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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고추장 두부찌개의 비결

... 조회수 : 8,281
작성일 : 2021-03-08 19:34:31
이제 집에서 장 담그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어 여기 저기서 장을 사다 드시는 분 많으시죠?

저는 어려서부터 두부를 좋아해서 엄니가 두부 요리를 많이 해 주셨어요.
찌개는 새우젓 넣고 분홍색 나게 옅게 끓여주시면 두부가 호들호들하니 좋았구요
돼지고기 넣고 고추장 찐하게 풀어 끓이면 고기 두부만으로도 황홀한 찌개가 되었어요

근데 어느날부터 빨간 고추장 찌개를 안하시길래 물었죠
고추장이 맛없어서 안된다고...
울 엄니가 이미 장 담그기를 접으신 이후라 얻어먹기는 커녕 시판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연명하고 있거든요
이상하게도 된장은 시판 된장으로 그럭저럭 괜찮은데 고추장은 물에 푸는 음식만 하면 재료에 상관없이 떡볶이가 되는 마법이...
엄니가 고추장 찌개 더이상 안 끓이신단 말씀이 이거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벼르고 별러서 시판 고추장에 비하면 4-5배 비싼, 일반적인 수제 고추장에 비해서도 2배나 비싼 고추장을 수소문해서 1킬로짜리를 샀어요
딱 찌개만 할 요량으로요
메주콩, 고춧가루는 물론 엿기름까지 직접 재배한 걸로 만드셨다는 물건이라 겁나 비싼데 덜덜 떨면서 샀어요

돼지고기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목살 아무거나 송송 썰어요
후추, 다진 마늘이랑 술 넣고 잠시 재워두고 냄비에 달달 볶아요
반쯤 볶아지면 적당량의 물을 붓고 끓여요
고추장 적당히 풀고 색깔과 간을 봐서 간이 모자라면 소금이나 간장으로 조금 맛을 맞춰요
두부 썰어넣고 대파 송송
두부가 적당히 양념이 배고 국물이 졸아 적당한 원하는 점도가 생기는 적당한 순간 불을 끄고 먹음 됩니다
양파, 감자, 호박 따위 필요 없어요
끓이는 건 세상 쉬운데 엉엉 울면서 먹게 되요

집에 진짜 좋은 집 고추장 있은 분들
고기랑 두부만 넣고 찌개 끓여보세요
진짜 눈물이 펑펑 날거예요
이 찌개의 핵심은 좋은 수제 고추장이예요
웬만한 고추장은 이렇게 끓이면 다 떡볶이찌개가 됩니다
진짜 좋은 고추장 가진 분만 해보세요

올해 콩도 고추도 흉작이라 고추장 값이 더 오른대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지만 돈벌어서 딴거 덜 먹고 이 고추장 사먹으려구요
너무 아까와서 다른 음식은 시판 고추장만 쓰고 이 고추장은 찌개만 끓여요 아껴먹는데도 하도 조금이라 푹푹 없어져서 막 가슴이 아파요

진짜 좋은 고추장 있는 분은 두부 고추장 찌개 해 드세요
옛날 엄니 찌개랑은 다르지만 앞으로는 점점 맛보기 어려워지는 단순한, 그렇지만 정말 좋은 음식입니다
IP : 110.70.xxx.157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3.8 7:37 PM (49.142.xxx.14)

    스페셜 고추장이 비결인거네요.
    집고추장은 찹쌀가루하고 고춧가루 소금만으로 만들어 단맛이 없고 깊은맛이 나죠.
    요즘 시판 고추장은 단맛이 많고요.

  • 2. ㅇㅇ
    '21.3.8 7:39 PM (117.111.xxx.127)

    요리의 서계는 정말 어렵네요 절레절레

  • 3. 두부고추장요리
    '21.3.8 7:44 PM (125.186.xxx.155)

    결국 고추장이 관건인건가요

  • 4. 집고추장
    '21.3.8 7:51 PM (223.38.xxx.100)

    직접 담가보시면 어떠세요
    저는 아직 친정에서 가져다먹지만 너도 배우라고 고추장 담는 것 직접 지켜본적 있는데요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저흰 보리고추장을 담는데 보리쌀 발효시키는게(띄운다하죠) 포인트고요 거기에 메주가루 고춧가루 소금이 다에요
    각각을 국산으로 질좋은거 사시면..시간이 걸릴 뿐 간단했어요
    많이 할 필요도 없잖아요 딱 1년먹을정도로만 하면요(고추장은 된장과 달리 묵힌거 별로래요)
    각 재료를 잘 사야하는 안목은 있어야겠죠 그리고 각각의 재료가 비싸고요(국산 고춧가루 질좋은 소금 같은것)

    단점은 이렇게 먹다살면 입맛이 엄청 고급이 됩니다^^
    친정에 여쭤보고 담아보세요
    얼마전엔 백화점에도 장담그기 키트식으로 팔고 그랬는데요 워낙 요즘 건강에 신경많이 쓰니까요

  • 5. 음..
    '21.3.8 7:53 PM (121.141.xxx.68)

    수제고추장 있는데 시도해 보겠습니다~~원글님~~~

  • 6.
    '21.3.8 7:58 PM (124.52.xxx.152)

    난 왜 저렇게 하려고 하면 자꾸 김치를 넣고 싶지 ㅎ 김치 넣으면 얼큰한 김치찌개 아닐까요 ㅎ

  • 7. ...
    '21.3.8 8:00 PM (110.70.xxx.157)

    하루 11시간 주 6일 근무하는 자영업자가 집고추장을 담그다니 언감생심이요...
    돈벌어 비싼 고추장 사다가 찌개라도 끓여 먹는게 어디냐 하고 삽니다
    내입에 맞는 좋은 고추장을 알아본 게 기특할 지경...
    만드시는 분이 70 훌떡 넘으신 분이라 언제라도 농사를 접을까봐 전전긍긍
    지금도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며 농사짓고 장담그는 분이거든요

    그리고 좋은 집고추장은 1년 농사랑 똑같습니다
    좋은 고추, 좋은 메주부터 시작하면 저같은 직장인은 꿈도 못꿀 물건이지요

  • 8. ...
    '21.3.8 8:02 PM (110.70.xxx.157)

    난님
    전 김치는 김치대로 정체성을 지켜주렵니다
    오로지 두부로만 승부를!!!!

  • 9. 나는나
    '21.3.8 8:04 PM (39.118.xxx.220)

    콩나물 유부 고추장찌개도 시원칼칼하니 맛있어요.

  • 10. wii
    '21.3.8 8:15 PM (175.194.xxx.46) - 삭제된댓글

    저는 고추장은 시판도 웬만큼 맛이 나는데, 된장은 괜찮은 것 찾기가 너무 힘들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추장도 또 다른 세계가 있었군요.

  • 11. 내가 담근 고추장
    '21.3.8 8:37 PM (125.134.xxx.116)

    찌개 끓여봐야 겠네요.
    조청고아서 만들었거든요. 맛있데요.ㅋ
    대단한고추장인줄 알더라고요.
    만들기 쉬워요.
    남편이 아파서 뭐든 다 집에서 담그는데 쌈장에만 넣어 먹었는데 한번 해봐야겠어요.

  • 12. ..
    '21.3.8 9:24 PM (112.167.xxx.66)

    읽기만 해도 추릅.
    전 그냥 시판고추장으로 흉내라도 내보렵니다.
    맛난 레시피 감사드려요.

  • 13. ...
    '21.3.8 9:24 PM (49.171.xxx.28)

    고추장두부찌개 꼭 만들어볼게요

  • 14. 12
    '21.3.8 9:30 PM (125.178.xxx.150)

    악 제가 이거 해먹어요. 전 된장 티스푼으로 하나 넣는데 그럼 더 깊은맛 나요.
    이걸 시판 고추장으로 하면 설탕 부족한 떡볶이 맛 나요 ㅋㅋㅋ 자도 그래서 집고추장만 써요 ㅎㅎ

  • 15.
    '21.3.9 1:32 AM (182.221.xxx.183)

    저 시어머니가 세상에서 고추장 젤 맛나게 담그시는 분인데 해봐야 겠네요.

  • 16. 레인아
    '21.3.9 2:26 AM (110.12.xxx.40)

    전 당연히 고추장 어디서 사셨냐는 질문 있을 줄 알았더니..
    다들 집고추장 드시는군요
    부럽~
    원글님
    그 고추장 어디서 구입하셨는지 알려주심 안되나요

  • 17. say7856
    '21.3.9 12:25 PM (121.190.xxx.58)

    맛있는 국 참고합니다,

  • 18. 고추장
    '21.3.11 11:51 AM (116.39.xxx.131)

    담는법 배워야겠어요

  • 19. 집고추장
    '21.3.11 12:12 PM (222.120.xxx.44)

    많은데 고추장 두부찌개 해봐야겠네요.

  • 20. 아줌마
    '21.3.11 12:42 PM (110.70.xxx.169) - 삭제된댓글

    고추장찌게저장

  • 21. ㄱㅅ
    '21.3.11 1:50 PM (125.142.xxx.212)

    고추장 두부찌개

  • 22. 은파
    '21.3.11 5:29 PM (118.221.xxx.209)

    고추장 두부찌개~~감사합니다~^^*

  • 23. 먹고
    '23.2.1 3:03 PM (141.168.xxx.9)

    고추장 두부찌개 먹고 싶네요
    어렸을때 그 맛이 그립네요

  • 24.
    '23.2.1 3:23 PM (14.38.xxx.227)

    고추장 두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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