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도 다듬는 솜씨도 없길래
당근에 내놓았어요.
베란다에서 늘 신선한 향기를 내뿜으면서
잘 있었는데
당근에 내놓은지 곧 아주 추워지더라구요.
그날밤 한파라고 해서 엄청 추웠는데
거실로 들여놓아야 하는것을 깜박하는바람에
다음날, 상태확인하러 나가보니
얼었다가 녹은 흔적이 역력했어요.
게다가 그 화분밑으로는 짙은 빨강색이 섞인
갈색물들이 떨어져있었고요.
허브장미가 녹아내리면서 그런 갈색의
물들을 흘렸던거에요.
선반에 이미 스며들어서 걸레로 닦아봤지만
잘 안닦이더라구요.
저 그런건 정말 처음봤어요.
한파에 들여놓지않아서
얼은것일뿐인데
그 처절한 빛깔을 보면서
허브장미도 당근에 내놓으려는것을
알았나봐..
한편으로는 미안함도 들고
조금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베란다에 또 봄햇살이 감돌고
싹도 돋는 화분들을 보니깐
또 그 일들이 잊혀져가네요.
혹시 저처럼 허브장미가 녹을때
빨간 물 흘리는것 보신분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