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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양이를 떠나보내며

Croe 조회수 : 2,208
작성일 : 2022-05-18 11:02:27
어릴적 들었던 작은 숨소리
퇴근하며 집에 들어오면
창가 근처에서 누워있던 모습
들릴리 없겠지만
들렸던것 같던 그 숨소리

기분이 좋으면
다리에 몸을 비비고
배고픈 아침에는
살살 입술을 건드렸고

털 정리한뒤에는
축축했던 털
따뜻한 손을 올리면
골골거렸던 소리

비오는 날에는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았고
사고친 날에는
멀리 떨어져 눈치를 보고

기분 좋은 날에는
얼굴 근처에서 자고
기분 안좋은 날에는
다리 근처에서 자고

꼭 밟고 지나가던
내 머리카락
꼭 밟고 지나가던
내 배

어제는 너무도 조용했던집이였고
이제는 계속 마주해야 하는 집이 된거 같습니다

19년을 함께 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행복했던 날들이였고
행복했으니 슬픔을 빨리 정리하고 싶지만
텅빈 집에서
물컵을 가져가면서 보고싶다 말하고
휴지를 버리면서 보고싶다 말하고
안방에 들어가며 보고싶다 말하고
아마도 당분간 이러고 살꺼 같습니다
보고싶군요
IP : 172.225.xxx.225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이
    '22.5.18 11:07 AM (124.51.xxx.115)

    위로를 보냅니다
    그래도 19년이면 어래 살다 가는거네요
    사는 내내 고양이가 행복했을듯

  • 2. 눈물나
    '22.5.18 11:08 AM (175.193.xxx.237)

    아 눈물이 핑 도네요.
    담담하게 표현하신 게 더 울컥하네요.
    저도 집사라 언젠가는 겪을 일이라 더 공감이 되네요.
    힘내세요.

  • 3.
    '22.5.18 11:09 AM (112.170.xxx.86)

    일상을 함께 했기에 내가족보다 더 마음을 주었기에 정말 슬플 거 같아요..ㅜㅜ

  • 4. 괴롭다
    '22.5.18 11:10 AM (210.113.xxx.161) - 삭제된댓글

    나이가 들어가면서
    엄마를 보내고~
    이모를 보내고~
    17년 산 강아지를 보내고~
    또 언젠가 보내야할 14세 아픈 강아지.

    가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안됐지 뭡니까.
    오늘은 또 이렇게 아프고 아름다운 글을 적은 원글님이 내맘에 콕 박히네요.

    우리들 블루스에 이병헌 대사인데
    아파하지말란게 아니라 아파만 하는걸 하지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위로 드려요.

  • 5. ...
    '22.5.18 11:10 AM (218.152.xxx.154)

    울어요.
    ㅠㅠ

  • 6. 괴롭다
    '22.5.18 11:11 AM (210.113.xxx.161)

    나이가 들어가면서
    엄마를 보내고~
    이모를 보내고~
    17년 산 강아지를 보내고~
    또 언젠가 보내야할 14세 아픈 강아지.

    인생이 참 잔인하다 싶어져요.
    가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안됐지 뭡니까.
    오늘은 또 이렇게 아프고 아름다운 글을 적은 원글님이 내맘에 콕 박히네요.

    우리들 블루스에 이병헌 대사인데
    아파하지말란게 아니라 아파만 하는걸 하지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위로 드려요

  • 7. ㅏㅏ
    '22.5.18 11:12 AM (121.132.xxx.198)

    저도 어제 갑자기 떠난 고양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어요.
    착하고 순한 다른 고양이 먼저 식사하도록 배려하던 고양이었는데 빨리 가버렸네요. 오늘 장례식장에 갔을거예요.
    안녕 아가 잘가.

  • 8. ...
    '22.5.18 11:21 AM (124.62.xxx.75)

    작년에 보낸 우리 강아지 생각이 나네요.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보고싶다를 입에 달고 살아요.
    문득문득 우리 애가 했던 행동들이 떠오르면 보고 싶어 심장이 찌릿합니다.
    그 모습들이 언젠가 잊혀질까 무서워 일부러 기억을 떠올리기도 해요.
    원글님 냥이도 냥이 별에서 엄마 걱정하며 내려다보고 있을 거에요.
    우리 개님도 원글님네 냥이도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잘 견뎌보아요.
    냥이는 냥이 별에서 잘 지낼거에요.
    많이 울고 많이 그리워하면서 지내다보면 그리움은 그대로인데 그래도 괜찮아지는 날이 올 거에요.

  • 9. 윗분의
    '22.5.18 11:23 AM (211.224.xxx.157)

    고양인 길고양이? 캣맘들 돌보는곳 고양이? 참 착한 고양이네요. 보면 동물도 사람처럼 타고난 성격들이 다 다르고 품격이 있는 애들이 있더군요. 힘 있어도 너그러운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보면 너무 사랑스럽죠.

  • 10. ..
    '22.5.18 11:29 AM (223.38.xxx.5) - 삭제된댓글

    몇번의 그리움과 몇방울의 눈물로 잊혀질 리가 없는 사이.
    잘 견뎌내시길 바랍니다

  • 11. aa
    '22.5.18 11:32 AM (198.16.xxx.44) - 삭제된댓글

    반려동물은 어쩌면 사람가족보다도 더 정드는 것 같아요
    아직 떠나보낸 적은 없는데
    지금도 제 침대에서 자고 있는 강아지, 정말정말 이쁘고 정이 많이 들어서 이 아이 다음에 나이먹어 무지개 다리 건너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긴 해요

  • 12.
    '22.5.18 11:33 AM (210.94.xxx.156)

    저도 18살 노견 남매를
    올 봄에 한달 차이로 떠나보냈습니다.
    아직도 시,때없이
    눈물이 납니다.ㅠ

  • 13. 아……
    '22.5.18 11:34 AM (39.7.xxx.22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가야 잘가…

  • 14.
    '22.5.18 11:59 AM (122.36.xxx.160)

    아름다운 시예요.
    저도 19세노견 있는데 올해를 못넘길거 같아서 ‥
    맘 아프네요.

  • 15. 너무
    '22.5.18 12:00 PM (121.133.xxx.237)

    슬픕니다.
    숨결이 바람이 될때라는
    책 제목처럼 너무 슬프네요.

    아가 ~ 잘 갔니?

    우리 아이는 10살인데 아파요. 수액이 얼마나 지탱해줄지

    지금 2미터 앞에서 식빵구우면서 절 보고 있네요.

  • 16. 하늘사랑
    '22.5.18 12:27 PM (112.223.xxx.234)

    저도 우리아이 보낸지 70일째입니다. 9년10개월을 함께지냈는데 지금도 수시로 이름부르면 울고있어요.남매냥이는 아직도 울면서 이곳저곳 찾아다니고... 울애기 낯가림심하고 겁많아서 병원도 엄청 무서워하고 싫어했는데 고별에서는 친구들이랑 잘지내고있는지 걱정도 하면서 지내고있어요.다시엄마한테 와줬으면 좋겠어요. 더많이사랑한다고 말해줬어야하는데... ㅠㅠ

  • 17.
    '22.5.18 12:37 PM (106.102.xxx.37)

    저두 강쥐 떠나보낸지 얼마 안되어서
    눈물 나네요

  • 18. ..
    '22.5.18 12:50 PM (14.63.xxx.85)

    저도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물이 핑 도는 순간들이 있네요..
    까마득한듯 하면서도 마치 어제도 내 옆에서 있던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문득 그리움이 진해지기도 하고..
    마음속에 묻는다는게 이런걸까 싶어요.
    원글님 위로 드려요..

  • 19. 원글님~
    '22.5.18 1:06 PM (125.188.xxx.227)

    고양이별에서 잘 지내고 있을꺼예요
    친구들이랑 집사 흉도보고 좋았던 추억도 늘어놓으며~
    10년된 냥님 모시고 사는데 이런 글 볼때마다
    맘아프고 눈물이 줄줄 흘러요 ㅠㅠ

  • 20.
    '22.5.18 1:23 PM (211.216.xxx.159)

    눈물나요. 울냥이 17살..
    아프지말고 쉬엄쉬엄 몸 아껴가며 오래 살아주길ㅠ

  • 21. ...
    '22.5.18 1:32 PM (182.215.xxx.28)

    5년 살고 우리고양이는 가버렸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문득
    그립고 그리워요
    19년이란 긴 세월을 함께 했으니
    보고싶고 그립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실듯.....

  • 22.
    '22.5.18 2:46 PM (220.78.xxx.153)

    너무 슬프네요. 19년이면 정말 오래 잘 키우셨네요. 냥이도 살아있는동안 행복했을거예요. 고양이별에서 잘 지내고 있을거예요. 울냥이 이제 2살인데 오래오래 건강히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네요..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 23. 글을
    '22.5.18 3:16 PM (61.254.xxx.115)

    너무 잘쓰시네요 몇줄 읽다가 바로 눈물이 펑펑 났어요
    두고두고 저장했다 읽고싶은 글이네요..

  • 24. 해외
    '22.5.18 6:01 PM (86.188.xxx.221)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흐르네요.
    우리집 고양이도 7월이면 7살이 되지만..
    미래는 내가 모르는 일이라..
    지금 내 마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 소중한 막내아들이라..
    원글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것같아...
    눈물이 멈추질 안네요..

  • 25. ㅎㅈ
    '22.5.19 12:22 AM (58.79.xxx.16)

    눈물이 나요.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전 아이들이 먼저 떠나면 또 그 뒤로 불쌍한 아이들 거둬줄꺼애요. 제가 갈때까지 힘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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