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정사진 속 아버님이 웃고 계셨어요

생생한기억 조회수 : 4,606
작성일 : 2022-01-19 23:29:47
7년간 모신 시아버지가 작년 가을 돌아가셨어요.
까다롭거나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니셨지만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갑갑한 일이었어요.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나니 아버님께 몇번인가
퉁명스럽게 대했던 것도 후회스럽고
좋은 거, 맛있는 거 더 해드리 걸.. 후회가 되더군요..

준비해 둔 영정사진이 없어 저희와 여행 중 찍은
사진 중 그나마 잘나온 사진 골라 장례식 치뤘어요.
파킨슨을 앓고 계셨고 원래도 염세적인 분이라
표정이 늘 근엄하고 어두웠어요.
장례식장 제단 위 아버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이
웃음기 없는 근엄한 얼굴이었어요.

화장장에 들어서고 아버님 영정사진 뒤로
아버님 관이 사라지는데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아버님 얼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웃고계신 거예요.
제가 잘못봤나 싶어 집중해서 다시 봐도
웃고 계셨어요!
마치 제게 괜찮다, 고맙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 모습에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을 하니
옆에 있던 시누이가 꼭 안아주더군요.
시누이에게 아버님이 웃고 계시다는 얘긴 차마 못했어요.

제 착각이었을까요?...
그렇지만 지금도 아버님 미소가 너무 생생해요.
IP : 223.62.xxx.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데
    '22.1.19 11:31 PM (14.32.xxx.215)

    기셨나봐요
    저희엄만 파킨슨 의심증인데(진단은 아니라고)
    항상 화난 얼굴이에요 ㅠ
    예전 사진보면 웃고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미친듯 화만 내는 치매라서 ㅠ

  • 2. 1234
    '22.1.19 11:35 PM (175.209.xxx.92)

    진짜로 인사했나봐요.고맙다고..고생 많으셨어요~

  • 3. ...
    '22.1.19 11:37 PM (120.142.xxx.74)

    님의 의식에 있던 선한 마음이 나타난거 아닐까요
    마치 동학의 순리가 발현한듯

  • 4. 선하신 원글님
    '22.1.19 11:44 PM (114.206.xxx.196)

    저도 며느리지만 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7년간이나 시아버지를 모신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대단하신 분이세요
    아무 자책도 하지 마세요
    님은 최선을 다하신 거였고
    그에 답하시듯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도 님 마음속에 들어와
    환하게 고맙다 인사하시고 가신 것 같네요

    앞으로 선하신 님의 앞길에 좋은 일만 있고
    건강하게 잘 사시길 기원합니다

  • 5. ^^
    '22.1.19 11:52 PM (220.76.xxx.170)

    영정사진이 울고있을 때도있고 웃고있을 때도있고 조금씩 움직이는거 같이 느껴지더군요 ㅠ 잘 보내드리셨네요! ^^

  • 6. 사실은
    '22.1.19 11:54 PM (106.102.xxx.198) - 삭제된댓글

    눈에 안보이는게 99이고
    보이는 게 1인데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이미 모든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내가 아는 그 작은 모래알같은 상식때문에
    믿지 못하는 게 많잖아요.
    고생하셨어요.

  • 7. 저도
    '22.1.20 12:02 AM (180.224.xxx.77)

    똑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아버님이 영정사진속에서 밝고 온화한 미소로 자꾸 저를 지켜봐주셨어요. 믿고싶지않아도 나는 보았으니깐요.

  • 8. 일단
    '22.1.20 12:13 AM (112.155.xxx.85)

    7년이나 모셨다는 것에 존경을 표합니다

  • 9. ...
    '22.1.20 12:13 AM (58.123.xxx.199)

    부모님 돌아가신 것도 충격인데
    화장해야 하면 마음이 너무 아플것 같아요. ㅠ

  • 10. lllll
    '22.1.20 1:18 AM (121.174.xxx.114)

    그동안 고생하셨고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가신 분 잘 보내드리고 가끔씩 생각하시겠죠.
    떠나신 분도 마지막까지 잘 지내시다 홀가분하게 잘 가셨을 거예요.
    저도 구순넘은 노모 모시고 삽니다.
    해가 바뀌니 이별이 점점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 11. ...
    '22.1.20 2:41 AM (49.171.xxx.233)

    원글님 최선을 다하신것 같아요.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있다는걸 보면요.
    며느리로써 최선을 다하신거에요.
    원글님같은 며느리 얻는 분들은 너무 좋을듯해요.
    요즘은 며느리들이 시집가고 나면 아들을 단절 시댁과 단절시키기 바쁘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2475 직장동료가 부탁하기전에 눈치껏 해줘야 할까요? 3 씨리날오 10:03:40 139
1632474 생리컵 포기 1 ㅇㅇ 10:03:23 95
1632473 중국어1도 못하는 여자가 혼자서 중국 여행 푸바오 10:03:22 67
1632472 외출하려고 나와보니 긴팔 걸치러 집에 되돌아가야해요? 이게 뭐냐 10:00:51 189
1632471 회사에 복잡한 문제가 있어요 1 10:00:10 223
1632470 홍위병 우두머리로 불렸던 사람의 최후 .... 09:58:37 169
1632469 천하람 의원 잠수타다 1 하람나와라 09:58:34 376
1632468 80대어르신 뼈붙는데 좋은음식 4 궁금 09:57:49 171
1632467 하위계층???진짜 82에서 별 벌레같은 댓글도 다 받아보네요. 8 .... 09:57:16 274
1632466 늙는건 서글프네요 8 가을여행 09:56:10 513
1632465 수상한 김영선·이준석 칠불사 회동, 무슨 일 있었나? 4 ... 09:51:59 299
1632464 20년전 영화 디 아워스 보셨나요? 7 세상에 09:51:15 304
1632463 로봇이 사람과 많이 닮은 수준으로 발전했네요 2 .. 09:50:52 180
1632462 마이스터고(과거 실업계, 전문고)학생들도 공부 못했다고 생각하면.. 6 Mosukr.. 09:42:45 490
1632461 부부가 교사로 정년퇴직시 한명이 먼저죽으면 5 ㅇㅇ 09:41:21 978
1632460 홈쇼핑에서 파는 옷은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거죠? 13 ㅇㅇ 09:41:19 854
1632459 고현정 살 너무 뺐네요.jpg 11 ... 09:40:47 1,563
1632458 저도 지긋지긋.. 친정엄마랑 외식하기 싫은 이유 12 .. 09:37:53 1,143
1632457 비판하는언론이 좋다던 노무현대통령 9 ㅇㅇ 09:34:37 289
1632456 오늘 외출 긴팔 입어야 하나요? 8 ㅇㅇ 09:33:05 775
1632455 비오는 날 운치 있는 곳은 6 rainy 09:30:46 550
1632454 올가을엔 또 갈색 세무 자켓이 13 09:29:55 832
1632453 윗지방 아랫지방 온도차 10차 1 야호 09:24:29 681
1632452 노안 눈 안보이는 증상이 .. 09:23:50 430
1632451 [명태균게이트?]"대통령 배우자 잘 안다"는 .. 1 ... 09:17:53 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