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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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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모 찾은 보육원 아이들

이런인생 조회수 : 6,532
작성일 : 2021-01-18 20:01:39
고아원 생활을 17년 정도 하면서 친부모를 기억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었어요.

하나.
두번째 고아원에서 중학교를 졸업후 방송통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집안일을 할때였어요.
친구랑 어디를 다녀오는데 동네어귀에서 어떤 아저씨가
고아원이 어디냐고 물으시길래 우리가 거기에서 사니 따라오시라고 했어요.
걸어가면서 그 아저씨가 저보다 2살 많은 언니를 불러달라고.
자기가 그 아빠라고 했어요.

어린 마음에 그아저씨가 딸을 찾고싶어하는 간절함이 보여
그 언니에게 살짝 귀띔을 해줬어요.
저기 동네에서 아빠가 기다린다고.
그 언니는 아빠를 만났고 그 말이 원장님 귀에까지 들어갔어요.
그날밤 저랑 친구는 죽지않을만큼 맞았어요.
왜그랬냐고 물으시길래 그 아저씨가 불쌍해서라고 하니까
원장님께서는 여태까지 키워준 나는 안불쌍하고 딸을 버린
그 사람만 불쌍하냐고 하대요.

그후로 아빠를 찾은 언니는 새옷을 몇번 얻어 입는가 했더니
그후론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대요.

둘.
또 다른 친구가 중졸후 고아원에 살면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어릴적 살던 동네를 기억해내고는 찾아가 가족상봉을 했어요.
그집은 금은방을 하면서 먹고살만한 집이었어요.
아들 둘에 딸 둘이 있는 다복한 집이었어요.
저는 그아이와 친했기에 그집에도 여러번 갔었어요.
말하자면 그 아이가 그집의 장녀인셈이었어요.
그렇지만 왠지 그집에서는 그 아이를 그렇게 애타게 찾은거 같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유기한듯한 느낌마저 들었어요.
그 친구가 장애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친부모 집을 오가더니 멏년후부터는 연락을 끊었어요,

셋.
똑똑한 친한 동생이 있었어요.
예술계통으로 뛰어난 아이였어요.
그 동생의 중학교때 선생님이 외국유학을 갔다가 그동생이랑 너무나도
똑같이 생긴 유학생을 만납니다. 혹시 잃어버린 동생 없냐고 물었다가
가족을 찾았습니다. 그 집안은 아버지가 막노동을 하는
굉장히 어려운 집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계통으로 유학간 자녀가
여럿 있었습니다 .
어쨌든 이 동생도 가족들과 몇년간 교류를 하다가 인연을 이어가지 않습니다,

넷.
제 또래의 남자애 하나 역시 결혼후 어렴풋한 어릴때의 기억을 더듬어
어렵게 사는 모친과 형제를 만납니다.
서로 의지하며 키워주지는 않았던 엄마에게 온갖 효도를 하면서 지냈으나
결국은 인연을 끊습니다.
모친이 도움을 받으려고만 하고 이 친구에게 돈을 받아내서
자기가 계속 키웠던 아들에게 주더랍니다.

그외 여러 명의 아이들이 애타게 그리던 부모를 힘들게 찾았으나
인연을 끝까지 이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얼마전 아는 오빠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오빠도 살던 집도 기억나고 부모님 성함도 기억나지만
찾을 생각을 버렸대요.
내가 애타게 그리워하던 부모가 어쩌면 나를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내가 그 사실을 알게되면 얼마나 큰 상처가 되겠냐고.
차라리 부모가 나를 잃어버려 나를 못찾아 애가 탔을거라고 믿는게
더 큰 위로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낳은정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키운정이 더 중요한가봐요.
어쩌면 원장님은 그사실을 아셨던 거고 그런 일로 아이들이
또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하셨나봐요.


IP : 222.109.xxx.116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18 8:06 PM (125.177.xxx.201)

    그래도 그 원장님이 애들 때린건 이해가 안되네요. 그 어린애들을 죽지않을 만큼 때리다니요

  • 2. ㅇㅇ
    '21.1.18 8:08 PM (49.142.xxx.33)

    읽으면서 몸이 막 떨려요...
    저 위에 죽지 않을만큼 때렸다는 원장새끼인지 년인지는 벼락맞아 죽었기를 바랍니다.

    키운정이 더 중요하죠..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다가 죽거나 하면 상실감이 말도 못하잖아요...

  • 3. ㅇㅇ
    '21.1.18 8:08 PM (211.36.xxx.51)

    원장들 애들 확보해놓고 장사하는게 사실은 사실이네요

  • 4. ...
    '21.1.18 8:09 PM (58.143.xxx.223)

    가슴 아픈 얘기네요

  • 5. ㅇㅇ
    '21.1.18 8:11 PM (117.111.xxx.71)

    친부모들이 진짜 냉정하네요.
    담담하게 쓰셨지만, 성량만은
    놀랍고 슬프네요.

  • 6. ㄴㅂㅇ
    '21.1.18 8:11 PM (14.39.xxx.149)

    애를 한번 버린 부모는 그 자식에 대한 애정이 없군요
    자식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특징이 있나 봅니다 인간같지 않은

  • 7. ...
    '21.1.18 8:13 PM (211.36.xxx.165) - 삭제된댓글

    안타까운 사연들이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낳은 아이가 어디에선가 혼자서 힘들게 살아간다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이 같은 마음은 아닌가봐요

  • 8. ...
    '21.1.18 8:13 PM (58.143.xxx.223)

    외국으로 입양갔다가 한국에 와서 친부모 찾자마자 자살한 사람 생각나요....

  • 9. 음음음
    '21.1.18 8:16 PM (220.118.xxx.206)

    예전에 최진실이 나온 영화에도 그런 얘기가 있었잖아요.이슈가 되었고 부모를 찾았지만 몇 년 왕래하다가 인연을 끊었죠.수잔브링크 아리랑인가?

  • 10. 함께
    '21.1.18 8:16 PM (61.255.xxx.77) - 삭제된댓글

    좋은 일이건 안종은 일이건 서로 같이 경험하고 같이 느꼈던 동질감이 있어야 가족이되는거 같아요.
    떨어져 살다가 만나면 그 빈시간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대부분 길게가지 못하더라구요.

  • 11. ㅇㅇ
    '21.1.18 8:18 PM (123.254.xxx.48)

    정말 추억이라는게 큰 것 같아요 찬구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싸워도 보고 해야 더 친밀해 질텐데 친부모지만 남보다 못한 그런 사이네요.

  • 12. 그게
    '21.1.18 8:21 PM (223.39.xxx.27) - 삭제된댓글

    버리고 싶은 자식이 정해져있더라구요..
    우리반 아이가 그렇게 오빠 남동생 놔두고 보육원에 갔었어요

  • 13. ,,,
    '21.1.18 8:26 PM (118.42.xxx.65) - 삭제된댓글

    슬프디 슬픈사연들

  • 14. 국가가
    '21.1.18 8:30 PM (221.149.xxx.179)

    인권의식없고 국민생명존중 의지없으면 고아원도
    무법천지 되는것 같아요.
    박정희때 ㅡ 대한청소년개척단'을 조직한 박정희 정권은 부랑자, 고아들을 충남 서산에 가뒀습니다. 바다를 막아 땅을 일구게 했습니다. 이들과의 강제 결혼을 위해 부녀자도 끌려왔습니다. 보상 대신 그들 앞에 놓인 것은 20년 상환으로 갚아야 할 빚 뿐. 대부업자는 국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74728

    전두환정권 ㅡ 고아수출로 한해 200억벌이 진짜고아 아닌
    고아로 둔갑시키기도 했군요.
    https://m.pressian.com/m/pages/articles/167856?no=167856#0DKW

    일반고아원도 순수한 목적보단 돈벌이에 혈안된 사람들이
    경영한 경우가 많은데 말할것도 없지요.
    부모있는 고아여도 나중 상봉해 표면적으로야 잘 지내는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버려졌다는거 자식 버린건 씻을 수
    없다는거 양쪽 다 알고 있고 애초 문제있는 부모 인성이라
    결국 함께 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 당연하죠.

  • 15. ㅇㅇ
    '21.1.18 8:31 PM (110.12.xxx.167)

    마음 아픈 사연들이네요
    외로워서 가족을 찾았지만 끝내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더 외로웠겠어요 ㅜㅜ

  • 16. ㅇㅇ
    '21.1.18 8:32 PM (117.111.xxx.71)

    수잔 브링크는 암에걸려 40대 이른 나이에 사망했어요.
    오빠는키우고 수잔은 입양 보냈는데,
    나중에 만나서 처음엔 좋다가
    엄마가 사촌오빠들 스웨덴에서 사업하게 수잔에게
    알아보라고 압박을 줬나봐요.
    그엄마가 제일 문제.

  • 17. 어떤원장님이
    '21.1.18 9:00 PM (175.193.xxx.206)

    오래 보육원 운영하셨던분이 가슴아팠던 사연을 이야기하는데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한번도 안찾아온 엄마가 그때되어 많이 찾아온다네요. 미안하다고 울고불고 맛있는것도 사주고 그럼 아이는 엄마를 용서하고 싶어하고 금새 피가 물보다 진하니 친해지곤 하는데 그틈에 보육원 나갈때 독립하라고 주는 몇백만원 그걸 노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네요. ㅠ

  • 18. ...
    '21.1.18 9:07 PM (116.37.xxx.157) - 삭제된댓글

    ㄴ 우와.... 말이 안나오네요

  • 19. ᆢㆍ
    '21.1.18 9:15 PM (61.82.xxx.171)

    예전에 이산가족찾기 할 때 아는 분이 가족을 찾았어요. 전쟁 직후 8남매 중 7번째이고 자매 중 막내인 그 분을 다른 집에 보낸 것이었습니다. 7남매는 친모와 같이 살고 있었고, 그런데 이산가족찾기른 통해 연락이 되어 모두 모인 첫날 그 친모가 그 분에게 막내인 남동생 사업자금 해 달라고 해서 인연 끊고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 20. ...
    '21.1.18 9:18 PM (121.153.xxx.202) - 삭제된댓글

    생각보다 쓰레기가 널렸어요 상처받은 어린마음을 어찌
    회복할까요

  • 21. ..
    '21.1.18 11:13 PM (125.177.xxx.201)

    지가 낳은 핏덩이 버린 인간들이 나중에 반성하고 개과천선할까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윗님 말이 맞아요. ㅜㅜ 쓰레기에요

  • 22. 아..
    '21.1.19 12:03 AM (61.98.xxx.139)

    너무 가슴 아프네요.

  • 23. 예전에
    '21.1.19 12:39 AM (82.1.xxx.72) - 삭제된댓글

    고아원은 아니나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기숙 직업학교에서 자원봉사로 아이들 검정고시 가르쳤는데 의외로 부모 있는 아이들도 많더라구요. 낮에는 용접이나 세공 같은 기술 배우고 밤에는 공부를 하다보니 몸이 많이 피곤해서 실제로 검정고시를 칠 정도로 독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었지만 수업시간 자체는 즐거웠어요. 그 중 한 아이가 그날 유독 분위기가 안 좋아 다른 아이에게 슬쩍 물어보니 낮에 학교로 엄마가 찾아왔는데 안 만났대요. 만나고 싶지 않다고...대답해 준 다른 아이는 부모님이 안 계셔서 그래도 난 엄마가 살아 있으면 미워도 만나고 싶을 것 같아요 하는데 둘 다 이해되고 참 마음이 아팠어요. 개그맨 되고 싶은데 그럼 대학 가야 하냐고 묻던 유쾌한 아이였거든요. 그 친구도, 발명가가 될 거라고 자기 발명노트를 수줍게 보여주던 다른 친구도 가끔 생각이 나서 어디서든 잘 살도록 기도합니다. 결국 개그맨은 안 됐는지 아직 티비에서는 본 적 없네요..

  • 24. ㄱㄴ
    '21.1.19 3:21 AM (125.189.xxx.41)

    가슴아프네요.
    어릴때 부모이혼으로 저는 엄마가
    남동생은 아버지가 데려갔어요.
    남동생이 스무살즈음 다 커서 엄마 찾아와서
    몇 번보고나서 그 이후 삼십년이 지나도록
    열번도 안보는거 같아요..
    엄마는 키우지않아 보고싶다 감놔라배놔라 할
    처지 아니니 전화 못하시는지 아니면
    보고싶지 않은건지...잘 모르겠고요.
    가끔 올케가 전화는
    오고요..당연히 저도 보고싶고 그렇진 않아요.
    아버지는 더더욱...
    동생 찾아온 뒤 저도 찾아가려했는데
    동생말로 아버지가 거부한데요..
    엄마 찾아갖다고 집을 다 뒤집었다나...ㅠ
    암튼 그 뒤 안찾아요..
    가족이란 핏줄보다 부대끼고 살아야
    정드는거 같긴해요..이게 뭔가요..
    옆에 있는 사람들일랑 잘 챙겨야지 싶어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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