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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의 힘

정말 조회수 : 6,292
작성일 : 2022-06-02 21:15:06
미국인데 아이 학교에 음식 해 가지고 가는 행사가 있었어요. 곧 여름방학이니까 종업식 개념인가봐요.
엄마들이 각자 50인분을 준비해 오라고 해서 엄청 많이 갖고 갔거든요. 불고기, 잡채, 해물파전, 만두 (비*고).
불고기는 곰탕 솥을 가득 채울만큼 재워서 갔어요.
제가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제 뒤를 졸졸 따라오더니 부르스타 셋팅 하자마자 제 앞에 줄을 쫙 서더라고요. 제가 작년 재작년에도 불고기를 했던 걸 기억하는 애들이 많았나봐요.
부랴부랴 고기 구워서 인당 두 세점 서빙하기 시작했는데 오분이 안 돼서 완판했어요. 잡채는 십분만에 사라지고요. 두 시간 하는 행사인데 상당히 민망했어요. 

아이 친구들이 저보고 지금 하는 직업 접고 음식점 내면 안 되냐고 묻길래, 내 음식은 한국에선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라고, 내가 직업을 바꾸는 것 보다 니네들이 얼른 커서 한국 여행을 가는 게 더 빠르겠다고 했네요. 진짜 불고기의 위력은 대단하네요. 배를 많이 갈아 넣어서 그런가. 단순한 단짠 이상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IP : 74.75.xxx.126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히야
    '22.6.2 9:16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뿌듯하셨겠어요. 한편으론 부럽네요.

  • 2.
    '22.6.2 9:17 PM (121.139.xxx.104)

    아이들 행복했겠어요
    맛난 k푸드~

  • 3.
    '22.6.2 9:17 PM (223.62.xxx.146)

    제목부터 내용까지 너무 귀여워요.
    원글님 솜씨 좋으신가 봐요,
    한국 엄마의 손맛 화이팅!

  • 4. 저는
    '22.6.2 9:17 PM (125.137.xxx.77) - 삭제된댓글

    예전에 잔멸치 볶음을 달달하고 바싹하게 만들어 갔는데요. 진짜 단숨에 없어져 버렸어요.
    미국얘들이 잘 먹는게 신기했어요

  • 5.
    '22.6.2 9:20 PM (74.75.xxx.126)

    윗님 멸치는 진짜 고수의 수준인데요.
    저 예전에 아이 어린이집 보낼때 삼각김밥 속재료로 잔 멸치를 싸서 보냈거든요.
    아이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들이 퇴근 안 하고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아이 밥을 먹이는데 수많은 (멸치) 눈이 보여서 너무 놀랐다고요. 그 다음부터 전 멸치는 집에서만 먹는 걸로 ㅎㅎ 용감하시네요

  • 6.
    '22.6.2 9:21 PM (125.130.xxx.132)

    뿌듯하시겠네요
    불고기 해서 먹고 싶네용^^

  • 7. ㅁㅁ
    '22.6.2 9:21 PM (49.167.xxx.50) - 삭제된댓글

    저도 외국 살았었는데 불고기는 외국인들도 좋아해요
    이게 달달하니 맛나잖아요.ㅎ
    매운 맛도 하나도 없고 보편적으로 맛난 음식이죠
    잡채도 좋아하더라구요. 하기 번거로워서 그렇지.
    불고기야 고기에 양념만 해서 구우면 되니 간단하고요
    양파나 좀 썰어넣으면 되고요

  • 8. 푸른섬
    '22.6.2 9:33 PM (112.172.xxx.30)

    와 그 장면을 상상해 보니. 뿌듯하네요 ㅎㅎ
    흰밥에 불고기 한점 상추에 싸먹음. 진짜. 맛나죠 ㅎㅎ

  • 9. 저도
    '22.6.2 9:35 PM (74.75.xxx.126)

    맨날 하는 불고기 잡채 너무 식상하지 않나 살짝 고민도 했지만 직장일이 바쁘기도 하고 그냥 아는 맛이 최고다 셀프 위안하면서 후다닥 만들어 갔는데 너무 순식간에 동이 나서 깜짝 놀랐죠. 어른들 파티는 그렇게 고기고기하는 음식 내면 좀 주저하는 분위기거든요. 애들은 참 솔직하네요.

  • 10. ..
    '22.6.2 9:35 PM (211.243.xxx.94)

    50인분이라니 대단하네요.

  • 11. 꼬마
    '22.6.2 9:35 PM (93.160.xxx.130)

    꼬마 손님들 옹기종기 선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귀여워라

  • 12. 읽으면서도
    '22.6.2 9:43 PM (219.248.xxx.248)

    뿌듯한 기분이에요ㅎㅎ
    저도 호주에서 불고기, 잡채, 오이냉국, 겉절이 했었는데 인기 좋았어요. 그땐 대학생시절이고 인터넷으로 레시피보던 시절도 아니라 그냥 엄마가 해주던 맛 기억하면서 만들었으니 맛도 별로였을텐데 현지인들이 넘 좋아하더라구요.

  • 13. 엄마의 사랑
    '22.6.2 9:44 PM (172.58.xxx.165)

    불고기의 힘과 한국인의 저력 을 보이셨슴다!!

    자녀를 위해 50인분을 감당해내는 힘!! 요즘 고기값도 올랐는데, 그 많은양을 해내셨네요. 미국사람들은 생선의 눈을 못보는데.. 멸치를 먹는다는것도 신기해요.

    아끼지 않고 베푸신 마음이 감사하네요!!

  • 14. ...
    '22.6.2 9:48 PM (180.69.xxx.74)

    10여년전만 해도 한국음식 안먹는 서양인 많았어요ㅡ
    잔멸치 보고 이리 작은 물고기를 잡아도 되냐고 하대요

  • 15. 영국남자
    '22.6.2 9:51 PM (219.251.xxx.75)

    영국남자 유튜브보면 거기 고딩들도 한국음식을 너무 잘먹어서요..볼때마다 신기해요

  • 16. 멸치 환골탈태
    '22.6.2 9:57 PM (116.41.xxx.141)

    했나봐요 다행이네요
    외국인들 멸치보고 징그럽다고 다들 놀랜다고 들어서요
    이젠 ㅂ많이 바뀌었나봐요 ~~

  • 17. ...
    '22.6.2 10:12 PM (119.202.xxx.59)

    보셨을지 모르겠는데
    우리들의블루스
    지난회 생선국에 똥그란눈봤음
    기절각이었겠어요

    원글님 제가다뿌듯하네요^^

  • 18. 우와
    '22.6.2 10:15 PM (14.38.xxx.52)

    역시 불고기는 국경 초월이네요 ㅎㅎ
    근데 50인분은 아무나 못할 양인데요~ 원글님이 음식 솜씨가 있는거죠~

  • 19.
    '22.6.2 10:22 PM (74.75.xxx.126)

    정말 요리 솜씨는 없고 손도 느려요.
    직장에서 좀 일찍 나오려고 했는데 그렇게 못하는 바람에 한시간 30분에 저걸 다 만들어야 했어요.
    남편한테 앞치마 입히고 나는 고기를 썰테니 당신은 소스를 만들라고. 근데 제가 만드는 그 맛이 안 나서 심지어 콜라도 두 스푼 넣으라고 시키고요.
    잡채도 나는 칼질을 할 테니 당신은 면부터 볶고 기타등등. 거의 발로 한 요리라고 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순식간에 동이 나다니, 그리고 먹어본 사람들이 너무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니, 한식의 힘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20. ㅇㅇ
    '22.6.2 10:44 PM (58.124.xxx.225) - 삭제된댓글

    간만 제대로 맞추면 맛있죠.. 근데 대량으로하먼 간맞추는게 어렵던데 잘하셨나봐요~

  • 21. 00
    '22.6.2 10:53 PM (14.45.xxx.213)

    50인분이라니!!!! 저는 학교서 저렇게 준비해오라면 애 자퇴시킬 듯. 대단하세요!!

  • 22. 고기 부위.
    '22.6.2 11:20 PM (59.31.xxx.34)

    고기 부위는 어디 걸로 하셨어요?
    집에서 썰으셨나봐요.

  • 23. 그렇죠
    '22.6.2 11:25 PM (74.75.xxx.126) - 삭제된댓글

    여긴 불고기감으로 얇개 썰어서 나오는 고기가 없는 오지거든요. 정육점에서 고기 썰어주고 그런 거 없고요.
    Steak tip이니까 등심이겠죠. 보통은 그거 사거 살짝 두툼하게 썰어요. 한국 가서 고깃집에서 얇게 썰은 불고기 사주면 엄마가 해주는 불고기 맛이 아니라고 아이가 별로래요. 그러고보니 저는 요리실력은 별로인데 칼질은 좀 하나보네요 ㅎㅎ

  • 24. 그렇죠
    '22.6.2 11:26 PM (74.75.xxx.126)

    여긴 불고기감으로 얇개 썰어서 나오는 고기가 없는 오지거든요. 정육점에서 고기 썰어주고 그런 거 없고요.
    Steak tip이니까 등심이겠죠. 보통은 그거 사서 살짝 두툼하게 썰어요. 한국 가서 고깃집에서 얇게 썰은 불고기 사주면 엄마가 해주는 불고기 맛이 아니라고 아이가 별로래요. 그러고보니 저는 요리실력은 별로인데 칼질은 좀 하나보네요 ㅎㅎ

  • 25. 예전에
    '22.6.2 11:31 PM (74.75.xxx.126)

    윤식당 처음 할 때 불고기 레세피가 신박했잖아요. 미리 재워놓지 않고 바로 소스 뿌려서 구워내는.
    마침 좀 싼 마켓에 갔는데 shaved steak라는 걸 팔길래 딱이다 싶어서 그 때부터 그 고기에 윤식당 소스로 불고기를 했거든요. 근데 얼마 있다가 남편이랑 아이가 진지하게 부탁을 하더라고요. 원래 하던데로 불고기를 해주면 안 되겠냐고요. 고기질도 중요하고 소스도 상관이 있겠죠.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불고기 할 때는 칼부터 갈아요.

  • 26. 저도 미국
    '22.6.2 11:58 PM (71.202.xxx.97)

    그쵸....
    고깃감이 마땅히 참 없어서 저도 shaved steak으로 해요. 너무 얇아 불고기스럽진 않지만서도
    그나마 제일 비슷한 고기라서요..양념도 잘 배고.

    고기만 썰어주는 사업해도 대박날 거 같아요 여기.

  • 27. ....
    '22.6.3 12:27 AM (180.224.xxx.208)

    예전에 저 살던 캐나다 도시에서 한국 사람들 많이 사는 동네 옆동네에 캐나다 사람이 하는 정육점이 있었어요.
    이 아저씨 자꾸 한국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자른 고기 없냐 저렇게 자른 고기 없냐 물으니까 한국식 고기 손질을 배워다가 la갈비랑 불고기감이랑 갈비찜용 고기 같은 거 다 손질해 주시던 생각 나네요.

  • 28. ㅎㅎㅎ
    '22.6.3 12:51 AM (221.151.xxx.109)

    뿌듯하고 귀여워요
    멸치글도 전에 본거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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