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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아지로소이다 - 중성화 수술,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댕댕이 조회수 : 1,388
작성일 : 2021-05-10 16:52:39
진짜 강아지가 쓴 것 같네요.   내가 강아지라면 진짜....어우....

강아지한테 물어봤냐고요.  중성화 수술 원하는지, 안하는지...

과연 이 기자는 어떻게 최종선택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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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5/08/O5E5DJ7M7RCQLDBEKTTQIFARCA/

개아범이 컴퓨터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내 앞에 와서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어 뭐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다음 주에 토동이 중성화 수술 예약했는데요, 그날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취소하고 다음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개아범, 너마저.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엄마와 두 달간 함께 살면서 들었던 무수한 이야기 중에 가장 끔찍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주인에 따라 예외는 있지만 한국의 거의 모든 애완견들은 중성화 수술을 받게 된다고 했다. 병원 가서 자고 일어나면 아랫도리가 뻐근하고 목에는 깔때기 같은 걸 두르고 있을 텐데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는 그 수술을 받지 않았다. 대신 새끼를 낳을 때마다 강제로 생이별당해야 했다. 그러니 반려(伴侶) 운운하는 인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엄마는 말했다. 반려는 짝이란 뜻인데, 친구를 내시로 만드는 마초가 어떻게 인생의 짝이란 말인가.

그런데 개아범은 왜 수술 예약을 취소했을까. 나는 앞발로 마우스를 눌러 개아범이 보던 유튜브를 재생시켰다. ‘중성화, 누굴 위한 일인가’ ‘중성화에 관한 진실’ 같은 영상들은 하나같이 중성화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인간에게 개의 생식 기능을 강제로 없앨 권리가 있느냐 하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었다.

중성화는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영어로도 Neutering이다. 그 이름부터 음모론의 냄새를 풍긴다. 어차피 중성이란 성은 없다. 수컷을 거세하고 암컷 난소를 적출하는 게 어떻게 중성화인가. 중성화라는 교묘한 단어로 마치 폭력이 아닌 적절한 행위인 것처럼 포장했다. 중성화는 미국 애완견 번식업계와 수의사회의 로비 때문에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음모론의 골자다. 유럽에는 중성화가 불법인 나라가 많다고 한다.

인간들은 중성화 수술을 무슨 예방주사 맞히는 일처럼 생각한다. 뚜렷한 근거도 없이 중성화 수술을 하면 오래 살고 병에 덜 걸린다고 말한다. 특히 수컷은 고환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젠장! 고환이 없는데 어떻게 고환암에 걸리냐 인간들아. 그럼 슬개골 탈구 안 되게 다리도 자르면 되겠네. 나는 갑자기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가고 싶어졌다. 아, 인텔리 강아지의 삶이 이다지도 피로한 것이란 말이냐.

중성화는 미국에서 유기견이 창궐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거리를 떠돌다 죽게 놔두느니 중성화로 유기견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개는 피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성화는 일종의 영구 피임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차피 개를 집에 가둬 키우고 목줄을 매는 것부터 인간이 개를 도구로 쓰는 것인데, 중성화에만 엄격한 잣대를 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성화를 하지 않으면 개아범이 나의 번식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그 욕구를 견디지 못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면 깔때기 쓰고 ‘나 수술했음’ 하고 다니는 창피함 정도는 견뎌야 하는 것 아닌가. 엎드려서 기다려야만 간식을 주는 것 역시 그런 면에서 동물 학대로 볼 수도 있다. 내가 낳은 새끼들이 주인을 찾지 못해 유기견으로 생을 마치게 된다면 그 비극은 또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나는 여차하면 찢으려고 물고 있던 개아범의 빨간 티셔츠를 슬며시 내려놓았다.

비 오는 저녁, 개아범이 산책 못 하니까 애견카페 가 볼까, 하더니 나를 차에 태웠다. 다른 개들과 놀 생각에 나도 신이 났다. 애견카페 문 앞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중성화 수술 안 한 남아 절대 입장 불가.’ 아, 어쩌란 말이냐. <다음 주에 계속>

토동이 말하고 한현우 기자 적다



IP : 59.15.xxx.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댕댕이
    '21.5.10 4:53 PM (59.15.xxx.2)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5/08/O5E5DJ7M7RCQLDBEKTTQIFARCA/

  • 2.
    '21.5.10 4:57 PM (66.27.xxx.96)

    웃프네요
    안그래도 자식보다 더 절절한 개주인들이
    중성화에 성대에 자기들 편한대로 마구 수술시키는 것
    우습다고 생각했었음

  • 3. 이건
    '21.5.10 5:06 PM (59.15.xxx.2)

    예전에는 강아지들을 집 밖에서 키웠는데, 요즘은 다들 아파트에 실내에서 키우니

    생긴 거라고 봐요. 저도 어렸을 때 강아지 키웠지만, 그때는 단독 주택들이 많았고

    마당에서 키웠거든요. 강아지들이 그 시절에는 발정기가 없었는데 요즘에 갑자기

    발정기가 생긴 것도 아니쟎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 발정기 난 동물이 집 안에서 마운팅을 하고

    난리를 피니 관리가 힘들어진 거겠죠.

  • 4. 개소리
    '21.5.10 5:22 PM (125.184.xxx.67)

    근거가 없긴. 기자가 미쳤네. 진짜 들고 있는 펜대
    라고 막 놀리네.

    원글님아. 실내사육하고도 아무 상관 없어요.
    개들 수명 자체가 늘었잖아요.
    심장병 개 많이 늘었는데 그것도 실내에서 키워서 생겼다 할 판이시네.

  • 5. ㅇㅇㅇㅇㅇ
    '21.5.10 5:27 PM (211.192.xxx.145)

    사람 자식도 편의를 위해 학교에 보내지고 학원에 보내지고
    대학 못 가면 자살하고
    사람 부모 죽을 때까지 끈끈하게 관리받는 인생을 삽니다.
    모든 게 너를 위한 거라는 울부짖음까지 들어야 하죠.

    사람은 아이 안 낳고 사는 게 현명한 거라며 노예 생산 안 한다 자화자찬하는데
    개야말로 노예 생산 안 하는 삶을 살 수 있게 수술비용 낼 수 있는 주인에게 키워지는 건
    견생에서 치뤄야 하는 댓가 같은 거죠. 야생동물이 아니니까요.

  • 6. ㅁㅁㅁㅁ
    '21.5.10 5:43 PM (211.192.xxx.145)

    젠장! 고환이 없는데 어떻게 고환암에 걸리냐

    이 부분이 이해가 안가네요.
    중성화를 해서 고환이 없어서 고환함에 안 걸린다는 건데
    기사를 개의 수컷은 애초에 고환이 없는데 무슨 고환암이냐! 의 의미로 썼어요.

    잠복고환의 경우 암 발생율이 10배가 높은 걸로 압니다.
    그걸 수의학계의 음모라고 말할 거라면
    사람도 마찬가지죠, 의사들이 수술수가 올리려고 그러는 거잖아, 라고요.
    이거 지금 수술 안 하면 나중에 늙어 남들보다 암 발생율 10배 높습니다 할 때
    수술 안 할 사람 있을까요? 그런데 왜 개는 안해도 돼는 거고 수의학계의 음모가 되는 거죠?

  • 7. Re:개소리
    '21.5.10 6:25 PM (59.15.xxx.2)

    개들 수명이 늘어난 거랑 중성화 수술이랑 뭔 상관인가요.

    중성화 수술 덕분에 오래사는 건가요.

    하긴 조선시대에도 내시가 일반인들보다 오래 살았다고는 하더라구요.

    그래도 저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내시로 오래 사는 거보다 그냥 일반인으로 살다 죽을래요.

    물론 강아지는 그런 선택권이 없으니 중성화를 감수해야겠지만.

  • 8. 근데
    '21.5.10 7:02 PM (118.235.xxx.68)

    사람도 성욕 참기 힘들잖아요. 강아지는 편안한 상태에서 살면 좋을거 같아요. 사람도 호르몬에 따라 범죄도 저지르는데...

  • 9. ...
    '21.5.10 7:27 PM (221.138.xxx.139)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런 글은 왜 쓸까요?

    네, 중성화 수술과 개의 평균 수명/질병 예방은 관계가 아주 깊습니다.
    대부분의 반려견주는 개와 오래 함께, 건강하게, 정신적으로도 안심하고 살고 싶은 이유에서 중성화를 선택해요.

  • 10. Re: 근데
    '21.5.10 8:35 PM (210.2.xxx.180)

    사람도 성욕 참기 힘들면 다 중성화 수술 시키면 편안한 상태에서 살 수 있다는 말이세요? @_@

  • 11. 진짜무책임
    '21.5.10 9:16 PM (39.120.xxx.34) - 삭제된댓글

    기자라는 인간이 제대로 조사도 안하고 펜으로 똥을 싸는구먼. 중성화와 암예방에 대한 수의학 연구 결과가 얼마나 많은데...

  • 12. 어휴
    '21.5.10 11:01 PM (118.235.xxx.68)

    중성화 안된 강아지가 얼마나 힘들지 모르면 말을 머세요.

  • 13. 이게
    '21.5.10 11:30 PM (149.248.xxx.66)

    씨알이 먹히려면 동물은 애완 혹은 반려용으로 키우는 자체를 반대해야해요 그럼.
    어쩌자구요. 개키우며 계속 무한정 번식 계속 시켜요?? 새끼낳으면 그거 누가 다 감당하라구요. 대안도 없으면서 그럴싸한 말로 씨부러대는 인간들 극혐.

  • 14. ㅎㅎ
    '21.5.11 1:16 AM (210.223.xxx.149)

    이렇게 기자가 쓴 글 하나 읽으면 그게 진리인줄 알고
    무조건 옹호를 해대니 조선이 안 없어지고 계속 이나라가 이모양인거죠.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말 꼬투리 잡으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개 암컷은 중성화를 하지 않으면 자궁축농증이라는 병이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기 위해 중성화 필요하구요.
    수컷은 병보다 마운팅이라든지 욕구를 풀려는 몸짓이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상황을 만들뿐 아니라
    욕구를 해소하지 못해 공격적이 되거나 짜증이 늘고 불안해한다고
    검색 조금만 해보시면 나옵니다.
    신문에 나오면 다 진리라 생각하시는 저희 70대 노모가 생각나
    답답하네요..

  • 15. 암컷
    '21.5.15 8:32 PM (125.184.xxx.67)

    중성화 안 하면 4마리 중 1마리가 자궁축농증 걸립니다.
    유선종양 생기는 것까지 포함하면 중성화 안 해서 잘못 되는 애들 비율 확 올라가요.
    자궁축농증은 약도 없고 수술 안 하면 죽어요.
    자기 개 3마리 암컷 중성화 안 했는데 셋다 자궁축농증 생겼다고 안 하신 분들 어릴 때 꼭 해줘야한다고 블로그에 글 쓰신 분도 있어요.
    이번에 보호소에 데리고 온 노령 암컷 자궁축농증 와서 수술 했습니다. 심장 안 좋은데 수술 안 시키면 죽으니까 약 먹이고 수술 중에 강심제 써 가면서요.
    제발 무식하면 입 다무세요. 살릴 수 있는 애들 님 같은
    사람 때문에 버려지고,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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