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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저 뿅 갔어요 @@

스포 없음 조회수 : 7,463
작성일 : 2022-07-10 14:01:28
이 글은 저의 취향이고 개인적인 후기이며 영화전문가가 아닌 점 이해해 주세요^^

어제 아침에 남편과 생각이 맞아 영화보려고 찾아보니 주변 영화관은 모두 매진이고 밤 11시 넘어 하는 것만 남았더라고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보나봐요 
그래서 남편이 내일(오늘이죠) 오전 8시 50분 것이 있다고 해서 일요일 아침부터 보기 적절한 영화일까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꼭 보고싶은 영화였기에 예매를 했죠 
아니 시작부터 눈뜨고 숨소리도 영화에 맞춰 숨쉬다가 ㅎㅎ 정신없이 쫒아가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푹 빠져서 봤네요 
보통 영화보며 남편과 중간에 한번씩 속닥이기도 하는데 오늘은 둘 다 한마디도 안하고 같이 갔다는 사실도 잊은채 몰입해서 봤는데 아.. 너무 좋습니다 
그 여파에 영화관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남편이랑 계속 그 얘기하며 둘 다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ㅋㅋ

연출, 연기, 미장센, 음악,… 다 좋았어요 
특히 박해일과 탕웨이 하아…
그 둘의 연기는 얼굴 아니 두 사람의 눈이 다 한듯
박해일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제 시선을 잡고 놔두지 않더군요 
그의 눈은 바닷 속에서 휘젓고 다니는 물고기같이 펄떡이는 생기와 힘이 중년의 외모와는 거꾸로 가는듯 생생하게 보여져서 (제가) 눈깜빡하는게 아까울 지경이었어요 
탕웨이는 이미 성적 매력을 포함 사람 잡아끄는 매력이 넘치는 여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제가 여자임에도 넋놓고 끌려가며 봤고요
목소리도 멋지고 (특히 중국말 할 때 호떡집에 불났을 때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 중국어가 절대 아닌) 눈빛은 보기만해도 사람을 결박시키는 눈빛이 그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력이 폭포수 쏟아지듯 넘치더라고요 

둘의 사람 꼼짝못하게 하는 연기에 더하여 장면장면 스크린의 네모 안에 포착되는 세상과 색과 화면분할, 빛…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어요 
벽지, 유리창, 그물망, 산과 바다,… 등 우리를 둘러싼 생활 속의 익숙한 것들과 그것들의 틈새로 보이는 세상, 올려다 보는 시선, 내려다 보이는 세상, 현미경처럼 확대한 세상, 깜빡이는 불빛, 눈부신 불빛, 뿌연 세상, 요동치는 세상, 빨강, 파랑, 초록,…
특별하지 않은 것들인데 특별하게 만들었더군요 
음악과 소리도 제 귀를 지나 몸 속으로 파고드는듯 했고요 
그리고 영화의 진행도 쉴 새 없이 보는 사람을 낚아채어 이리저리로 데리고가는 것 같아서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빠져서 봤어요 
군더더기 없고 질질 끄는 것 없이 자를 것 자르고 쭉쭉 나가는
눈과 귀와 마음을 다 채워줘서 뿌듯하고 행복한.. 한마디로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물론 보고 난 뒤 영화의 스토리에 관한 여운은 또 다른 얘기이고요 
하루의 시작을 즐거움으로 묵직하게 채워서 그런가 아직 반나절 밖에 안 지났지만 하루치 행복지수는 다 채운듯 기분좋네요^^
박찬욱 감독 대단하고요!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에 오늘자로 추가시켰습니다 


IP : 59.6.xxx.68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콜라
    '22.7.10 2:09 PM (211.178.xxx.61)

    얼마나 행복하신지 글을 읽는 저도 손에 잡힐 듯 보여집니다.
    이럴 때 살아가는 보람을 느낀다,고 저는 생각하곤 해요.
    행복함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2. 저는
    '22.7.10 2:19 PM (124.51.xxx.14)

    탕웨이 미모에 뿅갔어요ㅎㅎ
    제친구도 그영화보고왔던데
    둘이서
    동시에
    얘쁘쟤?이랬어요ㅋㅋ
    탕웨이집벽지는 이제 살짝 식상했어요

  • 3. 누구냐
    '22.7.10 2:29 PM (210.94.xxx.89)

    뿅간 사람 추가요

  • 4. ..
    '22.7.10 2:33 PM (118.235.xxx.82)

    글만 읽어도 그 느낌이 생생히 느껴지네요. 얼마나 감동을 받으섰는지 알것같아요. 인생영화로 잘 간직하세요~ 저도 봐야겠어요^^

  • 5. 부럽
    '22.7.10 2:39 PM (1.126.xxx.253)

    아우 부러워요, 탑건 보러가자! 했더니 남의 편은 영화관 안간다고.. 아들은 싫다더니 친구들이랑 보고 왔데요 ㅎ

  • 6. Jj
    '22.7.10 2:39 PM (39.117.xxx.15)

    저도 진짜 숨을 죽여가며 봤어요
    인생영화 등극입니다

    박찬욱은 천재예요
    박해일도 천재

    넘 완성도 높은 예술 영화입니당

  • 7. 누구냐
    '22.7.10 2:40 PM (210.94.xxx.89)

    이거 손익분기 미만이래서 넘 슬퍼서
    영혼 보내기 해야하나 하고 있어요

  • 8.
    '22.7.10 2:42 PM (124.49.xxx.188)

    많이들 봣음 좋겟어요 ㅠㅠ 아무리 15금이어도 중딩들은 안볼테니 안타깝네요..
    200만 갓음 좋겟어요. 이번에 보니 박찬욱 참 품위잇게 늙엇어요 말도 센스잇고 위트잇고.... 부럽네요..

  • 9.
    '22.7.10 2:45 PM (124.49.xxx.188)

    저도 첫날 리뷰 썻더니 악플 올라와 삭제햇는데 82에 계속 좋은 글 올라와서 좋네요...

  • 10. 저도
    '22.7.10 2:47 PM (112.167.xxx.66)

    이 영화에 푹 빠졌어요.
    지금은 바빠서 안되고 좀 시간이 나면
    2번째 보러 가야할 것 같아요.
    박감독은 사람의 감정을 아주 후려치네요.

  • 11. ...
    '22.7.10 2:50 PM (106.101.xxx.245) - 삭제된댓글

    전 영화는 별로였고
    탕웨이 미모에 뿅

  • 12. ^^
    '22.7.10 2:51 PM (59.6.xxx.68)

    누군가와 혹은 어떤 작품 - 미술이든 음악이든 영화나 책이든 - 과 케미가 맞을 때 생기는 쾌감와 만족은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하죠
    첫댓글님이 말씀하신 살아가는 보람이란 말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요즘 세상에 피곤한 것들이 많다보니 인간 관계에 피로도를 많이들 느끼시죠
    날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다 끊는게 편하고 인간은 원래 혼자고 결국 외로울 수 밖에 없고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고 생각이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혼라이프를 외칠 일도, 사람은 외로운거야라고 말할 일도 없겠죠
    물리적인 관계없이 방구석에서 컴터 마주하고 사는 세상이라고 해도 이렇게 글이나 영화 음악 등으로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받죠
    그런 가운데 누구에게 행복함을 줄 수 있고 보이지 않는 한구석을 채워줄 수 있다면 결국 그건 사람이고 그걸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글에 댓글로 생각을 나눠주신 분들도 감사해요

  • 13. 누구냐
    '22.7.10 2:52 PM (210.94.xxx.89)

    김신영이 무인에서 그랬데요.
    (박찬욱 감독은 오히려 좀 덤덤한데)
    ... 상업영화입니다. 입소문 많이 내주시고 많이 보러 와주십셔

    ㅜㅜ 저 맘 알 것 같음.

  • 14. 누구냐
    '22.7.10 2:54 PM (210.94.xxx.89)

    원글님 판 깔아주셔서 저도 좋네요.

    전 제가 부감샷에 그렇게 몰입하는지 첨 알았어요.
    너무 멋졌죠?

    이 영화 취향은 있다해도 절대 못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없음

  • 15. ㅇㅇ
    '22.7.10 3:05 PM (183.102.xxx.7)

    원글님맘 내맘

  • 16. ^^
    '22.7.10 3:06 PM (59.6.xxx.68)

    제가 많이 흥분했죠 ㅎㅎ
    영화를 보러 갔을 때 기다리면서 영화관 한편에 붙어있는 다른 영화들 포스터를 둘러보았는데 그중 하나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전율”이라고 써있더군요
    그걸 보고 남편에게 말했죠
    요즘은 하도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것들을 많이 봐서 저렇게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전율을 주기가 힘든 세상 아니냐고
    영화야 효과나 기술도 워낙 발전하니 세상이 무너지고 지구가 폭발하고 좀비들이 떼로 물어뜯고 죽은자가 살아나는게 별 것 아닌 세상이잖아요 ㅎㅎ
    그래서 뭘 봐도 전율을 느끼기 전까지 아슬아슬 갈 수만 있어도 다행이고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 기대가 없어졌고 그만큼 뭘 해도 몰입이라는 상태에 도달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슬픈 일이죠
    그래서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들은 무조건 땡큐예요
    그렇게 때문에 강제 몰입을 유도하려고 막장이나 과하게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이면 오히려 더 싫어지고
    그런데 모처럼 제대로 몰입을 할 수 있었던 영화를 보고 나니 쉽게 흥분이 가라앉질 않네요
    얼마전 임윤찬군의 특별한 연주로 감동을 받았는데 실제로 듣지 못한 아쉬움에 목이 마르다가 이 영화로 그 갈증을 채우니 저도 모르게 이리 오두방정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그런데 저 혼자만 느끼기 아까워서, 역시나 나눠야 제맛이라 82에 올렸는데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좋습니다^^

  • 17. 점점
    '22.7.10 3:08 PM (221.143.xxx.13)

    이 영화가 더 궁금해지네요
    원글님 감상평 너무 좋아요

  • 18. 두번본눈
    '22.7.10 3:09 PM (112.154.xxx.114)

    저 두번봤고 또 볼예정인데 두번째 볼때 더 좋았어요. 처음볼땐 전체적 맥락흐름에 집중했는데 두번째는 다른 세부적 장치나 대사하나하나 집중되더라구요. 모든장면들이 버릴것없이 선택 구성되어서 아무장면이나 멈춰도 그림인듯한. 내용도 단순 불륜영화라고 폄하되는것은 속상하구요. 스크린속 두배우의 어울림도 연기력과 인공미 적은 얼굴이어서 좋았던것같습니다.

  • 19. 저도
    '22.7.10 3:10 PM (119.193.xxx.40)

    엄청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시간을 아직 못내고 있어서 아쉬워요

  • 20. 겨울이
    '22.7.10 3:14 PM (106.101.xxx.24)

    감독은 천재구나
    탕웨이는 탕웨이구나
    정훈희와 송창식의 콜라보는 신의 한수 구나
    박해일의 일몰의 밀물속에서 절규는… 아!

    대단한 영화입니다.

  • 21. 스콜라
    '22.7.10 3:26 PM (211.178.xxx.61)

    여러분들의 생각도, 원글님의 답글도 보고싶어 다시 들렀어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한자리에서 열심히, 진심을 다해 전하려는 마음이 느껴진 것이겠지요.
    임윤찬군도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참 고마운 일입니다.

  • 22. 잘난척
    '22.7.10 3:26 PM (58.228.xxx.28) - 삭제된댓글

    잘난척하면서
    미장센이 어쩌구
    텐인텐까페에 박찬욱영화 이제 안볼거라는 아재 감상평이 있었는데
    영화 본 1인으로서
    그 감상평이야말로 잘난척 오진다 생각했어요.
    친절한 영화입니다.
    박해일 자고 싶더라구요. 영화보니.

  • 23. ,,,
    '22.7.10 3:34 PM (116.44.xxx.201)

    방금 오늘 심야로 예매했는데 궁시렁거리는 남편 끌고 가는거라 재미있어야 해요
    원글님을 믿어요

  • 24. ..
    '22.7.10 4:07 PM (110.70.xxx.238)

    백만년 만에 영화 보러 가야겠네요.
    원글님 덕분에.^^

  • 25. 추천백개
    '22.7.10 4:09 PM (175.192.xxx.113)

    어제보고 오늘 남편하고 유투브 이동진 영화평보고
    다시 보려구요..
    느무 멋져요~박해일..탕웨이…
    흐름따라가느라 숨죽이고 봤는데 이번엔 박해일흐름을 따라 가보려구요..
    친절한 영화 맞아요^^

  • 26. 넘ㅡ
    '22.7.10 4:40 PM (1.145.xxx.144)

    보고싶네요
    감상평 넘 느낌있어서

  • 27. 리메이크
    '22.7.10 4:42 PM (125.183.xxx.243)

    저도 너무 좋았어요.
    한 번 더 보려는데 시간이 안 나네요^^

  • 28. 저도
    '22.7.10 6:00 PM (124.61.xxx.208)

    강추강추
    너무 즐겁게봤어요
    200만이 목표인가요ㅜㅜ
    이만한영화가 200만이 안된다니요ㅜㅜ

  • 29. 지금까지 허우적
    '22.7.10 6:10 PM (59.6.xxx.68)

    거리는 중 ㅠㅠ
    한번 더 보러갈듯

    그런데 이건 꼭 극장 스크린으로 봐야 합니다
    허투루 봤다간 놓치게 되는 아까운 장면이 영화 내내 꽉 차 있어요
    보통 자연풍광이나 탑건처럼 뭔가 크게 보면 좋을듯한 영화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으면서 그래요 (뭔소리? ㅎㅎ)
    섬세한 사운드에 시각적으로 눈에 꽂히는 장면들이 쉴새없이 바뀌어 나와요
    보실 분은 꼬옥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셔요

  • 30. ㅇㅇ
    '22.7.10 6:24 PM (118.37.xxx.7)

    원글님 스크린으로 보라는 추천 절대 동감하구요,
    잘난척님 댓글 내마 ㅎㅎ 박해일과 자고싶더라구요 22222

  • 31. 저도
    '22.7.10 7:14 PM (116.122.xxx.232)

    넘 좋았어요.
    n차 관람 가능한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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