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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게 차별받은 트라우마 어떻게 극복하나요

.. 조회수 : 2,886
작성일 : 2021-04-06 17:23:46
아들하나 딸하나 있는집에서 차별받고 큰 딸입니다
82에 글 많이도올렸고 위로도 많이 받았죠.

제 어릴때 분위기를 살짝 묘사하면
저희집에 4인용 식탁이 있었거든요?
벽에 붙여놓고썼는데, 집이 좁다보니 자연스레 식탁에 물건이 많아지니 4인용이 2인용식탁처럼 되더라구요.
항상 아빠오빠는 정상적으로 앉아먹었고
저는 식탁 하단에 칸막이 같이 쳐진자리가 제자리였어서, 다리를 내릴수가없어 의자에 양반다리하고 앉아 밥먹었구요..
엄마는 자리가 없어서... 서서 드셨습니다...
아님 식사전후에 먼저 급하게 드셨죠.
앉아서 같이 먹재도 괜찮다며 굳이굳이 그렇게 드셨어요.

집이 투룸이었는데, 아들딸 방 내어주고 부모님은 안방도 없이 사셨어요.
집에 돈이 없는게 아니었는데... 이부분은 쓰면 알아보시는분이 있을것같아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엄마는 뭐어떠냐며 거실에서 다보는데서 가슴다내어놓고 속옷갈아입고 그러셨어요... 안방이 없으니까요...
정말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자발적으로 하녀같은 자존심도없는 삶을 자처하셨고, 그런삶에 고단함이 찾아오면 화살은 저였습니다.
맞벌이셨는데 초등학생인 저에게 왜 아빠랑 오빠 밥도 안차려주고 굶고있냐고 퇴근후 윽박지르시던게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집에서 하녀역할이셨다면 딸도 같은 위치가되어 자기를 돕길 바라셨던거같아요.

아버지가 가부장적이라 말도안통하고 사이가 좋았던적이 없으세요. 두분 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딸한테 그렇게 하소연을 해댔어요. 지금도요.
아들이 머리가 좋고 똑똑한데.. 자기가(엄마가) 똑똑했으면 잘난아들 조기유학도보내고 했을텐데 너무 무신경해서 더 잘될수있는 아들 망친거 같다고 엄마가 우셨어요 제앞에서.. 고등학생인 저는 "그래.. 오빠가 대단하고 잘났는데 엄마가 잘못해준것같아 마음이 아픈가보네.."하고 말한기억이 납니다.
엄마란게 아들ㅅㄲ만 저렇게 칭송하는데, 그걸 위로하는 똑같은 자식인 제 마음이 어땠겠어요?
저한테는 반대로 넌 누굴닮아 그렇게 무식하냐고. 뇌가 있긴하냐고 이런말을 서슴찮게 하셨어요.
어릴때 하도 저런대접 받다보니 오빤 떠받들여야되는 잘나신분이고 전 머리도안좋고 무식한 쓸모없는년이라고 제스스로가 저를 그렇게 여겼어요. 자존감이란게 아주 바닥이었죠. 세뇌란게 진짜 무서운거구나 싶습니다.

집 분위기가 저러하니 일찍 독립했고 독립하고 몸과 마음이 가족과 멀어지니, 차별받아 상처받은 응어리도 없어지고 자연스레 엄마와 관계도 원만해 지더군요. 싸울일도 많이 없구요.

싸울일이 많이 없어지니 전 과거 트라우마에서 상처에서 벗어난줄 알았어요.
근데 이건 대단한 착각이었습니다.
전 그냥 가슴속 칼날을 덮어놓고 외면했을뿐이었습니다.
엄마랑 이제 예전처럼 다툼이 많진않습니다. 이젠 제가 경제력도있고 어머니는 나이가 드셨으니 이젠 제가 강자고 어머니가 약자라 제가 상처 받을일은 없어요.
하지만 가끔 대립이 생길때마다 덮개가 없어져 칼날이 고스란히 나타나 저를 마구찔러요.
어릴적 상처받은 기억들이 정말 생생하게 다떠올라요. 정말 희미해지지도않고 초등학교때 일까지 생생하게 다 떠오릅니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쌍욕하고 상처주는 저를 합리화합니다. 어릴때 엄마 막말에 그렇게나 상처받았으면서, 저는 지금 몇배로 더심하게 엄마에게 막말을 쏟아냅니다.

내가 니깟년밑에서 크느라 얼마나 고생한지아냐
지금 그나마 가족행세하며 지내는건 내가 잘나서 일찍 독립해서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지 니년이 잘나서가 아니다.
난 내가 알아서 잘큰거다.
무식하면 애나낳지말지 왜 날 생각없이 낳았냐. 이무식한년아 니같은애 상종하기도싫다

....
제가 쏟아낸 막말입니다.
칼날은 몇십년이 지났지만 무뎌지지도않는구나..고생각했습니다.
어릴적 트라우마가 그칼날이 저를 찌르니까
이젠 강자인 제가 엄마에게 막말을 내쏟고 이걸 합리화합니다.
저런 대접 받아도 되는여자라며...
근데 마음이 아픈거죠..
엄마니까요...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계속 나네요ㅠㅠ

어떻게하면 이 칼날을 덮는게 아니라 뽑아낼수있을까요?

엄마가 무슨 소리 할때마다 예민하게 받아들여 오빠랑 차별하는식으로 생각하게되는 제 사고방식도 너무싫습니다.
엄마가 어디좀 같이가달라 부탁하면 '왜 아들ㅅㄲ한테는 저런얘기안하고 나한테만 같이가달라하나' 이런식으로 치우쳐 생각합니다.
오빠한텐 저한테 부탁안하는 다른걸 부탁하는데 말이죠...
제 마음속 상처가 정말 깊었구나 싶습니다.

대단한 트라우마 같아요.
극복하고싶습니다.
저를위해서라도...
IP : 223.63.xxx.17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4.6 5:32 PM (223.62.xxx.29)

    음 조심스럽게 상담치료 권하고 싶습니다. 한번은 나를 다독이고 풀어내지 않으면 풀리지 않아요. 저는 상담치료로 또 독립해서 가족과 연락안하고 사는것으로 많이 회복 되었어요. 지금도 이제는 가족과ㅜ연락하지만 반나절을 같이 보낸적 없어요. 안보고 사는것도 방법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상담치료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그안에서 내가 위로 받으면서 조금씩 좋아졌어요.

  • 2. ...
    '21.4.6 5:34 PM (118.235.xxx.1)

    딸이 아니라, 제 삼자 입장으로 멀리서 보면 극복이 되더라구요. 미련하고 못난 여자 같으니.. 딸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지 못한 쓸쓸한 노후 가여운 여자 같으니..그러면서요. 다만 씨앗도 땅이 탄탄해야 뿌리를 내리는데 유년시절 이리저리 바람저럼 나부끼다 결혼하고 겨우 가족이라는 보금자리에 싹을 틔우고 자리잡은 저도 참 안쓰럽네요. 제가 키워나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제가 받은 상처 주지않으려고 잘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부모에 대한 원망과 설움이 잊혀지지는 않아요. 다만 그들도 저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티비에 나오는 그림같은 가족까진 아니더라도 주말에 손잡고 나들이하고 저녁에 하하호호 웃으며 식사하는 평범한 저녁 풍경을 바라던 가족이었겠죠. 그거 생각하면 그냥 다 불쌍할 뿐....

  • 3. ...
    '21.4.6 5:36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언제까지 부모때문에 불행했다 징징대면서 엄마랑 똑같은 병신짓하는 거 정당화하실 거에요?

    진짜 극복하고 싶은거면 트라우마 어쩌고 주접떨면서 엄마란 여자한테 쌍욕할 것이 아니라 안보고 버리면 됩니다. 독립해서 거리두고 있는건 맞아요?

    인간은 상처투성이에요. 님의 상처가 작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기 상처를 가려둘 수도 있고 간간히 다시 파헤쳐지면 다시 덮을 수 있어요.

    매사 부모때문에라는 프레임에 갖혀 극복할 생각 안하고 사니 게시판에서 주기적으로 징징거리기나하고 부모한테 욕이나 하며 똑같은 인간처럼 똥밭에 구르죠.

    벗어나고 싶다고요? 그럼 보지마세요. 전화하지 마세요. 님 주변에 있는 사람이나 한번 더 챙겨요. 핏줄에 연연하지말고 새로운 가족을 이번엔 님 스스로 만들던가요.

    계속 부모랑 관계 끊지도 못하면서 트라우마 어쩌구 니년때문에 어쩌구... 같잖은 핑계죠.

  • 4. 저는
    '21.4.6 5:41 PM (112.154.xxx.39)

    원글님보다 몇배는 더 차별 받았어요
    차별이라기보단 딸자식은 그냥 존재자체를 돈벌이용
    아들 뒷바라지용으로 쓰고 그게 왜 나쁜건지 잘못인건지도 모르는 부모님

    우리도 가난해서 방2개에 작은 주방달린방에서 살았거든요
    안방은 부모님
    작은방은 아들둘
    주방이 안방 작은방과 마주하고 있고 출입문도 열면 바로 주방 인데 딸둘은 거기서 잤어요
    하찮은딸들은 거기 쓰라는겁니다 다큰 20살중반 딸들을
    옷을 맨날 화장실에서 갈아입었고 친구랑 통화는 밖에나가 공중전화에서 했어요
    생일도 아들만 챙겼구요 결혼하니 며느리 친소주들만 챙기더라구요

    그래서 손절하고 얼굴 안보고 살아요
    너무너무 좋습니다 속마음 다치고 억울해하고 과거생각하먼 화나고 그랬는데 그렇다고 바뀌는거 없고 가족만나는게 죽기보다 싫은데 내가 왜 고통속에서 살아야하나 싶어 딱 끊었더니 너무 좋아요
    살날이 더 많은데 그런곳에 시간낭비하기 싫어요

  • 5. ...
    '21.4.6 5:48 PM (124.171.xxx.219)

    부럽습니다. 원글님이 너무 부러워요.
    저도 생모에게 미친듯이 욕을 하고 때리고 죽여 버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어요.

  • 6. ㅇㄱ
    '21.4.6 5:55 PM (175.123.xxx.2)

    님도 부족한 사람이듯이 엄마도 부족하고 어려서부터 사랑 못받고 크고 남편한테도 대접못받고 살고 누구한테도 지지 받지 못해서 그런거에요
    엄마도 불쌍한 인생이잖아요 ㆍ행복한 삶이 아니였으니 용서하세요 님이 떠나도 부모는 원망 안해요

  • 7.
    '21.4.6 6:13 PM (121.160.xxx.155) - 삭제된댓글

    엄마도 피해자
    원글님도 피해자네요.
    저도 심리상담 한 번 받아보셨으면 좋겠네요.
    마음에 쌓

  • 8. ..
    '21.4.6 6:15 PM (61.254.xxx.115)

    더 실컷 쏟아내시길 바래요 실커쏟아내면 더이상 그런말 하고싶지도않을거같아요 저도 편애하고 차별하고 괴롭힌 엄마땜에 상담도 받았습니다만 그동안 서운하고 억울했던ㄱ다 엄마에게 말하라고 하시더군요 한번으로 안됩니다 오랜시간 여러번 힘없는 아이가 당해오던거라서요 님도 여러버 똑같이 가슴에 맺히는거없게하세요 몇번 쏟아내고 하다보면 시원해질거에요 일단 안좋은 구정물같은 내감정을 쏟아내야 새물을 새대야에 담을수있겠죠 엄마의 마음.엄마의 인생을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모지란 미숙한 인간이니까요 학대당한거 고대로 당해도 쌉니다

  • 9. ..
    '21.4.6 6:22 PM (124.171.xxx.219)

    부럽다고 댓글 쓴 사람인데요,
    더 쏟아내세요.
    폭력 쓰는거 아닌 이상, 말로 하는거는 그냥 다 원하는만큼 쏟아내세요.

  • 10. ㅇㅇ
    '21.4.6 6:23 PM (121.145.xxx.106)

    전 형제에게 그리 당하고 살았는데 절연하고 안보고 사는걸로 끝냈습니다 안보니 상처가 옅어지긴한데 지금도 옛날 같이 살던 시절 생각하면 저도 하나하나 다 기억나네요
    지금 돌아가시긴해도 결국 아들 감싸던 엄마에 대한 분노도 이제 다 끝난 50 중반에 뜬금없이 떠오릅니다
    분노 쏟아내는거 나쁘지 않아요
    그렇게 하고 싶은 말 다하셨으면 그냥 얼굴 안보고 사시는거 어떨까요?
    어머니가 돈 없는것도 아닌듯 한데 그냥 안보시면 그 상처가 아물거예요
    자꾸 얼굴 보니 상처가 헤집어지는거예요
    저도 20년 가까이 안보니 생각하는것도 점점 없어지거든요
    근데 다시 보면 치밀어 오를것 같아요 안보는게 약입니다

  • 11. 복사
    '21.4.6 8:02 PM (121.160.xxx.9)

    부모보다 보란듯이 잘 살면 미운 감정 없어져요.
    행복하게 살아도 모자른 인생, 왜 힘든시절 꺼내서 힘들어해요?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사세요. 그게 과거를 극복하는거예요
    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주고, 나만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서 원글님이 주인공인 세상에 사세요.
    그 세상에 원글님의 부모는 존재 안해요.
    왜냐하면 내 행복을 빼앗아간 존재들이니까요


    ---------------------------------------------------

    원망으로 검색해서 알게된 댓글인데 공감했어요.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 12. ....
    '21.4.6 11:04 PM (223.62.xxx.157)

    윗분 글 정답이에요.
    손절하고 그냥 오로지 내 행복을 위해서 살고
    내가 월등히 잘 살면 무심해집니다.
    나에게 양질의 사랑으로 어린시절 키워줬으면
    나의 부를 함께 누릴텐데 그 분에게는 복이
    그것밖에 안되었다.
    그런 생활이 길어지면 그냥 남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에요.

  • 13. say7856
    '21.4.7 3:07 PM (121.190.xxx.58)

    저도 부모한테 언어폭력 듣고 자란 사람인데요. 님 처럼 소리지르고 윽박지르고 못합니다.
    속으로 삼키고 있어요.
    어릴적 학대 받은건 정말 잊어 버리지 않고 너무 선명해요. 아주 선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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