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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기질때문에 강박성향이 있는 분들, 혹은 그런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지내시는분.. 도와주세요

불안장애 조회수 : 4,827
작성일 : 2021-02-14 17:25:01

금쪽같은 내새끼 이번주 편을 봤더니, 
응석을 부리지 못하고 어릴때부터 자기 할일을 알아서 한 의젓한 아이가 그대로 컸을경우 "허구적 독립"이라는 용어를 쓰더라고요.
모래위에 지은 성 처럼 
단단한 정서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하지 못하고, 
안간힘을 써가며, 어디에도 제대로 기대지 못하며 아슬아슬하게 스스로 독립을 이루어온 출연자분께서 
가까스로 남편이라는 정서적 기반을 찾아 닻을 내리고 아이를 여섯이나 나으며 자신의 인생을 일구어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제 남편도 그런 성향이에요.
정서적 기반이 너무 없는 상태에서 이 사회가 말하는 좋은 코스들은 잘 밟아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데....
그것들이 늘 허무하고 저에게 매우 의지하는 인생을 살아요. 정서적으로요.
이 관계는 저의 선택이고 제가 그것이 특별히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생각할때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제가 심리학이며 상담.. 마음공부등 나름대로는 많이 공부해왔습니다. 

남편이 불안기질이 심한 편입니다. 젊었을때는 잘 몰랐고, 그저 열심히만 산다고 생각했어요. 존경스러울정도의 자기 관리와 인생을 향한 목표와 성취 모든 것이 대단하다고만 여겼지 그것이 본인 내면의 불안을 지우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제 나이가 사십대 중반을 넘어가니 
때로는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보고, 성취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정말 20년간 저 바닥에 있는 모든것을 본것같은 느낌이에요 
(남편도 저를 볼때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쉬는 날이면 집에서는 쉬지 않고 청소와 정리정돈을 오전 오후로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해서 하는 편이고
하루종일 시간표를 정해서 계획대로 실천합니다.
쉬는 날이 잘 없어요.. 심지어 쉬는 날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 식사, 공부(외국어, 자격증 등등 다양해요), 청소, 정리정돈, 가계부 및 계좌정리, 자산관리 등등 아주 촘촘하고 구체적인 시간 표를 짜서 일하듯 하루를 살고 
아이들도 그렇게 해주기를 은근히 바래요 다만 아이들에게 ㅎ말하진 않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아이들 이렇게 계속 놀아도 괜찮냐고 물어보거나 뭐뭐뭐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저에게 채근하거나 그래요. 
아이들이 이런 아빠의 성향을 느끼고 슬슬 숨막혀 하고
저도 문제가 인식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병원에는 절대로 가지않을 성향이고, 제가 봤을때 병원에 갈정도로 병적이진 않은것같습니다.
상담정도는 받아볼수 있을 것같지만, 본인이 자발적이지 않으니 이또한 옵션이 될수 없을것같구요...

혹시
본인이 강박 성향이거나 불안기질이 있으신분
아니면 남편이나 가족중에 이런 기질을 경험해 보신분, 어떻게 하면 좀더 인생을 편안해지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수 있을지 묻습니다. 두서없는 글 죄송합니다. 
IP : 1.225.xxx.3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본인의
    '21.2.14 5:38 PM (110.12.xxx.4)

    강박증을 인식부터 하는게 더 좋은데요
    그게 지적하면 더 심해지니까
    남편이 하는 걸 같이 도와주고 더 잘할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손씻기가 강박인 사람에게 손을 씻지 말라고 하는것보다
    손씻을때 쓰는 비누를 좋은것으로 바꿔주고 보습제도 바르라고 마련해 주고
    물온도를 맞춰주고 그러다 보면 지쳐서 혹은 깨달아서 이러지 말아야지 할때까지 기다려주셔야 되요.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면 본인이 제일 불안하고 죽을거같이 힘들꺼든요.
    차라리 해서 마음이 편하다면 반복하는 행동에 도움을 주고 덜 힘들게 하는 물품이나 덜 다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지켜보는 사람은 속이 타들어 가지만 본인만큼 힘들까요!

  • 2. aa
    '21.2.14 5:38 PM (121.148.xxx.109)

    남편분이 본인의 그런(불안, 강박) 성향을 알고는 있나요?
    안다면 인정은 하나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심리적으로 불완전한 부분이 있지요.
    완벽해지진 못해도 스스로를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만 해도 반은 왔지 싶은데요.

  • 3. ㄴ0
    '21.2.14 5:42 PM (1.225.xxx.38)

    네 어느정도는 인지하고 있어요. 마음깊이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본인이 옳다고는 생각하는듯한데 그래도 자기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고 비난하진않아요. 그런마음이 생길땐 나름대로참았다가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저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도 좋은 사람이되고싶다고 많이 말해요. 불우한 어린시절때문에 생긴 공허함을 부부관계에서 성공함으로써 회복하고 싶어해요..
    댓글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4. ㅁㅁㅁㅁ
    '21.2.14 5:43 PM (119.70.xxx.213)

    완벽주의자를 위한책을 권해보면 어떨까요
    http://naver.me/5h30s5R7

  • 5. 물방울
    '21.2.14 5:46 PM (175.120.xxx.219)

    저는 그 프로 보질 못했고요,

    제 이야기 같아서 혹시나 도움이될까 싶어서
    무척 망설이다 댓글을 써보아요.
    저는 원글님과 같은 배우자 덕분에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저같은 경우는
    그 동안 이루어냈던 모든 것들을
    뒤로했습니다만
    어쩌면 제 목숨과 맞바꾼 것이기에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길게 쓰기는 너무 내용이 길고...
    자식은 둘이 있는데 성인이고
    다행이 남편의 교육방식에 따랐기때문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이 축나면서, 지치면서
    모든 것의 균열이 시작되었어요.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도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늘 인지하게 해주셔요.
    가만있어도 괜찮다고...
    쉬어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원글님, 멋진 분이시네요,
    지치지않으셨음 합니다~♡

  • 6.
    '21.2.14 5:46 PM (119.71.xxx.113)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 아닌가요? 어떤게 문제인가요? 저도 매일아침 5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청소하고 출근하고 퇴근하면 저녁해먹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외국어공부하고 책읽고 가계부 정리하고 그런데 이상한가요?

  • 7. 아...
    '21.2.14 5:53 PM (1.225.xxx.38)

    하루동안 시간을 아껴야한다는 강박성향으로 많을 일을 하면서 성취감에 자신을 뿌듯해 하는게아니라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자기자신을 수단화하면서 계속 자신을 몰아세웁니다. 편안하지않지요^^

    경험으로 응원해주시는 님 덕분에 큰 힘이 납니다.

  • 8. ㅡㅡ
    '21.2.14 6:45 PM (118.235.xxx.231)

    강박이란게 저성향이 본인을 너무 힘들게하거나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모를까.. 그냥 성향일수있고 사실 다들 못해서 그렇지 훌륭한거 아닌가요? 혹여 저 성향이 병적으로 (예를들어 시간이 아까워 잠을 자지않는다던가) 간다면 치료를 고려해만 할거같아요

  • 9. ...
    '21.2.14 7:59 PM (119.69.xxx.167) - 삭제된댓글

    저도 그냥 성향으로 보이고
    오히려 가족들이 그 성향과 맞지 않는걸로 보이는데요
    그저 궁합이 맞지않을뿐 치료받을 정도로 병적인 증세는 아닌것 같아요
    아이들이 전부 부지런하고 근면한 아빠를 안닮았나봐요

  • 10. ...
    '21.2.14 8:06 PM (119.69.xxx.167)

    저도 그냥 성향으로 보이고
    오히려 가족들이 그 성향과 맞지 않는걸로 보이는데요
    그저 궁합이 맞지않을뿐 치료받을 정도로 병적인 증세는 아닌것 같아요. 정리되고 계획된 것이 편한 사람이 있잖아요. 그냥 그렇게 다른것일뿐...
    아이들이 전부 부지런하고 성취지향적인 아빠를 안닮았나봐요

  • 11. ..
    '21.2.14 8:21 PM (112.151.xxx.53)

    저는 아이가 그렇습니다. 지켜보는 사람이 너무 힘들죠
    저희 아이는 아직 어려서 불안과 강박이 컨트롤이 안되요.
    할일이 주어지면 무조건 해내야 하고 잠이든 휴식이든 모든 것을 버리고 그걸 해내야 합니다.
    그걸 못하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어떨땐 숨도 못쉬기도 해요
    심해진지 몇달 되었고 얼마전부터 상담받기 시작했어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누군가 자신을 해치러 올까봐 항상 창을 들고 긴장하며 서있는데
    사실은 아무도 해치러 오지 않는다는 거죠..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른다는..
    이런 사람은 능력자가 많아서 상담받으러 가는 시간조차 아까워 한답니다 허허
    그래서 상담선생님도 이런 케이스의 환자는 바짝 긴장하고 상담하신다네요

    본인이 힘들어하는 기미가 보인다면 수소문하셔서 상담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이런 사람은 명상을 하고 자신을 세세히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상담받고 자신을 잘 알고 보살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을 거 같아요

  • 12.
    '21.2.14 9:11 PM (223.38.xxx.5)

    맞습니다.
    지금은 가족들의 노력으로 많이 완화된 증상을 적었는데요
    윗님이 적어주신대로 많이 힘들땐 심장이뛰고 긴장이 떨어지지않아서 약먹기 직전까지갔다가 좋아지기시작한지가 4년쯤된거같아요. 일상생활권으로 들어온거죠. 이런 유형 중 능력자가 많고 상담가는.시간도 아까워할거같다는 말 너무 공감해요....
    일생을 방어적으로 사는 것도 맞는말이구요..
    제가 단순히 저와성향이달라서 남편을 환자취급하는건 아니에요 ㅜㅜ 가족중 상담학 박사에게 여쭸을때도 병원가는게좋겠단 이야기 들었어요.

  • 13. ㅇㅇ
    '21.2.14 10:09 PM (211.36.xxx.221)

    몸을 편안히 하는 법을 잘 몰라요.
    늘 긴장하고, 해야할 일과 계획과 순서를 따르고 있어요.
    숨을 편히 쉬기가 힘들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 14. ㅇㅇ
    '21.2.14 10:24 PM (221.154.xxx.186)

    천천히 산책, 정도가 좋아요.
    불안 강박이 좀 릴렉스 되어요.

  • 15. ...
    '21.2.14 10:30 PM (211.223.xxx.169)

    참고할만한 댓글들이 많네요

  • 16. 저흰
    '21.2.14 11:26 PM (1.237.xxx.174) - 삭제된댓글

    어린딸이 그래요..
    소아강박. 더구나 심해요.
    아직 어려서 불안의 대상을 모르는데다 너무 힘들어해서 일상생활이 안되요. 약도 소용없구요.
    정신과약 효과가 사람마다 다른데 타고난 기질에 따라서도 불안이 약을 이기네요. 이런 경우는 심리치료의 효과도 극히 적고 산책, 운동을 매일해도 효과가...글쎄요.
    그냥 옆에서 불안이 줄어들게 지지해주는 수밖에 없다네요.
    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도 죽을맛이에요.
    겪어보지 않음 몰라요. 원글님 남편은 그나마 본인의 증상을 인지하고 계시다면 인지교육과 약물을 같이 복용하는건 어떨까요...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 좋아지다 나빠지다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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