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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정사진 속 아버님이 웃고 계셨어요

생생한기억 조회수 : 4,757
작성일 : 2022-01-19 23:29:47
7년간 모신 시아버지가 작년 가을 돌아가셨어요.
까다롭거나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니셨지만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갑갑한 일이었어요.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나니 아버님께 몇번인가
퉁명스럽게 대했던 것도 후회스럽고
좋은 거, 맛있는 거 더 해드리 걸.. 후회가 되더군요..

준비해 둔 영정사진이 없어 저희와 여행 중 찍은
사진 중 그나마 잘나온 사진 골라 장례식 치뤘어요.
파킨슨을 앓고 계셨고 원래도 염세적인 분이라
표정이 늘 근엄하고 어두웠어요.
장례식장 제단 위 아버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이
웃음기 없는 근엄한 얼굴이었어요.

화장장에 들어서고 아버님 영정사진 뒤로
아버님 관이 사라지는데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아버님 얼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웃고계신 거예요.
제가 잘못봤나 싶어 집중해서 다시 봐도
웃고 계셨어요!
마치 제게 괜찮다, 고맙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 모습에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을 하니
옆에 있던 시누이가 꼭 안아주더군요.
시누이에게 아버님이 웃고 계시다는 얘긴 차마 못했어요.

제 착각이었을까요?...
그렇지만 지금도 아버님 미소가 너무 생생해요.
IP : 223.62.xxx.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데
    '22.1.19 11:31 PM (14.32.xxx.215)

    기셨나봐요
    저희엄만 파킨슨 의심증인데(진단은 아니라고)
    항상 화난 얼굴이에요 ㅠ
    예전 사진보면 웃고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미친듯 화만 내는 치매라서 ㅠ

  • 2. 1234
    '22.1.19 11:35 PM (175.209.xxx.92)

    진짜로 인사했나봐요.고맙다고..고생 많으셨어요~

  • 3. ...
    '22.1.19 11:37 PM (120.142.xxx.74)

    님의 의식에 있던 선한 마음이 나타난거 아닐까요
    마치 동학의 순리가 발현한듯

  • 4. 선하신 원글님
    '22.1.19 11:44 PM (114.206.xxx.196)

    저도 며느리지만 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7년간이나 시아버지를 모신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대단하신 분이세요
    아무 자책도 하지 마세요
    님은 최선을 다하신 거였고
    그에 답하시듯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도 님 마음속에 들어와
    환하게 고맙다 인사하시고 가신 것 같네요

    앞으로 선하신 님의 앞길에 좋은 일만 있고
    건강하게 잘 사시길 기원합니다

  • 5. ^^
    '22.1.19 11:52 PM (220.76.xxx.170)

    영정사진이 울고있을 때도있고 웃고있을 때도있고 조금씩 움직이는거 같이 느껴지더군요 ㅠ 잘 보내드리셨네요! ^^

  • 6. 사실은
    '22.1.19 11:54 PM (106.102.xxx.198) - 삭제된댓글

    눈에 안보이는게 99이고
    보이는 게 1인데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이미 모든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내가 아는 그 작은 모래알같은 상식때문에
    믿지 못하는 게 많잖아요.
    고생하셨어요.

  • 7. 저도
    '22.1.20 12:02 AM (180.224.xxx.77)

    똑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아버님이 영정사진속에서 밝고 온화한 미소로 자꾸 저를 지켜봐주셨어요. 믿고싶지않아도 나는 보았으니깐요.

  • 8. 일단
    '22.1.20 12:13 AM (112.155.xxx.85)

    7년이나 모셨다는 것에 존경을 표합니다

  • 9. ...
    '22.1.20 12:13 AM (58.123.xxx.199)

    부모님 돌아가신 것도 충격인데
    화장해야 하면 마음이 너무 아플것 같아요. ㅠ

  • 10. lllll
    '22.1.20 1:18 AM (121.174.xxx.114)

    그동안 고생하셨고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가신 분 잘 보내드리고 가끔씩 생각하시겠죠.
    떠나신 분도 마지막까지 잘 지내시다 홀가분하게 잘 가셨을 거예요.
    저도 구순넘은 노모 모시고 삽니다.
    해가 바뀌니 이별이 점점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 11. ...
    '22.1.20 2:41 AM (49.171.xxx.233)

    원글님 최선을 다하신것 같아요.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있다는걸 보면요.
    며느리로써 최선을 다하신거에요.
    원글님같은 며느리 얻는 분들은 너무 좋을듯해요.
    요즘은 며느리들이 시집가고 나면 아들을 단절 시댁과 단절시키기 바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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