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드라마라는 소문을 듣고 보기 시작했는데 언제부터 재미있어 지느냐는 질문
또는 보다가 포기했다는 이야기 많은 미드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꼭두새벽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에피소드 내용을 살짝 말한 댓글을 올려드렸는데
원글님이 지워버리셨네요.
취향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식의 문제라고 말했던 부분이 거슬리셨던 같아요.
82게시판에 아주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부분이니 제가 간단히 감상 포인트를 한번 적어볼게요.
저는 브레이킹 배드를 두번이나 보았지만 나중에 한번 더 볼 생각도 있는 사람입니다.
스핀오프 드라마인 베터 콜 사울도 시즌5까지 다 보았고 지금 시즌 6 기다리고 있어요.
또다른 스핀오프인 엘 카미노도 다시 한번 더 볼 예정이에요.
다른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지만 당연히 주인공인 월터 화이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죠.
여러분들이 엄청난 천재적 재능의 소유자라고 한번 생각해봅시다.
그냥 공부를 잘한 정도가 아니라 그의 칼텍 박사과정 시절 X선 결정학 관련 연구성과는
나중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연구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정도의 놀라운 수준이었을 뿐 아니라
젊은 시절 그의 아이디어로 다른 두명의 동료와 만든 회사,
그 동료중 한명은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친구,
그 회사에서 개인적 이유로 설립 초창기에 푼돈을 받고 지분을 넘기고 나와버렸는데
나중에 그회사는 수십억불짜리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고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친구는 창업했던 친구와 결혼을 하고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정작 본인은 한심한 수준의 공립고등학교에서 아무도 관심없는 화학이나 가르치는 박봉의 교사일을 하면서
생활비가 늘 부족해서 세차장에서 알바를 하는 투잡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덜컥 폐암에 걸려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망선고를 받았네요?
자기는 곧 죽게 될텐데 하필이면 늦둥이가 아내의 배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고등학생 아들이 곧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데 학비를 댈 돈은 커녕
막상 자신이 죽으면 가족들의 생계 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칼텍에서 화학 박사과정을 이수한 자신의 재능을 살펴볼때
동네 양아치들이 야메로 배워서 만드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은 어른아이 장난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월터가 각잡고 만들면 순도 95%가 넘는 한심한 마약딜러들과 정키라고 불리우는 마약쟁이들은
경험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크리스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팔면 변변한 수준도 안되는 의료보험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높은 폐암 치료비는 물론
사랑하는 아들과 뱃속에 있는 딸아이의 미래 교육비까지 다 마련해놓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네, 그 과정에서 사람도 죽이고 잔혹한 범죄인으로 점점 악마로 변해 갑니다.
그가 만든 크리스털은 엄청난 인기를 얻고 결국 카르텔과 동업하에 원했던 큰 돈도 만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월터 화이트가 원했던 것이 정말 그냥 많은 돈이었을까요?
그 돈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편하게 살수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었을 뿐일까요?
단지 그걸 위해 마약을 만들었을까요?
그게 아니라는 게 마지막 시즌 5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에피소드 "Ozymandias" 입니다.
영문학 좀 공부해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 바로 그 유명한 Percy Shelley의 소네트 바로 그 Ozymandias 입니다.
I met a traveller from an antique land
Who said: Two vast and trunkless legs of stone
Stand in the desert. Near them, on the sand,
Half sunk, a shattered visage lies, whose frown,
And wrinkled lip, and sneer of cold command,
Tell that its sculptor well those passions read
Which yet survive, stamped on these lifeless things,
The hand that mocked them and the heart that fed:
And on the pedestal these words appear:
"My name is Ozymandias, king of kings:
Look on my works, ye Mighty, and despair!"
Nothing beside remains. Round the decay
Of that colossal wreck, boundless and bare
The lone and level sands stretch far away.
왕 중의 왕이었던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가 이제는 부숴진 석상으로 그것도 몸통은 사라진 다리통만 남은 모습으로 남아서 "내이름은 오지만디아스다 왕 중의 왕이니 내가 남긴 업적들을 둘러봐라 그리고 나의 이 위대한 업적들 앞에서 찌그러져서 절망이나 하고 있어라" 이런 글이 석판에 새겨져있었지만 그러면 뭐가 대단한가요? 이제는 스러져서 사막에서 나뒹구는 잔해물 속에 적혀서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간신히 눈에 띄어서야 세상에 알려지는 신세일 뿐인데요.
뭐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마약제조업자가 되었으니 쓸쓸한건가요?
노벨상을 받고 거대 기업의 창업자로 온갖 부와 영예를 누리고 건강하게 살아있으면 안 쓸쓸한가요?
대제국 이집트를 만들어 호령하면서 스스로 태양신이 되었던 람세스 2세도 저모양 저꼬라지로 남아있을 뿐인데
노벨상 받고 세계 최고 대학의 석좌교수로 남아있으면 뭐가 그리 대단한가요?
세계 최고 수준의 blue meth를 만들었고 그 세계의 왕이 되었던 하이젠버그로서의 월터 화이트가
거의 마지막 순간에 남아있는 단하나의 소중한 바로 그 돈 천만불이 들어있는 드럼통을 굴려서
그 사막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 장면에서 쓸쓸하게 흘러나오는 노래가 바로
1953년에 발표했다던 The Limeliters의 Take My True Love By the Hand 입니다.
노벨상도 받을 수 있었던 인생에서 허접한 고딩들을 가르치며 생활비를 버는 한심한 월터의 자아가
상처난 그 자존심을 가족을 사랑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결국 그쪽 세계의 제왕이 되었고
죽기전에 다 쓸수도 없는 그 돈을 벌었으니 과연 상처난 그 자존심이 치유가 되었을까요?
저는 노벨상을 받았더라도 인간은 끊임없이 열등감과 자괴감과 손상된 자아와 싸우다 결국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서 노벨생리학상도 받고 아주 유명해진 제임스 왓슨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한번 찾아보세요.
이 모든 쓸쓸함이 다 담겨있던 브레이킹 배드 최고의 에피소드 Ozymandias의 제가 말한 장면 음악과 함께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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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 are gettin' hard boys,
Money's gettin' scarce,
Times don't get no better boys,
Gonna leave this place.
Take my true love by her hand,
Lead her through the town,
Say goodbye to everyone,
Goodbye to everyone.
Had a job a year ago,
Had a little home,
Now I've got no place to go,
guess I'll have to roam.
Take my true love by her hand,
Lead her through the town,
Say goodbye to everyone,
Goodbye to everyone.
Every wind that blows boys,
Every wind that blows,
Carries me to some new place,
Heaven only knows.
Take my true love by her hand,
Lead her through the town,
Say goodbye to everyone,
Goodbye to everyone.
Times are gettin' hard boys,
Money's gettin' scarce,
Times don't get no better boys,
Gonna leave this place.
Take my true love by her hand,
Lead her through the town,
Say goodbye to everyone,
Goodbye to everyone.
Take my true love by her hand,
Lead her through the town,
Say goodbye to everyone,
Goodbye to everyone.
Say goodbye to everyone,Goodbye to ever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