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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르신들과 같이 패키지 여행다니면서 느낀 점

여행 조회수 : 7,323
작성일 : 2022-08-02 19:37:20
주로 자유여행만 하다가 처음으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신청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저와 저희 아이 말고는 전부 어르신들이었어요. 
아마도 인솔자가 공항에서부터 따라가는 상품이고 럭셔리 상품이라 일정도 여유있고 해서
어르신들끼리만 많이 오신거 같았어요 

그런데 정말 여행지는 너무 너무 좋았지만 
어르신들이랑 본의아니게 여행다니면서 
진짜 나는 어르신 되면 저러지 말아야겠다하는 것도 있고 반대로 가슴 뭉클했던 것도 많아요

1. 쓸데 없는 호구조사

본의아니게 식당에 붙어 앉아있다보면 이런 저런 얘기 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쓸데 없이 저나 제 아이에게 개인적인 걸 너무 많이 물어봐요. 
어디 사는 지, 나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직업이 뭐냐, 왜 남편은 안 왔냐, 애는 공부 잘하냐, 애 학원은 보내냐 등등 
제가 끝까지 그냥 말 안하거나 그냥 모르셔도 되요..하니 더 물어보시고  

나중에는 하도 귀챦아서 건성으로 직장다니고 회사원이라고 얘기하고, 
넘겨짚으면 그냥 네...네... 비슷해요. 이런 식으로 대답했는데
그랬더니 어떤 분은 본인은 전업주부지만 애들을 다 잘 키웠다~ 애들이 다 좋은 대학 다닌다고 하셔서 
네 그러세요. 자식 잘 키우셔서 부럽네요. 이러고 넘어가려는데도 또 
어떤 직장이냐고 물어보시고...그래도 여차저차 끝까지 개인정보 안 밝히고 잘 넘어가긴 했네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개인적인 거 물어보는거 정말 너무 싫어요
제 직업이나 상황이 챙피해서도 아니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 제 개인정보 알리는게 싫어서 그런건데
저는 그냥 예의상 여행지나, 패키지 상 들어있는 일정, 음식 이런 서로 공통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여쭤보는데 
그 분들이 뭐 하다 오신 분들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왜 그리 남의 개인사가 다들 궁금하신지.. 

나중에는 하도 스트레스 받아서 4인분이 한꺼번에 나오는 곳 말고는 
저랑 애랑은 둘이서 2인석에 앉고 싶다고 가이드에게 요청하기도 했어요. 

2. 자식자랑 

그냥 식당에 앉자마자 정말 묻지도 않았는데 어르신들이 처음보는 저에게 하도 자식자랑을 하셔서 
본의아니게 어떤 어르신 자녀는 **대 나와서 의사고, 
어떤 어르신 자녀는 **대 나와서 어느 회사 다니고 
어떤 분은 자녀가 ~~ 대 석사하고 지금은 어디 살고 등등을 알게되네요

당연히 저는 "우와~~ 정말 자식분들이 대단하시네요. 자식농사 잘 지으셔서 넘 부럽네요. 걱정 없으시겠어요"하고 
늘 장단맞춰드리곤 하고, 또 제가 예의상 어떻게 자식을 그렇게 잘 키우셨냐고 리액션은 해드리지만
속으로는 하...나는 정말 나이들면 저러면 안되겠다 싶었어요. 

본인들 젊어서 고생하신거나 아프셔서 수술하셨던 그런 본인들 사셨던 얘기, 성공담, 실패담 이런거는 들으면 
짠하고 존경스럽고 정말 배울점도 많이 있는데 
뜬금없는 자식자랑은 좀 없어보이더라구요. 

3. 새치기 

제가 제일 젊으니 비행기나 버스를 타도 늘 제일 늦게 타고 제일 늦게 내리고
어르신들 멀미하실까봐 저흰 늘 제일 뒷자리에 타고 멀미안하고 좋은 앞자리는 전부 어르신들께 양보했어요,  

그런데 일부 어르신들이 관광지, 케이블카, 식당 등에서도 늘 좋은 자리만 매번 차지하시더니 
(제일 늦게 내리니까 어쩔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나중에는 제가 먼저 줄 서있어도 제 자리 앞으로 새치기 하시거나 그냥 밀고 들어오는게 다반사더라구요. 

특히 여자화장실은 사람도 많고 정해진 시간에 다녀와야해서 사정이 급할 때가 많은데 
거기서 제가 줄서 있는데 제 앞으로 그냥 들어오시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 ...
근데 다리가 유독 불편하신 할머님 한 분은 그러려니 하고 저도 진심으로 이해하고 먼저 서시라고 했는데 
다른 멀쩡하신 분들도 그러시더라구요

한번은 좀 심하다 싶어 제가 약간 부글부글 했는데 
그 할머니 남편분이 제게 다가와서 조그많게 "에고 미안해요. 저 사람이 좀 그래.." 한마디 하시길래 
기분이 풀려 그냥 넘어갔어요

특히 엄청 욕심 많으신 분이 한 번 계셨는데 그 분은 
마지막에는 공항에서 외국인들도 쫙 있는데 비행기탈 때도 새치기하시는거 보고 좀 뜨아 했어요. 
외국인들도 어르신들이니 그냥 아무말 안하고 넘어갔는데
제발 어쩔 수 없이 새치기 하시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럴 땐 미안하다거나 고맙다고 말이라도 해주심 좋겠어요. 
그리고 느낀 건 그 분들이 의식적으로 새치기 하시려는게 아니라 
그냥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주변을 살피는 여유가 없으신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급해 옆이나 뒤쪽 사람이 아예 안 보이시는거 같다는.. 

4. 부부애

그런 와중에도 정말 감동적인 부부가 있었는데 
일단 같이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개인적인 것 전혀 안 물어보시고, 
식사하실 때도 매너좋으셨고, 
무엇보다도 몸이 불편한 아내를 조용히 보살펴 주시는 신사분이 계셨어요.  
아내가 말귀가 어두우셔서 말을 잘 못 알아드시고 좀 뜬금없는 말만 하시고
다리가 안 좋으셔서 많은 경우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고 보기만 하셨는데

남편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 보살피시고 짐도 전부 혼자 들고 챙기고 다니시고 
그러면서도 두 분이 손 꼭 잡고 다니시는  
마치 아이를 돌보는 부모처럼 아내를 데리고 다니는 남편분이 계셨는데 
정말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또 어떤 분은 우리 아내는 은퇴했지만 과거 ~~ 였다며 아내자랑을 그렇게 하셨는데 
정말 너무 보기 좋더라구요. 
젊어서 같이 고생했다는 얘기하면서 지금은 다르지만 우리 때는 이러이러했다며 
부부가 같이 힘든시절 회상하시면서 얘기하시는데 이게 "라떼는..."이렇게 안들리고 정말 배울점이 많았어요
진짜 부부가 서로 같이 사랑하며 늙어가는구나 싶어서 보기좋고 
뭉클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어떤 부부는 부부라도 남처럼 따로 앉는가 하면, 
자리도 많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금슬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부부도 있어서 
부부가 같이 늙어가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5. 선물 

여행내내 무척 감사했던 분이 계셨는데 
저랑 아이가 둘이 같이 사진 찍을 수 있게 사진 많이 찍어주신 분이 계셨어요. 
뮬론 저도 그분 가족들 사진 찍어드렸구요

그런데 그 분이 사진을 정말 너무 잘 찍으시는지라(각도, 빛, 구도 등등) 
똑같은 핸드폰으로 찍는데도 그 분 덕에 인생샷이라 할 수 있는 사진이 많이 나와서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에 귀국할때 기념하시라고 여행내내 감사했다고 선물 드렸는데
(트렁크에 스티커를 이것 저것 붙이셨길래 트렁크용 스티커, 여행지에서 산 냉장고 자석이라 다해도 얼마 안해요. 일부러 여행지와 관련된 소소한 것들로만 드렸어요) 

그 분이 감사하다면서 오히려 저희 애에게 용돈을 주시면서 
"이건 그냥 쓰라고 주는게 아니고, 이 돈으로 네가 뭔가 투자를 해봐. 그럴 때 쓰는 돈을 seed money라고 해
주식도 좋고 무엇이든 투자를 하려면 초기 자본이 필요할 테니 그 때 쓰라고.. 꼭 투자를 해야해"라고 용돈을 주셨어요. 

하...... 정말 이래서 어르신들의 지혜는 정말 따라올 수가 없구나... 싶었어요. 
저희 애가 주식이 하나에 얼마냐고 뭐에 투자하면 좋냐고 묻는데 정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그 분은 성함도 이름도 모르지만 (그 분 가족도 저도 개인적인 거 서로 전혀 안 물어보고 여행에만 집중) 
진짜 저 분은 뭔가 하신 분일거 같더라구요.

감동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IP : 136.52.xxx.215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생도
    '22.8.2 7:39 PM (220.117.xxx.61)

    고생도 하셨지만
    아주 아주 큰 어르신을 만나셨네요
    그런분 만나기 쉽지 않은데요

    패키지 여행 어렵습니다. ㅎㅎ

  • 2. 우홧
    '22.8.2 7:44 PM (106.101.xxx.148)

    피로감 상상가능.

    그래도 배울점 찾아내시는
    지혜로운분이시네요.

  • 3. ..
    '22.8.2 7:47 PM (1.102.xxx.249)

    나이드니 정말 따라만 다니는 럭셔리패키지가 가고 싶어요. 자식자랑, 부부 직업자랑, 재산자랑 안 하고, 호구조사 안 할게요.

  • 4. 저는
    '22.8.2 7:51 PM (1.235.xxx.154)

    시댁이랑 해외여행패키지갔는데 시어른들이 그런 사람이었어요
    아들며느리랑 왔다고 자랑을...
    원래도 어깨 힘들어가서 아들어디나오고 며느리 어디나오고
    주위에 그대학 나온사람들이 하나도 없거든요
    강남은 발에 채이는 그 대학
    진짜 싫어요
    저는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묻는다고 다 대답할필요없다고 가르쳐요
    전에는 예의상 대답 다 성의껏 해드렸는데
    진짜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생각해요
    묵묵부답으로 조금 지나면 더묻지 않는다
    견뎌라..

  • 5. 어른들께
    '22.8.2 7:52 PM (220.117.xxx.61)

    살아오다보니
    어른들에게 잘할 필요 없다가 정답 !!!!!!!
    대충해도 욕먹고 잘해도 욕먹고
    잘못하면 욕 터지게 먹고 어차피 비슷해요.

  • 6. 잘 읽었어요
    '22.8.2 7:57 PM (106.102.xxx.197)

    읽기도 전에 호구조사가 1번으로 나올거 같았어요
    패키지에서 고생 많으셨어요 원글님
    그 와중에도 좋은 분들은 어디에나 계시긴 하네요

  • 7. dlfjs
    '22.8.2 8:08 PM (180.69.xxx.74)

    한번도 그런거 물은적 없는데..
    나이들면 그리되나봐요

  • 8. 좋으신 분들
    '22.8.2 8:15 PM (14.32.xxx.215)

    노인과 원글님 다요
    저는 모질어서 패키지를 못갑니다 ㅠ

  • 9. ...
    '22.8.2 8:27 PM (1.241.xxx.220)

    하.. 마지막분 감동이네요.
    나이드신 분들 밀치면서 들어오는건 정말 왜 그럴까요?
    앞만 보는 것처럼..

  • 10. 경험자
    '22.8.2 8:37 PM (119.207.xxx.82) - 삭제된댓글

    2번 자식자랑 극공감해요.
    용돈도 많이 받는다지요.
    근데 돈도 많으시면서 옵션으로 가봐야하는 데를 가지않아서 한 팀으로 된 게 불만이었네요.
    괜찮은 활동엔 옵션선택이 있기 마련이고 여행을 갔으면 그걸 해야 재미가 있는데 말이지요.

  • 11. ..
    '22.8.2 8:42 PM (211.36.xxx.10)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감사해요!

  • 12. ㅇㅇ
    '22.8.2 9:06 PM (119.194.xxx.243)

    멋모르고 편하자고 패키지여행 한 번 갔다가 다시는 쳐다도 안 보네요.
    남편 챙겨라..여자가 해야지..반바지 입는 거 아니다..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긴 했어요ㅜㅜ

  • 13. 좋은
    '22.8.2 9:46 PM (175.209.xxx.48)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14. ...
    '22.8.2 10:14 PM (106.101.xxx.26) - 삭제된댓글

    재밌게 공감하면서 읽었는데요
    갑자기 든 생각은
    자식 자랑하는건 꼴불견이었는데
    아내 자랑하는건 왜 보기 좋으셨을까요?
    똑같이 직업 자랑하고 그랬던건데...

  • 15. ㅎㅎㅎ
    '22.8.2 11:08 PM (125.128.xxx.85)

    아내 과거는 과거일뿐 지금은 늙은 모습일뿐이고
    자식이 잘난거는 보통 딱 듣자마자 자식 있는 사람들일경우
    현재 자기 처지랑 비교분석이 자동으로 돼서
    듣기 싫은겁니다. 보통의 인격들은 거의 그럽니다.

  • 16. ...
    '22.8.2 11:18 PM (93.22.xxx.112) - 삭제된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고 많이 공감해요
    나이 들수록 더욱 나만의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남을 잘 반사해서 빛내줄 수 있는 거울같은 사람이 되던가..

    자기 얘기가 없으니 자식얘기 누가 나한테 뭐 해준얘기(나 이런 정도의 사람이라고 알아주길 바래서)만 하는거 너무 초라하잖아요.

    그리고 글 중 전 아내자랑도 자식자랑이랑 비슷한 맥락으로 별로더라고요. 결국 현재와 상관없는 과거 얘기고 엄밀히 말해 남얘기고, 왜 굳이 저 얘길 해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17. ㅅㅅ
    '22.8.2 11:19 PM (93.22.xxx.112)

    재미있게 잘 읽었고 많이 공감해요
    나이 들수록 더욱 나만의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남을 잘 반사해서 빛내줄 수 있는 거울같은 사람이 되던가..

    자기 얘기가 없으니 자식얘기 누가 나한테 뭐 해준얘기(나 이런 정도의 사람이라고 알아주길 바래서)만 하는거 너무 초라하잖아요.

    그리고 글 중 전 아내자랑도 자식자랑이랑 비슷한 맥락으로 별로던데, 결국 현재와 상관없는 과거 얘기고 엄밀히 말해 남얘기고, 왜 굳이 저 얘길 해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18. ㅎㅎㅎ
    '22.8.2 11:50 PM (124.49.xxx.217)

    잘 읽었어요

    저도 참 존경스럽다 싶은 칠십 넘은 어르신을 봴 일이 있었는데요
    참 멋있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는데
    그런 분도 자식자랑은 비껴가질 못하시더라고요 ㅎㅎㅎㅎ
    어디서 한의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까지 들어야 했음요 ㅎㅎ

  • 19.
    '22.8.3 1:13 AM (122.36.xxx.160)

    노인분들과 어울리면서 존경스런 분 만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패키지 여행에서 좋은 교훈을 얻으셨네요.

  • 20. ....
    '22.8.3 1:40 AM (117.2.xxx.144)

    저는 대학생때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랑 둘이 패키지 여행을 많이 다니느라 이런 저런 여행도 많이 봤고 인솔자가 저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가이드 보조 역할 비스무레도 해보고 했거든요 별별일 다 있죠 어린애들처럼 무리지어서 싸움을 하시기도 하고 자식 자랑에 호구조사.. 근데 저는 배운점도 많았고 참 재밌었어요 젊은 사람들과 다니는거랑 다른 재미가 있어요 정도 많으시구요 먹을걸 챙겨주시기도 하시고요. 호구조사하는거나 자식 자랑하는건 원래 나이들면 할 얘기가 없대요..전 그냥 스스럼없이 제 정보도 오픈하고(뭐 숨길만한 대단한것도 없어서 ㅎㅎ) 상대방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그랬어요. 듣다보면 다양한 살아가는 이야기느 직업에 대해서 알게되어서 도움도 되고 재밌기도 하구요. 어르신들 투자 이야기나 사업 이야기도 저는 너무 좋아라해요 그런건 연륜있으신분들에게만 들을수 있는 귀중한 정보..
    싱글일땐 돌아와서 소개팅 해주신분도 있어요 ㅎ

    그냥 저는 재미있더라구요~

  • 21. 여행
    '22.8.3 6:35 AM (136.52.xxx.215)

    기본적으로 어르신들이 자기 자랑하는 걸 저는 비교적 재미있게 듣는 편이라,(성공신화에서 배울것도 많고, 잘나신 분들은 다 이유가 있구나 싶게 대단한 점들이 있더라구요. 훨씬 척박하던 시대를 사시던 분들이라 사연들이 하나같이 드라마틱해요) 잘 듣는 편이고 어쩔 때는 책을 내시라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아내 자랑하시는 분들은 일단 아내가 옆에 존재하고 있었고, 직접 당사자들이 자기 얘기를 하는거면서 남편에게 추앙받는 아내를 보는 거 같아 좋더라구요. 어떤 부부는 배우자끼리 서로 구박하는데, 저 부부는 나이들수록 관계가 농익어가는 부부같았어요. 저도 늙으면 저런 부부처럼 늙고 싶다 생각했어요

    근데 자식 자랑은 일단 여행지에 오지도 않고 얼굴 볼 일 없는 엄한 데 있는 자식을 소환해서 자식얘기부터 먼저 꺼내면서 안물안궁인데도 계속 자랑을 늘어놓는게 분위기상 너무 생뚱맞았어요. 이제 그만 좀 했음 좋겠는데 마치 본인 이름인 것처럼, 첫 마디가 "우리 딸은 ~고 아들은 ~ 어느 대학 나와서 어디서 일하고 연봉이 얼마고 줄줄"고 얘기하고 다니는데 정말 입만 열면 자식자랑이신데 아.. 대꾸해드리는 것도 한 두번이지.. 나중에는 제가 '네,,,, '하고 더이상 응대를 안했는데도 그만 안하시고 석사는 어디서 하고 며느리는 어쩌고, 손주는 어쩌고....더 디테일하게 들어가시고. 얘기하는 전부가 지금 있지도 않은 자식얘기라 나중엔 물리더라구요. 그 자식들도 부모님들이 이렇게 자식들 얘기하고 다니는거 정말 싫으실거 같은데.. 사실 그 자랑자랑하시는 자녀들보다 스펙은 제가 더 좋은데도 저는 아무말 안했는데 진짜 자랑은 정도껏 하셔야지 저 분은 자랑할게 자식밖에 없나보다 이런 생각만 들었어요. 그렇게 자식자랑하시던 분들 공통점이 단체생활에서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눈치가 좀 없으시더라구요. 그래서 더 안좋게 보였을 수도

    여행지에서 느낀 어르신들의 품격은 잘난 자식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본인들이 몸소 보여준 매너, 타인에 대한 배려 등에서 바로 드러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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