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그 어떤 정부의 태도에 대한 것이 아니고
바뀌어버린 세계와 인간에 대한 글이니
격한 논쟁은 안했으면 합니다.
이제껏 인간이 역사적으로 겪어온 국지적 질병이나
전염병의 경험과는 너무나 다른 코로나의 면모.
그리고 그것을 겪고있는 인류의 태도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니까요.
2020년 1월초.
중국에서 신종 폐렴이 나타나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우한이라는 지역이 폐쇄되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저 지나갈 또 하나의 플루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겪었던 각종 플루처럼, 겨울이 가면 당연히 그리고 자연히 소멸될 또 하나의 독감일 것이라고.
마침 둘째 아이가 대학에 합격하고나서 친구들과 미국여행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미 12월에 비행기표와 각종 티켓들을
모두 예약해 두었고 아직 한국과 미국에선 아무도 환자가 나오지 않았기에 네명의 아이들은 뉴욕행 비행기를 탔어요.
당시 미국은 독감으로 이미 두달동안 수만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었기에 긴장은 되었지만.
그리고 며칠 후. 아이가 가벼운 감기에 걸린것 같다고 하기에 촉박한 일정이어도 그냥 하룻동안 호텔에서 약먹고 쉬도록 했어요. 아이는 준비해간 애드빌 한알먹고 다음날부터 멀쩡해졌고, 혹시나 독감일까 약간 맘 조리던 가족들은 안심했지요.
아이들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
드디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어요.
그리고 세상은
코로나 전과 후로 아주 극명하게 나누어져 버렸지요.
저는 솔직히 처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인류는 각종 전염병을 겪으며 살았고 수많은 사망자도
있었지만 한번도 집단으로 격리를 택한 적은 없었어요.
쥐죽은듯 고요한 대낮의 샹젤리제와
거리에 아무도 없는 뉴욕 스퀘어 사진들을 보면서
모두들 황당했을 거예요. 마치 종말 이후의 풍경같은…
아무도 밖에 나갈수 없는 전염병이라고?
아프지 않은 사람도 단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14일간 고립시킨다고? 그리고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 - 무증상 확진자.
그 후 2년이 흘러갔지만
인류는 코로나를 극복하지 못했네요.
그 엄청났던 두려움은 오로지 죽음에 대한 공포였을까.
며칠전 아이의 대학교 여자친구가 확진이 되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와 홀로 지낸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다고 해요.
하지만 약을 사러 나가지도 못하고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갈수도 없어요.
어머니는 올라와 보살펴주고 싶어도 올수 없어요.
그 아이는 어쨌든 젊으니까 며칠 후엔 낫겠지만
우리는 주변에 홀로 고립되어 앓는 나이든 어르신들을
너무나 많이 방치합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우리는 질병이 이제는 치료와 돌봄의 문제가 아닌
스스로 건강한 자가 되어야 하고
스스로 고립되어 극복하고
주위의 손길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것.
오직 강한 자가 살아남는 극명한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리지 않았는지.
단지 코로나만이 그러할 것인지.
그 고립과 격리와 홀로됨에 대한 공포가
코로나 자체에 대한 공포보다
더 두려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두려운것
전염병 조회수 : 2,341
작성일 : 2022-03-22 17:28:59
IP : 39.7.xxx.2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2.3.22 5:46 PM (82.132.xxx.3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인간이 잘 살수 있는 힘은 공동체라고 봅니다
인간이 혼자라고 느낄때 공포및 두려움이 심해집니다.
내가 속한 가족, 공동체 우리라는 생각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 만으로도 용기가 생기고
살아갈 힘이 생겨요.
이런 때일 수록 서로를 위하고 토닥여주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봅니다2. 라랑
'22.3.22 5:51 PM (61.98.xxx.135)얼마전 뉴스에서 우리나라 세명중 한명이 큰일을 당했을 때 연락할 사람이 없다고. 충격적이었네요
3. ㅇㅇㅇ
'22.3.22 8:39 PM (120.142.xxx.19)우리 사회가 머리를 맡대고 생각해야 할 작금의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 결국은
'22.3.22 9:07 PM (24.62.xxx.166)애써봤자…인류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언택트시대의 서막을 열게 될겁니다.
사실…코로나가 끝이 아닐거란걸 모두 느끼고 대비하고 있죠. 일상….이란건 돌아가는게 아니고 새로 만드는 개념. 몸이 아파도 비대면으로 치료가 가능한 ‘일상’을 만드는게 더 효율적인 시대면 …굳이 등교나 출근만이 사회생활이 아닌거죠. 지금은 과거 하던대로 습관적으로 그렇게만 사회생활을 하고있지만..컴퓨터의 발달은 곧 인간의 모든 일상을 지배하는 날이 오는게 과학발전의 순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