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가 주문한 예산과 법안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서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졌다.
민주당은 전(全)국민 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이재명표 3종 패키지’를 위한 예산 증액과 ‘대장동 사태’ 방지를 위한 민간 개발이익 환수 및 가상자산 과세 유예 관련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야당은 ‘관권선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169석 거여(巨與)의 힘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책 행보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발이익환수법 상정을 놓고 충돌했다.
이날 회의는 국토교통위원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직권으로 상정해 개최됐다. 안건은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이었다. 개발이익환수법 등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고 갈리며 예산안 심사마저 지연되자 위원장이 회의를 연 것이다.
그러자 국토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개발이익환수법, 도시개발법, 주택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의 상정을 요구하며 ‘의사일정 변경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 법안들은 이 후보가 정기국회 내 처리를 당부한 것으로, 민주당은 이를 사실상 당론(黨論)으로 채택, 우선 입법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전날 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법안을 상정할)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며 “오늘 의사일정에 반드시 상정해달라”고 했다. 그는 또 “국회법 77조에 의하면 의사 일정 변경 동의 건에 대해선 토론을 하지 않고 표결한다고 돼 있다”며 표결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17일 발의한 법안을 (다음날에) 상임위에 상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숙려기간이 필요하고 여야가 합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발이익 환수를 주장하게 된 과정을 특검을 통해 밝히고 나서 법안이 심사되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법안 발의 하루 만에 숙려기간도 거치지 않은 채 상정을 시도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선거가 급하다지만 예산 볼모 정쟁과 뭐가 다른가, 국회 본연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일정 변경 건을 두고 여야 공방이 계속되자, 이 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를 요구하며 정회를 선언했다.
서 지난 1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이 후보가 제안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여야 격론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개인 방역 물품 지급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20만원씩의 ‘일상 회복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초과 세수를 활용, 내년도 예산을 8조원 가량 증액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내년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반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개별 입장을 부대 의견으로 달아 안건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기기로 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은 이 후보가 제안한 것으로, 민주당은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민주당은 지난 16일엔 ‘초과세수 납부유예’ 방식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난색을 내비친 기획재정부를 향해 ‘국정조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공약한 ‘가상자산 과세 유예’ 관련 논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연기를 위해선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르면 오는 22일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과세 유예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나, 정부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과세를 진행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과세 이행을 위한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과세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업권법 제정을 논의 중인 정무위원회에서는 여야가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정무위가 지난 16일 연 공청회에서 민주당은 빠른 업권법 제정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가상자산 업권법을 통과시켜 이 후보의 정책 성과를 뒷받침하고 싶어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인 만큼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하자는 입장”이라며 “의견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