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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과 대화가 잘 통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 조회수 : 1,650
작성일 : 2021-01-27 14:19:22

스스로 지적수준이 그닥 높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요즘은 책 한권 끝까지 읽는 것도 쉽지 않아 남편보다 우월하다 느끼는 건 아니지만... 살면 살수록 대화가 너무 안 되고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다는 생각만 듭니다.

 

작년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기피 부서에 발령을 받았어요. 제 역량부족이라기보다는 같은 직급 내에서 서열이 아래다 보니 동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광분할 정도로 부당한 면이 있는 인사였어요. 퇴근 후 남편에게 이러저래해서 인사발령이 났는데 너무 열받는다며 평소와 다르게 흥분해서 막 얘기했더니 처음에는 그냥 들어주며 간간이 리액션해주다 직장 선배와 통화하고 다시 인사 얘기를 했더니 질리고 괴롭단 표정을 지어서 그만 얘기해야겠다 싶더라구요. 예전에 진상고객 상대한 얘기하며 힘들고 지친다 했더니 ‘그게 네 일이잖아’ 이러더라구요.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일 얘기했을 때 편들어주는 경우도 있는데 어제는 뭐랄까 그냥 이 사람한테는 기대를 말아야겠구나, 일 얘기는 동료하고만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티비에서 의인 이수현 20주년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어 저는 식사하다 뉴스를 보고 남편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무심히 보던 중 이수현씨 어머니의 ‘아들이 가족의 작은 사랑보다는 더 큰 사랑을 택했다고 생각한다’ 라는 인터뷰 내용이 가슴에 와닿아 울컥했어요. 사고 당시 28세였다고 하니 남편과 동갑이라 같은 세대인 우리가 그때 그 상황에 놓여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 남편에게 ‘이수현씨 당신하고 나이가 같네’라고 했더니 핸드폰 보던 남편이 몇초 뒤에 ‘어? 흐흐’ 그러더라구요. 남편은 처음부터 그 뉴스를 보지 않았으니 저와 감정선이 같지 않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런 사건이니 배경지식이 없지 않은데 반응을 그렇게 밖에 못할까 실망스러웠어요.. 말주변이 없고 감정을 표현하는 게 서툰 사람인걸 뻔히 알면서도 역시 그런 사람이구나 싶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고픈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배우자와 이런 정도의 감정공유도 안되고 그냥 아이나 집안 일 관련 일상대화만 하면서 살자니 외롭고 공허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남편과 대화가 잘 통하는 분들은 삶이 만족스러우신가요..?


IP : 210.103.xxx.3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27 2:23 PM (61.253.xxx.184) - 삭제된댓글

    기피부서에 연속이면 상부에 얘기해서, 다음엔 원하는 좋은 부서로 배치해달라고 딜 하셔야죠.
    가만있으면..다음에도 또 그럴걸요
    그리고 그정도도 못들어주는 남편이라면....흠.......

    들어주는거말고 다른건 잘하나요? 남편이?

  • 2. ..
    '21.1.27 2:35 PM (210.103.xxx.39)

    이상하게 작년부터 직장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상황인데,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라 그냥 하라면 해야 합니다. 협상의 여지가 없어요.

    남편이 가부장적인 스타일은 아니라 기본적인 집안일이나 아이 돌보는 일은 협조가 잘 되네요..

  • 3. 글쎄요
    '21.1.27 2:38 PM (121.132.xxx.60)

    모든 분야에서 대화가 잘통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을까요?
    남편과 대화를 원한다면 남편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먼저 시작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대화도 일종의 기술이라
    하다보면 늘고 어느순간 남편도 원글이 원하는
    대화상대가 되어가는 게 아닐까요?

  • 4. 직장맘
    '21.1.27 2:38 PM (119.203.xxx.70)

    일단 회사일 같은 것은 집에 가져오는 것 자체를 스트레스 받아 하더라고요.

    회사일은 회사에서 끝내버리고 생각자체를 안하려고 하고 네 일에 대해서는 다독이기보다는 혼자 스스로

    정리 잘 하길 바라는 것 같더라고요.

    대신 이수현 같은 이야기는 잘 안듣는거 같으면 구제척으로 다시 이야기해야 공감하더라고요.....

  • 5. ..
    '21.1.27 2:52 PM (210.103.xxx.39)

    웬만해서는 직장 얘기를 잘 하지 않는데 어제 일은 특수한 경우라 평소 저답지 않게 흥분했던 것 같아요.
    자주 그러는 것도 아닌데 '오죽했으면 평소 침착하고 무덤덤한 사람이 저럴까?' 그런 생각은 못하는 걸까요..

    잘 맞는 남자 동료들은 그런 식으로 화두를 꺼내면 대충 말해도 척하고 대화가 잘 이어지던데요..
    비단 어제 일만이 아니라 감정이 통하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으니 어떤 분야든 물흐르듯 대화가 되지 않네요.

  • 6. 직장맘
    '21.1.27 3:41 PM (119.203.xxx.70)

    남편이 직장일을 집에 가져와서 잘 이야기하시는 분이시면 괜찮은데 안 그런 사람이면 저희 남편처럼

    이야기 듣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신혼때 저희 남편 같아서 한자 적어요. 맞는지 안맞는지는 님이 선택하세요.

    어떻게 해줄지를 몰라 해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만 두라고 하고 싶은데 그럴 사정이 안되는 것 같으니

    회피하고 싶은 심정 약간 자책이 섞여 있더라고요.

    주로 연애 잘 못한 남자들이 그래요. 대신 진국이면서 속이려는 부분은 없으니 그런 점 믿고 가야죠.

  • 7. ..
    '21.1.27 5:30 PM (121.160.xxx.165)

    우리 남편이랑 여러모로 비슷해요
    대화가 안 이어지고 평생 외롭고 공허하다는 느낌이에요
    에알에스같은대답만하고
    로보트같아요
    제가 내린 결론은 남편은 책임지길 싫어하는 회피형 인간이 구나 라는 거예요
    자기는 성실하고 바지런한데 잘못한게 뭐있냐 라는 태도더군요
    안고쳐지더라고요

  • 8. 직장맘
    '21.1.27 8:21 PM (14.50.xxx.116)

    남자들은 여자들과 많이 접한 남자 빼고는 그 말을 들으면 해결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더라고요.

    그냥 무조건 들어주는 것만으로 마음이 풀린다던지 하는 것을 빈말 한다거나 낯간지러워 해요.

    그래서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그냥 누군가 들어만 줘도 기분이 풀릴 수 있으니까 그냥 들어달라고..

    조금씩 고쳐지긴 하는데 뭔가....... 아내가 힘들어하면 내가 돈 못 벌어서 집에 쉬게 하지 못하고 나오게

    한다는 그런 자책감(?) 뭐 그런게 더 전반적으로 깔려있고 남자 동료가 잘 들어주는 건 정말 내일이 아니니

    까.....ㅎㅎㅎㅎ 잘 들어줍니다... 전 나이가 되어서 이젠 이해단계까지 가서 좀 더 사이좋게 지내시길

    바래서 자꾸 오지랖부리며 답글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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