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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철전문의 글

ㄱㄴ 조회수 : 2,321
작성일 : 2020-08-27 13:12:34
1. 서울의 대학병원, 대형병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든다. 친척들과 지인들 중에는 서울 큰 병원 아는 의사 없느냐, 예약 좀 앞당겨줄 수 있냐며 내게 전화하는 분들이 끊임없다. 지역병원에서는 당장 이번주에 수술이나 검사가 가능한데도 구태여 두세달 기다려 서울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겠다고 한다. 내 아버지도 그랬다. 소원이라고...

2. 난 전문의가 된 후 지난 11년간을 중소병원에서 일했다. 그중 응급실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병원에서도 수술이 가능한데, 우리병원 중환자실 자리 있는데도 이곳저곳 전화하더니 삼성의료원이나 아산병원으로 가겠다, 대학병원으로 가겠다며 응급이송차 불러 떠나는 분들이 많았다. 정말 많았다. 그렇게 원해서 가놓고 치료결과가 안좋으면 만만한 중소병원 의사에게 소송이 걸린다.

3. 응급실을 떠나 만성환자나 말기환자를 돌보게 되었을때는 정말 환자가 끊임없이 왔다. 대형병원에서 수술도 하고, 지방에서 오가거나 병원 근처 고시원을 잡아 항암에 방사선 치료를 하다 결국 말기상태가 되었을 때 그 병원들은 병실이 없다며 모질게 환자들을 내쳤다. 새벽 1시, 2시에도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거절당한 말기환자, 만성환자들이 전원을 왔다.

4. 지난 몇년간을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는게 자랑이었는데 말기가 되면 아파서 응급실로 가도 반겨주지 않는다. 그 병원에는 그들을 위한 병상은 없다.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내가 일하는 중소병원으로 전원보내진다. 2주 뒤 외래 예약을 잡아놓았다고 달래며 보내지만 그 환자가 2주 후에 살아있을 가능성은 낮다. 시설 떨어지는 병원와서 악화된거라고 또 소송이 걸린다.

5. 나는 우리나라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격차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거대화를 정부가 방조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암 진단이 되면 이후 정밀검사와 수술은 빚을 내서라도 서울 대형병원에서 받고 싶어한다. 이제 수도권 대학병원이라면 1000병상은 기본이다.

6. 지방의 병원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중소병원 외과의사들은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신경외과 선생님은 수술보다는 뇌손상을 입은 만성환자들을 돌보는 일이 주가 되었다. 중환자실은 급성기 환자보다는 오늘내일하는 노인환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7. 응급중증환자에 대한 대응을 하려면 최소 4명의 전문의가 팀을 짜야 한다. 돌아가며 주말, 공휴일, 명절까지 빈틈이 없도록 당직을 해야 하고 누군가 수술을 하면, 다른 사람은 외래를 보고, 다른 사람은 중환자실과 병동환자를 돌봐야 한다.

8. 모든 수술환자들, 암환자들이 두세달 대기를 하더라도 죄다 서울 대형병원으로 가겠다는데 어떻게 중소병원과 지방병원에서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등 각 과마다 전문의를 4명 이상씩 고용할 수 있을까.

9. 의사가 없어서가 아니라 환자가 없어서이다. 환자들이 죄다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리기 때문에 지방의 외과의들은 일할 곳이 없고, 당연히 지원을 기피하게 된다. 서울대형병원은 환자들이 몰리니 전공의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입원전담의까지 뽑아 몰려드는 환자들을 반긴다. 원무과는 당장 수술할 수 있는 돈되는 환자위주로 입원시키라고 응급실을 압박한다. 지방에서 올라와 대기 걸어 놓은 환자들의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만성내과환자, 말기환자에게는 원무과차원에서 병실을 내주지 않는다.

10. 공공의대를 만들어 산부인과 전문의로 만들어 지방의료원에 산부인과를 개설한다고 치자. 그 선생님 혼자서 1년 365일 당직서며 야간분만, 산부인과 수술을 다 할 수 있을까? 일단 환자가 없어서 파리만 날리며 의무복부 기간 10년을 낭비할 것이다. 간혹 부인과 수술받기 위해 오는 환자가 있어도 위험부담과 여건이 안되어 전원의뢰서 써서 도시병원으로 보낼 것이다.

11. 무리해서 수술하거나 분만하다 사고라도 나면 공공의대 출신이라고 해서 정부가 보호해줄 것 같은가. 의료소송이라도 겪게 되면 10년 복무 후 보건복지부 등의 관료로 진출할 길마저 막히게 될텐데... 중환자 입원이라도 시키면 집에 귀가를 할 수가 없다. 지방의료원, 중소병원 야간당직은 아르바이트를 쓰거나, 병원 과장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데 자기 전공이 아닌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가 없다. 결국 머리맡에 전화기 두고 토끼잠을 자야하는데 그럴봐에 입원이 필요하면 그냥 큰 병원 보내는게 낫다. 그렇게 더더욱 격차는 심화된다.

12. 의료는 영웅같은 의사 한명 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팀으로 움직인다. 그 팀이 항시적으로 운용될려면 그에 맞는 수요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나다, 영국 등 주치의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처럼 환자 이동을 제한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이 동의할까? 응급이송차불러 사이렌 울리면 부산-서울을 3시간이면 주파하는데... 국민들이 더 잘안다. "그냥 밀고 들어갈게요. 진료거부 못하잖아요"

13. 아무리 납득할려고 해도 납득이 안간다. 지역의료불균형을 해소하겠다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손댈 생각이 없어 보인다. 수도권 과밀 막기위해 행정기관 이전도 한다는데 지방의대 신설말고 수도권 의대들과 대학병원 지방이전하자! 아니면 수도권 신도시에 분원 내는 거 막고 지방에 분원내라고 해라! 그리고 주치의제와 환자이동제한에 대해 국민들 먼저 설득해서 와라. 순서가 바뀌지 않았느냐!! 제발 내 한 좀 풀어다오! 응급실이 주취환자 쉼터가 되는 것도 해결 못하는 멍충이들이....

**사족 : 서울대도 지방가면 그냥 지방병원 되겠지. 울산의대 병원 본원이 왜 울산에 있지 않는 것이냐!!! 순천향의대는 천안에 있고, 을지의대는 대전에 있는데 병원은 왜 서울에다 또 만들었냐. 성균관의대는 수원이고, 중문의대는 포천에 있고, 한림의대는 춘천에 있고, 인제의대는 부산에 있고, 건국의대는 충주에 있고, 동국의대는 경주에 있는데!!!!! 왜 병원은 죄다 서울에 있냐고!!!
IP : 175.214.xxx.205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거네요
    '20.8.27 1:14 PM (220.118.xxx.150)

    아무리 납득할려고 해도 납득이 안간다. 지역의료불균형을 해소하겠다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손댈 생각이 없어 보인다.

    수도권 과밀 막기위해 행정기관 이전도 한다는데 지방의대 신설말고 수도권 의대들과 대학병원 지방이전하자! 아니면 수도권 신도시에 분원 내는 거 막고 지방에 분원내라고 해라!

    그리고 주치의제와 환자이동제한에 대해 국민들 먼저 설득해서 와라. 순서가 바뀌지 않았느냐!! 제발 내 한 좀 풀어다오! 응급실이 주취환자 쉼터가 되는 것도 해결 못하는 멍충이들이....

  • 2. 저도
    '20.8.27 1:15 PM (175.214.xxx.205)

    사실 갑상성초기암인데. 심지어 경기도병원도 못미더워 서울대학병원서 수술받았네요.ㅜ 정기진료갈때마다 교통지옥을뚫고 서울가려니. .ㅜㅡ각지방에도 좋은의사들 많다는 인식이들때 서울대학병원로만 몰리는 현상을 막을듯합니다

  • 3. ㅇㅇ
    '20.8.27 1:15 PM (211.193.xxx.134)

    지방 국립대학교병원들에도
    빈자리가 아주 많습니다

    의사가 부족하니 그곳까지는 안가는거죠

  • 4. ㅇㅇ
    '20.8.27 1:17 PM (211.193.xxx.134)

    골든타임이 중요한 환자들 지방에서는 다죽어라는 말인가?
    니들이 가기싫으면
    방해는 말아야지

    인간말종들

  • 5. ㅇㅇ
    '20.8.27 1:17 PM (211.193.xxx.134)

    중국보다 더 위험한 강원도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064065&page=1&searchType=sear...

  • 6. ...
    '20.8.27 1:19 PM (116.33.xxx.90)

    골든타임이 중요한 환자들 지방에서는 다죽어라는 말인가?
    니들이 가기싫으면
    방해는 말아야지

    인간말종들2222222222222222222222

  • 7. 그러니까요
    '20.8.27 1:20 PM (112.151.xxx.122)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이건데
    변죽만 올리네요

  • 8. ㅇㅇ
    '20.8.27 1:20 PM (121.152.xxx.195)

    수도권 의대 지방이전 하자고 하면
    정부가 그거 추진한다고 하면
    의사들이 넙죽 오케이 할까요?
    수도권 사람들이 잘했다 할까요?
    그땐 더 난리날것 같네요

  • 9. ...
    '20.8.27 1:20 PM (116.33.xxx.90)

    http://www.ddanzi.com/index.php?mid=free&document_srl=640129140&statusList=BE...

    아산 현대병원장님이 쓰신 글입니다.
    인구 32만인 곳에서
    병원 운영하면서 겪는 일인데
    의사진료거부 반대하신다네요!

  • 10. 쟤들
    '20.8.27 1:20 PM (111.118.xxx.150)

    이참에 백일장 열어서 새 의협회장 뽑으려나 봐요.ㅋ

  • 11. 핵심
    '20.8.27 1:25 PM (115.143.xxx.140) - 삭제된댓글

    순천향 정도만 되어도 중요한 수술 하기 어렵죠. 다들 탑5으로 몰리니까요. 1%라도 더 잘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니 탑5병원으로 가겠다는건데 그런 환자를 막을수도 없죠.

    지방경기가 이렇게 죽어버린 데에는 KTX의 공이 크다는 말도 있어요. 새벽에 KTX타고 서울갔다가 그날 집에 내려가면 되니까.

  • 12. 이게 진짜
    '20.8.27 1:26 PM (115.143.xxx.140)

    이게 진짜죠

  • 13. 너는 또
    '20.8.27 1:40 PM (39.7.xxx.181)

    누구신지...

    의사들 가지가지한다

  • 14. ...
    '20.8.27 1:41 PM (211.218.xxx.194)

    이렇게 써놔도 이해를 못하는데요.

    평소에 의사들 돈잘버는거나 알지
    일반인들이 의료체계돌아가는걸 뭘 알기 힘들죠.

    공무원들도 진짜 몰라서 저러는 걸수도 있어요.

    또한가지. 보험수가라는 것도 진짜 모르는사람 모르잖아요?
    상식인것 같아도 성형외과랑 보험수가 연결시키는 사람도 있고.

    아마 국민들은 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듯.
    예를들어 감기치료하고 3천원 내면...뭐한게 있어서 3천원인가 라고 생각하는거죠.
    나가서 약국가서 약값또내고.
    근데 보험청구까지 해서 한 돈만원받아간다고 생각하면..
    의사가 감기치료하고 만원넘게 받는게 너무 비싸다..라고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근데 의사들은 감기치료하고 만원받는게 뭐가 비싸다는거지? 라고 생각하고..

    완전 평행선인거죠.
    의사들은 직원월급주고, 월세내고, 인테리어며 컴퓨터며 각종 시설. 투자하고 내 인건비까지 이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치킨장사 닭 원가 계산하는 분들은 배달료 2000원도 화가나는데
    의사들 뭐 원가가 있냐 라고 생각하는거죠.

    그니까 뭔 말만 하면 밥그릇...
    그밥그릇에 밥이 엄청 많이 들었다라고 생각하니까 남의 밥그릇 좀 덜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거죠.

  • 15. ㅎㅎ
    '20.8.27 1:47 PM (223.39.xxx.232)

    저사람말도 실효성없는건 마찬가지예요
    지방병원은 돈 몇배를 줘도 의사들이 안간다면서요
    결국 지방가려고 하는 소수의사들이 지방병원에
    남으면 지금하고 똑같아지는거 아닌가요?
    그렇게 따지면 공공의대생 만들어서 부족한 의사
    보충하는것이 훨씬 실효성있어보여요

  • 16. 지방의사들
    '20.8.27 1:51 PM (125.184.xxx.90) - 삭제된댓글

    솔직히 지방의사들.. 너무 공부를 안해요. 서울이랑 질이 떨어집니다.
    중앙에서 한꺼번에 모아다가 교육 좀 시키던지 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10,20년전 배운 케케묵은 지식으로 더이상 새로운 의술 공부안하고 환자 대하는 사람들 너무 많아요.

  • 17. ...
    '20.8.27 1:58 PM (211.218.xxx.194)

    그러니까 이래도 안된다 저래도 싫다..
    지방에 가도 마음에 안들고.
    공공의대생 2년가지고 뭐가 실효성이 있을까요.

    괜찮은 의사가 지방가고싶게 만들어야지.
    다들 돈독이 올라서 5억을 줘도 안간다고만 말하면 이건 답이 없어요.
    농촌총각들처럼 의사도 수입해야지.

  • 18. ..
    '20.8.27 2:07 PM (118.42.xxx.172)

    복지부가 이글을 봤으면 좋겠네요.

    지방과 기피과에 대한
    전문적이고 졔계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의사를 늘리더라도
    공공의대 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도 봐야죠.

  • 19. ㄴㄴ
    '20.8.27 2:10 PM (114.206.xxx.59)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지방으로 옮기면 의사들이 옳다구나하고 지방으로 다 간대요??

    박중철씨한테 그거부터 생각해보라고하세요

  • 20. ㅇㅇ
    '20.8.27 4:28 PM (125.191.xxx.175)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 병원부터 이전하면 되겠네요
    국립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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