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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

자유 조회수 : 1,789
작성일 : 2022-03-26 15:56:45
보통 사람들은 공허함을 못느낀다면서요?
경계성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공허함이 있대요
제가 경계성인격장애일까요?
제 나이 50후반
어려서 부모님 관심밖의 아이였고 커서도 결혼해서도 저는 말잘듣는, 신경쓸게 하나없는 자식이었어요
힘들고 외롭고 지치고 죽고싶을만큼 우울할때도 많았지만 한번도 내색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이 더 죽겠다고 난리를 치고 저의 힘든 일은 얘기해봐야 듣지도 않으려할게 뻔해서 시도도 안해봤어요
형제들도, 엄마가 시기 질투하게 키워놔서 사이가 좋지 않아요
정이 많아 실컷 해주고 나서 돌아오는건 비난밖에 없다보니 가족이란게 그냥 거추장스러운거였구나.를 깨닫고 놔버렸어요
받을 재산도 조금 있었지만 당신들끼리 지지고볶고 그냥 그돈 다 가지고 나를 잊어주면 고맙다.는 생각으로 잊고 살아요
제가 가족에 쏟아부은걸로 치면 찾아와야 맞는거지만 과거일이니 없던일 쳐야 마음도 편하더라구요
전문직으로 재산도 많이 일구고 사는 자식들이 자랑인 부모지만 저는 하나도 자랑스럽지가 않았어요
어디가서 형제얘기 입밖에도 안꺼내요
오해 잘하고 세뇌 잘되고 선동 잘 당하고 바득바득 우기고..저게 10년넘게 공부만한 사람의 뇌인가 싶어 어려서부터 챙피했어요
저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람을 오래 사귀지 못하는데 3,40년 넘은 친한 친구가 몇명 있어요
이 친구들외엔 별로 친하고 싶지도 않구요
직장생활도 오래 안했어요
메어있는일을 못해서 독립해서 사업하고 투자하고, 친구들은 저랑 있으면 남자랑 있는거 같대요
외모는 천상 여자라 학생때 남자들이 줄을 섰었어요
집구석이 저러다보니 저도 남자보는 눈이 꽝이라 내 발등 콱 짝는 남자 만나 개고생하며 살았지만 그게 또 제 입장에선 고생스럽지 않게 느껴져요
그냥 좋은것도 그냥그냥. 힘든것도 그냥그냥..
결혼하면 절대 안되는 남자 조건 퍼팩트하게 갖춘 남자예요
감성은 미성숙하고 이성만 발달했는지 사업. 투자해서 돈은 제법 많이 벌었고 내가 번거라 지금은 아무도 나한테 테클 못걸고 그야말로 내맘대로 살아요
이제야 나를 알게된 사람들은 제가 걱정할게 있다면 세상사람들 다 죽어야죠.그래요
어려서부터 내 방이 없어 혼자만의 공간을 꿈꾸던 제가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집에서 차로 그리 멀지 않은곳에 작은 집을 짓고 식물을 가꾸고 난로도 갖다놓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새들이랑 대화도 나눠보고 날씨 좋을땐 풀도 뽑고 커피 내려 드러누워도 보고
방금까지 뿌듯했는데 갑자기 공허함이 밀려와요
오랫만에 이 작은 공간을 다 들어내 정리하다보니 자잘한 짐들에 내 과거가 묻어나 사람을 참 힘들게하네요
가끔 사람들을 초대해 같이 어울리기도 하는 이 공간이 오늘은 너무 쓸쓸해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외로움은 느끼더라도 공허함은 못느끼니 혼자서도 잘 사는거겠죠?
저는 좋은게 보이면 가족들에게 다 해주고 싶어했어요
주는걸로 만족을 느끼던 사람이었나봐요
친정식구를 끊어내니 정주던 내 마음이 허무해지는거 같아요
자식 둘에게도 잘해줘요
간섭이나 잔소리는 귀찮아서 안하고 생활에 어려움없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잘 해줘요
그런데 우리 애들도 나이들면 이런 공허함을 느낄까봐 걱정돼요
결혼 안한다고 하니 더 걱정이 돼요
좋은 짝 만나서 공허함을 모르게해줄 그런 행복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 팔팔할때 혼자가 좋으니 계속 좋을줄 아나봐요
글이 산으로 간거 같네요
가끔씩 찾아오는 이 공허함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못느끼는 감정인거 맞죠?
IP : 118.235.xxx.23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누구나
    '22.3.26 4:04 PM (122.128.xxx.221)

    살면서 어느 가닥에서는 느끼는 감정이에요.
    대신 원글님처럼 사려깊고 what if를 많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 느끼겠죠. 아직 일어나지 않은일에 대한 걱정은 미리 하지 마세요.

  • 2. 대부분
    '22.3.26 4:10 PM (112.153.xxx.148)

    그렇지 않나요? 불쑥불쑥 찾아 오는 공허함은 인간이면 다들 비슷한 거 아닐까요..
    행복하다가도 그런 느낌이 짧은 순간 비집고도 들어와요. 헛되고 헛되고 헛되도다....인간의 숙명인 듯. 그래서 천재들이 만들어 놓은 온갖 문화에 대해 ㄱ감사하며 삽니다.음악 책 그림 ....등등.
    이런저런 생각 잊고 아름다움을 즐기면 행복해져요. 행복하시길~~~^^

  • 3.
    '22.3.26 4:11 PM (218.155.xxx.188) - 삭제된댓글

    일정 부분 느껴요
    배우자와 절친한 사이지만
    가끔 그런 허함이 느껴지죠 그건 인간의 숙명인 것 같아요
    그치만 경계성..은 공허함 이 전부는 아니에요
    집착 조종하려는 통제성 자살협박 성문란 과소비 등등 여러 징후가 있어요

    그보다 님은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 치유가 필요해보여요.

  • 4. 아..
    '22.3.26 4:31 PM (118.235.xxx.237)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에서도 공허함을 느끼신다구요
    그 공허함이 이 공허함일까..하는 생각이ㅎ

    저도 20대때 첫사랑에게는 집착하고 별별 쌩쑈를 다 했어요;;
    그 이후 어떤 사람이 와도 무덤덤 무감각
    지금은 현빈이 달콤하게 속삭여도 .왜 이래? 할듯ㅎ

    헛되고 헛되도다
    의미있고 의미있도다
    저에겐 같은 느낌이예요
    헛되다고 하는거나 의미있다고 하는거나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내가 가족에게 해주는걸로 만족을 느끼며 살았던지라 선명하게 내 존재가치를 깨닫고 나서 나 자신에게 잘해줄수 있게 됐어요
    동생에게 한우스테이크 사주고 난 삼겹살 먹어도 좋아했는데 이젠 나를 위해 한우스테이크 먹을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야.비로소ㅜ

    오늘의 이 공허함은 그동안 날 사랑하지 않았던데서 오는 감정인거 같아요
    언니동생에게 최고급으로 사주고 난 허접한거 써도 만족하던 내가 너무 불쌍한거죠
    정리하면서 버리려고 쌓아놓은 물건 보다보니 그런 감정이 올라왔어요
    이제야 비로소 나를 위해 최고급으로 살수 있게 됐어요
    이기적으로 사는게 나를 사랑하는거라는걸 이제 깨달았어요
    우리애들도 엄마가 좋은걸 쓰는거보고 더 좋아하더라구요

  • 5. ...
    '22.3.26 5:07 PM (223.62.xxx.184)

    원글님과 가족관계 거의 비슷한 유년시절 보냈어요
    싱글이어도 공허해요
    사람 가까이 두는 것도 싫고 타고난 촉이 좋아 이기적인 남자들 뿐이라 따지다가 결혼 안 했고 후회 없어요
    10-20년 친했던 친구들도 시절인연이라 거의 정리하고 편하고 호감 가는 사람이 없어요 진상 자르기 바빴구요
    어제 금쪽이 위너편 보세요
    거기 민호 진우가 원글님이 공감할 만한 인물이구요

  • 6. ㅇㅇ
    '22.3.26 10:28 PM (182.226.xxx.17)

    공허함. 달고살았네요 평생
    저는 인격장애인가요? 허무함은 누구나 느끼는줄 알았는데 공허함과 많이 다른가요? 실제로서.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닌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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