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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미용실 15만원 영양펌 글을 읽고 반대상황 옛추억썰~

응답하라97 조회수 : 2,383
작성일 : 2021-03-02 16:50:45
중고딩시절 걸어다니는 일기예보라고 불리울만큼
돼지꼬리를 이어붙인듯한 곱슬인 내머리털은
습한 기운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더욱 고불대고
붕떠올라 오늘은 비가 오겠구먼~ 할머니들의 무릎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곤했다
반들반들 윤기나는 친구들의 고운 머릿결을 보면
참 신기하고 부럽기만했는데 그중 유일한 희망은
5천원짜리 셀프 스트레이트ㅋㅋㅋ
학생이라 미용실 펌은 언감생심이었고 동네 초입에
미용재료상 가게에 가서 5천원으로 스트레이트 약만
구입하면 집에와서 거친 내 머리털에 약을 치덕치덕
발라놓고 꼬챙이빗으로 쭉쭉 내리빗어 놔두고 헹구기만하면
되니 그게 뭐라고 재미나면서 설렘이 있었다
남들은 책받침을 길게 잘라 머리에 대서 펴기도했지만
혼자하기에 역부족이었던 나는 마술처럼 펴지지 않아도
좋으니 돼지털만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에 주기적으로
용돈을 털어서 그짓(?)을 하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명동에있는 영플라자에 쇼핑가기로 하고 시내버스에 몸을 실어 별 시덥지않은 이야기에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은채 명동 초입에 들어섰는데 어느 자그마한 미용실에
스트레이트펌 만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친구에게 설명할 틈도 없이
그녀석 뒷덜미를 잡고 이미 정류장에 내려있었다
'아니..그동안 5천원짜리 약을 사서 뻑뻑한 약을 머리에 바르고
빗질하느라 온갖 생쇼를 해왔는데 만원으로 스트레이트를 한다고? 시력좋은게 오늘 실력발휘를 하는구먼ㅋㅋ' 속으로 쾌재를 외치며
친구에게 오늘은 싸고 편하게 스트레이트 하자고 꼬셔서 들어갔다
명동엔 미용실 쌤들이 다들 미남이구나 감탄하며 스트레이트 하러왔다고 기장은 손대지 말아달라는 주문과함께 시술은 시작되었다
추운 날씨에 뜨신곳에 드가서 푹신한 의자에 앉아 꽃미남 오빠가
내 머리를 만져주니 잠이 살랑말랑 들려고 할때 즈음
어느 손님이 단발 스트레이트가 얼마냐며 매장 문을 열고 묻는데
여성은 5만원 부터 기장추가 들어갑니다~~~라는 대답이 들린다
엥? 밖에 만원이라고 쓰여있는데 무슨소린가 싶어서
지나가는길에 보니 스트레이트 만원이라고 써있어서 들어왔는데 그 가격 아니냐며 무척이나 당황하며 묻는 내게 꽃미남 오빠가
그건 남학생 짧은머리 만원부터라고 최하가격을 적어놓았다는게 아닌가ㅠㅠ 아무말도 못하고 벙쪄있는 나에게 꽃미남이 혹시 만원으로 알고 들어왔냐고 되묻기에 고개만 숙인채 끄덕였더니 빵터져 웃으며
하던 작업을 이어가는게 아닌가..철인 7호 치킨집에서 산더미같은 양의 치킨을 마주한 5천원뿐인 형의 심정처럼 겨우 만몇천원 쥐고있던 나는 내 머리털과 운명을 꽃미남 오빠에게 맡긴채 미용의 설렘보다난감하고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만했다 어느덧 모든 작업이 끝나고 오빠가 먼저 우리에게 진짜 만원으로 알고 들어왔냐기에 그렇다고 쓰여진대로 믿고 들어왔다 말하니 헷갈릴수 있었겠다고 만원만 받을테니 다음에 또 오라고 하더라..속으로 너무 쪽팔려서 다음에 어찌 또 오겠냐 싶었지만 일단 대답은 알겠다고 오늘의 은혜는 평생 잊지않겠다고 감사하다고 나간뒤 친구앞에서는 괜한 민망함에 어쨌든 싸게 잘해서 좋지?라며 쿨한척 담담한듯 영프라자로 걸음을 돌렸다
생각지도 않게 펌을 하는바람에 쇼핑할 돈이 없어서 싸구려 악세사리 몇개 집어온게 다였지만 그래도 착각한 탓에 미용실 파마라는걸
처음으로 해봤고 싼가격에 나와 친구까지 하게되었으니 손해는 아니었다라는 생각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때 그 꽃미남 오빠는 우리를 기억할런지..지금쯤 꽃중년이되어 여전히 누군가의 머리에 생기를 넣어주고 계신지 궁금하다..어쨌든 그분의 아량덕에 학생둘이 이쁜 머리를 하고 왔으니 감사하고 잘지내고계시길 바랄뿐이다
IP : 211.204.xxx.5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3.2 4:54 PM (112.221.xxx.67)

    무슨 좋은생각인가뭔가...거기에 많이 기고해보신 솜씨

  • 2.
    '21.3.2 4:55 PM (210.94.xxx.156)

    ㅎㅎㅎ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그시절들이.
    저도 책받침으로 해본적이 있기에ᆢ
    그 잘생긴 옵~파가 잘 지내시길.
    원글님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 3. ,,
    '21.3.2 4:59 PM (68.1.xxx.181)

    좋은 추억이네요. 따뜻한 글 흐뭇하고요.
    정말 저는 완전 직모라서 반곱슬, 곱슬 늘 부러웠거든요.
    사람 심리가 참 묘해요.
    웃긴 건, 제 여동생이 정말 곱슬. 같은 자매인데도 참 신기 ㅎㅎ
    머릿결도 호르몬 영향인지 중학교 갈때 즈음에 심하게
    더 곱슬로 되더라고요. 요즘엔 돈으로 아주 찰랑찰랑~
    대신 돈질을 심하게 해야 하는 건 맞고요.^^

  • 4. ..
    '21.3.2 5:20 PM (116.88.xxx.163)

    ㅋㅋ 첫댓님
    진짜 좋은생각 에피소드 읽는 느낌이었어요.
    얘기 나온 김에 제가 읽은 좋은 생각 에피소드 중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어떤 동생분이 우리 언니가 얼마나 말귀 못알아듣고 요리 못하는지 쓰면서 갓 결혼하고 형부 친구가 놀러와서 '형수님 라면 하나 끓여주십시오 계란은 깨뜨리지 말아주세요'하길래 껍질채 넣어서 삶은 계란으로 대접했다는 거요~ 그게 뭐라고 아직까지 기억나면서 혼자 ㅋㅋ 웃어요.

  • 5. 어머
    '21.3.2 5:23 PM (68.1.xxx.181)

    윗님 대박 ㅋㅋㅋㅋㅋ

  • 6. 건강
    '21.3.2 5:52 PM (61.100.xxx.37)

    꽃미남 오빠가 양심적이네요
    개인 미용실 내서 대박나셨길...

  • 7. 원글
    '21.3.3 8:22 AM (211.204.xxx.54)

    기고라는걸 해본적은 없고 초등때 받은
    불조심 글짓기대회 은상 받은게 다에요ㅎㅎㅎ
    갑자기 그 묭실오빠가 생각나서 나눠본거에요
    만원밖에 못받을걸 알면서 끝까지 성심성의껏
    제 돼지털을 펴주면서 어떤 심정이었을지..
    어른이 되어 한참이 지나서야 생각이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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