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글들 보니 제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40년 이상을 아파트에서만 살았기에
어지간한 소음은 그냥 바람소리려니 하고 넘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이사한 집, 이사한 당일 날 부터 윗집 발소리가 상당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이삿짐을 나르느라 분주한데도 발망치 소리가 들리더군요.
낮이니 그러겠지 했어요.
저녁,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조용하더군요.
그래서 낮에만 시끄러운 집인가보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쉬고 있는데
10시 30분 넘어서부터 굉음이 들립니다.
거실과 주방에서 쇠로 된 무언가를 계속 내려 놓으며 일을 하더군요.
주방에서 화장실 거실에서 안방으로 끊임없이 걸어다니더군요.
천정 등이 발걸음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하루 이틀은 어쩌다 그러겠지 싶어 참았는데
매일 오전 1시 정도까지 욍강댕강 그릇소리, 쿵쿵쿵쿵 발소리, 위잉위잉 청소기 소리
12시 30분까지 10일 가까이 참다 밖으로 나갔어요. 정말 윗집이 맞나 보려고
불이 켜 있더군요. 주변은 거의 꺼져 있는데...
인터폰을 했습니다. 부엌에서 인터폰까지 쿵쿵쿵쿵 걸어오는 게 들리더군요.
혹시 무언가를 정리하시냐고 소리가 너무 크게 울린다고 물었습니다.
들리는 줄 몰랐답니다. 미안하답니다. 그래서 주의해 달라고 했습니다.
낮에는 괜찮은데, 아이들 뛰는 거야 어쩔 수 없으니 괜찮은데
10일가까이 밤바다 12시 넘어서까지 소음이 지속되니 많이 힘들다고...
밤에만 좀 조심해 달라구요.
다음날 오후 아이 둘을 데리고 내려 왔습니다.
첫 마디가 아이 둘을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너희들 때문에 아줌마가 시끄러워서 못 사시겠다잖아. 어서 사과드려"
였습니다. 황당하더군요. 제가 항의했던 건 성인의 소음이었는데요.
밤 12시가 넘어서 울리는 소리들...
며칠 조심하더니 계속 됩니다. 10시 30분까지 조용하던 이유는 아이들 재우느라...
윗집이 이사갈 때 까지 1년 반을 시달렸습니다.
인터폰하거나 관리실로 연락하면 미친듯이 울리던 소음이 딱 그치는 데
자기집 아니랍니다. 아파트 구조 문제랍니다. 저희가 예민해서 못 견디는 거랍니다.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층간소음 글이 자꾸 올라오니
어쩌면 대답이 그렇게 똑 같을까요?
왜 아이들이 사과를 해야 할까요?
아직도 그 상황이 자꾸 기억이 납니다.
자기 아이들에게 자꾸 사과하라고 제대로 사과하라고
너희가 잘못해서 아래층 아줌마가 힘들다고...소리를 지르던 모습이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