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지난 번에 고양이 잃고 너무 슬퍼하길래 이번에는 길냥이나 유기묘 우연히 만나는 것 말고 이것 저것 따져서 어린 아기들을 데려오고 싶었어요. 그럼 좀 더 오래 같이 살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보호소 한 군데에서 3개월 된 두 마리를 업어왔는데 솔직히 저희는 사는 낙이죠, 둘이 우당탕 뛰어다니는 거 보는 맛, 아침에 일어나면 밥 달라고 기다리고 앉아 있는 얼굴에 반가운 화색이 도는 걸 보는 맛, 좋은 사료 구해다 공들여서 잘 먹였더니 하루가 다르게 통통하고 튼실하게 크는 걸 보는 맛. 그런데, 이 아이들이 알고보니 제 방을 화장실로 쓰고 있었더라고요. 침대방이 좀 히터가 신통치 않아서 날 추워지면서 서재에서 일하다 자고 침대방은 가끔 옷 가지러 갈때만 들어간지 몇 달 됐거든요. 근데 점점 이상한 냄새가 나길래 바닥에 쌓여있는 이불이며 빨래거리를 들추다 보니, 하루 이틀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옷은 전부다 여러번 빨았는데도 도저히 냄새가 가시지 않아서 거의다 쓰레기 봉투에 담아 놓고 제가 아끼던 것 두 세개만 남겨 놨고요. 더 큰 문제는 그 부분에 마루바닥에 불에 탄 것 같이 동그란 원형 얼룩이 생겼어요. 상당히 크고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아서 검색해보니 암모니아 성분이 장기간 침투해서 나무 조직이 상한 거라네요. 요 녀석들!! 뭐 당분간 집 팔 생각은 없으니 우리끼리는 카펫 하나 덮어 놓고 살면 되지만 언젠가는 제법 큰 공사가 될 듯 해요. 동료 집사님들, 고양이는 너무나 사랑스럽지만 화장실 문제는 잘 지켜보세요. 그래도 즐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