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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끔 차별한 엄마에 대한 원망글이 올라오는데 슬퍼요.

경험녀 조회수 : 4,316
작성일 : 2022-06-12 14:28:46
제가 52이에요. 지방출신인데 지금은 서울 한복판 살아요.

저희 친정도 아들아들하는 집. 초등도 제대로 못 다닌

우리 엄마가 가난하면서도 가부장적인 역시 초등졸업장도 없는 장남에게 시집와서

딸만 내리 셋을 낳어요. 셋째딸은 태어나 얼마 안되어 죽어서 그 가난한 살림에 아주 예쁜옷 사 입혀 묻어줬다고 해요. 그리고 다음번에 아들 낳고 또 아들을 낳아요. 그리고 몇년후 예상치 못하게 임신.

절 임신했을때부터 중절수술(당시 그게 가능한건지)하러 알아보러 다녔고

해줄곳을 찾았으나 너무 배가 불러 거부당하고 딸인 제가 태어나요.

기왕이면 아들이길 바랬다는데 딸로 태어난 저는 의외로 위 언니들과 달리 구박덩어리는 아니었어요. 일단 살림이 좀 폈고 낳고 보니 죽은 셋째딸과 똑 닮아서 그 아이가 못 잊고 다시 찾아왔나보다 했대요. 그래서 이뻐했다고. 그런데 나중에 언니들이 그 동생이 자연사가 아닌것 같다는 말 하는걸 들었어요. 엄마가 죄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내가 태어나니 그 죄의식을 씻기 위한 나름 합리화를 했다는걸 알게 되었죠.

어쨋든 지독한 가부장집안에서 딸은 기본교육 시키고 시집 보내는 존재.

아들은 특히 장남은 집안의 기둥.

장남외 자식들은 모두 장남을 위한 존재일뿐.

그간의 차별은 말로 다 할수 없어요.

고등학교시절 집을 떠나기 위해 이 악물고 공부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대학 취업 결혼을 거치면서 딸을 둘씩이나 낳고 키워요.

그런데 그렇게 딸로써 차별받고 한계에 부딪히는걸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던 내가 가끔씩 우리 딸들에게 똑같이 하더라구요. 심지어 아들이 없는대도요. 그럴때마

소름이 끼치고 내가 대학물을 먹고, 좋은직장에 다녔고, 딸들을 잘 키우기 위해 아들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음에도 내 몸에 박혀 있는 딸하대 언행.

그리고 하나하나 돌이켜 보니.

우리 엄마도 간간히 딸들에 대한 사랑이 보였던 부분이 많았어요. 다만

무식하고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똑같은 남자집안으로 시집와서 그때의 가치관에 충실했을 뿐. 이건 곧 엄마의 생존과도 관련 있으니까요.

만약 우리엄마도 좀 부드러운 외가에서, 좀 유식한 외가에서,좀 배우셨더라면

본인이 낳은 딸들에게도 모성을 듬뿍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고, 세뇌되기도 하고, 모성애도 분명 교육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큰 피해자인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고. 미움받은 딸은 또 엄마를 복수하듯 미워하고.

댓가를 바라고 뒷바라지한 아들에게 버림받고

그나마 잘 사는 딸에게 차별받아 키웠다고 버림받고

그 몇십년 사이 세상의 가치관은 천지개벽을 해서

죽도록 고생해서 지켜온 가부장의 세계는 없어져버렸고

불쌍한겁니다. 그녀들도, 그녀의 딸들도요.




IP : 223.38.xxx.15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6.12 2:32 PM (49.179.xxx.61)

    불쌍하고 어리석은 존재들 맞아요.
    그런데 그게 다 면죄부가 되는건 아니에요.

  • 2.
    '22.6.12 2:35 PM (117.111.xxx.134) - 삭제된댓글

    그렇지도 않아요
    저희 엄마는 지금 88세인데 박사구요 유학도 갔어요
    피난지에서 여자는 학령기 놓치면 힘들다고 딸 먼저 복학시킨 조부모님 밑에서 컸구요
    근데 딸만 낳았고 아들 없는데도 밖에 나가면 아들 둘이다 뻥치고 다니고 여자 무시해요
    사회생활했으니 주변인중 남자가 대부분인데 본인이 남자인줄 알고 여자 무시하더라구요
    페니스엔비 증상 같아요
    키울땐 손녀 더 예뻐했지만 다 고 나니 손녀 무시..객관적으로 손녀들보다 스펙못한 손자들 대우 엄청 해주고요
    그냥 본인이 당한거랑 별개로 성향일수도 있어요
    저희 언니는 대놓고 영악한 딸들보다 어리숙한 아들이 귀엽다고 ...
    아들들이 푼수짓하면 너무 좋아해요 ㅠ

  • 3. 무플방지
    '22.6.12 2:37 PM (119.64.xxx.101) - 삭제된댓글

    저는 옛날 어른들이 아들 아들하는 이유가 아들이 제사 지내고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 줄거라 생각해서 아들아들 하나보다 하고 살다가
    그 모든걸 남의 딸 즉 며느리시키려고 아들 아들 한걸 나중에 깨닫고 기함 했어요.

  • 4. 그리고
    '22.6.12 2:42 PM (223.38.xxx.156)

    아버지도 60대 70대 80대 뒤로 갈수록 젊었을때 보지 못했던 면도 보였어요. 지금같으면 열정적인 딸아빠의 자질이 충분했을것 같더라구요. 그냥 시대에 충실하게 사신거구나 해요.

  • 5. ..
    '22.6.12 2:44 PM (49.179.xxx.61)

    솔직히 52세인데 딸들에게 차별적 언행을 자신도 모르게 하셨다는게 놀라워요.
    원글님은 본인이 자연스럽게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젖어든 분이라 더 면죄부를 주고 싶으신가봐요.

  • 6. 인간이
    '22.6.12 2:48 PM (123.199.xxx.114)

    원래부터 자기이익 자기생존을 위해서 이런저런 논리로 합리화를 시키니까
    내가 부당하다 싶으면 벗어던져 버리면 됩니다.

    가슴 아플일도 아니에요.
    앞으로 일어날 무궁무진한 일들을 헤쳐가려면 쓸데없는 일들에 마음을 쓰지 마세요.

    잘살면 되요.

  • 7. 1남3녀
    '22.6.12 2:50 PM (61.83.xxx.20)

    섭섭이 세째딸인데 저도 차별과 무관심 방치 속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제 딸은 세상 무엇과도 못 바꿀 존재고 늘 애정표현 해 줍니다.. 딸 아이도 그거 너무 잘 알고요.
    저도 50입니다.

  • 8.
    '22.6.12 2:50 PM (223.38.xxx.156)

    저 정말 놀랐어요. 특히 딸들 어릴때부터 남편이 지적을 해쥤어요.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구요. 참 벗어나기 힘드네요

  • 9. 제발
    '22.6.12 2:51 PM (70.191.xxx.221)

    불쌍하고 어리석은 존재들 맞아요.
    그런데 그게 다 면죄부가 되는건 아니에요.22222
    중년이 되어 미화하려는 분들 많이 봅니다.

  • 10. 자신이
    '22.6.12 2:55 PM (223.38.xxx.156)

    10달 배아파 낳은 딸을 하늘로 보낸 엄마가 또 태어난 딸에게는 그 짓(?)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죽은 딸이 환생한걸로 받아들인거 보면 우리 엄마도 참 불쌍한거죠. 가난한 집안에, 가부장사회에서 딸만 내리 낳은 산모가 생존을 위해 무서운 선택을 했지만 늘 죄책감을 가슴에 품고 지내온거에요.
    그래서 저 시절의 딸 차별 이야기는 다 슬프게 들려요.
    너무 엄마를 미워하지들 말아요.

  • 11. 노노
    '22.6.12 2:55 PM (14.40.xxx.74)

    님이 습관에 젖어 반복하고있다고 해서 그게 괜찮은것은 아니죠 잘못을 반복하지않기위해 죽을듯이 노력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기반성을 합니다
    님 말대로면 과거는 다 어쩔수 없는것, 힘들고 차별받은것도 시대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건가요?

  • 12. ..
    '22.6.12 3:00 PM (49.179.xxx.6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죽은 딸의 환생으로 받아들인 엄마 덕에 어느 정도는 사랑을 받고 자라셔서
    부모님을 크게 미워하지 않는거에요.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차별이나 학대를 받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부모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주제 넘는 참견은 하지 않는게 좋아요.

  • 13. 누가
    '22.6.12 3:00 PM (70.191.xxx.221) - 삭제된댓글

    엄마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그 차별을 얘기하는 거죠. 분별력을 기르세요.
    엄마의 죄를 님이 반복하시는 것을 중단하시고요. 차별의 대물림을 님 따들에게 심어주는 게 문제라고요.

  • 14. ..
    '22.6.12 3:01 PM (49.179.xxx.61)

    원글님은 죽은 딸의 환생으로 받아들인 엄마 덕에 어느 정도는 사랑을 받고 자라셔서
    부모님을 크게 미워하지 않고
    반성도 없이 차별적 언행을 반복하는거에요.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차별이나 학대를 받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부모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주제 넘는 참견은 하지 않는게 좋아요.

  • 15. 누가
    '22.6.12 3:02 PM (70.191.xxx.221)

    엄마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그 차별을 얘기하는 거죠. 분별력을 기르세요.

    엄마의 죄를 님이 반복하시는 것을 중단하셨으면 해요.
    차별의 대물림을 님 딸들에게 심어주는 게 문제라고요.

  • 16. 미워해봐야
    '22.6.12 3:03 PM (123.199.xxx.114)

    내마음만 괴롭지 그들이 알까요
    죽을때까지 잊지마시고 계속 미워하세요.
    누가 제일 힘든지

  • 17. ..
    '22.6.12 3:06 PM (49.179.xxx.61)

    저 49세인데
    52세 원글님 너무 꼰대같으세요.
    제 부모님 세대랑 별 차이 없어 보이세요.

  • 18. ..
    '22.6.12 3:14 PM (211.178.xxx.164)

    다 이해하면 법은 왜있나요

  • 19. ㅇㅇ
    '22.6.12 3:23 PM (222.97.xxx.75) - 삭제된댓글

    진짜 그나이에차별이라니
    더놀랍네요
    그건 딸 아들차별이 아니라
    그냥 님의 양육습관 아닌가요?
    아들 둘있어도 비슷할것같은데요!

  • 20. . .
    '22.6.12 3:33 PM (49.142.xxx.184)

    요즘 남존여비를 대물림하는건 원글님 잘못이에요
    예전세대의 어머니 할머니들은 불쌍한 면이 있죠
    가부장적 시대의 피해자들
    그 자식인 우리까지도 피해자

  • 21. ㅎㅎㅎ
    '22.6.12 3:34 PM (59.2.xxx.119)

    참 예전 세상에서 사시는 분이네요.
    나이 50넘은 분이 왜 그러시나...

  • 22. 5555
    '22.6.12 3:41 PM (183.97.xxx.92) - 삭제된댓글

    님, 차별 받았다고 하시는데 52인데 대학도 보내주고 글을 봐서품성 또한 훌륭한것 보니 그 차별은 차별도 아닌듯요.
    정말 차별 받은 딸이 이렇게 잘 자랐을리가... 어머님 마음 고생 말도 못했겠어요. 그 시절에 딸만 내리 낳으셨으니...

  • 23. ..
    '22.6.12 3:49 PM (124.50.xxx.70)

    콩콩팥팥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달리 있는게 아니죠.

  • 24. 저런
    '22.6.12 3:50 PM (175.196.xxx.216)

    원글님이 부모님을 이해하려고하고 별 거 아닌걸로 넘기려고 하니까 대물림하는거같은데요 부모를 미워하기 싫다고 이해하면 안될 일을 이해하려고 하지마세요 면죄부를 주는거고 내가 해도 이해받겠지 싶은건 아니니까

  • 25. 이분
    '22.6.12 4:02 PM (218.234.xxx.188)

    은 용기내서 본인도 남도 용서하자.. 평생 원망에 같혀서 인생을 보내지 말자는 뜻이지
    본인 엄마는 잘못하지 않았다
    나도 남녀차별 예전처럼 똑같은 강도로 하고 있다
    나도 당당하다
    이런게 아닌데 다들 엄청 비판적이기만 하시네요.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50넘었으면 난 딸 완전 동등하게 아무런 남녀차별 없다는 분들도 한번쯤은 무의식적으로 해 봤을 사소한 행동일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이분은 딸만 있어서 형제간의 차별행위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도 아들만 있는데..남자가 그렇게 쉽게 울면 안되지 그런 얘기 했다가 사방에서 원성을... 남녀차별주의자의 말이라고 학교에서 가르쳤다네요. 그리고 또 그렜다가 그건 시가에 먼저 와야 한다는 전제, 명절에 오기는 와야 한다는 전제 등이 깔려 있는 무서운 가부장적 마인드의 표출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소리 한지도 몇 년 되었으니 지금은 물론 그런 생각 하지도 않고요.
    아들 엄마도 이렇게 매일매일 깨지면서 살고 있는데
    딸 엄마가 예전 일도 생각나고 공유하면서
    막상 원망만 하고 살 필요는 없다, 잘못은 잘못이고 비극은 비극이다. 이런 좋은 뜻 같아 전 이 글이 고맙습니다.

  • 26. ???
    '22.6.12 8:41 PM (117.111.xxx.186)

    저도 댓글이 놀라운데요
    너 꼰대다 차별을 합리화한다
    원글님은 이해하고 용서하고 그러면서 나는 안 그러려고 한다 그런 거 아닌가요?
    미움을 가슴에 담아 두는 게 용서가 아니죠...
    그러려니 하고 놓고 자유로워져야 거기서 벗어나 같은 잘못(이라기보다는 반동적인 또다른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원글님 글의 의미 알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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