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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글 어떠셨어요?

느낌 조회수 : 8,323
작성일 : 2021-02-16 00:55:05
박완서 작품을 읽고 있어요.
그 남자네 집 읽었고 휘청거리는 오후 읽는 중인데, 그 남자네 집을 읽을때 어찌나 깍쟁이 같고 얌체같아 싫었던지요. 근데 휘청거리는 오후는 더 심하네요. 까끌거리는 모래알을 삼키는 것처럼 글 하나 하나가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기분이 나빠요.
왜 그런가 하고 몇 장 읽은 부분에 눈에 거슬리는 단어들을 죽 적어보니 탐욕, 불화, 시기, 심술, 시샘, 주책, 비난, 모욕, 혐오, 교활함, 악랄한 악의, 악의적 광채, 소외감, 불쾌감, 비굴, 혐오감, 더러운 켯속, 야젓다, 회의, 환멸, 험악... 이 단어들이 이 몇장에 빼곡히 들었어요.

너무 생생해 눈이 시릴 정도의 묘사에 이런 단어들까지 꼼꼼히 끼워 넣어 읽다보면 오물덩이를 들이마신 것처럼 구역질이 날 것 같아요.

누군 이런 통열한 묘사와 서술이 통쾌하다지만, 전 더 없이 질 낮아 보이기만 하네요. 일상에 녹아든 이런 샘 빠르고 시샘이 가득하고 허위에 가득찬 시선이 그 어떤 공포물보다 무섭고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면 오바일까요?

IP : 182.225.xxx.16
1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21.2.16 12:57 AM (125.182.xxx.27)

    싫네요
    박완서, 여기서 극찬하길래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 2. ...
    '21.2.16 1:01 AM (211.215.xxx.112)

    비슷하게 반복되는 감정이나 느낌이 많아
    자전적인게 많이 투영된거 같아요.

  • 3. 00
    '21.2.16 1:04 AM (14.45.xxx.213)

    전 수필집 아주 좋아해요. 수필집 전권 다 좋아합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워요. 소설보다 수필집이 좋더라구요. 그 많던 싱아.. 도 좋은데..

  • 4. 125님
    '21.2.16 1:08 AM (182.225.xxx.16)

    그래도 읽어보세요. 그 많던 싱아는 좀 더 포근하다고 하더라구요. 211님. 맞아요. 겹치는 감정, 시선, 생각들이 많아 아 이게 박완서작가 개인의 속결인가 하고 착각(? 사실 아닐까 싶긴 한데요) 하게 되요. 야멸차고 차가운.. 읽다보면 이 작가 자체가 이렇게 상스럽게 속물적인가? 아님 여혐이라 이렇게 써놓은건가 착각이 들 정도에요.

  • 5. 공감
    '21.2.16 1:08 AM (114.205.xxx.84)

    작품 전체에서 작가 내면의 패배감과 열등의식이 느껴져요.

  • 6. ...
    '21.2.16 1:10 AM (112.214.xxx.223) - 삭제된댓글

    글쎄요

    박완서는 자전소설인
    엄마의 말뚝이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도
    자신의 속내와 생각을 굳이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고
    비슷한 단어로 표현하고 드러내요

    그게 싫으면 읽지 마세요

  • 7. ...
    '21.2.16 1:11 AM (112.214.xxx.223)

    글쎄요

    박완서는 자전소설인
    엄마의 말뚝이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도
    자신의 속내, 속물스러움 등을
    굳이 포장하거나 숨기지 않고
    비슷한 단어로 표현하고 드러내요

    그게 싫으면 읽지 마세요

  • 8. 말년에
    '21.2.16 1:13 AM (59.4.xxx.58)

    발걸음이 흐트러져서 실망을 안겼지만
    산문집과 '엄마의 말뚝' 등 오래 읽힐 글들이 많지요.

  • 9.
    '21.2.16 1:16 AM (182.225.xxx.16)

    114님. 그렇게까지 깊이 느끼지는 못했어요. 그냥 사람 맘결이 있다면 글에는 글결이 있을텐데 그 글결이 너무 거북스럽게 읽혀졌어요.

    112님. 네 그 많던 싱아까지만 읽고 그만 읽을려고요. 전 다른 분들은 어떤지 저만 이렇게 느끼는지 궁금해서 글을 쓴거구요.

  • 10. 의견 묻는데
    '21.2.16 1:19 AM (223.38.xxx.135) - 삭제된댓글

    일해라절해라 뭐예요? 지나가는 사람도 기분 나쁘네요

  • 11. ???
    '21.2.16 1:20 AM (122.36.xxx.22)

    박완서작가 글 거의 다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속이 다 뚫리는 느낌이예요.
    정확하고 섬세한 묘사에 감정과잉 없이 힘이 있어서 좋아해요.

  • 12. 그게
    '21.2.16 1:20 AM (14.32.xxx.215)

    삶의 민낮이지요
    휘청거리는 오후 즈음이 그게 좀 더 심한 시기였구요
    아마 작가가 아이들 입시 결혼같은거 마주할때라 더 생생했는지도 몰라요
    당시 시대상같은것도 보이고 뭐 작품이 다 아름다워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 13. D지금 40대
    '21.2.16 1:21 AM (73.3.xxx.5)

    20 대때 몇권 읽었는데
    음.. 다시 읽어볼까 싶네요

  • 14. ...
    '21.2.16 1:21 AM (112.214.xxx.223)

    열등의식까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으로 상상못할 불행을 겪었고
    전쟁이 끝난후에도 오랜기간 고통받았으니
    비루하게 목숨부지하고 살았다는 열패감 같은건 있었겠죠

  • 15. ㅇㅇ
    '21.2.16 1:23 AM (73.3.xxx.5) - 삭제된댓글

    전 님이 느끼는 그 감정을 오물 뒤집어쓴느낌
    박찬욱 감독 영화볼때랑( 다들 찬송하지만)
    김기덕 감독이랑
    얼마전 베지터리언 ( 한강) 읽고 그 느낌. 근데 평론가들은 이런걸 좋아하나봐요

  • 16. ...
    '21.2.16 1:23 AM (118.235.xxx.45) - 삭제된댓글

    편견일수도 있는데 저희 고모들 생각나서리...
    박완서 개성이 고향이죠. 윤여정도 개성 출신일 거예요. 전원주도 그렇구요. 예외도 많겠지만 제가 아는 그쪽 분들 좀 말이 차갑고 셉니다. 친가가 개성 출신인데 남자들은 다 순한데 여자들은 좋게 말해 생활력 있고 직설적으로 말해서 남자들이 기를 못펼 정도로 셉니다..

  • 17. 제인에어
    '21.2.16 1:26 AM (221.153.xxx.46)

    중산층의 위선을 까발리는게 박완서 작가의 주제이지요.

    20대때 읽었을 때엔 대중소설, 통속소설인 줄 알았는데
    두고두고 생각나길래
    결혼하고 다시 읽으니 전혀 달리 읽히더라고요.
    나이 들수록 새록새록 맛이 새롭게 읽혀요.
    아이 아프고 힘들었을 때 한말씀만 하소서란 수필집이 저에겐 동앗줄 같았어요.

  • 18. ....
    '21.2.16 1:29 AM (218.146.xxx.119)

    저는 좋아합니다. 글을 맛깔나게 쓴다고 해야하나. 작품들 모두 좋아해요. 모두 다 소장하고 있구요.

  • 19. 티니
    '21.2.16 1:30 AM (116.39.xxx.156)

    저도 한말씀만 하소서...
    자신의 고통을 소재로 삼아 이런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 이라 생각이 들었고
    다른 작품들에서도 자기의 속물근성이나 열패감같은걸
    여과없이 보여주는게 박완서 작가의 매력이죠
    원글님이랑은 스타일이 안 맞나봐요
    저는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 20.
    '21.2.16 1:44 AM (211.206.xxx.180)

    문체에도 취향이 있으니까요.
    저도 박완서 소설에 큰 감명은 못 받아요.
    근데 국문학계에서 학자들이 인정은 하는 소설가더군요.
    반면,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에 대해선 좋은 평이 아니고. ㅠ

  • 21. 많은 분들이
    '21.2.16 1:44 AM (182.225.xxx.16)

    글 주셨네요. 네 전 그 차갑디 차가운 심리묘사가 넘 싫어요. 작가의 글결이 세상을 보는 프리즘이라면 굳이 저 냉소적이고 차가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싶지 않아요. 슬프디 슬프고 악랄한 이야기도 다른 작가 손에서는 이렇게 시리지 않고도 그 슬픔이나 위선, 부조리 등을 십분 공감하고 그 본질까지 이해할 수 있죠. 조세희, 성석제, 하일지, 박경리 등등요. 근데 박완서작가님은 그 막 까발리기만 하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 전 그렇게 느껴져요.

  • 22. 모독도
    '21.2.16 1:47 AM (39.125.xxx.27)

    좋았습니다
    티벳을 여행한 뒤 읽어서 더 그랬겠지요

  • 23. ㅇㅇ
    '21.2.16 1:49 AM (211.36.xxx.210)

    '여류작가' 특유의 히스테리 야시같음 대단하죠 괜히 박경리가 대단한게 아니예요

  • 24.
    '21.2.16 1:49 AM (182.225.xxx.16)

    모독, 한 말씀만도 곁들여 꼭 읽어보도록 할께요.

  • 25. 원글님 동감
    '21.2.16 1:51 AM (172.97.xxx.210)

    저만 그렇게 느낀줄 알았어요
    다들 찬양 일색이니까
    정말 구역질나도록 천박한 글이에요
    좋게 포장해서 해석들을 하는건지
    저 한국유명 작가들 작품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 26. ..
    '21.2.16 1:52 AM (124.50.xxx.158)

    전문가 수준의 댓글들이..
    20살 청춘에 전쟁으로 서울대 입학식도
    못하고 생업으로 대학도 못 다니고
    그 시대 어르신들처럼 작가도
    삶도 내면도 스산하셨죠. 그래도 그런
    삶에 지지않은 내면 다듬기엔 성공한 분
    아닌가 부족한 댓글 남깁니다..

  • 27. ㅇㅇ
    '21.2.16 1:53 AM (112.169.xxx.154)

    그 많던 싱아...와 나목, 엄마의 말뚝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초기 단편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도둑 맞은 가난 등 읽어 보면 요새에도 통하는 통찰에 감탄하구요. 모성, 여아 낙태, 고부 갈등, 세대 갈등, 중산층의 허위 등 문제적 주제의식도 많이 다뤘고. 전 느끼고 배울 게 많았어요. 그 예전부터 여성의 삶과 삶 속의 문제를 생생히 그린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여혐인가라고 하셔서 당황했어요.

  • 28. ㅇㅇ
    '21.2.16 1:55 AM (211.36.xxx.210)

    그냥 말빨 구수하게 좋은 아줌마같음

  • 29. ..
    '21.2.16 1:57 AM (124.50.xxx.158)

    저도 삶이 힘들 때마다 찾는게
    박완서 수필집입니다
    혼자 일어설 수 있으면.. 주위에
    힘 낼 말씀 주는 어른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환경이 안 될때마다 찾아 읽었어요

  • 30. ㅇㅇ
    '21.2.16 1:57 AM (116.34.xxx.239) - 삭제된댓글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저는 조상 대대로서울토박이이고
    남편은 아버님이 월남하신 이북사람입니다
    결혼하고 30여년 살면서 느낀 점은
    만약 남북통일 된다면
    남한 여자들 다~~~죽었다 입니다

    이북여성들이 좀 쎄더라구요
    그중 개성출신 만만치 않고
    더~심한곳은 함경도? 일듯~

  • 31. 까칠마눌
    '21.2.16 1:57 AM (58.231.xxx.5)

    아..............

    박완서의 소설을 크게 세가지로 뭉뚱그려 나눌 수 있는데요,

    6.25 체험을 다룬 자전적 소설-싱아, 엄마의 말뚝, 목마른 계절 류
    중산층의 위선을 드러낸 소설(일종의 세태소설에 해당하고요)-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 류
    페미니즘에 입각한 여성주의 소설-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서있는 여자 류

    박완서는 위악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그 선명한 표현에서 점수를 얻고 들어가는 작가예요.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글 쓰기를 "토악질 하듯" 글을 썼다고 표현을 하니까요. 엄마의 말뚝을 비롯한 6.25 전쟁을 다룬 소설에 관한 작가 후기에서 보면 훗날 내가 이것들을 소설로 쓰리라는 결심이 그 시절의 비루함을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고 말해요.

    박완서의 시선이 냉소적이고 차갑다고 보는 것 또한 원글님의 느낌이니 그 자체로 존중합니다만, 저는 박완서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박완서 표현대로 '중인환시리에' 뭔가를 확 까발리는 솔직함이 있되 따뜻하다고 보거든요. 다른건 모르겠으나....... 박완서와 허위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단어라... ㅠ.ㅠ

    박완서가 4녀1남을 낳았고, 그 다섯명의 자녀가 모두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이예요. 본인도 서울대 입학을 하기는 했고요. 엘리트 의식이 있기는 하죠. 그 엘리트 의식 때문에 박완서 소설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종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하고요. 40에 등단한 이후 거의 대부분의 출간작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작가로서도 성공 일로만 걸었어요. 그런 박완서가 열등감이라니... ㅠ.ㅠ

    음음음..... ㅠ.ㅠ 박완서 샘 작품 참 좋고 따뜻한데, 정말 좋은데.... ㅠ.ㅠ

  • 32.
    '21.2.16 1:58 AM (182.225.xxx.16)

    이 늦은 시각에 좋은 글들 주시네요. 여혐이라고 한 건 등장하는 여자들 중 듬직 대범 너그러움 등의 미덕을 지닌 사람이 보이질 않아서요. 위 어느 분이 말씀하신 히스테릭란 여자 특유의 그런 면모가 너무 잘 묘사되서 혹시 여자의 그런 면이 죽도록 싫어 주구장창 그런 인물만 앞세운게 아닌가 하는 ㅋ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어서요.

  • 33. 까칠마눌
    '21.2.16 2:10 AM (58.231.xxx.5)

    듬직, 대범, 너그러움 등의 미덕을 가진 사람은 그런 미덕만을 가지고 있을까요? 사실 오늘도 방금 박완서의 수필집 '모래알만한 진실이라도'를 읽은 참인데, 거기에 그런 말이 나와요. "작가의 눈엔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성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한테 미움받은 악인한테서도 연민할만한 인간성을 발굴해낼 수 있고, 만인이 추앙하며 마지않는 성인한테서도 인간적인 약점을 찾아내고야 마는 게 작가의 눈이다. 그리하여 악인과 성인, 빈자와 부자를 층하하지 않고 동시에 얼싸안을 수 있는 게 문학의 특권이자 자부심이다." 라구요. 마침 원글님이 미덕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니 드리는 말씀이에요.

    저는 박완서 소설의 여주인공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당차고 야무지지만 속물적인데도 있는, 흔히 문학평론의 용어로는 '입체적인 인물' 이라서 좋아하거든요. 인간이 듬직하고 대범하고 너그럽기만 한 사람이 있을까요. 한 사람의 안에 다양한 모습이 다 들어 있고, 그야말로 악인에게도 연민할만한 인간성이 있고, 성인에게도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건데 박완서는 그 모습들을 정말 잘 표현해내죠. 그래서 박완서의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거고요.

    여혐이라기 보다는... 음.... 박완서 소설에서는 여주인공보다 남자 등장인물들이 훨씬 '찌질하게' 표현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예요. 페미니즘 소설 류에 들어가는 살아있는 날들의 시작 이나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읽어보세요. 참 좋아요. 정말로.

  • 34. ㅇㅇ
    '21.2.16 2:15 AM (112.169.xxx.154)

    전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히스테릭하고 예민한 주인공이라 공감 가고 좋았어요. 삶의 진실이 다가왔고요. 근데 그전에 인물 스펙트럼 다양해요. 오해는 마셨음 해요.

  • 35. 까칠마눌님
    '21.2.16 2:18 AM (182.225.xxx.16)

    상세한 글 감사해요. 여주인공에 비해 남자 등장인물이 아주 찌질한 건 맞아요. 김훈 작가의 시적인 글을 좋아하지만, 그 작가의 여자에 대한 몰이해 혹은 무관심이 괴이스러운 것처럼요. 물론 완전한 성인은 없겠지만, 야릿야릿한 속내부터 딱 까놓고 아무렇지 않게 그게 표준인 것처럼 구는게, 너무 어색하고 싫어선 것 같아요.

    확까발리는 솔직함과 따뜻한을 말씀하셨는데, 그림으로 치자면 생생하고 선명한 원색들, 그 욕망, 감정들을 극대화해 보면서 따뜻한 감정을 느낀다는게 저로서는 이치에 맞지 않아보여서요. 쓰다보니 제가 좀 고루하게 느껴지네요 ㅋ.

  • 36. 이런 이야기들을
    '21.2.16 2:24 AM (182.225.xxx.16)

    나눌 수 있어 좋네요. 제가 생각이 좀 쏠림이 있는 사람이라 이런 이야기들을 책모임서도 끝장까지 다 못하곤 마는데, 들어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 37. ...
    '21.2.16 2:28 AM (223.38.xxx.55)

    첫 작품인 '나목'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인간 내면의 오지를 박완서만큼 파헤친 작가가 어디 흔할까요?
    정말 그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 38. 까칠마눌
    '21.2.16 2:29 AM (58.231.xxx.5)

    제가 박완서의 글을 왜 따뜻하게 느끼냐면요, '악인에게도 연민할만한 인간성'을 찾아내 주기 때문에요. 성인에게도 인간적인 약점을 찾아내 주고요. 뭐랄까 선한 사람을 성스러운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 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다스럽고 참견 많고 정도 많은 그런 사람으로 친근하게 느끼게 만드니까요. 그런 면이 따뜻하게 느껴져요. 물론 원글님의 냉혹하다는 느낌도 이해합니다. 본인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얼마나 야살스럽게 확 까발려 표현하는 분인데요. 박완서 소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를 보면서 내내 했던 생각이, 아이고 선생님, 좀 살살 하세요, 이렇게 너무 확 까발리시면 제가 참 민망합니다, 했거든요. 6.25 전쟁통에 수지가 동생을 시장통에 갖다가 버리는데 그 이유가, 동생하고 먹을걸 나눠먹기 싫어서예요. 7살짜리 아이가 4살짜리 아이를 갖다 버리죠. 그리고 뒤에 그 버린 동생이 고아원에 있는 걸 발견하고도 동생이라는 걸 밝히지 않아요. 수지의 오빠도 잃어버렸던 동생을 찾았다는 걸 알면서도 밝히지 않아요. 왜냐면 자신의 '완벽한 행복'에 흠집이 갈까봐서요. 정말 악인이죠? 그런데 그런 오빠 수철이에 대해서도 전쟁통에 부모가 기관총 난사로 자기 눈 앞에서 죽는 것을 봤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보존하는데 목숨을 거는거라는 설명을 해요. 고개가 끄덕여지죠. 이런것들을 대충 아름답게 둥글리지 않고 확 까발려요. 포장하지 않고, 인간 내면에, 차마 밖으로 드러내 보지 못하는 그런것들을 소설로는 다 써버리는 거예요. 그리고는 수필집에서는 또 그러죠.

    '사람의 생각이 투명하게 밖으로 내비치지 않는다는 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일까.' 라고요. ㅎㅎㅎ 남편이 개복수술을 하는 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남편이 혹시 잘못되면 남편 잃은 아내로서의 슬픔보다 나 혼자 애들하고 뭐해서 먹고 사냐.. 하는 걱정을 했음을 고백하면서 말이죠.

    저는 이런 부분들이 따뜻하다고 느껴요.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남에게 감히 드러내지 못할 구린 속내가 있죠. 그 구린 속내를 문학을 통해 확 까발려 해소시켜줌으로써 오히려 독자가 현실에서는 더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효과.

    아이고 말이 꼬이네요.

  • 39. ㅇㅇ
    '21.2.16 2:30 AM (211.36.xxx.210)

    문장력은 나도 비슷하게 흉내낼수 있을법한 일일드라마같은 느낌

  • 40. 까칠마눌
    '21.2.16 2:35 AM (58.231.xxx.5)

    211.36님, 저 비꼬는 거 아니고요, 진심으로요. 박완서 수준의 문장력을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을 자신이 있으시면 진심으로, 글 쓰세요. 진심입니다. 박완서의 문장력이나 어휘력, 묘사력, 표현 능력은 진짜 발군이거든요. 문학 평론가 누구에게 물어봐도 다른 분야는 차치해 두고 문장력과 어휘력, 표현 능력에서는 박완서 대단한거 인정합니다. 박완서가 박완서일수 있는 첫번째가 그 문장이에요.
    저 비꼬는 거 아닙니다, 진심이에요. 그정도 문장을 비슷하게라도 구사하실수 있으시다면 글 쓰셔도 됩니다. 진짜예요. 뭐 예상하셨겠지만 저도 나름 전공자라.

  • 41. ㅇㅇ
    '21.2.16 2:44 AM (211.36.xxx.210)

    ㄴ당연히 뻥이죠 ㅎㅎ 그냥 순간 순간 일일드라마처럼 수술 읽히는 그런 부분들이 많다 이거죠

  • 42. ㅇㅇ
    '21.2.16 2:48 AM (211.36.xxx.210)

    그런데 박완서 문장력이 그 정도인가요?그럼 박경리는;;;;;

  • 43. 저도
    '21.2.16 2:50 AM (221.143.xxx.201) - 삭제된댓글

    유난히 거품이 느껴지는 작가
    속물스러움을 진짜 잘 표현하긴했죠. 근데 그의 삶 자체가 그대로 투영된 모습 같았달까..
    포장이 요란해서 무슨 거물인 줄 알았으나 그의 대부분의 책을 찾아 읽고 난 지금..얕게 산 게 보여서 참 실망스러웠어요

  • 44. 그럼?
    '21.2.16 2:53 AM (182.225.xxx.16)

    전쟁 시절을 그린 소설에서도 줄곧 일관성을 잃지 않으신거네요.
    어떤 상황에서 사람의 생각이 물론 자기 자신의 안위와 입장에 주로 쏠리기 마련이지만요. 그렇다고 내 가족구성원(남편이나 자매간, 모녀간)에게까지 매몰차고 온전히 자기자신만에게만 100퍼센트 집중하는 것도 병적이라고 느껴져요. 아마 전쟁의 처참함과 살아내어야 하는 처절함 고단함 등이 자기 안으로만 구부러진 시선을 만들고, 또 그 시선을 이후에도 버리지 못하고 견지하는 것보면 그 일관성도 대단한 것 같네요. 허구인 작품을 놓고 그 사람의 인격이라도 되는 듯 자로 재고 평가하는 것 같아 제 시각이 편협하긴 하지만요.

  • 45. 까칠마눌
    '21.2.16 2:57 AM (58.231.xxx.5)

    211.36님. 박경리를 물으시니 답합니다.
    세상에 높고 아름다운 산은 많고 많지요.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나 누군가는 설악산이 최고라 할 것이고 누군가는 지리산이 누군가는 금강산을 말하겠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최고의 산이죠. 그리고 음........... 저는 개인적으로 박경리 샘을 훨씬 좋아합니다만, 박경리 샘이 문장력으로 극찬받은 작가는 아닙니다.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긴 하지만 몇몇 논문에선 토지에 서술보다 대화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을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하고요.

  • 46. 까칠마눌님이
    '21.2.16 2:59 AM (182.225.xxx.16)

    오늘의 담당조교 같으세요. 예로 들어가며 자세히 알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어디서 이런 댓글을 받아보겠나요. 진심 감사드려요.

  • 47. 까칠마눌
    '21.2.16 3:03 AM (58.231.xxx.5)

    ㅎㅎㅎ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카타르시스를 말하거든요. 박완서의 그 솔직함은 제게 카타르시스, 정화를 불러옵니다. 인간은 그렇게 이기적인 존재잖아요. 일곱살 짜리가 네살 동생을 내버리는.. 하지만 그래서는 안되죠. ㅇㅣㄴ간 내면의 구린 속을 중인환시리에 화악 까발려 내 속에도 그렇게 추악한 모습이 있음을 깨닫게 하고, 그걸로 카타르시스를 불러오고, 정화를 통해 다시 위선의 우아한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을 하게 하는. 저는 그게 박완서 소설의 최대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 48. 카타르시스
    '21.2.16 3:12 AM (182.225.xxx.16)

    이야길 들으니 왜 그렇게 느끼시는지 좀 이해가 되는 듯 싶어요. 말귀를 넘 못 알아들었네요. 어쩌면 그 추악한 모습이 제 속내일 수 도 있어서 저도 그악스러울 정도의 거부감이 들었을 수 있겠어요. 오늘 소중한 댓글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 시가 넘었으니 이제 잠을 좀 자야겠어요. 평안한 밤들 되시길요.

  • 49. 감사
    '21.2.16 3:29 AM (209.195.xxx.4)

    까칠마눌님
    팬클럽 1호입니다.
    님의 박완서 작가님위 작품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인간 본질의 양면성을 나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멀리 가지 마시고 82쿡에 오래오래 계시면서
    기회되면 이런 멋진 강의 가끔 해주세요!
    저처럼 바다건너 나라에서 살아가느라
    고국의 문학은 커녕 일상의 말조차 자꾸
    까먹는 사람에겐 오늘 이런 주제의 글들이
    정말 단물같네요.

    같은 의미로 원글님께도 감사해요!
    명성 높은 작가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공개적으로 적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제가 그 혜택을 봅니다.
    원글님 마지막 댓글도 찡~~하니
    공감되고요!
    최곱니다!!

  • 50. 감사 2
    '21.2.16 3:35 AM (175.192.xxx.170)

    까칠마눌님 ~
    팬클럽 2호입니다.
    님의 박완서 작가님위 작품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인간 본질의 양면성을 나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멀리 가지 마시고 82쿡에 오래오래 계시면서
    기회되면 이런 멋진 강의 가끔 해주세요!

    같은 의미로 원글님께도 감사해요!
    명성 높은 작가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공개적으로 적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제가 그 혜택을 봅니다.
    원글님 마지막 댓글도 찡~~하니
    공감되고요!
    최곱니다!! 2222222

  • 51. 덕분에
    '21.2.16 3:39 AM (211.197.xxx.16) - 삭제된댓글

    박완서 작품에 관심이 생겼어요.
    한두권 읽고 좋았는데도 더 이상은 찾지 않았는데 댓글 보니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들이 있네요.
    한강 채식주의자 읽고 참 뛰어나다란 느낌이 들었던 작품인데 지금 내용은 기억이 안 나네요.
    좋은 댓글 달아주신 분
    한국 작가와 작품 추천 좀 해주세요.

  • 52. 원글님과
    '21.2.16 3:44 AM (211.197.xxx.16) - 삭제된댓글

    다른 분들도 작가와 작품 추천 좀 해주세요.
    다른 시각을 가진 분들도요.
    다 좋아요.

  • 53. ....
    '21.2.16 3:45 AM (110.35.xxx.66)

    댓글까지 두번 정독.
    보너스 두둑히 받은 이 느낌

  • 54. 투걸맘
    '21.2.16 3:48 AM (124.56.xxx.92)

    이런글과 까칠마눌님같은분의 답변
    너무좋네요.
    저 저장합니다.
    돌아오는 주말마다 박완서님 책 하나씩 뽀개기할랍니다.

    두분다감사
    갠적으로 까칠마눌님은 최소 현직작가이신듯 ㅎㅎ 언니삼고싶어요

  • 55. ...
    '21.2.16 3:59 AM (73.140.xxx.179)

    “어쩌면 그 추악한 모습이 제 속내일 수 도 있어서 저도 그악스러울 정도의 거부감이 들었을 수 있겠어요.” 저도 박완서 작가 작품 처음에 읽으며 그랬어요. 이토록 넘치게 드라마틱하고, 피곤하다 못해 불쾌한 느낌은 무엇인고. 나이먹을 수록 알겠되더군요. 꼴보기 싫고 못난 그 인물이 내 안에 있더란 것을.

  • 56. ㅇㅈ
    '21.2.16 4:16 AM (125.189.xxx.41)

    많이는 읽진못했는데요..
    나이들어 수필집 두어권...
    아..정말 문장력이 탁월하다 느꼈어요..
    꼭꼭 읽어야지 하곤 바빠 이러고있네요..
    참..저도 오래전에 소설 빌려다놓고 원글님과
    같은 이유로 좀 읽다 만것같아요..
    그런데 수필집을 읽는데 또 까칠마눌님 통찰을
    느꼈거든요...기억은 안나지만
    문장 몇 개를 반복해서 읽었더랬어요..
    어쩜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하고..

  • 57. ...
    '21.2.16 4:20 AM (221.138.xxx.139)

    "엘리트의식을 가진 xx가 열등감이라니"라는 표현이 더 안믿기는데
    (열등감이 박완서 작가에게 해당하는지 아닌지의 문제를 떠나)

    엘리트의식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 이상의 관계에요.
    생각해보면 당연한거 아닌가요?
    엘리트의식의 작용이라는게 물론 이상적으로는 exellence를 향한 순수한 열망과 실제로 이뤄낼 수 있었던 성취에 대한 건강한 자신감, 책임감으로 소화되면 좋겠지만 그런 건강하고 아름다운 정신의 이상적인 인간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어요?

  • 58. 곧 지우겠지만
    '21.2.16 4:54 AM (109.38.xxx.141) - 삭제된댓글

    박완서님의 글에는 까끌거리는 모래알을 삼키는 것처럼 이라든가 오물덩어리를 들이마신 것처럼 구역질이 날 것 같다는 와닿지 않는 묘사는 없지요.

  • 59. ㄱㄱ
    '21.2.16 4:55 AM (58.79.xxx.248)

    어릴때 집에 있어서 몇 권 보고 최근에 다시 관심이 생겨서 읽기 시작했는데 원글님과 비슷하게 느낀게 표현들이 너무 속적이고 징글징글하달까. 좀 그런 면이 있더라고요.일일드라마처럼 소재도 통속적이고 요. 그러나 그 속에 날카로움이 있고 우리네 사는 모습을 가감 없이 낯이 뜨거워질 정도로 드러내는 것에 미학이 있다는 생각이고요,가난,중산층,소외받는 이웃 등 무관심하게 지나쳤을 사회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하는 점이 작가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것 같아요.
    어마어마한 다작을 한 분이고 똑똑한 분이어서 저는 존경하고 좋아해요.
    개인적으로는 푸근한 성품은 아니셨던거 같아요. 따님 호원숙 작가님의 글에서도 언뜻 엿볼 수 있더라고요.

  • 60. ...
    '21.2.16 4:55 AM (66.60.xxx.38)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165125&page=1&searchType=sear...

  • 61. 우와
    '21.2.16 5:19 AM (211.244.xxx.70)

    원글 댓글 모두 정독했어요 너무 좋아요.
    단편집 있는데
    당장 읽고싶네요.
    감사해요.

  • 62. ***
    '21.2.16 6:51 AM (59.9.xxx.173)

    자전적 소설의 한계이겠지만 반복되는 이야기가 좀 지겹고 지나친 엘리트의식도 피곤해요.
    겉으로 보이는 인상과는 다른 성격이다 들은 적 있고요.
    그래도 타고난 작가죠.
    많은 영광과 고통과 슬픔을 모두 겪어낸 한 인간이 그걸 글로 풀어내고 갔다는 게 대단합니다.

  • 63. ....
    '21.2.16 7:19 AM (125.176.xxx.160)

    이런 글과 답변 너무 좋아요

  • 64. ...
    '21.2.16 7:20 AM (116.34.xxx.114)

    까칠마눌님 댓글 참 좋습니다.

  • 65. 굉장한 삶
    '21.2.16 7:29 A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옛날에 가난한 집 출신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 아이는 자존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박완서와 비슷한 삶을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그 사람이 제 할머니예요. 게다가 그 학교가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치는 명문학교고요.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가난하지만 사랑 듬뿍주는 부모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만큼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가 드물었고 그런 자긍심이 어려운 삶을 버티는 정신력이 되었어요.
    물론 패배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지요. 왜냐하면 초등 때 전교2등 하는 남학생은 전문직이 되어
    대한민국에 이름을 휘날리며 사는데 본인은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결혼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아이 업고
    밥하고 빨래하는 신세로 계속 살아야해서요. 손녀인 저에게 10살에 처음 토마토를 먹었던
    이야기, 일본에 수학여행 갔을 때 생긴 웃겼던 일도 잘해주시는 이야기꾼셨지만요.
    박완서도 작가가 된 계기가 있는데 제 기억에는 아이를 키우다가 시어머니께 존재감을 보이려고 신춘문예에 당선된 걸로 알아요. 상과 상금으로 시어머니에게 무시 받는 자존감을 되찾으려고요.
    저는 박완서 글을 읽으면 돌아가신 할머니를 오롯이 만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많이 웁니다.

  • 66. ...
    '21.2.16 7:37 AM (125.187.xxx.25)

    박완서 작가 작품은 몇몇 개 특히 그여자네 집 그것만 제대로 읽고 다른 건 제대로 안 봤지만 열등감. 이거 원글님이 제대로 지적하셨다고 생각해요.
    엘리트 계층인데 왜 열등감이 있냐 이러시는데 오히려 그 시대 엘리트 계층이라서 열등감이 상당했을거라고 보거든요. 같은 엘리트 계층이더라도 누구는 부모님이 든든하게 후원해주시거나 또는 그런 후원이 없더라더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거나 해서 유학을 가거나 기타 등등.. 다르게 산 사람도 있지만 박완서 작가는 본인도 글에서도 인정하지만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잖아요. 부모와 척지거나 또는 세상의 비판을 다 받더라도 그걸 능히 해나가거나 타인의 이목에 신경을 안 쓰는 부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타인의 시선에 엄청나게 어마어마하게 신경쓰는 속물 부류라서 그렇게 뾰족하고 날카로운 사람이라고 봐요. 글마다 다르겠지만 박완서 작가 특유의 그 날카로움과 예민함이 도슴도치처럼 느껴져서 전... 단편 읽고나서도 피곤해서 장편은 읽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여성작가 뭐 이런말 싫어하는데 박완서 작가의 경우 전업주부로 살아온 세월이 딱 글 그 자체에 묻어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딱 자기 영역에 딱 지키고 있는 그런 느낌이 뭐랄까 음..
    전에 92쿡에서 박경리 작가가 인간 환멸을 느끼는 것 같다고 김약국의 딸들 얘기하신 분 계셨는데 저도.. 김약국의 딸들 아주 재밌게 읽었지만 사실 그건 느꼈거든요. 근데 박경리 작가의 인간환멸은 인간이라는 종 자체 아니 생명체 중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환멸이 있다면 박완서 작가는 본인과 본인 주변 세상, 그 중상류층 자체에 대한 환멸이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에요. 박경리 작가가 약간은 신의 위치에서 초월적으로 인간 자체에 대해 논한다면 박완서 작가는 자기가 속한 사회 자체를... 정확히는 그 시대 서울 어떤 동네 그 자체를 아주 싫어하는 느낌입니다.. ㅎㅎㅎ

  • 67. ...
    '21.2.16 7:41 AM (211.178.xxx.187)

    같이 일했던 박수근 화백에게도 쌀쌀맞게 굴었다던, 자전에세이 본 것 같아요....
    그냥 기본이 냉정한 성정.....그렇지만 인성과 작품은 별개죠...
    솔직히 모두에게 친절하고 푸근한데 천재적 실력도 갖춘 사람, 오래 살기 힘들 것 같아요...

  • 68. 딱 한가지 기준
    '21.2.16 7:41 AM (172.97.xxx.210)

    책을 읽고 내가 행복한가에요
    읽고난후 기분이 더럽습니다

    미술작품이나 음악도 마찬가지
    그래서 르노아르, 모네 참 좋아해요
    마음이 평화롭고 차분해져서요

    냉철한 분석이나 비평은 다른분들 몫이니 상관할 필요없구요

  • 69. 신중
    '21.2.16 7:42 A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옛날에 가난한 집 출신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 아이는 자존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박완서와 비슷한 삶을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그 사람이 제 할머니예요. 게다가 그 학교가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치는 명문학교고요. 교복만 입고 나가며다 쳐다봅니다. 교복이 서울대 과잠바 역할을 한 거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가난하지만 사랑 듬뿍주는 부모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요. 영민한 것은 기본이지만 그 당시 여자아이가 특출나다고 학교를 제대로 보낼 집이 얼마나 되나요.
    그만큼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가 드물었고 그런 자긍심이 어려운 삶을 버티는 정신력이 되었어요.
    물론 패배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지요. 왜냐하면 초등 때 전교2등 하는 남학생은 전문직이 되어 대한민국에 이름을 휘날리며 사는데 본인은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결혼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아이 업고 밥하고 빨래하는 신세로 계속 살아야해서요.
    손녀인 저에게 10살에 처음 토마토를 먹고 토했고 짜고 이상한 맛이 나던 할머니의 도마도 이야기, 일본에 수학여행을 가서 생긴 웃겼던에피소도 잘 말해주시는 이야기꾼이셨지만요.
    박완서도 작가가 된 계기가 있는데 제 기억에는 아이를 키우다가 40살에 우연히 본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 불현듯 글을 쓰고 싶어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당선된 걸로 알아요.
    저는 박완서 글을 읽으면 돌아가신 제 할머니를 오롯이 만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많이 웁니다.

  • 70. 신중
    '21.2.16 7:45 A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옛날에 가난한 집 출신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 아이는 자존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박완서와 비슷한 삶을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그 사람이 제 할머니예요. 게다가 그 학교가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치는 명문학교고요. 교복만 입고 나가면 다 쳐다봅니다. 교복이 서울대 과잠바 역할을 한 거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가난하지만 사랑 듬뿍주는 부모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요. 영민한 것은 기본이지만 그 당시 여자아이가 특출나다고 학교를 제대로 보낼 집이 얼마나 되나요.
    그만큼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가 드물었고 그런 자긍심이 어려운 삶을 버티는 정신력이 되었어요.
    물론 패배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지요. 왜냐하면 초등 때 전교2등 하는 남학생은 전문직이 되어 대한민국에 이름을 휘날리며 사는데 본인은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결혼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아이 업고 밥하고 빨래하는 신세로 계속 살아야해서요. 아무리 뛰서나도 여자라서 낮은 위치에 있어야하고 억압을 받은 거죠.
    손녀인 저에게 10살에 처음 토마토를 먹고 토했고 짜고 이상한 맛이 나던 할머니의 도마도 이야기, 일본에 수학여행을 가서 생긴 웃겼던에피소도 잘 말해주시는 이야기꾼이셨지만요.
    박완서도 작가가 된 계기가 있는데 제 기억에는 아이를 키우다가 40살에 우연히 본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 불현듯 글을 쓰고 싶어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당선된 걸로 알아요.
    저는 박완서 글을 읽으면 돌아가신 제 할머니를 오롯이 만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많이 웁니다.

  • 71. 신중
    '21.2.16 7:47 A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옛날에 가난한 집 출신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 아이는 자존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박완서와 비슷한 삶을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그 사람이 제 할머니예요. 게다가 그 학교가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치는 명문학교고요. 교복만 입고 나가면 다 쳐다봅니다. 교복이 서울대 과잠바 역할을 한 거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가난하지만 사랑 듬뿍주는 부모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요. 영민한 것은 기본이지만 그 당시 여자아이가 특출나다고 학교를 제대로 보낼 집이 얼마나 되나요.
    그만큼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가 드물었고 그런 자긍심이 어려운 삶을 버티는 정신력이 되었어요.
    물론 패배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지요. 왜냐하면 초등 때 전교2등 하는 남학생은 전문직이 되어 대한민국에 이름을 휘날리며 사는데 본인은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결혼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아이 업고 밥하고 빨래하는 신세로 계속 살아야해서요. 아무리 뛰서나도 여자라서 낮은 위치에 있어야하고 억압을 받은 거죠.
    손녀인 저에게 10살에 처음 토마토를 먹을 때 서양과일이라고 신나서 먹었는데 짜고 이상한 맛에 결국 토하고 말았던 할머니의 도마도 이야기, 일본에 수학여행을 가서 생긴 웃겼던 에피소드도 잘 말해주시는 이야기꾼이셨지만요.
    박완서도 작가가 된 계기가 있는데 제 기억에는 아이를 키우다가 40살에 우연히 본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 불현듯 글을 쓰고 싶어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당선된 걸로 알아요.
    저는 박완서 글을 읽으면 돌아가신 제 할머니를 오롯이 만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많이 웁니다.

  • 72. ...
    '21.2.16 7:48 AM (125.187.xxx.25)

    엘리트 계층 여자 얘기하니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 얘기가 생각나는데 일본 사회가 우리나라보다 더 고리타분하고 아무리 여자가 잘나도 대학은 가도 당연히 괜찮은 남자와 만나서 전업을 하는 게 아주 당연한 사회였고 시오노 나나미 역시 부모님이 너무나 그런 스타일이었는데 유학 가고 싶은데 부모님이 안 보내주실 걸 알아서 결혼준비 뭐 이런거 전에 여행 다녀온다고 약속하고 나서 걍 이탈리아 출국하고나서 거기에 눌러앉았대요..
    시오노 나나미 나온 학교가 일본에서 귀족애들 가는 아주 명문인데 여자들은 9할 이상은 다 무조건 전업주부였는데 암튼 시오노 나나미 작품을 매우 좋아하는 건 아니고 또 전형적인 일본 쇼와시대 태어난 사람답게 군국주의에 쩔어있고 아무튼 별로인데 수필보면 그런 부분에서는 좀 타고난 사람 같거든요. 남 상관 전혀 안하고 되게 오만할 정도로 자의식이 너무 강해서 남 신경 안 쓰는..

  • 73. 신중
    '21.2.16 7:48 AM (124.5.xxx.197)

    옛날에 가난한 집 출신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 아이는 자존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박완서와 비슷한 삶을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그 사람이 제 할머니예요. 게다가 그 학교가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치는 명문학교고요. 교복만 입고 나가면 다 쳐다봅니다. 교복이 서울대 과잠바 역할을 한 거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가난하지만 사랑 듬뿍주는 부모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어요. 영민한 것은 기본이지만 그 당시 여자아이가 특출나다고 학교를 제대로 보낼 집이 얼마나 되나요.
    그만큼 똑똑하고 교육받은 여자가 드물었고 그런 자긍심이 어려운 삶을 버티는 정신력이 되었어요.
    물론 패배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지요. 왜냐하면 초등 때 전교2등 하는 남학생은 전문직이 되어 대한민국에 이름을 휘날리며 사는데 본인은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결혼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아이 업고 밥하고 빨래하는 신세로 계속 살아야해서요. 아무리 뛰어나도 여자라서 낮은 위치에 있어야하고 억압을 받은 거죠.
    손녀인 저에게 10살에 처음 토마토를 먹을 때 서양과일이라고 신나서 먹었는데 짜고 이상한 맛에 결국 토하고 말았던 할머니의 도마도 이야기, 일본에 수학여행을 가서 생긴 웃겼던 에피소드도 잘 말해주시는 이야기꾼이셨지만요.
    박완서도 작가가 된 계기가 있는데 제 기억에는 아이를 키우다가 40살에 우연히 본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 불현듯 글을 쓰고 싶어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당선된 걸로 알아요.
    저는 박완서 글을 읽으면 돌아가신 제 할머니를 오롯이 만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많이 웁니다.

  • 74. 와우
    '21.2.16 7:58 AM (180.68.xxx.100)

    원글님의 실랄한 비판 덕분에 박완서 작가 여러이면과
    까칠마눌님외 여러분의 훌륭한 댓글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전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하는 1차원 적인 독서 수준이라...^^

  • 75. 한말씀만
    '21.2.16 8:04 AM (183.98.xxx.201) - 삭제된댓글

    서울대 국문과 출신 확실해요????

  • 76. 신중
    '21.2.16 8:04 A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저희 할머니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옛날에 남의 집 머슴하던 집 아들은 나보다 공부도 못했는데 남자라는 이유로 xx일보 편집국장이 되었다고요. 할머니네는 빈한한 양반집안이었는데 신분이 없어진 후 생긴 또 다른 억울한 차별이 남녀 차별이었다고 하네요.

  • 77. 김우종 ?
    '21.2.16 8:08 AM (172.97.xxx.210)

    교수인지 서울대 같은학과 여학생이었다고 얘기한적 있어요

  • 78. 전 좋아요
    '21.2.16 8:43 AM (110.8.xxx.127)

    책 읽는 것 같지 않고 예전에 할머니하고 엄마하고 앉아서 얘기하는 것 듣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 좋아요.
    그만한 문장 나도 쓰겠다고 하신 분 계신데 그게 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렵지 않은 문장같은데도 솔직히 그만한 문장 누가 쓴 것 읽어본 적 없어요.
    고상함같은 것 느껴지지 않아서 좋고요.
    원글님이 쓰신 혐오감 질낮음 그런 것들이 감추지 않고 쓰여 있는 게 전 좋아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전 40여년 전 초등때 작가님 글을 처음 읽었어요.
    여성지에 부록으로 온 소설집에 들어있었어요.
    여러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고 기억에 남는 두 작품이 있었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생각이 났고요
    그게 박완서님 작품인 줄 몰랐는데 몇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네요.
    유명한 작가인 줄 모르고 고등학교때 서점 가서 소설책 몇 권 읽다가 빠져 들어서 사게 된게 박완서님 소설집이었고요.
    제가 문학을 평하고 논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어쨌든 저의 취향에는 딱 맞는 작가이시네요.
    말년의 작품은 좀 따뜻해 지신 것 같아 초반기의 작품들이 더 저하고는 맞는 것 같아요.

  • 79. 신중
    '21.2.16 8:50 AM (175.223.xxx.118) - 삭제된댓글

    여자이고 엄마이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따뜻하고 온정적인 시선을 가져야한다는 생각도 편견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80. 우와
    '21.2.16 8:53 AM (218.147.xxx.237)

    올해 박완서 책 처음 읽은 사람이라 ㅎ 혼자 신기~반갑네요

    국내소설은 왠지 모르게 기피해서 잘 안읽거듯요
    박완서 싱아 ~ 말만 들었지 전쟁얘기 그 시절 얘기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박완서의 말 이라고 하는 인터뷰책을 처음 읽었는데 어머 ;; 전혀 푸근하고 따뜻한 어머니상 같은 성격 아니구나 ?? 전 그래서 반가웠어요
    지금도 안그런 시절인데 (예능 속 김수미같고 개그맨 같은 성격을 사람들은 좋다하잖아요 사건사고 많은사람보면 덮어놓고 울고 돈빌려주고 ) 그 시절 까칠해보였겠더라구요

    인터뷰에 페미니즘에 대한 질문이 좀 있는데
    보편적인 그때 시대분위기에 묻어가지않고 걔도인간 나도인간 그런데 뭐가 안돼 식이라 본의아니게 페미니즘같은 문제의식 있는 작가인가 하는 질문들을 들었던것 같더라구요


    냉소적인 시선이 있잖아요
    똑똑한 자기에 대한 뱃속 저 깊은 자신감이 있지만 또 한없이 까대기도하고 실향민으로 이방인같은 정서도 있고 그 어머니처럼 몰락한 양반같은 자존감이 그 시절을 버티는 힘 같기도 하고
    실제 서울대나와 소설가가 되긴했지만
    서울대는 한달도 못 다닌거고 애다섯 다키우고 막내 초등가고서야 글을 쓰기 시작한거잖아요 그 사이가 엄청나죠


    하지만 머리좋은 모범생인지라 박차고 나서서 남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하는게 아니라 자기 일상은 성실히 하면서
    소설로만 박차고 나가는거죠

    일상 속에서 좋은 머릿속으로 계속 보고 느끼고 저 사람의 저 행동은 어디서 왔을까
    많이 생각하고 쓰니까 일기장처럼 지나치게 까발린 느낌이 있는데 실제 외향적 푸근함은 아니어도 평균이상 되는 생활인이었을거같아요

    ㅎ 냉소적인 시선으로 나와 남에 대해 느끼지만 직접 이래라 저래라 하지도 않고 다만 그렇게 생각할뿐이죠 ㅎㅎ


    저는 ^^
    사실 너무 저랑 비슷한 의식구조라
    남편이랑 얘기하다 빵 터졌거든요
    남편이 예전 네 블로그 너무 재밌었다고 너도 막내 초등저학년 벗어났으니까 빨리 쓰라고 ㅎ 그래서 제가 나는 맛집이랑 물건 리뷰를 사고싶게 써야되는데 이걸 왜 사고있냐 너무 비애가득하게 써서 글 읽는사람 불편하게 해서 안된다고 웃었거든요 ㅎㅎ


    육아도 약간 마스다미리처럼 개인주의 느낌 가득하게 묘사하며 썼는데 실제 집에서는 한끼도 안놓치고 살림ㅈ왕처럼
    하고 앉았거든요 ㅎㅎ

    다른분들 글도 재미있게 읽어서 좋으네요 정말

    불편하게 느끼는 원글님 의견도 이해가 가고
    산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얘기가 전 와닿네요

  • 81. 신중
    '21.2.16 8:55 AM (121.167.xxx.141)

    작가가 세상에 대해 따뜻하고 온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긍정적인 어휘로 글을 써야한다는 생각도 편견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남자 작가들한테는 그런 기대를 덜 하는 것 같던데요...

  • 82. 와우
    '21.2.16 9:09 AM (115.136.xxx.119)

    아껴두고 읽고싶은 원글과 댓글들입니다
    절대 지우지마세요~~
    원글님의 나이가 궁금해요 열정과 해박한 지식과 총명이 보이는 해석이 흥미롭구요
    좋고 싫음이 분명해서 적이 많을까?싶다가도 분명한이유를 들어서 얘기하니 오~~하고 수긍하며 읽었어요
    저는 박완서 작가를 좋아해서 많은 책을 읽기도 소장하기도했지만 그런 서늘한 시선으로 신랄하게 묘사하는걸 좋아했던거구나 라고 이글 읽으며 느꼈네요
    그런점에서 원글님의 시선이나 글쓰는 시선이 비슷해보이는데요 소름끼치게 싫다거나 분명하게 의사표현이 거북하지않고 사람들을 동요하게 하시네요
    이렇게 수준높은 댓글들을 쓰시게 만드시는것도요
    원글님 책 읽으시고 여기다 서평 간간히 부탁드려요

  • 83.
    '21.2.16 9:10 AM (223.33.xxx.67)

    보석 같은 원글과 귀한 댓글
    들 너무 감사합니다.

  • 84. 감사3
    '21.2.16 9:13 AM (60.151.xxx.224) - 삭제된댓글

    까칠마눌님
    팬클럽 1호입니다.
    님의 박완서 작가님위 작품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인간 본질의 양면성을 나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멀리 가지 마시고 82쿡에 오래오래 계시면서
    기회되면 이런 멋진 강의 가끔 해주세요!
    저처럼 바다건너 나라에서 살아가느라
    고국의 문학은 커녕 일상의 말조차 자꾸
    까먹는 사람에겐 오늘 이런 주제의 글들이
    정말 단물같네요.

    같은 의미로 원글님께도 감사해요!
    명성 높은 작가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공개적으로 적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제가 그 혜택을 봅니다.
    원글님 마지막 댓글도 찡~~하니
    공감되고요!
    최곱니다!! 33333

  • 85. 감사 3
    '21.2.16 9:15 AM (60.151.xxx.224)

    까칠마눌님
    팬클럽 3호입니다.
    님의 박완서 작가님위 작품들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인간 본질의 양면성을 나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멀리 가지 마시고 82쿡에 오래오래 계시면서
    기회되면 이런 멋진 강의 가끔 해주세요!
    저처럼 바다건너 나라에서 살아가느라
    고국의 문학은 커녕 일상의 말조차 자꾸
    까먹는 사람에겐 오늘 이런 주제의 글들이
    정말 단물같네요.

    같은 의미로 원글님께도 감사해요!
    명성 높은 작가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공개적으로 적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제가 그 혜택을 봅니다.
    원글님 마지막 댓글도 찡~~하니
    공감되고요!
    최곱니다!! 33333

  • 86. 도움
    '21.2.16 9:32 AM (222.121.xxx.16) - 삭제된댓글

    원글님과 댓글들 덕분에 공부하고 가는 느낌입니다.

  • 87. 저도
    '21.2.16 9:38 AM (117.111.xxx.236)

    박완서 작가의 팬이고요.
    오늘 부로 까칠마눌님 팬 선언합니다.

  • 88. 감사
    '21.2.16 9:39 AM (76.112.xxx.11)

    지난번 박완서 주제 댓글에서
    알릴레오 북스에 엄마의 말뚝을 말씀해 주셔서
    잘 들었어요.
    여기 계신 팬분들도 한 번 들어 보세요.
    오래 전에 읽을 엄마의 말뚝을 다시 읽은 거 같아서
    참 좋았어요.

    저는 처음 박완서 소설을 읽었을 때
    내 속의 속물스러움이 이렇게 글로 자세히 표현될 수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속이 시원했어요. 유교적 문화가 마음 속의 잘못까지도 죄책감을 갖게 하는(특히 가족이나 어른에 대해) 문화라서, 내가 마음 속에 품는 생각에 대해 내가 참 나쁜 사람이구나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죄책감이 좀 덜어지고 사이다였어요.

    대립적인 이런 토론이 참 좋네요.

  • 89.
    '21.2.16 9:43 AM (122.36.xxx.22)

    박완서 작가님 파워가 느껴집니다.
    작가님에 관한 글 올라오면 일단 초우량댓글들이 와르르~
    하늘나라서도 행복하실거예요.
    박완서작가님이 요즘 세대 작가고 좀더 간결체였음 인기폭발이였을듯

  • 90. ........
    '21.2.16 10:22 AM (175.192.xxx.210)

    조안리 아실라나요? 90년대 핫했어요.
    ㅎ 나이대 나오네요.
    기억도 안나는 책이지만 내용이 좋았고 멋있었어요. 그래서 강연회를 하길래 갔었어요.
    그당시 저는 미혼의 직장인.. 강당인지 홀인지 빼곡히 메우고 젊은 여성들로 꽉차서 발디딜틈이 없어 문틈에서 겨우겨우 쪼그리고 앉아 들었었어요. 수첩도 필수.. 메모해서 고이고이 참고하고 기억하려했었나봐요.
    그런데 책에서 봤던 그 멋진 조안리가 아니고 정말 정말 재미없고 딱딱함 그 자체더라고요.
    책과 저자가 이렇게 다르다니... 엄청 실망..

    박완서씨는 고인되기전에 어느 프로에 나왔었는데...
    작품과 작가가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였어요.

  • 91. 작가
    '21.2.16 10:41 AM (175.223.xxx.145)

    조안리와 어떻게 비교가 되나?라고 생각했더니,
    작가로서 비교하는 글은 아니었군요
    까칠마눌님 댓글 최고!!!
    수준 낮은 작세들 설쳐도
    이런 보석같은 글 때문에 82가 빛이 납니다.

  • 92. 우왁
    '21.2.16 10:49 AM (58.120.xxx.107)

    도대체 뭘 읽으신거에요?

    그런 내용은 주인공이나 조연의 셩격을 묘사하기 위한 일부분일텐데

    그 남자의 집도 깍정이가 아니라
    그냥 일반적으로 좋은 남편 만나고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은 정도의 여성생활인데 .

  • 93. 우왁
    '21.2.16 10:51 AM (58.120.xxx.107)

    해외소설만 읽던 제가 해당 작가가 지은 소설 다 찾아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만 읽던 제가 여러권 소장하고 버리지 않은 책이 박완서 선생님 책인데,

    이분 소설을 이렇게 혐오적으로 묘사하는 글 첨봤어요,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내용도 아닌데

  • 94. 우왁
    '21.2.16 10:53 AM (58.120.xxx.10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박경리 작가의 토지 보면
    임이네나 기타 악역 성격과 묘사만 기억하며 오물 타령 하실 것 같아요,

    걍 착한 주인공이 멋진 남자 만나는 권선징악형 로맨스 소레설이나 읽으시면 딱이실 듯,

  • 95. ~~
    '21.2.16 10:54 AM (121.128.xxx.229)

    중학생때부터 박완서 작품 읽어온 사람으로서
    대단하다고만 여겼지 이런 비판은 생각도 못했네요.
    까칠마눌님 댓글 읽으며 고개 끄덕끄덕 가슴 후련
    앞으로 까칠마눌 이란 아이디로 글 종종 써주세요~

  • 96. 우왁
    '21.2.16 10:58 AM (58.120.xxx.107)

    원글님은 박경리 작가의 토지 보면
    임이네나 기타 악역 성격과 묘사만 기억하며 오물 타령 하실 것 같아요,

    진짜 인간의 어두움이나 이면 묘사에 집중한 소설이나 영화가 수도천도 없이 많은데
    밝고 따스안 분위기와 우리 이웃들의 일상속에 개개인의 개성적 성격 묘사와 갈등에서
    그런 부분만 읽히고 기억에 남으신다면 뭔가 본인이 그쪽으로만 감정이입하시는 거겠지요

    걍 착한 주인공이 멋진 남자 만나는 권선징악형 로맨스 소설이나 읽으시면 딱이실 듯,

  • 97.
    '21.2.16 10:59 AM (1.212.xxx.66)

    오바라기 보다는 원글님은 문학과 윤리를 나이브하게 동일시하거나
    내 안의 어떤 면을 발견해서 불편하신 것 같네요
    문학을 읽고 불편한 감정이 들고 더 나아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주는 게 부정적인 건 아닌데....
    더구나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고 해서 질이 낮다니....
    박완서 작가를 안 좋아할 수는 있어도 질이 낮다는 평에는 전혀 동의가 안됩니다.
    작가가 상스럽기까지 하다니
    그건 평가라기 보다는 매도죠.
    하긴,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을 썼을 때 사감 선생같은 자들이 막대기를 들고 훈계를 했죠
    부도덕하다고 법정에 서고. ㅎㅎ
    문학과 생활윤리를 구분하시고, 여혐은 님이 여혐일 수있음을 생각해보세요.

    참고로 박완서 작가 팬 아닙니다 ㅎ

  • 98. 신중
    '21.2.16 11:01 AM (110.70.xxx.211)

    저 정도면 나도 쓰겠다 싶으시면 글을 써보시는 것도 좋아요.
    TV에서 막장 드라마 보고 흠...나도 저 정도 막장은 쓰겠다 싶어서
    극본 썼다가 막장 드라마의 계보를 이은 작가도 있습니다.

  • 99. hh
    '21.2.16 11:05 AM (216.66.xxx.79)

    58 120 107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 100. .........
    '21.2.16 11:11 AM (175.192.xxx.210)

    ㅋㅋㅋ계보이은 작가... 미치겠다..

  • 101. 리얼리즘
    '21.2.16 11:25 AM (112.219.xxx.74)

    구린 속내를 문학을 통해 확 까발려 해소시켜줌으로써 오히려 독자가 현실에서는 더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효과.22

    박완서 소설에서는 여주인공보다 남자 등장인물들이 훨씬 '찌질하게' 표현됩니다. 22
    소설 속 남자들이 게으르고 약간 무책임한 모습이 보이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 거냐고 하니
    박완서 작가 왈. '리얼리즘'이지요.

  • 102. ...
    '21.2.16 11:46 AM (218.145.xxx.45)

    박완서 작가님 좋아하는데..여러분들 댓글 읽으면서, 내가 왜 좋아하는 지 더 명확히 알게 되었네요!
    원글님과 여러 회원님들 덕분에 책을 다시 읽은 기분이 드네요.
    한 말씀만 하소서는 마음 아플까봐 일부러 읽지 않았는데, 주문해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103. 이게
    '21.2.16 1:28 PM (125.182.xxx.27)

    82 저력!!어디가서 이런 반짝이는 생각들 재밌는글 읽을수있을까요

  • 104. ..
    '21.2.16 1:40 PM (144.91.xxx.113)

    고 박완서 작가님은 한국의 근대사 자체 입니다. 박완서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작가인 파트리크 쥐스킨트도 좋아하실 겁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는 가슴을 뜯으며 봤어요. 그 수필집에서조차 속내를 날것으로 내보이신 분이세요. 열등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을 포장할테지만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에는 엘리트의식은 보여도 허세나 허영은 없어요. 가난했던 집안도 아닌데 오해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네요. 고 박경리 작가님과 생애에서 닮은 점이 있죠. 그분들께는 집필이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숙명이라 가슴을 치며 쓰셨을 겁니다. 우리나라 여류작가의 양대산맥이신 두분 모두 평안하시길...이상 애 낳고는 넷플릭스만 보는 아짐

  • 105. 신중
    '21.2.16 2:05 PM (175.223.xxx.167)

    원래 뼈대 있는 집안이지만 세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아들 딸 공부시키겠다고 서대문 쪽으로 이사와서 살았는데 어머니가 돈을 벌기 위해 삯바느질까지 하고 살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 106. 점두개님
    '21.2.16 3:03 PM (218.147.xxx.237)

    가난한 집안이에요 신중님 얘기가 맞아요
    어려서나 개성 시골 양반집에서 사랑받고 산거지
    서울와서는 가난한 단칸방살이에 좋은학교 보내겠다는
    홀어머니 욕심에 위장전입까지해서 나은 학교입학해서
    서울애들은 끼워주지도 않아 쭈그러져 살았고

    서울대는 갔지만 5월 입학후 625가 나서 학교도 못다니고
    미군부대 초상화영업을 하다가 백화점 일 하다가 결혼한거였어요

  • 107. ㅎㅎ
    '21.2.16 3:59 PM (58.120.xxx.107) - 삭제된댓글

    박완서님은 그당시 역사적 배경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담담하고 솔찍하게 작품에 서술하셨고
    그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는 아주 나쁜 삶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박완서님의 내면을 불우하고 일그러지게 보시는 분들은
    본인들이 삶에 불만족하고 일그러져서 본인을 바라보시는 분들
    아닐까 싶어요.

  • 108. ㅎㅎ
    '21.2.16 4:02 PM (58.120.xxx.107)

    박완서님은 그당시 역사적 배경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담담하고 솔찍하게 작품에 서술하셨고
    현실적으로 그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는 아주 나쁜 삶이 아니었지요.

    그런데도 박완서님의 작품을 통해
    그분의 내면을 열등감에 가득차고 불우하고 일그러지게 보시는 분들

    본인들이 삶에 불만족하고 본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그러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 109. 저도
    '21.2.16 4:37 PM (203.234.xxx.170)

    휘청거리는 오후읽고 토나오는줄 알았음
    막장드라마 통속소설 맞아요
    드라마용

    저만 그렇게 느낀줄 알았어요
    다들 찬양 일색이니까
    정말 구역질나도록 천박한 글이에요 2222

  • 110. 신중
    '21.2.16 4:37 P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그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 나쁘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 여인들의 삶이 하향평준하 되어 있어서요.
    못 사는 여인은 삯바느질이야 뭐야 잠도 못사고 돈 버느라 바쁘고요.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대로 그집 안 주인이 손님이 들끓는 집안의 헤드 쉐프여서 엘리트인 것이 하등 쓸모가 없는 장면이었어요.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설날은 정말 대환장마당이었어요. 떡국 하나를 끓여도 쌀을 떡집에 가져다 주면 그 쌀로 가래떡을 만들고 차가운 방에 식히고 굳혀서 그걸 다 어슷썰어야해요. 국물 내느라 양지, 사골 들통2개 정도에 펄펄 끓이고 지단 다 따로 만들고 한쪽에서는 강정, 식혜를 만들어 둡니다. 제수 음식 골치 아픈 건 차치하고요. 김장철에 300포기 담은 배추김치, 항아리 가득한 동치미가 마당에 묻힌 항아리 속에 있고요. 하여간 육체노동이...정말 끔찍할 지경이었답니다. 일하는 사람이 2-3명이 상주해도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요.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노는 사람 따로 있는 가정상황이 그려지시지 않나요.
    퇴근 후에는 편안히 쉬거나 적어도 펜대를 굴리면서 앉아서 일하고 대우받으며 지내는 엘리트 남자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교사하던 할머니가 시집와서 겨울에 빨래를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의 아버지가 인편에 동동구리무를 보내셨더래요. 나중에 알고 보니 찬물에 맨손으로 빨래하는 할머니를 보고 손이 틀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보내셨다고 하네요. 50년대에 무슨 고무장갑이 있을까요. 그날 할머니의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여자일꾼들의 우두머리일뿐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 111. 신중
    '21.2.16 4:40 P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 나쁘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 여인들의 삶이 하향평준하 되어 있어서요.
    못 사는 여인은 삯바느질이야 뭐야 잠도 못사고 돈 버느라 바쁘고요.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대로 그집 안 주인이 손님이 들끓는 집안의 헤드 쉐프여서 엘리트인 것이 하등 쓸모가 없는 장면이었어요.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설날은 정말 대환장마당이었어요. 떡국 하나를 끓여도 쌀을 떡집에 가져다 주면 그 쌀로 가래떡을 만들고 차가운 방에 식히고 굳혀서 그걸 다 어슷썰어야해요. 국물 내느라 양지, 사골 들통2개 정도에 펄펄 끓이고 지단 다 따로 만들고 한쪽에서는 강정, 식혜를 만들어 둡니다. 제수 음식 골치 아픈 건 차치하고요. 김장철에 300포기 담은 배추김치, 항아리 가득한 동치미가 마당에 묻힌 항아리 속에 있고요. 하여간 육체노동이...정말 끔찍할 지경이었답니다. 일하는 사람이 2-3명이 상주해도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요.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노는 사람 따로 있는 가정상황이 그려지시지 않나요. 아이도 4-5명 있고 또 시부모님이나 시집 안 간 시동생 등이 있으면 매일 10인분 이상의 밥을 고스란히 준비해야합니다.
    퇴근 후에는 편안히 쉬거나 적어도 펜대를 굴리면서 앉아서 일하고 대우받으며 지내는 엘리트 남자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교사하던 할머니가 시집와서 겨울에 빨래를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의 아버지가 인편에 동동구리무를 보내셨더래요. 나중에 알고 보니 찬물에 맨손으로 빨래하는 할머니를 보고 손이 틀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보내셨다고 하네요. 50년대에 무슨 고무장갑이 있을까요. 그날 할머니의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여자일꾼들의 우두머리일뿐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 112. 신중
    '21.2.16 4:41 PM (124.5.xxx.197) - 삭제된댓글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 나쁘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 여인들의 삶이 하향평준하 되어 있어서요.
    못 사는 여인은 삯바느질이야 뭐야 잠도 못사고 돈 버느라 바쁘고요.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대로 그집 안 주인이 손님이 들끓는 집안의 헤드 쉐프여서 엘리트인 것이 하등 쓸모가 없는 장면이었어요.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제가 본 70년대의 설날은 정말 대환장마당이었어요. 떡국 하나를 끓여도 쌀을 떡집에 가져다 주면 그 쌀로 가래떡을 만들고 차가운 방에 식히고 굳혀서 그걸 다 어슷썰어야해요. 국물 내느라 양지, 사골 들통2개 정도에 펄펄 끓이고 지단 다 따로 만들고 한쪽에서는 강정, 식혜를 만들어 둡니다. 제수 음식 골치 아픈 건 차치하고요. 김장철에 300포기 담은 배추김치, 항아리 가득한 동치미가 마당에 묻힌 항아리 속에 있고요. 하여간 육체노동이...정말 끔찍할 지경이었답니다. 일하는 사람이 2-3명이 상주해도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요.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노는 사람 따로 있는 가정상황이 그려지시지 않나요. 그 이전은 더 힘들었겠지요. 아이도 4-5명 있고 또 시부모님이나 시집 안 간 시동생 등이 있으면 매일 10인분 이상의 밥을 고스란히 준비해야합니다.
    퇴근 후에는 편안히 쉬거나 적어도 펜대를 굴리면서 앉아서 일하고 대우받으며 지내는 엘리트 남자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교사하던 할머니가 시집와서 겨울에 빨래를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의 아버지가 인편에 동동구리무를 보내셨더래요. 나중에 알고 보니 찬물에 맨손으로 빨래하는 할머니를 보고 손이 틀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보내셨다고 하네요. 50년대에 무슨 고무장갑이 있을까요. 그날 할머니의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여자일꾼들의 우두머리일뿐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 113. 신중
    '21.2.16 5:02 PM (121.165.xxx.118)

    당시 여인들의 삶치고 나쁘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 여인들의 삶이 하향평준하 되어 있어서요.
    못 사는 여인은 삯바느질이야 뭐야 잠도 못사고 돈 버느라 바쁘고요.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대로 그집 안 주인이 손님이 들끓는 집안의 헤드 쉐프여서 엘리트인 것이 하등 쓸모가 없는 장면이었어요.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제가 본 70년대의 설날은 정말 대환장마당이었어요. 떡국 하나를 끓여도 쌀을 떡집에 가져다 주면 그 쌀로 가래떡을 만들고 차가운 방에 식히고 굳혀서 그걸 다 어슷썰어야해요. 국물 내느라 양지, 사골 들통2개 정도에 펄펄 끓이고 지단 다 따로 만들고 한쪽에서는 강정, 식혜를 만들어 둡니다. 제수 음식 골치 아픈 건 차치하고요. 김장철에 300포기 담은 배추김치, 항아리 가득한 동치미가 마당에 묻힌 항아리 속에 있고요. 하여간 육체노동이...정말 끔찍할 지경이었답니다. 일하는 사람이 2-3명이 상주해도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요.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노는 사람 따로 있는 가정상황이 그려지시지 않나요. 그 이전은 더 힘들었겠지요. 아이도 4-5명 있고 또 시부모님이나 시집 안 간 시동생 등이 있으면 매일 10인분 이상의 밥을 고스란히 준비해야합니다.
    퇴근 후에는 편안히 쉬거나 적어도 펜대를 굴리면서 앉아서 일하고 대우받으며 지내는 엘리트 남자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교사하던 할머니가 시집와서 겨울에 빨래를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의 아버지가 인편에 동동구리무를 보내셨더래요. 나중에 알고 보니 찬물에 맨손으로 빨래하는 할머니를 보고 손이 틀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보내셨다고 하네요. 40년대에 무슨 고무장갑이 있을까요. 그날 할머니의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여자일꾼들의 우두머리일뿐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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