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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른여섯 나이에 신규임용된 교사인데요, 자존감 떨어지는 일이 있다가도 내 일같이 기뻐해 주시는 부모님뻘 동료교사님들 덕분에

30대 중반의 신규교사 조회수 : 14,850
작성일 : 2022-05-20 22:20:49
힘내고 살아요....
같은 서른여섯 임용이라도 기간제교사를 오래 해와서 경력이 엄청 쌓인채로 합격했다든지
아니면 공부에만 20대를 바친 게 아니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 가정도 아이도 얻은 후 합격했다든지 이런 경우도 있겠지만요

저는 그렇지가 못했어요....^^
제가 가진 교원자격증으로는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았고
그나마 기간제 일을 시작하기 쉬운 나이대에는 일반직장생활....을 해버려서.... 딴에는 처음부터 계약직(기간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정규직 가기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그 일반직장은 정규직이기만 할 뿐 급여도 처우도 너무 열악했어요 거기서 일하다 나오니 기간제 시장에서는 경쟁력 없는 나이가 되어버려 겨우겨우 두달짜리 이런걸로 연명하며 공부했지요. 돈이 없는데 공부하느라 몸도 크게 한번 아팠어서 더더욱 조심해야 했어요. 그래서 연애는 꿈도 못 꿨고요....

그러다 올해 겨우겨우 합격을 했어요
하지만 역시나 될사람들은 빨리 되더라구요 다들 어찌나 젊은 나이에 합격하는지....
임용시험도 몇 번 안 보시고들 붙으셔서 아직 임용이라는 시험에 덜 짙리신 것도 부럽고, 체력적으로도 튼튼한 것도 부럽더라구요. 게다가 저는 10년 넘게(^^)임용에 매달리면서 그야말로 '합격'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었는데, 그렇다보니 임용된 후에는 합격이라는 10년 숙원사업이 해결되어 그런가 허탈감 무력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늦은 나이에 붙어서 발령동기들보다 무능한것 아닌가 하는 자책감도 들었고요.... 사실 그래서 3월부터 며칠 전까지 많이 힘들었어요.

근데요.... 부모님 나이뻘 되는 선생님들께서는 가끔 조금 짬이 날 때마다 저한테 그런 얘길 하세요. 'ㅇㅇ선생님 끝까지 포기 안하고 임용 되어서 너무 잘 되었다. 부모님도 얼마나 기뻐하실까. 다른 것보다도 그 긴 세월을 포기하지 않은 딸이 너무 자랑스러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 점이 ㅇㅇ선생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런 얘기들을요....
그럴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용기가 난답니다.... 사람은 역시 위로와 격려로 살아가는 건가 봐요.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이고, 관점에 따라 다르기 나름인가봐요.
제가 임용되기 전 직장 다닐 때, 잠깐잠깐 시간강사 나갈때, 코로나 시국이라 밖에 사람들 아무도 안 나가는데 저는 기간제 원서내러 학교 직접방문 해야해서 서러울 때.... 그럴 때 82쿡에 글을 썼었어요. 그때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셨었고 정말 감사했어요.
그 힘으로 합격을 했고 저는 교직사회에서도 또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네요. 그래서 갑자기 생각나서 글 쓰러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IP : 114.29.xxx.224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우
    '22.5.20 10:23 PM (122.37.xxx.131)

    제가 다 자랑스럽습니다

  • 2. ..
    '22.5.20 10:23 PM (58.79.xxx.33)

    축하드립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 겪고 엄청 내공 깊어지셨으니 멋진 선생님 되실 거에요. 요즘 임용 어렵던데 대단하십니다.

  • 3. ㅎㅎ
    '22.5.20 10:24 PM (1.243.xxx.100)

    저는 교사들 치가 떨려서 그만뒀는데
    동료 복이 있으신가 봐요.
    너무 방심하지는 마세요. 상종 못할 사람들이 많은 곳이니까요.
    임용 합격 축하합니다~

  • 4. ...
    '22.5.20 10:24 PM (175.113.xxx.176)

    우아 진짜 대단하세요 ....그주변 동료 선생님들 말씀 완전 공감요...

  • 5. ...
    '22.5.20 10:25 PM (211.110.xxx.60) - 삭제된댓글

    축하합니다. 10년 세월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어려운 일 있을때마다 내 끈기는 누구못지않다고 자부하며 사세요 자격이 충분하네요!

  • 6.
    '22.5.20 10:27 PM (222.101.xxx.215)

    부러워요. 저는 그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아직 도전중이에요내년엔 저도 이런 글 썼음 좋겠네요.
    선생님도 힘내세요~~전 쌤이 부러운걸요^^

  • 7. 학교
    '22.5.20 10:29 PM (121.154.xxx.40) - 삭제된댓글

    환경이 엉망이라 교사도 힘들어요

  • 8. ....
    '22.5.20 10:30 PM (122.36.xxx.234)

    읽는 저도 넘 기쁘고 그 선배 선생님과 같은 마음이 드네요.
    보태준 것 하나 없으면서도 뿌듯한 이 기분은 뭘까요?ㅎ
    축하드려요. 애쓰셨습니다. 산전수전(?) 보낸 그 시간들 결코 헛된 것 아니에요, 그런 경험 덕에 더 깊고 현명한 선생님이 되실 거예요.

  • 9. 애들이나
    '22.5.20 10:33 PM (217.149.xxx.35)

    부모는 임용 준비 몇번했냐 하나도 안중요하고
    인성좋고 잘 가르치면 장땡이죠.
    님이 꿇릴거 없어요.
    자신감있게 당당하게 하세요.

  • 10. 가치
    '22.5.20 10:45 PM (39.119.xxx.3)

    대단해요 즐겁게 근무하시깅

  • 11. ㅇㅇ
    '22.5.20 10:52 PM (124.49.xxx.217)

    축하드려요
    이제 꽃길만 걸으세요

  • 12. 축하합니다
    '22.5.20 10:53 PM (39.7.xxx.86) - 삭제된댓글

    힘내시고 쭉 행복하세요

  • 13. 하.....
    '22.5.20 11:20 PM (175.193.xxx.138) - 삭제된댓글

    대단하세요.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선생님되길 바랍니다~

  • 14. 선생님
    '22.5.20 11:22 PM (210.96.xxx.10)

    선생님 축하드려요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지금은 30대 중반이 늦었다고 생각되시겠지만
    10년만 지나보세요
    내가 그때 임용되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이런 생각 드실거에요
    항상 초심 잃지 마시고
    좋은 선생님 되어주세요

  • 15. 축하드립니다
    '22.5.20 11:26 PM (218.155.xxx.188)

    오십 넘고 보니
    존버하는 게 큰 자산이고 장점이고 사는 길이고 그렇더군요
    버티다보면 또 기회가 오고
    버티는 중간에 바닥도 가봤다가 또 올라가면 감사하고..
    그게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거더라구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가 진리에요ㅎㅎ

  • 16. ㅡㅡㅡㅡ
    '22.5.20 11:27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힘내시고, 좋은 선생님 되시길 바랍니다.

  • 17. ㅎㅎㅎ
    '22.5.20 11:37 PM (1.227.xxx.55)

    좀 지나 보세요.
    서른 여섯이면 정말 젊은 나이이고 뭐든 다시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 18. ...
    '22.5.21 12:35 AM (116.125.xxx.62)

    참 장하고 대견해요, 초임 선생님!
    임용 되기 위해 애쓴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점점 느낄거예요.
    제자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화이팅~

  • 19.
    '22.5.21 12:58 AM (211.57.xxx.44)

    선생님 축하드려요!

    공부하기싫어 교육대학원을 못간 1인이어요

  • 20. ....
    '22.5.21 4:39 AM (61.79.xxx.23)

    대단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정년보장 좋은 직업이죠
    좋은 선생님 되세요!!!!!

  • 21. ....
    '22.5.21 7:17 AM (124.50.xxx.206)

    현재 교직에 있어요
    교직이 밖에서는 상식적 교사 모임 같지만
    여자들 많고 의외로 다양한 사람 많아요.
    사람 조심은 신경 쓰시길..

  • 22. 멋지세요
    '22.5.21 12:57 PM (221.167.xxx.158) - 삭제된댓글

    아이들에게 좋은 스승님이 되어주세요.

  • 23. 티니
    '22.5.21 3:40 PM (116.39.xxx.156)

    교직에 별별 사람 많은 게 사실이지만
    별별 사람 많은 데가 원래 세상이라는 곳…
    교직사회가 특별히 이상한 곳이라고 말하기엔
    세상이 너무 험한데요 ㅎ 일반 회사는 얼마나 더 정글인데…

  • 24. ㅁㅇㅇ
    '22.5.21 6:41 PM (125.178.xxx.53)

    그러게요 이겨내고 극복해보신 경험이라는 자산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실거 같아요
    응원합니다!

  • 25. 추카
    '22.5.21 6:52 PM (122.35.xxx.109)

    축하해요 원글님~~
    지금이라도 되셔서 이런글 쓰는게 얼마나 좋아요
    임용준비하는 분들에겐 배부른 투정일꺼에요
    저 위에 임용 준비하신다는 음님도
    내년엔 꼭 합격하시기를 바래요~~~

  • 26. ...
    '22.5.21 7:10 PM (118.235.xxx.22)

    교직사회가 특별히 이상한 곳이라고 말하기엔
    세상이 너무 험한데요 ㅎ 일반 회사는 얼마나 더 정글인데…222

    저 교사하다가 회사 다녀요

  • 27. 너무
    '22.5.21 7:10 PM (125.140.xxx.47)

    축하드립니다.
    저도 지나고 보니 36 좋을 때입니다. 다시는 갈수없는 시절이네요. 그립네요.
    교직 다양한 사람 많으나 아이들 이야기 들으니 더 개인주의고 그리 타인들 신경안쓰는것같고 맡은 일만 잘하면 됩니다. 어린 초임들과 비교마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너무 좋은 때 하고픈 일 하시니 부러운 50살입니다^^

  • 28. ㅁㅁㅁ
    '22.5.21 7:29 PM (14.36.xxx.59)

    정말 너무 대단하신데요!
    어린 나이에 바로 합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젊은 선생님들도 대단하지만
    오랜 시간 공부한다고 이렇게 합격할 수 있는 사람도 흔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실을 맺은 경험, 큰 자산인 것 맞아요.
    거기다 원글님 장점을 봐줄 수 있는 선배 동료 선생님들까지 만나셨으니
    이제 더 긍정적으로 앞날을 설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 29. .....
    '22.5.21 7:54 PM (180.71.xxx.78)

    축하합니다.

    노력하신만큼 아이들도 잘 부탁드립니다.

    요새 선생다운 선생 찾는게 쉽지 않네요

    동료애는 좋을지 몰라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생님은 쉽지 않은 길입니다.
    프로정신 가지고 쭉쭉 가주세요~~

  • 30. 낙랑
    '22.5.21 8:14 PM (112.150.xxx.39)

    선생님 축하해요. 아이들에게 치이지 마시고.
    잘 견뎌내세요.
    선생님의 위로와 가르침이 필요한 아이들이 꼭 있을거에요.

  • 31. sandy
    '22.5.21 8:14 PM (39.7.xxx.109)

    대단하세요 뭘해도 해내실 분입니다 화이팅

  • 32. 임용합격 축하
    '22.5.21 8:38 PM (211.206.xxx.180)

    공립은 전근으로 순환이 되므로 열린 눈이 많아
    근무환경이 폐쇄적 고인물 사립보다 훨씬 낫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교사되시길

  • 33. ..
    '22.5.21 8:40 PM (118.235.xxx.110)

    멋진 분이시네요.
    36이면 긴 인생에서 아직 젊답니다.
    글을 읽는데 괜시리 뭉클했어요.
    축하드려요.

  • 34. ^^
    '22.5.21 9:00 PM (112.150.xxx.31)

    원글님의 그런생각들이 큰재산이네요.
    그냥 교사가 아닌
    은사님이 되어주세요^^
    아이들에게 원글님의 경험을 나눠주세요^&^
    늦었지만 스승의날축하해요 ^^

  • 35. .........
    '22.5.21 9:15 PM (121.132.xxx.187)

    정말 축하드려요. 주위 교사들을 잘 만나셨네요.
    저는 엄마가 교사시라서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교생 나갔다가 그 한달새에 선생들에게 질려버려서 아예 교사 생각도 안하고 다른 길로 갔어요.
    어릴 때도 가끔 엄마 동료분들 중 이상한 분들 계시곤 했는데 이건 뭐 학교 전체가...
    원글님 시작부터 출발이 좋네요. 앞으로 많은 좋고 나쁜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앞으로의 그 모든 것을 자양분으로 좋은 선생님 되실 분이라 생각해요.

  • 36. 축하드려요
    '22.5.21 10:08 PM (182.229.xxx.215)

    어디나 좋은 사람 이상한 사람 있지만
    교사로서 좋은 사람은 학생한테뿐만 아니라 동료 후배들한테도 진정한 '선생님'이시더라고요
    36세.. 아직 창창합니다. 20년 넘게 하실 수 있어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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