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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자 혼자 여행 후기에요

보라보라 조회수 : 6,043
작성일 : 2021-08-30 08:53:30
어제 극도로 심신이 지쳐 되는대로 부산 내려왔어요
82님들이 댓글로 좋은 말씀해주셨고요 조금이라도 보답하려고
후기 남깁니다.
원래는 며칠 묵을 생각이었고 오늘은 기장쪽으로 옮기려고
예약도 해뒀는데 참 인생은 알수 없는 것
갑자기 회사에 나가야만 하는 일이 생겼어요 밤에 연락받았고요
지난 1년간 재택근무하며 한번도 생기지 않았던 일인데요....
부랴부랴 취소하고 다시 서울 올라가는 길입니다.

-호텔
영도는 처음이고 ㄹㅂㅅ호텔도 처음인데 부산대교/영도대교 넘으면 바로 보여요
3.5성급인데 여자 혼자 묵기 부족함 없이 아주 좋았어요
물론 특급호텔같은 서비스와 시설은 아니지만
가성비 매우 훌륭했고요 시티뷰 8만원대, 저는 오션뷰로 10만원대 예약했어요
당일날 예약해서 그렇지 여유를 두면 더 저렴하게도 가능할듯해요
있을거 다 있고 공간도 생각보다 좁지 않았고 청결했어요 바닥이 카펫 아닌 나무라 좋았어요
뷰도 좋았어요 영도/부산 대교가 밤에도 예쁘더라고요
유일한 단점은 tv수신이 안되는 채널이 여러개 있었어요 지지직거리면서

-일정
첫날 오전 일찍 도착해 호텔에 짐 맡겨두고 나왔어요
일욜이고 오전이라 문연곳이 없어서 깡깡이 마을까지 해안가따라 걸었는데 아기자기 예뻤어요. 해운대 기장과는 다른 멋이에요
맥도날드에서 거의 10년만에 빅맥도 먹고 더운날씨에 더는 못걸을것 같아 택시를 타고 해운대에 갔어요
스타벅스에 앉아 아아 한잔 마시고 다시 택시타고 영도로 돌아왔는데도 체크인 시간이 안됐길래 영도대교 건너 바로 있는 스타벅스에서 아아 한잔 더 사서 영도대교를 걸어서 건넜어요
이때가 이번 여행 중 감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된거 같아요. 정말 놀랍게도 만사 힘들었던 마음이 내려가면서 기운이 조금씩 나더라고요. 마침 집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잘 도착했냐고. 그렇게 눈물이 나더니....이때부터 완전 신나서 돌아다녔어요
남포동 국제시장까지 구경했고 문연 상점이 꽤 있어서 예쁜 손수건도 하나 사고 그랬어요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하고, 룸에 들어가서 아기자기한 바다 보다가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 행복을 만끽했죠.
내일은 기장으로 가야겠다 싶어 그쪽 호텔 예약도 하고요

저녁때되어 부평시장쪽 곱창거리로 갔어요
저는 곱창 양념으로....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기 곱창 소자요!! 외치는 성격급한 사장님이 계셨는데 (대자 먹으면 어쩌시려고!!) 여자 혼자 곱창이라니 안되어 보이셨는지 여기가 젤 시원해~~하면서 에어컨 바로 앞 자리를 주셨어요
곱창은 거의 안보이고 대창과 양이 주였는데 시뻘건 양념답지않게
안맵고(저 맵찔이) 달면서도 맛있게 먹었어요
볶음밥까지 먹고 배 두드리며 나왔고요 ㅋㅋ
급 피곤해지고 사람도 점점 많아지기에 코로나 걱정도 되고 바로 숙소로 왔습니다.(접종완료자이긴해요)
호텔 꼭대기 루프탑에 올라가 경치보고
곱창집에서 몸에 냄새가 많이 베어서 씻어야겠더라고요
씻고 뒹굴뒹굴 기분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그 순간
갑자게 걸려온 전화.....
그길로 일정 취소하고 srt 예약하고 그랬죠 모

-총평
1. 내집두고 호텔(여행) 가는 이유는 상처가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더라 그게 감정의 터닝포인트가 됨
2. 부산은 (내기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런 곳임
3. 무뚝뚝하고 목소리 큰 그러나 정많은 부산 사람들 정감가서 좋음
4. 부산 택시는 탈때마다 기사님들 운전솜씨에 감탄. 절대 깜박이를 켜지 않으시지만 좀 빨리 가주세요 말따위는 필요치 않게 최고의 속도와 최적 루트가 기본 값임. 너무 만족
5. 인생은 인내가 디폴트에 예측불가 이벤트의 연속임. 마음대로만 되지 않음. 그러나 그것이 인생의 묘미라고 했던 선인들 말씀이 아주 조금 이해됨
6. 1박만 할줄 알았다면 시그니엘 묵어볼 것을...다음으로 기약
7. 영도는 부산의 또다른 멋이었음. 재방문 의사 충분. 참고로 강다니엘 고향이 영도라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IP : 223.39.xxx.44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8.30 8:59 AM (223.62.xxx.237)

    참고로 강다니엘 고향이 영도라고


    마무리가 참 좋네요 ㅎㅎㅎ

  • 2. ...
    '21.8.30 9:00 AM (223.62.xxx.237)

    제가 당일치기 부산여행 다녀온 거 같아요

  • 3. 친정시댁이
    '21.8.30 9:01 AM (116.127.xxx.173)

    다부산이라
    길따라적으신 그곳이 눈에선하고 막영상지원이 되는!
    부러워요 혼자여행!

  • 4. 부산
    '21.8.30 9:02 AM (223.39.xxx.240)

    부산살고있는데
    부산에대해서 참글잘써주셨네요

  • 5. 새벽
    '21.8.30 9:03 AM (59.20.xxx.85)

    기장쪽도 참 좋은데 다음 기회에 가보세요^^

  • 6. 부산사람
    '21.8.30 9:03 AM (223.39.xxx.19)

    그 때 올리신 글 보면서 잘 지내고 가셨으면 했는데 서둘러 가셔야했던 것 빼면 나름 힐링하고 가신 것 같아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
    원글님께 앞으로도 좋은 날만 계속되길 바랍니다. ^^

  • 7. 짝짝짝
    '21.8.30 9:05 AM (118.235.xxx.212)

    알차게 즐겁게 충전되는 여행 잘 다녀오셨네요. 덩달아 읽는 저까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번주도 즐겁게 시작하시길요.

  • 8. 터닝
    '21.8.30 9:05 AM (118.35.xxx.132)

    감정의 터닝포인트 공감가요.
    처음 낯선곳에 혼자 갈때, 자기도 모르게 마음에 가지고 있던 두려움이나 겁같은거..

    저는 외국에 배낭여행을 혼자갔었는데, 첫날에 유스호스텔에 도착하기까지 인천공항~유스호스텔 이 구간이 그렇게 저에게는 좀 겁이 났었나봐요.
    그날 침대에 누워있는데 가족에게 연락을 받고 엉엉 울었어요.
    그렇게 울다가 지쳐서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밥을 먹고나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신나는 일들이 남았구나 하면서 그 이후로는 즐겁게 보냈던것 같아요.

    재미난 후기네요 ㅎ

  • 9. 부산사람인데
    '21.8.30 9:40 AM (125.182.xxx.27)

    영도...한번 가봐야겠어요....감사..

  • 10. 좋다
    '21.8.30 9:59 AM (119.205.xxx.234)

    혼자 부산까진 엄두를 못냈는데 너무 좋은 후기네요. 부산 가게되면 많은 도움 되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1. 재밌어요
    '21.8.30 10:30 AM (39.117.xxx.106) - 삭제된댓글

    여해의 맛은 감정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공감하고 재택 2년째 지친몸과 마음 훌쩍 떠나그 싶네요.
    저도 부산 좋아라 합니다
    광안대교 보면서 치맥하고 싶어요 ㅠ

  • 12. 지구별산책
    '21.8.30 10:31 AM (116.35.xxx.111) - 삭제된댓글

    아 가고싶다... 정말 혼자 훌훌 떠나고 싶다...

  • 13. 재밌어요
    '21.8.30 10:31 AM (39.117.xxx.106)

    여행의 맛은 감정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공감하고 재택 2년째 지친몸과 마음 훌쩍 떠나고 싶네요.
    저도 부산 좋아라 합니다
    광안대교 보면서 치맥하고 싶어요 ㅠ

  • 14.
    '21.8.30 10:32 AM (124.216.xxx.58) - 삭제된댓글

    여행기 읽는데 제가 다 신나네요
    글도 조목조목 핵심만 잘 찝어서 잘 썼구요
    감사합니다

  • 15.
    '21.8.30 10:43 AM (114.202.xxx.42)

    상처를 주지 않은 공간에서 감정의 터닝포인트를 찾는거 좋네요
    부산택시기사님에 대한 긍정적?평가도 신선했어요

    저에게 여행은 편안함과 익숙함을 버리고 긴장과 불편함 낯설음을 대면하게 해서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가족과 함께 숙제처럼 완수해요^^
    혼자 갈때도 맛집 유명지 좇아다니며 미션수행하듯 하고요

    코로나시대에 반강제로 나다니질 않으니 여행하고 싶어지네요
    상황이 좋아지면
    원글님처럼 낯선장소에서 감정의 터닝포인트를 찾아봐야겠어요

  • 16. 저도 한달도
    '21.8.30 11:18 AM (112.216.xxx.179)

    안됐는데 너무 생생하게 잘쓰셧어요
    저희도 영도 기장 해운대센탐
    곱창골목 이랗게 갓습니다.

  • 17. 고향
    '21.8.30 11:56 AM (211.222.xxx.74)

    고향 가고싶어지네요. 너무나 달라진 부산이지만
    영도 자살바위앞에서 부서진 파도 맞으면 힐링 했던 추억이 마구마구 떠오르네요.

  • 18. 부산 택시기사님들
    '21.8.30 12:01 PM (116.41.xxx.141)

    꼭 보셔야할 글이네요 ㅎㅎ
    비난일색인데 이런 단비글이 ㅎㅎ
    부산택시기사님에 대한 긍정적?평가도 22

    원글님 배우신분 ㅎ
    넘나 재미진 유익한 후기네요~~

  • 19. ㅇㅇ
    '21.8.30 1:00 PM (121.174.xxx.17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열린마음으로다니셔서
    긍적적인 여행이되었나봐요

  • 20. ...
    '21.8.30 2:01 PM (183.103.xxx.107)

    영도에서 해운대 택시로 가셨으연 아찔한 부산항대교도 타보셨겠네요
    그호텔 커피숍에서 보면 영도대교 올라가는것도 보이는데~
    어제 기장쪽은 일욜이라 사람 겁나 많았어요
    담에 또 맘 울적할때 이렇게 슝 내려오세요^^

  • 21. 부산
    '21.8.30 4:52 PM (220.92.xxx.93)

    부산사람들 특히 상업종사분들 말투 싸우는것 같고 화내는 것 같은게 부산사람도 그렇게 느끼는데
    긍정적으로 보셔서 고맙네요
    택시는 ㅋㅋ 기차시간 임박하면 진가가 나오죠ㅋㅋ
    전 서울서 택시 탈 때마다 답답, 낭창낭창 둘러가는지 의심스럴만큼 답답해요ㅋㅋㅋㅋ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상처가 없는 공간의 감정 터닝포인트
    배웁니다 멋집니다

  • 22. 글을
    '21.8.30 5:12 PM (211.46.xxx.89)

    너무 실감나고 재미있게 써주셔서 영상 지원되고 예전에 다녔던 추억도 새록 새록 기억나네요
    글 지우지 마시고 다음에 원글님이 다닌 코스 꼭 한번 다녀보고 싶네요
    기분 좋아지는 글입니다~~~~^^*
    일때문에 중간에 끊긴 여행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힐링 하고 일터로 가신것 같아서 보기 좋네요

  • 23. 트랩
    '21.8.30 5:36 PM (124.50.xxx.74)

    아 부산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인데
    후기 감사해요
    제가 다녀온 것처럼 즐겁고 여기에 꼬리를 물고
    추억여행도 갑니다
    건강하세요

  • 24. 원글
    '21.8.30 6:17 PM (223.38.xxx.57)

    댓글 읽어보면서 제가 힐링됩니다. 부산분들....사..사...좋아합니다 ㅋㅋ 수서에서 택시를 탔는데 핸들 두손으로 꼭잡고 흔들흔들 꿀렁꿀렁 택시기사님 운전을 보고있자니
    환상 코너링 자랑하며 풀악셀 밟으시던 부산 택시기사님들이 진심 그립습니다. 운전의 달인들이시죠
    제 공간으로 돌아오니 역시나 변한것은 하나도 없지만 또 열심히 살아야죠 그러다 지치면 또 부산 가렵니다.
    고마운 82님들 건강하세요

  • 25. 관광코스
    '21.8.31 7:45 AM (211.104.xxx.236) - 삭제된댓글

    맞네요
    영도에서 올라타는 그공포의 돌아가는 길ㅡ
    부산항대교 ㅡ광안대교ㅡ해운대
    이거완전 드라이브 코스인데요 ㅋ

  • 26.
    '21.9.11 10:09 AM (124.216.xxx.58) - 삭제된댓글

    부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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