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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잘 나이드는 법... 수양이 부족한가봐요

.. 조회수 : 3,599
작성일 : 2022-08-19 19:01:24
앞뒤 다 자르고 그냥 오십대 중후반의 여자 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 어떤 분위기가 그려지나요?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말투로 어떻게 행동할것 같으셔요?

몇년전 쉬흔이 되었을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숫자로 내가 오십이 되었구나 했는데
이후 아이 입시 끝내고 코로나로 정신없는 와중에 노인들 병수발 몇년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나니 갑자기 오십대 후반을 향해가는 제가 있네요.
거울을 보니 퉁퉁한 몸매에 염색을 안했더니 흰머리 가득한 인상 사나운 여자가 있어요.
낯설고 처음보는 여자 같은데 제가 맞아요.

저는 아직도 시원한 맥주 마시면서 잔디 광장에서 콘서트 보며 가끔 소리도 지르고 까르륵 웃고 어떤 인물이나 작품이나 현상에 대해 밤새워서 토론하고 싶어요. 편견없이 이상과 꿈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구요.

요즘 신기하게도 잊고 있었던 이십대 초반 그때의 감성들이 되살아 나는데 이건 허상인거죠. 그냥 흘러가게 떠나 보내야하는 거요.

제 나이에 맞게 옷을 입고 행동하는건 어떤걸까요?
게시판에 종종 올라오듯 좋은 소재의 옷을 입고 잘 가꾼 헤어에 말수는 줄이고 우아하게 웃어야 하는거죠.

지금까지는 나이 같은거 신경 쓰지 않고 한 인간으로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묘한 언발란스를 느낍니다. 문을 열고 나오니 익숙한듯 보이지만 낯선 세상인것 같이 어리둥절 해요.

저 수양이 많이 부족한거죠?
너무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 그런것 같다는 댓글이 분명히 달릴것 같아요.
네... 이전 보다는 덜 바쁜게 맞아요.
하지만 아직 일도 하고 있고 한가하지는 않은데 왜 갑자기 이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혹시 저처럼 혼란스러웠던 분 계시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시기를 넘기셨는지 지혜를 나눠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IP : 223.38.xxx.8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온더로드
    '22.8.19 7:05 PM (124.194.xxx.82)

    이런 고민을 하신다는거 자체가 아름답게 나이들고 계시는거 같은데요.

  • 2.
    '22.8.19 7:06 PM (219.250.xxx.76) - 삭제된댓글

    쉬흔 ㅡ처음보는단어

  • 3. 50대
    '22.8.19 7:08 PM (210.96.xxx.10)

    제 주변 50대 후반은
    아직도 우아하고 여리여리한 분도 있고
    억세고 사나운 분도 있어요
    본인을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가꾸느냐
    지금 1도만 달라져도
    10년 후에는 30도가 달라질거에요

  • 4.
    '22.8.19 7:10 PM (121.134.xxx.249)

    제가 보기엔 그 나이 대에 좀 생각하고 살아 온 분들의 보편적인 모습이지 싶은데 수양이 부족한 거라고 하시니 자신에 대해 좀 엄격한 분이 아닐까 합니다 수양 부족하다는 부분 전까진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예요

  • 5. 그래서
    '22.8.19 7:13 PM (14.32.xxx.215)

    일코라는 말이 나온것 같아요
    저도 집에선 까르르 웃고 노브라에 홈웨어 걸치고 20대때 보던 뮤비며 배우들 찾아봐요
    근데 나갈땐 소리 좀 낮추고 ㅎㅎ 지갑 잘 열려고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 눈치라도 스스로 주면 아무 거리낌없는 사람보단 좀 낫게 늙지 않을까요

  • 6. 원글맘
    '22.8.19 7:13 PM (223.38.xxx.151)

    음님 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수정하려니 글이 날아갈것 같아 그냥 둡니다.

  • 7. 나는 나
    '22.8.19 7:21 PM (59.6.xxx.68)

    그냥 내 모습대로 살아요
    20대 초반의 감성이 떠오르면 그때의 내가 그랬구나 하고 그냥 내 안 서랍 한켠에 두세요
    그때의 나도 나고 아이낳고 치열하게 사셨다면 그 모습도 나죠
    부모님 챙기느라 수년간 잊고 정신없이 지낸 자식으로서의 나도 나고요
    오히려 저는 그렇게 열심히, 한때는 미친 사람처럼 에너지 폭발하며 살고, 또 사회나와 쓴맛 보며 살고, 아이낳고 키우느라 밤새고 고민하던 그 모든 시절들이 다 나의 히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어릴 때는 밀가루 대충 빚어 서툴게 구워서 밀가루 풋내도 났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오븐에 들락날락하니 50이 훌쩍 넘긴 이 시점엔 100겹 섬세한 결들이 살아있는 파이가 된듯 해요
    그냥 주물럭거려서 구웠다면 맛이 덜했겠죠
    누군가 주무르고 자르고 밀대로 밀고 또 밀고, 뜨거운 오븐에 들어가 성질을 확 바꾸고 나니 그럴듯한 파이로 변신한거잖아요
    원글님도 자신은 모르시지만 어느새 멋진 모양의 깊은 맛을 가진 200겹 파이가 분명해요^^

    50엔 어쩌구, 나이들면 어때야 하고..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나 몰라요
    지금 내가 사는 모습들의 총합이 나이들어서의 모습이 될텐데
    그리고 내가 시원찮은데 머리결 힘주고 좋은 옷감 두른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나 자신도 하나 제대로 신경쓰기도 쉽지 않아요
    부단한 노력과 절제와 객관성과 주관을 가져야 하는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힘쓴다고 그게 얼마나 가나요

    그냥 내가 걷던 길을 묵묵히 가요
    어릴 때 모습도 한번씩 꺼내보고 그때의 나도 보고 지금의 나도 보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나에게 주어진 일, 맡겨진 일들 성실히 하면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나 아닌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나의 가치를 찾아보고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했다라는 말을 더욱 열심히 쓰면서
    혹시나 나에게 있는 것들의 가치를 모르고 사는 건 아닌가 살피며 감사하고 살면 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 8. 82회원
    '22.8.19 7:32 PM (121.190.xxx.37)

    정신적 나이, 감성적 나이는 생물학적 나이와 일치하지 않는다.
    노화를 늦출 방법은 욕망의 역동성 안에 머무는 것이다.
    양립 불가능한 것들을 화해시키자.
    낭만주의와 느긋함을, 뻔뻔함과 주름살을, 백발과 기꺼운 감정의 폭풍을.

    오늘 읽은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에서 발견한 문장이에요.

  • 9.
    '22.8.19 7:39 PM (121.167.xxx.120)

    나이 들면 편해질줄 알았는데 젊었을때보다 더 주위 눈치 보고 조심하고 긴장하게 되네요 대인 관계는 조용하게 평범하게 하고
    개인적인 취미 생활은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나이 들면서 바뀐점은 거절하는 법을 실천하고 살아요 마음 가는대로 스트레쓰 덜 받으려 노력하면서 단순하게 살고 있어요

  • 10. 원글맘
    '22.8.19 7:55 PM (223.38.xxx.169)

    나는나 님, 제가 잊고 있던 삶의 태도를 되새겨주셨어요.
    저에게 꼭 필요한 말씀 같아요. 감사합니다.
    82회워님, 오늘 그 책은 저에게 들려주기 위해 읽으신듯 해요^^
    갑자기 힘이 납니다.
    점둘님, 지혜의 말씀 감사드려요. 저도 갑자기 위축감이 들면서 조심스러워진 부분들이 있어 공감되었어요.
    귀한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어리둥절 하던중에 낯익은 불빛이 보이는 느낌이에요^^

  • 11. ㄱㄴㄷ
    '22.8.19 9:18 PM (222.98.xxx.68)

    저기..저 쉰 넘었는데...공연 보고 잔디에서 맥주마시고 놀았어요.
    전 그런거 잘해요. 언니도 하세요.

  • 12. 제나이네요
    '22.8.20 10:18 AM (180.69.xxx.74)

    곧 환갑이라니 ..
    세월이 참 빨라요

  • 13. 제나이네요
    '22.8.20 10:18 AM (180.69.xxx.74)

    혼자가 편하고 좋은 나이
    여행 혼밥 혼술 혼영등등
    친구도 좋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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