들고 어려웠었던 어린시절의 제가 생각나서
슬픕니다.

치유되고 있는 느낌보다는
뭔가 되게 슬퍼요.


행복한 순간들에, 왜 이런 감정이 들까요?
그리고 어떻게하면
과거 어린시절 기억을 치유할 수있을까요.
그때는 아빠도 어렸을테고, 엄마도 그랬을테고. . .
지금 내가 그 분노를 품고 있다해도 달라질게 없잖아요. .
가끔씩 찾아오는 기억이 힘드네요.
IP : 39.113.xxx.15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22.9.27 1:22 AM (211.117.xxx.191) - 삭제된댓글

    어떤 마음인지 알것같아요. 행복할때 떠오르는 슬픔... 그 이면에 이 행복이 깨질까 두려운 마음으로 웃는데 눈물이 납니다.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하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자식낳고 살아보니 그때의 부모님도 이해가 가거든요. 불쑥 그때의 나에게 사과를 하라고 말하는것도 이제와 그렇고요.. 글을 읽고 위로가 됩니다. 그래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계시니 너무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어요. 가을향기님도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시길 바랍니다.

  • 2. 무의식
    '22.9.27 1:29 AM (14.4.xxx.28)

    남편이 아빠는 아니잖아요. 내면아이의 억압된 아빠와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네요.
    아빠에게 서운했던 감정을 편지를 써보는 것도
    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거에요.

  • 3.
    '22.9.27 1:35 AM (116.47.xxx.252)

    어린시절 내가 떠올려지면
    안아주세요
    이런 상황에서 잘 견뎌 왔다고
    토닥토닥 앞으로는 계속 누구보다도 행복할거야
    속으로 속삭여줘요

  • 4. ......
    '22.9.27 1:43 AM (175.115.xxx.206)

    주어진 지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심이 어떨까요?
    저 역시 과거가 현재를 발목 잡을 때가 많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운데 내안의 상처 받은 아이는
    아직도 웅크린 채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죠

    한 때는 그 아이를 위해서 마음껏 아버지를 미뤄하고
    울고불고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처는 늘 그 자리에 있더라고요

    어느 순간 생각했습니다. 내가가진 아픈 기억보다
    내 아이가 기억해 줄 행복한 시간에 집중하자고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요

    정답은 아니겠지만 스스로의 자아를 해방시키고
    자유로워지셨으면 합니다

  • 5. 저도
    '22.9.27 2:04 AM (38.34.xxx.246)

    남편이 아빠같고 남편같고 친구같고 아들같아요.
    자식들한테 무관심하고 무능하다 못해 자식들을
    고생시키고 전혀 의지가 못돼준 부모님.
    그런 부모님을 생각하면 분노가 일어 자주
    보고싶지도 않고 목소리도 좋게 나가질 않네요.
    남편한테는 살갑고 따뜻하게 대해지는데
    부모님한테는 못그려겠어요.
    남편도 무뚝뚝한 아버지와 성격이 강한 어머니 밑에
    커서 표현을 잘 못하고 큰아들 바보셔서 그 차별을
    느껴서 그런가 저한테는 어리광도 잘 피우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게 느껴져요.
    어떨땐 너무나 어른스럽고 야무지게 일처리 하는데
    어느 때는 아기처럼 천진난만 그 자체...
    서로 그렇게 어린 시절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것같아요.

  • 6. sstt
    '22.9.27 8:41 AM (125.178.xxx.134)

    이해합니다. 저도 결혼하고 어렸을때 결핍되었던 감정이 더 드러나고 생각나서 많이 괴로워요. 남편이 자상한 편이라 결혼생활은 만족인데 그럴수록 아버지와의 기억이 더 대비되서 괴롭게 하더라고요. 표면적으로 잘 지내려고는 하는데 아버지 얼굴만 봐도 괴로울때도 있고 혼자 생각나면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내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요 원글님도 잘 지내시길...

  • 7. 지금
    '22.9.27 9:11 AM (222.116.xxx.175) - 삭제된댓글

    행복하면 된거지 과거 불항까지 끌어올려 곱씹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과거처럼 불행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든 나만 불쌍해 연민이든 자식에 대한 질투이든 어느쪽이건 원글님한테 도움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하시고 의식을 현재에 붙들어매고 현재를 사시기 바랍니다.
    부모로부터 사랑받은 사람도 많지만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사람도 많아요.
    자기연민 쓸데없는 짓이에요.

  • 8. ....
    '22.9.27 9:18 AM (110.13.xxx.200)

    자기연민이죠.
    굳이 현재 상황을 즐기면 될것을 과거 안좋운 기억울 끌고 와서 현재까지 망칠 이유가..
    스스로 그러고 있따는걸 깨달아야 해요
    현재가 행복하니 과거까지 내뚯대로 컨트롤하고 싶어지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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