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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음에 대한 느낌이 이런걸까요

ㅡㅡ 조회수 : 6,664
작성일 : 2020-10-01 22:14:44
연휴를 호텔서 혼자 보내고 있어요
남편과 냉전중이라 함께 집에 있는게 괴로워요
애들이랑 잘 살아봐라 하고 나왔네요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외롭네요ㅜㅡ

호텔 근처에 숲이 있고 등산로를 잘 해놓았어요
추석연휴라 사람이 많지 않아요
숲이 너무 멋있어서 매일 가요~
여러 갈래길 중 선택해서 걸어요

낯선 숲 속에 나있는 길을 혼자 걷는데
약간의 공포심과 극한 외로움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죽을 때 이런 느낌일까? 싶더군요
가보지 못한 길을 나 혼자 가야하는...
전혀 알지 못하는 길에 나무들의 서늘한 그림자와
사이로 빛드는 그 한 길을 나 혼자 걷고 있더라고요
바람 소리, 새 소리, 낙엽이 바람에 떨어지고
꼭 죽음의 길이 이럴것만 같았어요...
숲 속에 나 혼자 버려진 느낌. 오직 자연과 나만 아는 우뚝선 고독한 느낌.

호텔로 돌아와서 큰 창으로 보름달과 별을 봅니다
정말 구름이 그리는 달빛이네요
달이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데
대자연도 저런데 어케 나는 매일 좋으려고만 할까 싶었네요
내 욕심인거죠~
많은 관계들을 내려놓으니 외롭긴한데,
좀더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죽음(?)까지 느껴보고^^;

혼자 센치해져서 주절거려봅니다~
추석인데, 홀로 호텔방에서 청승이네요
구름 비낀 밝은 달님이 위로해주네요~
넌 아직 아름답다고^^
IP : 223.38.xxx.205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10.1 10:17 PM (211.36.xxx.231)

    일탈도 충전의 시간입니다.
    좋은 추억 만드세요.

  • 2. ㅡㅡ
    '20.10.1 10:20 PM (223.38.xxx.205)

    더님, 감사해요^^
    집 나오고 어찌나 부적응자인지요...
    정말 집순이 다 됐어요
    자연에서 충전되고 많은걸 느끼는 시간이네요
    사람보다 자연에게 위로를 받는 나이가 됐나봐요~

  • 3. 우아한 일탈
    '20.10.1 10:20 PM (119.149.xxx.18)

    궁핍하진 않으니 일탈도 우아하게 하시네요.
    글 잘 쓰셔서 편하게 읽었어요. 맘 잘 츠스르시길

  • 4. 가끔
    '20.10.1 10:20 PM (222.120.xxx.113)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거 정신건강에 아주 좋을 듯 싶어요
    원글님 마음 잘 추스리시고 집으로 가실 땐 발걸음 가벼우시길...

  • 5. ...
    '20.10.1 10:22 PM (118.38.xxx.29) - 삭제된댓글

    >>많은 관계들을 내려놓으니 외롭긴한데,
    >>좀더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슬픔과 외로움 을 통해서
    각성하고 성숙 해지는것이 아닐지....

  • 6. ...
    '20.10.1 10:24 PM (118.38.xxx.29)

    >>많은 관계들을 내려놓으니 외롭긴한데,
    >>좀더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슬픔과 외로움 을 통해서
    비로소 진정으로 각성하고 성숙 해지는것이 아닐지....

  • 7. ㅡㅡ
    '20.10.1 10:24 PM (223.38.xxx.205) - 삭제된댓글

    역시 82님들 우아하세요^^
    청승 떤다고 뭐라 한소리 들을 줄 알았는데
    첫댓도 복되고^^
    공간이 바뀌니 생각도 환기가 되서 좋으네요
    나홀로 호텔행 추천드려요~
    요즘 호텔비 저렴하네요^^

  • 8. 아아
    '20.10.1 10:54 PM (218.48.xxx.153)

    글을 너무 잘쓰시는 분이라
    넘넘 그 맘이 잘 헤아려졌습니다
    아무쪼록 행복해지시길요

  • 9. 아아
    '20.10.1 10:56 PM (218.48.xxx.153) - 삭제된댓글

    저는 지금 함께있는 공간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 10. ^^
    '20.10.1 11:10 PM (223.38.xxx.205)

    함께 있는 공간을 떠나니
    지겨운(?) 그들이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묶였던 생각들도 환기가 되고요~
    떠나보세요 낯선 공간으로.

  • 11.
    '20.10.2 12:43 AM (122.36.xxx.160)

    모처럼 집을 나오셨으니 좋은시간 보내세요~^^
    사실 모든 관계의 갈등들도 죽음앞에서 바라보면 다 보잘것 없는 살아있음의 잡음일 뿐인것 같아요~
    형체 없는 바람에도 소리가 있는데 우리들도 살면서 당연히 달그락거리는 소음을 내겠죠‥ 갈등과 잡음들 조차도 살아있음의 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 12. ...
    '20.10.2 12:45 AM (117.111.xxx.210)

    많은 관계를 내려놓으니
    좀 더 맑아진 느낌...공감해요

  • 13. 그런데
    '20.10.2 1:06 AM (69.115.xxx.128)

    외로워요.

  • 14. ..
    '20.10.2 1:07 AM (211.36.xxx.45) - 삭제된댓글

    이래서 82를 못벗아납니다..인생 선배님들의 이런글들 많이 보고싶네요...마음속에 괴로운 마음이 사라지는거같네요..

  • 15. ㅇㅇ
    '20.10.2 2:02 AM (116.121.xxx.18)

    미워하고 싸우고 이런 것도 인생의 한 자락인가 봅니다.
    미국 친구들 커뮤니티 아직도 있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에 살아도 감흥이 없대요.
    거기에 자동차라도 한 대 지나가야 약간이라도 감정이 생긴다네요.

  • 16. ㅇㅇ
    '20.10.2 3:53 AM (220.76.xxx.78) - 삭제된댓글

    무슨...

    헐로 산행은 많이 해봤고요


    노환이 아닌 죽음은 지독한 통증에

    제가 갖고 있는 모든걸 가족, 돈, 사회적 관계를 다 포기하는 겁니다

  • 17. ㅁㅁㅁ
    '20.10.2 4:30 AM (49.196.xxx.110)

    예전에 한밤중에 갑갑하면 숲속을 걸어다니셨다는 분도 있어요, 이혼하신 분인데 지인 시어머님..
    집 뒤가 산이라.. 하나도 안무섭다고 하시네요

  • 18.
    '20.10.2 6:50 AM (58.140.xxx.126) - 삭제된댓글

    아이들은 무슨죄일까요?
    아이들 나이가 어떤지몰라도 엄마가 없어졌다는 공포심.트라우마로 남을거에요

  • 19. ..
    '20.10.2 7:22 AM (116.88.xxx.163)

    이런 자아성찰이 되시는 원글님이 아이들 공포감 생기게 두진 않을 것 같은데요..아빠가 출장가면 엄마가 충분히 돌볼 수 있듯이 아빠가 돌보고 있으니 아이들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 20. 그게
    '20.10.2 8:58 AM (60.253.xxx.173) - 삭제된댓글

    죽음의 느낌은 아니죠 그정도의 느낌은 혼자사는 이들에겐 일상일수있고 가족과 북적이다가 갑자기 혼자 되니 외로움을 잠시 느낀것뿐인거 죽음이란 형용할수없는 두려움속에 육체적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이승과의 인연을 끝내는거 그래서 생명이 있는 모든것들은 측은하고 불쌍합니다

  • 21. 저는
    '20.10.2 9:56 AM (125.177.xxx.105)

    좋은 경험 하셨네요
    그렇게 멋진 사색의 숲이 있는 호텔 이름이 궁금해요
    한번 가보고 싶어요
    어딜까요?

  • 22. ㅇㅇㅇ
    '20.10.2 11:08 AM (73.83.xxx.104)

    사고나 아팠던 경험 이야긴줄 알았네요.
    원글님이 생각한 건 죽는 본인보다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느낌일 것 같아요.
    막상 죽는 사람은 고통 때문에 평화로운 사색을 할 시간이 없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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