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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즘 먹고살만해져서 그런지 지나간 과거에 후회만 가득하네요

레이디 조회수 : 2,421
작성일 : 2021-01-21 01:17:27
결혼한지는 5년차이고 나이는 36
5살된 딸 하나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기전 19살에 대기업 생산직 취직해서 지금까지도
퇴사하지않고 맞벌이하며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고있습니다
네... 당연히 학력은 실업계고졸이고
생산직이지만 대기업에 취직해
고된 업무만큼 연봉이라던지 복지를 누리며 지냅닏
저희회사가 맘에안들때도있지만 지금의 저를 있게한게 과언이아닐정도로
고마운마음은 더 큽니다. 물론 저의 능력이나 학벌에 비하면 운이 좋았다고 감히 말할수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창시절이나 20대 지나온 일에 저 자신에게 후회도 되고 제 인생을 존중해주지않은 주변 가족들에게 원망도 들고 그렇네요
지금생각하면... 살면서 제 몸과 마음을 다 쏟아낼정도로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더라고요.
학교다닐때 공부를 악착같이 죽기직전까지 했으면 지금의 나는 어떨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살면서 노력이란걸 아예 안한적은 없지만 끝까지 다 온 정신을 다 쏟아부을정도로 하지는 않았더라고요. 저의 의지가 거기까지인거겠죠
어렸을때 매우 불우한 환경에 자랐는데 그 환경이 저를 무기력하게 만든건지 아님 애초에 그렇게 타고난건지 모르겠어요
지금생각하면 아주 열심히 노력해서 100점받는것보다 대충 벼락치기해서 받는 80점에 안주했던거같아요.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제가 관심있는건 그나마'좀 하는체라도했고 제가 자신없거나 못하는건 회피하는게 일상이었죠
중학교때까지는 그랬었는데... 그당시엔 그랬던거같아요 어자피 집도 가난해서 내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대학등록금은 커녕 차비도 하나 못줄텐데 공부하면뭐해. 돈이나 벌자 이런생각이요...
그래서 실업계고에 진학했는데 그땐 나름 열심히해서 좋은성적을 받고 때로는 1등을하기도했어요 왜냐하면 대학은 안갈거지만 성적이 좋아야 좋은 대기업에 취직해 돈을 벌수있으니까요. 그때 처음으로 열심히 해보고싶다는 의지가 생긴거같아요. 성적에 관해선 인문계고에있는 학생들과는 애초에 레벨차이가있으니 뱀의 머리정도라고 생갇하면 될거같네요 ㅎㅎ그래서 고3때 좋은회사에 면접후 합격해 지금까지도 다니고있어요
그런데 고3때 취직과 진학의 기로에 서 있을때 그때 저도 또 다른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어쩌면 나도 조금만 열심히 해보면 명문대는 못가도 지방 4년제 정도는 갈수있지않을까. 실업계고는 정원 외에서 뽑으니까 나도 대학을 가서 공부하고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내신에 유리한 컴퓨터학원에 다녀 좀 더 심화학습으로 자격증을 따고싶은 마음에 그당시 새아버지(지금은 돌아가심)에게 학원 좀 보내주면 안되냐 조심스럽게 부탁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용기내서 부탁한거였는데... 역정을 내면서 독학으로 니가 알아서 하라고 하더군요. . 집에 그렇다고 컴퓨터가 있는것도아닌데...중간에서 가만히 있는 친엄마에게도 원망스러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니 집도 시골이라 대학진학하면 방도 얻어야하고 생활비 등등 기댈언덕이 없고 돈이있는 가족이 1도 없어서.. 일단은 대기업에 취직해 돈부터 벌자였고 그래서 취직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전에 대학진학 입시준비하고싶다고 대학보내달라고 했다가 새아버지가 노골적으로 그러더군요. 집에 돈없다 자기아들만 보낼거다 왜 대학갈라그러냐 딱 잘라서 거절.ㅎㅎ 더 웃긴건 제 주변 친지들도 다 같은반응.
취업해서 돈이나 벌어라. 널 키워준 할머니에게 보답해라. 살림이 보탬이 되어라. 엄마를 위해서 살아야지... 이런말이요
무튼 취직해서 돈을 벌어 이모가 돈관리를 했는데 일본어에 관심이 생겨 그당시 용돈 30에(핸드폰비 포함) 학원비 10만원 버스비 등등 짜내서 학원을 다녔는데 정말 학원에 다닌 3개월동안은 교대근무하면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 와중에도 학원은 정말 열심히 다녔고 숙제도 빼먹지않았습니다 그정도로 배우는게 너무 재미있었고 성취감도 들었어요. 그런데 용돈에서 학원비와 버스비를 조달하려니 돈이 너무 쪼들려서 이모에게 조심스럽게 학원비라도 좀 지원해주면 안되냐했더니 니가 알아서하라며 안된다더군요..
기숙사도 버스가 자주다니는곳도아닌 외진데라 버스시간이 안맞으면 택시를 탈수밖에 없을때도 많은데 그마저도 택시를 탄다며 잔소리...
물론 이모덕에 돈을 많이 모으긴했지만... 결국엔. 돈을 감당할수없어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어느순간 회사를 다니다보니 20대초반이 지나가고있는 시점에 언제까지 공장에 다니면서 아무의미없이 지내야하나 회사그만두면 할수있는게 없는데 라는 막연한.불안감이 들더라고요. 그때마다 제 진로에 대해 고민했지만 다들 같은반응.ㅎㅎ 엄마를 위해살아라. 좋은회사 왜 그만두냐 니 나이에 뭘 할수있냐 그냥 현실에 안주해라 등등요....25살부터 이모와 트러블이 생겨 결국엔 돈관리를 제가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폭주기관차마냥 그동안 못한 사람들과 어울려 돈쓰고 꾸미고하느라 서서히 공부에 대한 의지는 옅어져갔습니다
이모와는 29살에 다시 화해해서 잘 지내고있습니다.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그러고 30대 초반이.되어 결혼하고 아둥바둥살다가 이재명과 김미애 의원을 보고 머리를 세게 맞은것처첨 정신이 바짝 들더라구요.
이재명은 초졸에 저보다도 더 어려운 형편에도 사법고시합격하고 대학까지 갔고 김미애의원도 늦은나이에 대학진학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변호사까지 되었다죠. 김미애의원은 집이 너무 가난해 태광방직에서 공장일을 했었다는.얘기를 듣고나니. 제 자신에게 현타가 옵니다
사실 제 환경이 그분들보다 좋다고 말할수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쁜것도 아닌데 넌 왜 이렇게밖에 대충살았냐 제 자신에게 따져묻고있네요
그냥 소신껏 휘둘리지않고 모든걸 다 쏟아낼 정도로 열심히 살면서 나의 갈길만 갔으면 지금쯤 어떤삶을 살까하구요
지금은.... 다시 그런꿈을 꾸기엔 제가 책임져야할 가족이있으니 힘들겠죠?
이제는 어쩌면 늦은건지 아직은 희망은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지금도 제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건 딱 여행 하나뿐...
왜 넌 열심히 살지않았나 제대로 뭔가를 해본적은 있나 제 자신에게 따지고있네요. 82님들이 보기에도 제가 한심하고 철없어 보일거같아요
그치만... 그동안은 그런생각을 딱히 해본적없는데 제 나이가 30대중반을 넘어서니 그런생각이 들어요
남편에게 말하니 그냥 대수롭지않게 넘기네요
한번씩 누구에게도 말하기는 그런 고민이있을때 여기를 찾곤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여길 찾게되네요






IP : 223.39.xxx.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직
    '21.1.21 1:21 AM (121.165.xxx.46)

    아직 충분히 젊으시니
    꿈을 개혁하시고 이루시면 됩니다.
    그동안도 열심히 사셨으니 자격이 있으셔요.

  • 2. mmm
    '21.1.21 1:24 AM (70.106.xxx.249)

    지금도 충분히 좋은 조건이시네요

  • 3.
    '21.1.21 2:00 AM (116.121.xxx.193)

    힘든 환경에서 열심히 사신 것 같아요
    아직 젊으니 새로운 꿈을 찾아 보세요
    저도 님 나이때 그런 생각 했었구요 이룬건 없지만 시도해 봤고 경험해 봤고 느낀 것도 많아요
    인간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 같아요

  • 4. 17년이나
    '21.1.21 2:47 AM (180.230.xxx.233) - 삭제된댓글

    꾸준히 한 직장에 다닌 것만 해도 훌륭해요. 대학 나온 것 못지않게..
    대학 나온 난 뭐했나 싶은대요. 결혼해서는 프리랜서로 잠시 일하다
    일보다 아이들을 직접 양육하길 택했는데 그것에 대해선 후회 없어요.
    하지만 학창시절 더 열심히 공부할걸, 재테크도 좀 하긴 했지만 좀더
    잘해볼걸 하는 후회 등 후회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보기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 분이네요.

  • 5. 17년이나
    '21.1.21 2:52 AM (180.230.xxx.233)

    꾸준히 한 직장에 다닌 것만 해도 훌륭해요. 대학 나온 것 못지않게..
    대학 나온 난 뭐했나 싶은대요. 결혼해서는 프리랜서로 잠시 일하다
    일보다 아이들을 직접 양육하길 택했는데 그것에 대해선 후회 없어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꾸준히 직장다닌 분들이 부럽긴해도..
    하지만 학창시절 더 열심히 공부할걸, 재테크도 좀 하긴 했지만 좀더
    잘해볼걸 하는 후회 등 후회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보기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 분이네요.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마세요. 완벽할 수는 없어요.
    자신을 더 칭찬해주고 사랑해주고 잘살고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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