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친정아버지가 정말 아프셔서 정신없이 병원 쫓아다니고 있고 사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아요. 종합병원가도 여기저기 아프니 다른과가 우선이라고
먼저 진료받으라하고 그 과는 또 외래로 받으려면 몇주 기다려야하고
그사이 다른 병원에 입원해서 친정엄마가 병간호.... 등등 사건사고가
많은데 병원들을 휴가내서 제가 쫓아다니고 있어요. 사실 자식은 저하나거든요.
친정엄마가 혼자서 종합병원의 이리저리 다녀야하는 시스템을 하실수가 없구요.
지금 하반신을 못쓰니 아빠는 24시간 상주 해야하는 상황이에요.
암튼 열흘쯤 되었는데 저도 새벽 4시쯤 깨면 잠이 안와요.
집에는 고3아들이 있고, 저도 공부중이라 써야할 과제물도 산더미에요.
물론 친정엄마가 지금은 다 케어하고 계시지만 평생 고생만 하신 분이고
아빠는 성격이 괴팍해서 병간호하는 엄마를 너무 괴롭혀서 제가 집에서 혼자
울기도 여러번 했네요. 이상황에서 남편은 상황을 문자로 물어봐서
(출근해서 수업을 하는 중이거든요)
문자로 대답해주면 고생했다 등등 말을 해줘요. 그런데 집에 오면
딱히 물어보지 않아요. 오늘은 일찍 퇴근했길래 제가 퇴근하고 와서
같이 마트를 가기로 했어요. 남편한테 말은 안했지만 내일 엄마 교대좀 해드리고 그래봤자
몇시간이죠 그때 먹기좋은 과일정도 사서 엄마한테 가져다 드리고 싶었거든요.
지난번엔 김밥 싸서 드렸는데 이번에도 뭘좀 해드려야하는지... 음식을 잘 못해서 고민중이라
간단하게 밥을 싸서 가려구요.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 못가겠다는거에요.
그래서 피곤하면 침대에 누워서 쉬라고 했더니 짜증을 내더라구요. 그래서 왜저러나 해서
빈정상해서 버스타고 혼자 동네 마트가서 과일정도 사가지고 오다 생각하니
경황이 없어서 잊어버렸는데 내일이 시어머니 생신인거에요.
사실 아빠 병원 쫓아다니느라 추석때 인사도 저만 못가고 돈과 간단한 음식만 해드렸거든요
내일이 시어머니 생신인데 제가 암말도 안해서 저렇게 짜증을 냈던것같아요.
그러고보니 아빠 아프신건 알고 엄마 고생하는건 알지만 말로는 안쓰러워하는데 진심이 안느껴져요
사실 그걸 생각해보니 시어머니가 오래전에 많이 아프셔서 기저귀 차고 계실때가 있었는데
안타깝고 안쓰러웠지만 가슴이 저미지는 않았거든요.
지금저는 아빠보다 엄마땜에 가슴이 미어지고 우는 거거든요.
이게 당연한건지...... 저도 신랑도 매몰찬건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사실 아빠땜에 병원 응급실을 수십번 운전하고 다니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