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어려서부터 늦되었어요.
생일도 늦고 첫째인 남자아이.
저도 사교육계 종사해봤고 공부도 좀 했던지라 자식낳으면 딴건 몰라도 공부라면 잘 키울 수 있을줄알았던 저한테 겸손함을 가르쳐준 아이에요ㅎㅎ
제가 가르쳐보니 공부양이 부족해 잘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 아직 뇌가 못받아들이는구나. 싶더라구요.
학교가니 그때문에 자존감도 떨어지구요.
이러다 기본적인 발달도 놓치겠다싶어서 그때부터 잘 노는거 집중하면서 학교공부 예복습정도.. 학원은 어학원 하나, 특기될 운동 한가지.
그렇게 하면서 불안하기도 하고 여기서 용기도 얻고 그랬는데요..
워낙 배우는거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 컸던 아이라 공부자체를 즐기거나 진중하게 하거나하지않고 제가 도와주고 어르고 달래야 했거든요. 영어숙제도 옆에 끼고앉아서 제가 다시 가르쳐가며 해야했고.. 수학은 복습밖에는 할수가 없었어요. 어른되서 어떻게 살까 남편이랑 참 걱정도 많이 했죠. 공부뿐 아니라 모든게 조금씩 늦되었거든요. 검사도 받아봤는데 slow growing 하는 아이라고 지켜보라하더라구요.
이번 코로나때부터 그나마 하던 학교공부마저 구멍이 나니 안되겠다싶어서 제가 끼고 가르쳤어요.조금씩 문제집 풀기 시켰더니 금방 습관되고 양이 늘어서 스스로 매일 연산 한장, 문제집 두장정도는 풀더라구요.(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양이지만요) 여름방학때도 복습하면서 그동안 구멍있던거 메우느라 예습은 못했고요. 개학하고 4학년 2학기되서는 분수 덧셈 뺄셈이 나오는데 예습안한부분이라 학교에서 하나도 못알아들었다고 학원을 보내달라더라구요. 처음이었어요. 뭔가 하고싶다고 가르쳐달라고 하는거요.
학교에서 모르는게 너무 짜증이 났다고. 학원보내면 뒷전될거 알아서ㅜ 제가 가르치는데 본인이 한 대답이 틀리면 엄청 속상해하고 그런 모습자체가 처음이에요. 매사 의욕이 전혀 없었거든요.
어릴때부터 이상하리만큼 한가지에 몰두하고 집착하는 성향이 있었거든요. 어린시절 엄마에대한 과도한 애착, 사슴벌레, 야구.. 그런 집착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지금 당장해야하고 못하면 안달이 나는. 지금은 그게 수학인가봐요. 저한테 가르쳐달라고 매일저녁 닥달하고 속상해하고 그러네요.
그렇다고 잘하는 아이들처럼 하는것도 아니고 이것도 잠시 그러다 지나갈 것을 알지만 늘 또래에 뒤쳐져서 쉽게 좌절했던 아이라 작은 변화가 신기하네요.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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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크면서 열 두번도 더 바뀐다더니..
.. 조회수 : 2,945
작성일 : 2020-09-29 00:37:14
IP : 112.152.xxx.3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응원
'20.9.29 12:40 AM (221.150.xxx.148)엄마가 닥달하지 않고 기다려주시니
아이가 자기 페이스 찾아 가는 것 같아요.^^2. ..
'20.9.29 12:42 AM (112.152.xxx.35)자꾸 가르쳐줘도 까먹어서 너무 속상하대요ㅎㅎ
들으면 알겠는데 문제를 보면 또 모르겠다고..
저 학원 일할때 수학 못하던 아이들이 자주 하던 얘기라 너무 공감이 되더라구요ㅎㅎ
자기머리 극복은 못할수도 있을것같은데 조금씩 발전은해나가는것같아서 기뻐요ㅎㅎ3. 줌마
'20.9.29 1:09 AM (1.225.xxx.38)진짜 좋은 엄마
저희아들도 그런과인데
제가 덜어내기를 못하는 중이요
참 .. 바보같아요4. ..
'20.9.29 8:15 AM (125.177.xxx.4)지금이네요. 학원갈시기. 소규모작은학원 보내셔요. 엄마랑 2인1조로 성실하게 하믄 수학잘하겠어요
5. .....
'20.9.29 10:25 AM (125.129.xxx.5) - 삭제된댓글좋은 엄마시네요.
공부 잘했던 엄마는 왜 공부 못하는지 이해 못하던데ㅡㅡ;;
아들 귀여워요. 이제 수학 어려워질텐데, 관심갖고 잘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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