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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호창님 페이스북. .

ㄱㅂㅅ 조회수 : 1,718
작성일 : 2020-09-16 15:01:22
1
작년 뉴스공장에 두번째로 출연했을 때, 밝히지 않은 사실이 있다. 김어준씨도 내게 “두번 다시 방송에 나오지 않겠다고 하셔놓고 왜 연락을 하셨나요?”라고 물어보았을 때, 대충 얼버무린 것 같다.


사실 그 전날 나는 용인의 휴 추모공원에 있었다. 마광수 선생님의 기일이었기 때문이다. 마광수 선생님이 해임되었을 때, 나는 대책위원장이었고, 그 일의 여파로 나는 학업을 다하지 못하고 학교를 뛰쳐나왔기 때문에 마선생님은 내게 빚이 있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 둔 10년동안 일년에 딱 한번 내게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라고 사과를 하셨다. 뭐 나는 그때마다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10년째 되던 때는 좀 짜증도 나고 그래서 그만 전화하시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년 후 자살로 돌아가셨고, 그때 짜증스럽게 대꾸한 게 정말 죄송해서 가장 바쁜 기간에도 기일이 되면 어김없이 그곳으로 찾아뵈었다.



그때도 그 정신없는 와중에 휴 추모공원에 가서 추모를 하고 차에 탔는데, 라디오에서 주광덕 의원이 조국씨의 딸의 생기부를 훔쳐 “공부도 못하는 애가 고대갔다”라는 식으로 조롱을 했다.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 개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 국가 구성의 기본 원칙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 그런데, 사실 화가 나는 것보다 무서웠다. 그 곳이 추모공원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나서지 않으면 송장하나 더 치를 것 같았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고등학교 생기부를, 그것도 국회의원이 들고, 멀쩡히 들어간 대학을 두고, 당신이 대학갈 실력도 안된다고 공중파에서 조롱을 하면 당신은 그 치욕을 견딜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바로 전화를 걸어 자청을 해서 방송에 나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생방송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내가 거기 출연해서 주광덕 의원을 ‘개새끼’라고 했는데 그건 방송에 안나왔다. (혹시 오해가 있을 지 모르겠는데, 나는 살면서 욕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욕 비슷한 걸 못하는 사람이다)



2
나는 페이스북에 글을 잘 올리지 않는다. 이것도 한 몇개월만인지 모르겠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솔직히 1년이 넘게 한번도 듣지 못했다. 더 나아가 정당정치에 관심이 없다. 내가 문빠면 어떻고, 일베면 어떤가. 이 나라가 정의로워지고 잘 살게 되면, 누가 집권을 해도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단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학원은 문빠 학원으로 찍혀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그동안 수백통의 항의 협박 메세지를 받았고, 어디 모임에 나가면 멀쩡히 있던 사람이 내가 그때 그렇게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쌍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학원에 전화를 해서 직원들에게 욕을 퍼부은 이들도 있었다. 목동의 보수적인 분위기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절대 가지 말아야할 학원’으로 찍혀, 고생고생 개고생을 했다. 뭐 그래도 몇달 지나면 잊혀지겠지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젠 학원 문을 닫아야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 하나의 정의심 때문에 직원들 근심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서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아무튼 지금 페이스북 할 틈도, 정치에 관심을 둘 여력도 없다. 살기 바쁘고 살아남으려 아둥바둥하고 있다. 그냥 정말 몇개월동안 아주 조용히 잊혀지기만을 바라며 살았다.

3
이번에 당직사병이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문제를 폭로했다고 해서, 그래서 공익제보자가 된 모양이다. 그런데 그 자의 실명을 밝혔다고 해서 국민당이 ‘나도 당직사병이다’라고 외치고 다니는 모양이다. 나는 정말 묻고 싶다. 그가 공익제보자인지, 아니면 또다른 주광덕의 공익제보자인지 묻고 싶다. 무책임하게 남의 사생활을 까발리고, 아님 말고 하면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주광덕에게 생기부를 훔쳐다 준 '좆같은 공익제보자'는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오늘 기사 보니 결국 ‘아무도 모른다’가 경찰조사의 결론이다. 그때도 그 '도둑놈 공익제보자'를 보호해야한다고 떠들어댔다. 정치적으로 한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해서 폭로를 하는 것이 공익제보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국민당의 ‘나도 당직사병이다’라는 말이 진짜 인권을 보호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다. ‘나도 주광덕이다’라고 들린다.




4
지난해 그 사건 때문에 나의 삶도 정말 풍비박산이 났지만, 나는 내가 아는 어떤 사람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아니다. 사학비리를 폭로한 정미현 선생님은 그 공익제보 때문에 수년간 신경쇠약으로 고생을 했고, 아직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재단의 협박에 밤길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고, 수십차례의 소송 때문에 가산을 탕진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삶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 단지 정의감으로 시작한 이 공익제보는 끝없는 전쟁으로 이어졌고,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만약 이런 ‘공익제보자’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나서준다면 ‘나도 국민당이다’를 외쳐주겠다. 그런데 방아쇠 한번 당기고 숨어버린 그 사람을 자신과 동일시 하면서 '나도 당직사병이다'라고 외치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이상 이 쓰레기같은 폭로전에 니들이 폭로를 위한 ‘공익제보’를 외친다면 나는 ‘니들은 여전히 쓰레기다’ 라고 외칠 것이다.



누군가가 조국사태에 대해 내게 물었을 때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표창장하나로 수십명의 검사가, 수백명의 국회의원이, 수만명의 거리시위자들이 이렇게 물고 뜯고 싸우는 것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그 노동을 인정받지 못하고,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열심히 산 사람들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밤잠 안자며 일해야할 사람들이, 표창장 하나에 수천시간을 매달리고 있다.”



내게 조국사태는 이것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없다. 누가 옳으냐 그르냐도 아니고, 그냥 니들은 그냥 정당정치를 위한 쓰레기들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 쓰레기 하나를 더 건져낸 것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마음껏 물고 뜯고 할켜라.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들의 생계는 ‘정치’가 아니라 그게 더 많은 생계 보장책 인것 같으니.


PS. 많은 분들이 위로를 해 주시는데, 하소연을 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남의 생기부를 훔쳐 폭로한 그 '좆같은 공익제보자'가 또다시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다시 쓰레기장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 하는 노파심에서 쓴 글입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ㅡㅡㅡㅡ
그때 용기내주셔서 고마운데. .이런피해를 예상했기에. .익명으로 나오시지 싶긴했거든요.ㅜ아니나다를까. . .
IP : 175.214.xxx.20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20.9.16 3:04 PM (175.223.xxx.56)

    마음이 무거워요.
    언제쯤이면 이런 분들의 보호막이 생길까요..

  • 2. 정말
    '20.9.16 3:07 PM (125.137.xxx.77)

    세상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ㅠ

  • 3.
    '20.9.16 3:09 PM (223.39.xxx.119)

    그 개새× 주땡땡이
    니 자식들은 얼마나 잘났는데?
    내가 알기엔 아니던데 ㅉㅉㅉ
    천벌 받아라

  • 4. 마음이 안좋아
    '20.9.16 3:17 PM (123.111.xxx.147)

    마음이 안좋네요.
    문재인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자된 이유중 하나가 선의를 가지고 행한 행동들이 악인의 이익에 어긋난다 하여 고통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이 분도 이런 고통을 겪고 계셨네요.

    도와드릴 수 있으면 돕고 싶네요.

  • 5. ...
    '20.9.16 3:19 PM (116.37.xxx.160) - 삭제된댓글

    주땡땡이 그 조카 색희는 지 애비를 살인하고
    주땡땡이는 고딩 생기부를 훔쳐서 폭로 하고
    더러운 쓰레기 잡눔이죠.
    생긴것도 잡눔으로 보이는것은 나만 그런가?

  • 6. 과거를
    '20.9.16 3:24 PM (123.213.xxx.169)

    청산하지 않은 결과가 지금의 현실...

    친일.독재. 부역자들의 부와. 거기에 춤추며 매국노 짓하는 왜국노들과
    그 자식들의 뿌리가 지금 국민을 거짓과 혐오로 갈라치고
    언론과 거대 자본과 뒷돈챙기는 매국노들이 뻔뻔하게 국민을 우롱하는 현실.,,,,

    공권력도 돈과 권력 앞에 함부로 하는 것이란 걸 보여 주어 화도나고
    기분도 나쁘다..

  • 7. ..
    '20.9.16 3:28 PM (218.148.xxx.195)

    마광수 교수님 지극히 상식적이셨던분..

  • 8. ㄴㄴㄴㄴㄴ
    '20.9.16 8:53 PM (202.190.xxx.144)

    저도 김호창님과 같은 이유로 저 나쁜놈들에게 분노가 일어요

  • 9. 주땡땡이는
    '20.9.17 6:07 AM (75.156.xxx.152)

    아마 살아온 인생도 살아갈 인생도 평탄하지는 않을거다.
    존속살해는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라 집안의 오래된 문제점의 결과물이고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주가 놈 하는 꼴도 그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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