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말다툼으로 친구의 말에 제가 너무 상처받아서
친구가 일방적으로 제게 감정을 퍼부은거라 말다툼이라기도 우습네요.
매일같이 오던 전화와 문자 조금 멀리했더니
근 일년 소식 없이 지내고 있어요.
사실 좀 많이 이기적인 친구라 제가 조금씩 쌓이다가 상처가 감당안되서 여기식 표현으로 제가 손절한건데
그렇다고 절교를 선언한건 아니고 만남을 줄여야겠다 정도 였는데요.
본인도 제가 삐졌구나 정도는 느꼈을텐데 화해의 제스추어도 없고
매일같이 일상의 불만을 하소연하던 전화를 일절안하네요.
저는 늘 들어주던 입장이었어요.
사실 처음부터 성격이 맞는 친구는 아니었는데
여고시절 동창이고 결혼 후 우연히 한동네 살기도 하고
같이한 추억이 많아서 제가 놓지 못했던것 같아요.
그 친구는 좀 많이 인색한 편이라
만나면 돈은 제가 더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저는 평범한 중견기업 월급쟁이랑 결혼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친구는 8살 어린 프리랜서랑 결혼해서 아이없는 딩크로 부부개별 경제의 각자벌어 각자사는 유럽인 같은 삶을
사는게 좀 달랐구요.
그렇다고 친구가 가난한건 아니고 물려받은 부동산이 많아서 재산세 내는게 힘들단 하소연은 가끔했던것 같아요.
아닌가 그냥 인색한건가?
그러고보니 결혼식 부주도 안했고 돌찬지도 안왔고 애들 진학이런것도 챙긴적 없네요.
그건 그쪽에 애가 없으니 당연한건가?
자기 결혼식엔 뭐가 필요하니 사내라고 했었는데...
집에 과일선물이 잔뜩 들어오면
예전 같으면 나눠 먹었을텐데...
김장김치 몇통 그득 남은거 보면서
그애가 묵은지 좋아했는데
예전 같으면 보자마자 달라고 해서 싸다줬을텐데
오늘 연남동 철길공원 따땃한 봄볕 즐기며 산책 나갔다가
아 저기있는 카페에서 그 친구랑 차마셨었는데...하고 상념에 잠기곤
아, 그때도 찻값은 내가 냈었지...
은근히 부아가 났다가도
또 내 그릇이 작아서 돈안쓰는 친구 품어주지 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가슴한쪽이 아린것이
꼭 실연 당한것 같은 마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