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33·여) 씨와 남편은 둘 다 직장인이다. 한 씨 부부는 작년 초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한 채를 구매했다. 약 7억 원의 매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한계까지 받은 것은 물론, 남편과 한 씨 모두 신용대출도 받았다. 총 5억 원이 넘는 빚을 졌다.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아 더 미뤘다가는 평생 집을 못 살 것 같은 공포심이 컸다. 그러나 한 씨가 집을 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와 한 씨는 요새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가격 현황을 보지도 않는다.
한 씨를 더 괴롭히는 점은 나날이 무거워지는 원리금 상환부담이다. 처음에는 매달 갚는 원리금이 140만 원 정도라 견딜 만 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세로 지금은 약 200만 원까지 증가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거라는 소식에 한 씨는 눈앞이 캄캄하다.
금리 상승세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다주택자들도 고민이 깊은데, 더 큰 부담을 느끼는 이들은 영끌로 '막차'를 탄 투자자들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낮고 대출 기간이 장기라 한계까지 받는 차주들이 많은데, "주택을 담보로 내놓는다"는 조건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대출이 연체됐을 때, 단순히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뿐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주택의 처분권까지 넘긴다는 뜻이다.
은행이 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하기까지의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겨우 두 달만 연체해도 경매 대상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