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가게가 새로 몇 군데 생겼어요.
채소,과일, 고기, 생선이랑 면, 두부, 반조리 제품 같은거 파는데 다 깨끗하게 소포장 해놓고 팔아요.
바코드 스캔해서 대부분 폰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고 당일에 전부 제품 소진하는게 컨셉인 가게들인데요.
거기가 저녁 7시부터 30분 단위로 10%씩 할인폭이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반값으로 살 수 있는 9시, 그 한 시간 전인 8시부터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요.
저도 할인가에 사는게 좋아서 매일 그 시간에 나가니 매 번 보이는 사람들이 있네요.
그 중에 한 여자가 눈에 띄는 행동을 해서 그 다음부터 그 여자만 보이는데 늘 도둑질을 했었어요.
봉다리마다 나물 넣어놓고 가격표 붙여 놓은걸 두 봉지를 풀어서 한 봉지로 합친다던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포도를 계속 뜯어 먹이고 귤도 까먹고 껍질은 바닥에 버리고
물건을 봉지 두 개로 나눠서 담고 봉지 하나만 계산대에 올려 계산하고 나머진 그냥 갖고 나가고.
그 여자가 눈에 보인 이후로는 계속 매일 관찰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당당해서 사장 부인인가? 건물주인가? 이럴 정도로 누가 쳐다보건 말건 자기 할 일 딱딱 하는.
그런데 중국말이 안되니 일러바치지도 못하겠고 중국에선 도둑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도 모르겠고해서
그냥 어머어머..저 여자 오늘도 또 저러네? 저만 알고 있는것 같아서 엄청 답답했었어요.
직원들도 여럿인데 모르는것 같고..
나만 그 여자 노려보고 있지 다른 사람들은 자기 물건 사기 바쁘고.
어느 날 그 여자 도둑질하는거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 소리 듣자마자 그 여자 하던 짓을 딱 멈추더니 물건 다 놓고 도망치듯 나갔어요.
그래서 그 여자가 도둑인걸 더 확신했죠.
나가보니 옆 건물에서 애기엄마들끼리 싸움이 났는지 여자들 대여섯에 아가들까지 전부 쇠창살 있는 경찰차 타고 갔어요.
그 이후에 그 도둑이 더 의기양양해서 매일 아들도 데리고 오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안보이기 시작했는데요.
그때서부터 어떤 가게에서도 그 여자와 아들 볼 수가 없네요.
다른 사람들이 제보 했겠죠?
씨씨티비 돌려봤을테고.
아무래도 도둑질 한거 걸려서 가게 출입 못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인데..
중국은 도둑을 어떻게 대하나 문득 궁금해졌네요.
오죽하면 그랬겠냐 싶어 대부분 용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