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버스를 탔다
나름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걷고, 다리도 관절염 초기지만 겉보기엔 젊은이 못지않게 곧게 힘차게 걷는다고 자부하는데
왠 젊은 여성이 내게 자리를 양보하는 거다.
깜놀해서 됐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계속 권한다.
마음이 머쓱타드했지만 자리에 앉았고 왜지? 내가 환자도 아니고?
그러다 생각한건 올해부터 두손두발 들고 머리염색을 포기한채
반백 숏컷으로 다닌게 이유인가 싶었다
마스크도 했는데 단번에 자리를 권하다뉘ㅠ
인생 첨으로 자리를 양보받고 마음이 복잡했다
*기쁨
또 버스를 탔다
올해 급작스레 나빠진 시력 탓으로 운전대를 완전히 내려놓고
거리풍경을 감상하며 버스 뒷좌석에 앉아 가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내리는 승객들의 기운을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감지한다
버스가 멈추고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나보다 몇년 위로 뵈는 여성이 내 앞에 딱 서더니 잠시 서성인다
몇년 전에 염색을 하고 캐리어를 앞에 두고 앉아있는데도 내앞에 선 멀쩡한 두 중년여성이, 버티고 앉아있으니 다른데로 가자며 귓속말을 하더니 자리를 떠난 적이 있었다
이 여성도 내 자태가 젊어 그런가ㅋ 좀 서있더니 내 옹니를 알아챘는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나는 한껏 반백의 머리를 꼿꼿이 들고 나도 좀 앉아가겠오 하고
유세 아닌 유세를 부렸다
뭔가 좌석에 대한 기득권을 얻은것 같기는 한데
이 권리를 이제 누려야 하나??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0대에 느낀 단상들ㅡ일기체
나의 사랑방 82쿡 조회수 : 4,147
작성일 : 2020-11-24 20:32:16
IP : 180.226.xxx.5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공
'20.11.24 8:37 PM (112.153.xxx.148)전 62살..매일 자리 양보해요..습관 ㅎㅎ 아직 점은줄알고
2. ㅇㅇ
'20.11.24 8:38 PM (185.104.xxx.4)ㅡㅜ 허거....
3. 허걱
'20.11.24 8:39 PM (221.144.xxx.231) - 삭제된댓글50대래도 앞인지 뒤인지에 따라
좀 다르지 않을까요?
저는 50중간인데
슬퍼지네요.4. 50대
'20.11.24 8:41 PM (180.226.xxx.59)후반입니다
돌아보니 많이 살았어요ㅎ5. .....
'20.11.24 8:44 PM (221.157.xxx.127)헉 슬프네요
6. 글이
'20.11.24 8:49 PM (1.230.xxx.106) - 삭제된댓글깔끔 단백 군더더기 없고
제 스타일이에요^^7. 글이
'20.11.24 8:50 PM (1.230.xxx.106)깔끔 담백 군더더기 없고
제 스타일이에요^^8. 담백 간결함으로
'20.11.24 8:56 PM (180.226.xxx.59)가벼워져가는게 좋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알게되는^^9. 와은
'20.11.24 9:20 PM (110.70.xxx.63) - 삭제된댓글기분 나쁘면 자리 양보 괜찮다고 해야지 왜 앉아갈까요.
젊은 애들도 공부에 알바에 직장에 힘든데요.10. 와우
'20.11.24 9:21 PM (110.70.xxx.63)기분 나쁘면 자리 양보 괜찮다고 해야지 왜 앉아갈까요.
젊은 애들도 공부에 알바에 직장에 힘든데요.
50대는 노약자 아닌데요.
적어도 70살은 되어야죠.11. ㅇㅇ
'20.11.24 10:12 PM (124.54.xxx.190)110.70 행간도 못읽는지
난독증인지.
편안한 일상같은 글에 그리 쓰면 잘나보이나요?
괜찮다고했는데 자꾸 권하니까 상대방 민망할까봐 앉았다고 써있는데
그렇게 꼭 날 선 댓글 쓰고싶은건지.12. ...
'20.11.24 11:57 PM (1.241.xxx.220)문체만 봐서는 젊으신데요~^^
13. 마음은 젊어요^^
'20.11.25 12:11 AM (180.226.xxx.59)왈왈거리마 머하나요ㅎ
앉고도 어색해서 일어나려 하니 곧 내린다고..
참 땀나는 자리였어요
그리고
아직 충분히 서서 갑니다
좌석 많으면 또 여유롭게 앉아갑니다
휴대폰에 글도 써가면서요ㅎ
82님들
단잠 주무시고 상쾌한 아침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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