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선물

선물 조회수 : 833
작성일 : 2020-10-30 11:04:05

불자는 아니에요

근데 사찰 가는 거 좋아해요


지난번에 친정엄마랑 화엄사에

바람쐬러 다녀왔었는데

사찰 아래 기념품이나 용품 파는 곳에서

행운 팔찌를 하나 샀어요


원래는 염주 팔찌를 사고 싶었어요

나무로 깎인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그런데 제가 찾는 그런 염주 팔찌는 없더라고요

의외로 맘에 드는 염주 팔찌 찾기가 참 어렵네요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엄마~ 나는 염주 팔찌 하나 사고 싶더라"  했더니

"그래?  하나 사~ 하주까?"  하세요

"아니 아니~ 그냥 끼고 싶긴했는데 이쁜게 잘 없는 거 같어"...했어요

"가서 구경 한 번 해보자~"  엄마가 자꾸 가자시기에

같이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역시나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없더라고요.


"원하는게 없네.." 했더니

이거는?  저거는? 하면서 열심히 권하시기에

게중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띠별로 분류해 놓은

행운팔찌를 골랐어요.


나무도 아니고 작은 까만 플라스틱 구슬알을 끼워 놓고

띠 이미지를 그려넣은 건데  사실 그냥 봐도

한 오천원이면 살 것 같은 그냥 그런 팔찌인데

만원이래요

그렇게 맘에 맞는 스타일도 아니고 가격도 그렇고

안사려고 그러는데

"사~사~  엄마가 사주께"

"아냐 엄마~ 생각보다 비싼 거 같아 "

" 아이고~ 그냥 사~ 엄마가 사줄라니까~"

자꾸 엄마가 사준다 시기에 어쩌다 사게 되었어요


엄마는  농사만 짓고 사셨고 돈도 없는 분이시지만

가끔 자식들이 내려와 읍내에서 좋아하는 피순대국 먹으면

살며시 자리에 일어나서 몰래 식사값을 먼저 계산하기도 하시고

크고 비싼 거 아니지만  실용성 있고 이쁜  티나 바지 하나씩 사놓고

자식이나 사위 며느리 오면 편하게 입으라고 내어 주기도 하시고

때때로 이렇게 소소한거  본인이 사줄 수 있는 거 사고 싶어 하면

엄마가 선물해 준다고 사주시기도 해요

엄마는 그럴 수 있는게 기쁨이고 행복인가 봐요


엄마의 거금 만원이 판매원 분께 전달되자 마자

손목에 끼니

"손목이 가늘어서 좀 큰디 그래도 예쁘다~" 하시면서

"별건 아니래도  기냥 좋은일 생긴다~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늘 차고 다니면서 그려~" 하시네요


시골집에서 씻으려고 빼놨다가  다시 끼는 걸 깜박하고 올려뒀더니

"요렇게 두고 깜빡하고 놓고 가라~잉? " 하시면서 엄마도 저도 깔깔깔 웃다가

"씻다가 빼놓은거야~ "하고선 다시 꼈지요.


그냥 그냥 그랬는데

엄마가 사주신 선물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매일 차고 다녔더니

그런대로 괜찮은 듯 싶기도 하고요.ㅎㅎ


비싼건 아니지만 엄마 마음이 담긴거라 그런지

평소에 팔찌 잘 안끼고 어쩌다 해도 하루 끼고 마는데

요즘은 매일 아침 잊지않고 찾아서 손목에

끼고 다녀요



저 행운팔찌 차고 있다고 자랑하고 갑니다. ㅎㅎ


오늘도 낮엔 날씨 좋을 거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행운 팔찌로 행운을 전해 드립니다~~







IP : 121.137.xxx.23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운받고
    '20.10.30 11:22 AM (14.39.xxx.40) - 삭제된댓글

    저도 나이드니
    늙은 엄마가 뭘 줘도 좋아요.
    먹을거는 하나하나 엄마사랑이 느껴지고,
    어디선가 생기거나 산것중에
    좋은 저를 줄려고 애쓰십니다.
    그냥 그자체가 사랑이라 고마울뿐.

  • 2. ...
    '20.10.30 1:14 PM (222.112.xxx.137)

    세상에...
    어머니도 따님도 어쩌면 이렇게 마음씨가 아름다울까요?

    배워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1077 1999년 800만원은 지금으로 치면 7 ㅇㅇ 18:27:36 137
1591076 남자들은 염색 별로 안하나요? .. 18:26:41 40
1591075 부추전.진짜 맛있어요 5 부추전 18:22:56 382
1591074 질염에 붓는 증상도 있죠? ㅇㅇ 18:18:54 107
1591073 내가 2018.06.06일 쓴글(정치) 1 오소리 18:18:09 152
1591072 추가 대출은 꼭 이전 대출해준 직원 통해야 할까요? ㅇㅇ 18:15:39 64
1591071 미간패치 주름효과 없는데 보톡스? 1 ... 18:15:34 176
1591070 메론을 썰어서 냉동보관하면? ㄱㄴ 18:12:16 66
1591069 ㅠㅠ 돈써도 효과가;; 2 피부과 18:10:06 674
1591068 다이소 지름신 이란것도 있나봐요~ 7 지름 18:09:26 669
1591067 그렇게 말려도 기어이 혼인신고... 4 .... 18:04:52 1,229
1591066 누가 시위 주최인지? 부정선거? 18:03:48 214
1591065 오전11시라디오 2 오전11시 18:01:15 197
1591064 이후락 손자 “다음 생엔 송중기로 태어났으면” (세리네 밥집) 4 ㅇㅇ 17:58:12 1,058
1591063 사랑니 한쪽만 발치 1 ... 17:58:03 109
1591062 자녀 결혼 시킨 부모가 젤 부럽네요 good 17:57:27 672
1591061 20년된 티비를 못버리게해요 7 ... 17:57:11 485
1591060 아파트 카페에 강아지때문에 싸움났는데.. 14 ㄴㄴㄴ 17:56:08 1,157
1591059 폰에 잠금패턴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떻게 없애나요? 전화잠금 17:53:27 108
1591058 강아지 보험이요 ... 17:47:55 99
1591057 강남 나갔다왔는데 무조건 발렛비를 받네요 9 ..... 17:46:17 1,063
1591056 집에 계신 분들 뭐 하세요? 9 17:45:17 757
1591055 예쁜 선풍기 지름신 왔네요. 3 일제불매 17:43:15 590
1591054 여름이라 그런지 가방 17:42:26 182
1591053 조만간 또 뭔가 터질거 같다고 하네요 12 …. 17:41:36 2,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