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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관계를 쌓는게 어렵네요.

사슴인간 | 조회수 : 2,881
작성일 : 2020-08-14 17:10:49
제목 그대로입니다.

밀접한 일상을 공유하지 않은, 
이해 관계가 없는 사람들과의
사이는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정말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는 
한번씩 틀어지네요.
고등학교 친구, 대학 친구...
가까운 사이라 믿었는데 
한순간에 제가 폭발하고
서로 등 돌리는 경우도 몇년에 한번씩은 있었어요.

저는 뭔가 좋은 사람이 되려는 압박감이 있고요.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사람이 저한테 실망하는게 두려워요.
그래서 부당한 상황에서도 
이게 부당한 상황인지 처음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이 와도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어버버하다가 참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잊혀지지 않고
하나하나 누적이 됩니다.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 이상이 되면 뻥하고 폭발합니다.

아빠가 그런 성격입니다.
평소에 쏟아지는 엄마의 비난, 빈정거림 이런 것들을 들으면서
(물론 엄마에게도 아빠가 원망스러울 만한 사건들이 있긴 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살까 싶을 정도로 참다가
어느 순간 폭발합니다.
고함, 폭언, 욕설은 기본이고 
젊었을 때는 종종 폭력까지 행사했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자기는 별거 안했는데
저렇게 갑자기 도가 넘게 화를 내니 
아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고요.


저는 삼십대 후반이고요.
뒤늦게 결혼해서
이제 결혼한지 10달 가까이 되어 가는데

저도 남편에게 아빠가 엄마에게 했던 것처럼 하고 있네요.
부당한 상황에서 매끄럽게 표현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 참다가 한계에 달하면 마구 퍼부어요.

남편이 앞에 제게 잘못한 것들을 사과 받고 
이후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저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되어
남편의 마음 속에는 저에 대한 미안함이 아닌
제가 남긴 폭언과 상처가 있는 상황이에요.

아직 아이는 없지만
이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아이에게도 폭언하고 상처줄까봐 걱정이 됩니다.

왜 저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매끄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쌓아 놨다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걸까요.
이걸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사람이 변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 걱정이 됩니다.

 
IP : 110.8.xxx.18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추천
    '20.8.14 5:22 PM (175.223.xxx.7)

    관계를 읽는 시간 - 문요한. 이 책이 도움되실듯 해요.

  • 2. 글에
    '20.8.14 5:25 PM (175.223.xxx.7)

    좋은 사람이 되려는 압박감...여기서 문제의 시작이 보여요.
    저도 비슷한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음 연연하지 않아요. 훨씬 관계가 편해졌어요.

  • 3. ㅇㅇ
    '20.8.14 5:44 PM (122.32.xxx.120)

    좋은사람이어야 하는것과(타인, 나의 인간성) 매끄럽게 잘 표현하는것은(나의 표현력) 상관 관계가 없어요. 관계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관계가 없는 것을 관계가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상황이 이상해지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물꼬가 트일지도요.
    좋은 사람이면서도 매끄러운 표현력을 가진 사람을 벤치마킹 해보세요.

  • 4. 사슴인간
    '20.8.14 5:47 PM (110.8.xxx.189)

    175님 감사합니다. 꼭 읽어 볼게요. 관계가 훨씬 편해지셨다니 뭔가 희망이 보이네요.

  • 5. 사슴인간
    '20.8.14 5:49 PM (110.8.xxx.189)

    182님 맞아요. 저 착한 사람 아니예요. 그렇게 그릇이 넓지도 않은데 그런 척 하려니까 힘드네요. 가까운 사람이고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은 사람일수록 실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참다보니 더 망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볍게 힘 빼고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센스있게 말하고 싶은데 어렵네요... 휴우

  • 6. 사람이
    '20.8.14 5:53 PM (110.12.xxx.4)

    완벽할수 없어요.
    수시로 부드럽게 푸는수 밖에 없어요.

    어느 누구라도 가슴에 쌓아 놨다 폭발하면 그 압력이 대단하거든요.
    그때 그때 바로 바로 푸는 한걸음이 중요해요
    자꾸 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지고 부드러워질껍니다.

    그래도 안된다면 혼자 살아야 되겠지요.
    뭘 해도 내눈에 이쁜 사람을 만나는건 하늘의 복을 받을 만큼 큰 축복이니까요.

  • 7. 사슴인간
    '20.8.14 6:00 PM (110.8.xxx.189)

    122님 제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관계가 깊지 않은 사람에게는 굳이 참지 않아요.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딱 건조하게 할말만 해요. 그렇게 관계를 맺는 사람들하고는 별 문제를 못 느끼겠는데요. 제가 좋은 관계를 쌓고 싶은 마음이 큰, 절친 같은 의미있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싫은 소리도 못하겠어요. 참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균형이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오면 결국 폭발하고요.ㅠ

    122님 말씀처럼 저의 인간성과 제가 하는 표현을 동일시하니까 아무말도 못하는 걸까요...

  • 8. ㆍㆍㆍㆍ
    '20.8.14 7:12 PM (220.76.xxx.3)

    좋은 심리상담전문가에게 개인상담 받기를 권합니다

  • 9. ㆍㆍㆍ
    '20.8.14 7:42 PM (220.121.xxx.235)

    정신과 치료 좀 받으세요. 제 아버지가 님같은 성격...평소에 사소한거 쌓아두다가 터트리는 성격이었는데 진짜 별거 아닌건데 그게 기폭제가 되어 그동안 본인 나름대로 쌓아둔거 터트리면서 만만한 자식인 저한테 폭력 폭언을 행사하셨지요. 언제 터질지몰라 늘 눈치보면서 살았는데 웃긴게 밖에서는 아주 호인이셨지요. 지금은 나이들어 제 눈치보시네요. 키워주신 은혜는 감사하나 어릴적 트라우마로 제가 일절 연락을 안하거든요. 치료 끝날때까지 절대 자식낳지 마시구요. 성인인 남편한테도 그리 지랄(죄송...말이 곱게 안나오네요)하는데 어린 자식한테는 오죽하겠어요. 그나저나 님남편은 무슨 죄래요. 제 아들들이 님같은 여자 만날까봐 걱정되네요. 물론 저는 그런 여자랑은 바로 이혼하라고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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