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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에 온 귀여운 꼬마손님

문구점직원 조회수 : 9,329
작성일 : 2022-08-05 18:24:00




초등학교 2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땀을 흘리며 가방을 메고 하굣길에 문구점에 왔다.



무척이나 더웠던 듯 엄마가 아침에 입혀주신 옷은 허리춤에 묶었다.



용건이 있어서 들어온 것 같지는 않게 그냥 들어온 이 아이는 2000원짜리 플라스틱 긴 칼앞에서



흠칫 놀라며 섰다. 아주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한 것이었다.



아이는 문구점에 제법 오래 머무르며 칼을 살폈다. 문구점 주인이 싫어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문구점 주인이 싫어하는 방식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포장을 찢거나 뜯어서 물건을 못 팔게 해놓고



가버리는 것이다. 아이는 포장을 뜯지 않은 채 물건을 살폈다. 예의있는 아이였다.



와. 라거나 오. 라거나 하는 감탄사가 계속 나왔다. 가방과 옷도 잘 벗어서 한켠에



걸리적거리지 않는 공간에 세워두었다. 나쁘지 않은 손님이었다. 물건을 보고 기뻐하고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감동하며 구경하는 손님. 그 손님을 잊었을 때 쯤 손님은 검을 들고와



카운터에 올리고 가격을 묻고 가방에서 2천원을 꺼내 계산을 치루었다.



좋은 손님이었다. 조금도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쇼핑을 즐기고 세련되게 물건을 구매했다.



엄마 사도돼? 전화하지 않고 주인에게도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그 손님은 다음 날 또 왔다. 나는 그 손님이 왜 다시 왔는지 몰랐는데. 그 손님은



단체주문을 접수받아 물건 구매를 하러 온 것이었다. 역시 매너있는 손님이었다.



나는 몰랐는데 그 칼은 칼을 칼집에서 꺼내면 칼날이 나오는데 칼날이 투명한 플라스틱이었고



그 플라스틱 색깔이 투명한 파랑. 빨강. 노랑 같은 것들이었는데 구매를 부탁한 같은 반



친구들이 아마 칼날의 색깔을 지정해 부탁한 모양이었다. 역시 어제처럼 손님은 마음대로



물건을 꺼내 포장을 뜯고 칼날의 색깔을 확인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어른들도 흔히 하는 행동으로



결국 그 물건을 사지도 않을 거면서 포장을 찢거나 마음대로 뜯고는 그냥 두고는 가버린다)



카운터에 와서 나에게 물었다. 저거 칼날 색깔을 좀 확인하고 싶은데 볼 수 있을까요.




어머. 칼날이 색깔이 있니. 하고 나는 호감가는 꼬마손님을 따라 가서 포장을 살살 뜯어



칼날의 색깔을 확인해 주었다. 꼬마손님은 영상전화를 걸어 친구에게 칼과 칼날을 보여주고



구매할 것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전화를 몇 통을 더 걸더니 친구들의 장검을 다 구매학고



대량의 장검을 카운터에 가져와 현금을 꺼내 계산했다. 아이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똘똘하고 영리하며 그 과정에서 정말 사람을 하나도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그 일들을 다 처리했다.





그리고 다량의 장검을 구매한 꼬마손님은 갔다.




다시 올까 기다렸는데 그 손님은 그러고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IP : 220.119.xxx.23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2.8.5 6:29 PM (58.227.xxx.158)

    재밌는 글 잘 읽었어요.
    정말 귀엽고 예의바른 꼬마손님이네요.
    나중에 능력있는 사업가가 되는 건 아닐까요? ㅎㅎㅎ

  • 2. 인생
    '22.8.5 6:30 PM (59.6.xxx.156)

    2회차도 아니고 3회차는 되보이는 꼬마 손님인데요. 쇼핑 능력이 올해 쉰살인 저보다 낫네요. 그런 품성은 타고난 걸까요 아니면 배운 걸까요.

    원글님의 관찰도 글도 다 좋네요. 단편영화 한 편 본 느낌입니다.

  • 3.
    '22.8.5 6:32 PM (121.165.xxx.112)

    아주 매력적인 손님이네요.
    그런데 그 대량구매한 손님은
    친구들에게 2천원을 받았을까요?
    아니면 2천 5백원을 받았을까요?
    전 왜 이런게 궁금할까요?

  • 4. 윗님
    '22.8.5 6:38 PM (14.52.xxx.80) - 삭제된댓글

    영상통화까지 해서 물건을 확인시켜준 아이는
    2000원 받았을 것 같아요.
    수고비 500원을 버는 대신에
    각자의 칼로 다들 어울려 즐겁게 놀았을 것 같아요.

  • 5. ㅇㅇ
    '22.8.5 6:42 PM (110.9.xxx.132)

    예의바르고 착한 꼬마손님이네요 ^^ 친구 물건도 부탁받아 사주고

  • 6. . . .
    '22.8.5 6:43 PM (110.12.xxx.155)

    그 손님 또 오면 또 글 올려주세요.

  • 7.
    '22.8.5 7:27 PM (110.15.xxx.45)

    오늘 읽은 글 중에 제일 따뜻하고 다정한
    오월의 햇살같은 글이네요

  • 8. ...
    '22.8.5 7:37 PM (210.98.xxx.184)

    잔잔하고 따뜻한 글 좋아요

  • 9. 행복한새댁
    '22.8.5 7:38 PM (125.135.xxx.177)

    참 어른들이 아이를 못 따라 가네요. 전 오늘도 진상 만나서 허탈한데.. 원글님을 많은 진상 속에서 보석같은 매너 손님을 찾은신거겠죠? 저도 진상은 버리고 매너손님 기억해 봐야겠어요.

  • 10. .....
    '22.8.5 7:43 PM (180.65.xxx.103)

    펌 아니지요?
    잔잔하고 재치있는 필력의 귀여운 수필인거 같아요
    공모해도 될 필력이세요
    재밌게 잘 봤어요

    그나저나 성향이 귀티있고 영민하고 스마트한 아이네요

  • 11. 쓸개코
    '22.8.5 7:51 PM (14.53.xxx.150)

    원글님 글을 왜이리 잘 쓰세요. 이건 수필입니다!
    그 세련되고 야무진 꼬마손님 또 방문하거들랑 후기 꼭 올려주세요.^^

  • 12. ㅇㅇ
    '22.8.5 8:20 PM (39.7.xxx.2)

    어머나 정말 필력 있으시네요!
    이건 수필입니다! 222

    다음에 또 적어주세요~^^

  • 13. 우와
    '22.8.5 8:30 PM (14.36.xxx.163)

    직원도 손님도 서로에게 예의있는 모습이 연상되어 흐뭇해요.

  • 14. sei
    '22.8.5 8:31 PM (1.232.xxx.137)

    아이 엄마가 참 아이를 정성스럽게 잘 키운 거 같아요.
    남의아들 뿌듯 ㅋㅋ

  • 15.
    '22.8.5 8:47 PM (218.239.xxx.253)

    글 잘 쓰시네요

    단숨에 읽었어요
    감사^^

  • 16. 마샤
    '22.8.5 8:48 PM (211.112.xxx.173)

    위그든씨의 사탕가게 생각나요. 덤덤한듯 따뜻한 시선.

  • 17.
    '22.8.5 8:57 PM (182.211.xxx.9)

    펌글이 아니고 원글님 글이라면,
    진짜 글발 최고에요!
    문구점 직원으로 계시기 아깝습니다..^^
    남편에게도 읽어 주었는데, 남편도 아빠 미소 지었어요.

  • 18. ㅁㅁ
    '22.8.5 9:14 PM (180.64.xxx.45)

    작은새 아닌 척 하는 작은새 느낌
    본인만 알겠죠
    암튼 재밌게 잘 읽었어요

  • 19.
    '22.8.5 9:44 PM (116.122.xxx.3) - 삭제된댓글

    보자마자 작은새님 생각했어요

  • 20. 우와
    '22.8.5 10:07 PM (124.49.xxx.66)

    원글님 소설 쓰세요.
    제가 딱 좋아하는 인칭이랑 문체에요.
    그냥 단숨에 읽어내려가는데도 머릿속에 환하게 그려지는 문체...
    넝담 아닙니다. 재주 썩히지 말고 소설 함 도전해 보시죠!

  • 21. ditto
    '22.8.5 10:20 PM (125.143.xxx.239)

    초2라면 500원 수수료 받는 거 생각도 못하지 싶어요 ㅎ
    이 글 너무 좋아요!!

  • 22. 땡스
    '22.8.5 11:02 PM (1.231.xxx.121)

    좋은 손님에 어울리는 좋은 글이었다.

  • 23. 곰배령
    '22.8.6 12:13 AM (59.25.xxx.148)

    진짜 최고에요

  • 24. 아~~
    '22.8.6 12:43 AM (203.243.xxx.56)

    진지하게 칼을 고르는 꼬마 손님의 귀여운 모습이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지네요.
    다음 글을 또 읽을 수 있게 꼬마손님이 문구점에 제발 들러주길..

  • 25. 기품있는꼬마
    '22.8.6 4:26 PM (223.39.xxx.95)

    이순신의 어린시절 같아요
    원글님도 맛깔나게 글 잘 쓰시구요

  • 26. ㅇㅇ
    '22.8.29 8:25 PM (39.7.xxx.237)

    문구 시리즈 찾아 읽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이뻐요

  • 27. 이야
    '25.12.30 8:34 PM (1.237.xxx.216)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25년 아파트썰 푼 글 댓글보고 왔어요

  • 28. ...
    '25.12.30 9:02 PM (116.125.xxx.62)

    위그든씨의 사탕가게 생각나요. 덤덤한듯 따뜻한 시선22222
    저도 14층 12층 아파트 총각 이야기 글의
    댓글 보고 왔어요~

  • 29. potato
    '25.12.30 9:25 PM (58.235.xxx.69)

    정말 따뜻해요.. 달콤하고 씁쓸한 사탕가게가 생각나네요..

  • 30. 와~
    '25.12.31 7:45 AM (94.3.xxx.121)

    저도 아파트 총각 시리즈 보고 왔는데요..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랑스런 꼬마 손님이네요.
    잔잔하게 술술 써내려 가는 원글님의 글을 더 읽고 싶어지네요.

  • 31. 행운가득
    '25.12.31 11:45 AM (114.86.xxx.174)

    이런 글이 나를 치유해준다는걸 다 늙어 알게되다니요.

  • 32. ..
    '26.1.2 12:12 AM (152.249.xxx.134)

    문구점 꼬마손님^^

  • 33. 나무
    '26.1.2 8:48 AM (147.6.xxx.41)

    저도 오랜 회원인데 이 글은 처음이예요. 넘 반가워요.

    글 참 잘 쓰신다... 부러워요.

    대량구매한 손님도 멋지고 어린 손님을 잘 표현해주신 원글님 글솜씨도 대단하시네요.

    멋져요..

  • 34. 여운
    '26.2.21 5:06 PM (121.200.xxx.6)

    품격있는 수묵화같은 글...
    야무지고 점잖은 꼬마손님도 귀하고
    그런 손님을 알아보는
    사장님 마음씨도 웬지 눈물겨워요.
    이런 사람들이 편안하게 잘 살았으면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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