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엄니는 다 좋은데요
신혼 초엔 저희 전세집 보러 올라오셨을때 제가 근처 미용실을 모시고 갔거든요. 근데 미용사가 어머님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니, 지방 면단위도 못미치는 ~리에 사시는 분이 대뜸 지역 광역시 이름을 대셔서 저 엄청 놀랐거든요. 솔직하지 않은 모습에요.
그리고 저희 며늘이 셋이거든요. 근데 셋이 사실 모이면 일 년에 몇 번 모이겠어요?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걸 또 질색하며 싫어하십니다. 같이 차분히 앉아 이야기할 틈이 없어요. 이야기 좀 하며 식사 준비하자치면 셋이 모여 본인 혼자 하는 것보다도 느리다며 대체 뭐하고 있었냐고 호통이 그런 호통이 없어요 ㅠ. 아버님도 저희 주방에 있음 요로코롬 슬쩍 티비 보는척 하시며 뭔 애기들 하나 신경쓰시고요. 주방문 열린 틈으로 거울에 반사된 그 모습보고 얼마나 놀랐게요?
뭐 이런저런 일이 아주 많았어요. 잘 기억도 안나고, 뭐 그런 일 기억해봤자 속만 사와고 과거에 빠지니 훌훌 잊고 좋은 면만 생각하려 해요.
근데, 이번 주도 빈정이 상한 일이 있었네요. 본인 아들이 큰 실수하거나 해서 제가 속상한 일 ( 저희 친정아버지 아픈 일 가지고 재수 없다는 둥, 왜 너만 돈쓰고 시간쓰고 다니냐는 둥 인간답지 않는 소리를 해대서) 제가 어머님과 통화하다 지나가는 말로 애들 아빠땜에 속상하다 했더니, 그 담부터 전화드리면 받고선 아무 말을 안해버리세요. ㅠ 첨엔 집에 손님이 와서 댓구를 못하시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나 기분나쁘니 니 말에 대답하기 싫다 이거에요. 실실 웃으시면서 아예 아무 말도 안하셔버리세요 ㅠ 하... 그 느낌 아실까요?
뭐 이래 저래 또 그런 날이 지나고 또 그냥저냥 부모니 잘하려 했는데, 이번 설에 시골을 안내려갔어요. 남편 혼자가고.. 근데 그 뒤로도 속이 상하셨는지 본인 필요한 말 하는 전화 한 통 온 뒤로는 제가 전화를 몇 번 매일 연달아 해도 받고는 아무 말도 안하시거나 아예 안받으세요.
아.. 나도 여자지면 이 여자 넘 싫다. 여자 남자를 떠나 인간적으로 너무너무 싫다 ㅠㅠ
이번 주 내내 전화하다 승질나 글 올려봤어요. 이상하긴 하시죠? 울 엄니 옆에 다른 여자, 작은 엄마, 숙모 등 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ㅠ
1. ㅇㅇ
'21.2.19 9:21 PM (117.111.xxx.6)좋은 점은 뭔데요?
2. 대체
'21.2.19 9:21 PM (121.133.xxx.137)뭐가 다 좋단건지
3. ...
'21.2.19 9:21 PM (211.226.xxx.247)좋은 점이 안보여요.
4. 좋은 점요?
'21.2.19 9:23 PM (182.225.xxx.16)본인 건강하셔서 자식들 걱정시키질 않으세요. 요구하시는 것도 없고 줄 건 없지만 농사지은 양파 참기름 한 병이라도 주실려하구요. 저도 그런 맘도 알아서 잘하려 해요. 또 그걸 아시고 저를 게중 예뻐하세요. 어너님 표현으로는 들기름 참그름 한 병씩 더 챙겨주시는거지만 그 맘은 알아요.
5. ....
'21.2.19 9:23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전 님이 대단... 저렇게 전화매너 똥인데 굳이 전화 계속 시도하셔야하나요?
6. ㅇㅇ
'21.2.19 9:24 PM (117.111.xxx.6)시모까지 갈것도 없고 그런 남편하고도 부부라고 사네요
7. 남편은
'21.2.19 9:26 PM (182.225.xxx.16)표현이 좀 그럴 때가 있어요. 그래도 이번 명절에 혼자갔어도 친정 두 번 들르고 저희 외갓댁 할머니도 찾아뵙고 잔정있게 잘해요. 가끔 팩! 하는 그런 못된 마음이 있긴 하지만요.
8. ...
'21.2.19 9:31 PM (211.226.xxx.247)님이 착하시네요. 이런 며느리도 있네요. 좋은 점만 보려고 하시는 부분이 대단하세요. 복많이 받으시길요.
9. **
'21.2.19 9:40 PM (175.117.xxx.37) - 삭제된댓글내 아버지 아프시다는데
재수없다라고 했다고요??
쓰신걸 보니 뭐가 좋은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거 하나만으로도 정이 뚝 떨어질것같네요10. ...
'21.2.19 9:43 PM (211.208.xxx.123)남편 엄마잖아요 왜 남에 엄마한테 엄마엄마 하고 있어요
11. 친정아버지는
'21.2.19 9:53 PM (182.225.xxx.16)외상으로 생사를 가르는 큰 뇌수술은 두 번이나 하신 뒤로, 치매, 우울증 등으로 알콜의존도가 급격히 올라가서 사람 모습이 아니셨어요. 저도 그렇게 변해버린 아빠를 보고 죽고 싶을 정도였으니요 ㅠ 그래서 제가 사설 앰뷸런스까지 불러 전문시설에 입원시켜야 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죽도 싶을 정도로 치욕스럽고 힘들었어요. 반면 시부모님은 항상 절제 모범적인 생활을 하셔서 자식들 걱정 하나 안시키는 분들이니 남편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됐었을 수 있어요.
오늘 술을 한 잔 했더니 미주알 고주알 쓰게 되네요. 전 어머니랑 잘 지내고 싶은데 저리 삐쭉하게 구시면 저도 사람인지라 빈정도 상하고 신경쓰여요.12. 그리고
'21.2.19 10:01 PM (203.254.xxx.226)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편 든다고
아들 험담에 맞장구 치길 바라세요. 그런 말은 뭐하러 해요.
반대로 처가에 남편이 원글 험담해도 똑같은 반응일텐데.
여든 넘은 노인네..그러려니 하세요.
다 이러쿵저러쿵 하며 사는 거죠. 뭐.
그 정도면 좋은 시댁이에요.13. ᆢ
'21.2.19 10:01 PM (211.36.xxx.22) - 삭제된댓글참 착한 분이네요.
그렇지만 자존심 챙기세요.14. ;;;
'21.2.19 10:04 PM (117.111.xxx.114)자발적 노예가 이런건가봐요..
받지도않는전화를 계속..
고구마네요..15. ...
'21.2.19 10:08 PM (124.50.xxx.70)열일곱애기는 삐져도 곱기나 하지 늙어 저렇게 된통심통은 삐지거나말거나 염병 이예요.
16. 124님
'21.2.19 10:11 PM (182.225.xxx.16)이런게 카타르시스네요. 풉하고 웃고 났더니 한결 기분이 상쾌해요. 감사합니다.
17. ㅇㅇ
'21.2.19 10:31 PM (175.207.xxx.116)고구마글이에요 ㅠㅜ
18. 네 쓰고 보니
'21.2.19 10:50 PM (182.225.xxx.16)더 속상하네요. 그만큼 사신 어른이라면 이번 코로나로 못간 설 명절 말고 그건 맞벌이 하면서도 빠짐 없이 명절 시제 찾아온 행적을 떠올리며 전체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해주시길 바라지만 ㅠ 그게 안되시나봐요. 잘 됐죠. 괜시리 인정에 끌려 노부모 안위 걱정하느니 저도 일간 거리 두고 쿨해질 수 있으니요.
19. ..
'21.2.19 11:01 PM (182.220.xxx.178)그 댁 시부모님 좀 많이 이상합니다.
반응이 예사롭지않고 소름이 돋고 오싹하네요.
사람이 좋은 점 나쁜 점 다 갖추고 있겠지만 좋을 때는 잘한다 하더라도 저런 시어머니라면 절대 가까이 안할거 같아요. 미저리 같아요.
제가 넘 과민반응인건지.. 상상만 해도 무서워요 .20. 그게
'21.2.19 11:09 PM (182.225.xxx.16)솔직하지 못하고 좀 꼬여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 집사고 인테리어 하고 들어왔는데, 시골사시는 연세드신 분들에겐 엄청 호화스러워 보였겠죠. 보시고 어머님 젤 먼저 하신 말씀이 너네 시골오면 그간 아주 얼척없어 보였겠구나 셨으니요. 그러시곤 온갖 옷장문과 서랍들을 다 열어보셨으니요. 침대 아래 서랍장이랑 협탁이랑 모두요 ㅋㅋㅋ 오직하면 아들이 민망해 그난 열라 했죠 ㅋㅋ 미저리긴 하네요.
21. ..
'21.2.20 3:34 AM (68.1.xxx.181)노예 마인드 부터 버리세요. 며느리가 셋인데 뭘 님이 나서서 모셔요? 님 노후 망가지는 게 자식에게 좋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