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남편이 전업인데요
어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구요
남편이 늙은 호박 큰거 반 잘라서 그거로 호박식혜랑 호박죽을 만들었대요
식혜 다 됐냐고 하니까 쿠쿠 열어보래요 (아직 안 끓였다는 소리)
그래서 열어보니까 색은 칙칙한데 밥알이 하나도 안떴어요
숟가락으로 휘저으니까 밥알이 두둥둥 한 100개는 뜨더라구요
호박 갈은것과 같이 있어서 못떴나 제가 예전에 본 레서피에는 3알 정도 뜨면 끓이라고 써있던데
어서 끓이자고 냄비에 붓는데 밥이 ㅋㅋ 여보 밥을 얼마나 넣은거야
밥그릇 두 공기 넣으라고 써있었대요 근데 남편은 밥이 아니라 생쌀을 두 공기 해서 넣었어요
끓여서 한 그릇 먹었는데 와..... 저 뜨거운 식혜 처음 먹어봤어요
식혜는 항상 부모님들이 해주시는 거 아니면 찜질방이나 파는거 등등 냉장고에 있는 차가운 음료로만 알았는데 어웅.. 너무 맛있어요 뜨끈한 호박 식혜요
달달해서 설탕 많이 넣었냐고 했더니 숟가락으로 딱 한 숟가락 넣었다고 다음엔 안 넣어도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남편도 넘 맛있다고 이렇게 잘 될줄 몰랐다며 두그릇씩 호박식혜 먹고 식혀서 냉장고행..
호박죽은 슬로우쿠커에 있는데 꺼져있어요 다 돼서 꺼놨대요
아니 그럼 꺼내서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야지 상한다 그래서 제가 남편이 호박식혜 끓이는동안 냄비에 덜었거든요
슬로우쿠커에 조금 남은거 덜어 먹는데 완전 꿀맛.. 늙은 호박이랑 강낭콩, 현미찹쌀만 넣었다는데 와..
지금 생각해도 침 넘어가요
너무 고급진 맛이라 남편한테 여보 호박 껍질 다 벗겼어? 했더니 아침부터 늙은호박 껍질 까는데 장난 아니었다 호박씨도 다 씻어서 말려놨는데 엄청 통통하다 레서피는 82에서 검색했다 이거다 보여주며 막 자랑 ㅋㅋ
저희는 늙은호박죽 잘해먹는데 계속 껍질채 해서 먹었거든요 ㅋㅋ
근데 껍질 벗기니까 입에 걸리는거 하나 없이 고급진 맛이에요
보통 재래시장가면 늙은 호박 5천원에서 만원에 파는데 이번에 산건 모양이 찌그러져서 2800원에 샀거든요
완전 득템이라고 좋아했는데 이렇게 맛있는 요리로 변신을 하다니 게다가 아직 반이 냉동실에 있어요
넘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