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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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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터울의 우리 언니는 정말 수학을 못했습니다.”

ㅇㅇ 조회수 : 5,810
작성일 : 2020-08-08 13:48:24
윤희숙
6시간 · 
다섯 살 터울의 우리 언니는 정말 수학을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당시 대입학력고사 수학이 20문제 40점이었는데, 일년 내내 모의고사에서 단 한 문제도 풀지 못했습니다. 아니 풀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20개 모두 연필을 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고등학생이 돼보니 한문제도 못푸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언니한테 도대체 왜 그리 수학이 힘들었냐고 물었더니 언니 왈, “초등학교 2학년 때 1/2과 1/3을 더하면 5/6가 된다는 게 이해가 안가더라. 그뒤에 배운 건 다 못 알아들었어. 그 날의 답답함이 아직도 또렷한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내 인생에서 수학이 사라진 날이더라”.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11년동안의 수학시간이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럼 우리 언니 같은 수포자는 원래 수학이 팔자에 없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못 따라오는 아이들에게 두번 세번 설명해주기 어려우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패러다임 자체가 이제 급변하고 있습니다. 첫째, 모든 교육내용이 온라인에 떠 있다면, 2학년 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4학년 학생이 스스럼이나 창피함 없이 아무 때나 찾아볼 수 있고, 둘째, AI가 연습문제를 학생 수준에 맞게 낸다면 모든 아이들이 자기 속도에 맞춰 개념을 익힐 수 있습니다.
잘하는 아이들은 인수분해를 30분만에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10시간동안 씨름해서라도 이해하고 넘어가는 식이지요. 각기 다른 수준의 아이들을 모아놓은 교실 교육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가르치던 학교에서도 기초통계학의 낙오율이 항상 높았는데, 이 맞춤형 온라인 교육프로그램과 교수의 강의를 병행해보니 낙오율이 0이 됐습니다.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교육성과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할까요? 불과 최근 10여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세계의 교육이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 MB 정부 때 수월성 교육이란 말이 많은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수월성 교육을 하려면 아이들을 수준에 맞게 분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됐고 이렇게 비슷한 아이들끼리 구분해 모으는 것이 비교육적이라 생각됐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수월성이나 형평성이냐, 학력이냐 전인교육이냐의 논쟁 자체가 불필요해진 것입니다. 초기 개념을 교사가 가르치고, 이후 익히고 다지는 부분을 온라인 맞춤형으로 각자의 속도에 맞게 교육한 후, 교육성과의 점검과 심화 토론을 다시 교사가 담당하는 방식이라면, 서로 다른 학습능력과 가정배경의 아이들이 한 곳에 모여 부대끼며 성장하는 것이 그다지 비효율적일 이유가 없습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때문에 다양한 교육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아이들은 아무도 포기되지 않고 현재의 자기 수준에서 모두 향상되는 것이구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는 평판이 무색하게도 교육 혁신에서는 지진아입니다. 아직도 우리 언니가 수학을 포기하던 시대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 활용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한데다 교사들의 저항이 커서 새로운 시도가 교실로 뚫고 들어오기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OECD 국가 중 우리 디지털 교육 활용도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축을 흔드는 변화가 전세계 교육에서 진행 중인데, 우리만 무풍지대인 채 수많은 수포자 과포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늦게 꽃피는 천재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 수많은 아인쉬타인을 미리 잃어버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코로나19로 그런 상황에 상당한 균열이 강제적으로 발생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시행된 온라인교육 평가를 보면, 전반적인 만족도와 교육성과가 모든 수준의 아이들에게 높았다고 관찰되기도 하지만, 중간층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내려앉은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사실 온라인 교육을 활용할수록 아이들을 점검하고 가이드하는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놀랍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육의 숙제가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전체 아이들의 학력을 신장하고 낙오자가 없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방향성이 필요하고, 그를 뒷받침하는 교사들의 동기부여와 교수법, 교육 콘텐트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젊은 교사들은 달라진 교사역할을 더 좋아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것을 익히고 자신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는 저항 역시 거셀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가 다음 세대 개인의 운명과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정작 지금의 결정적인 장애는 바로 정부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디지털 뉴딜은 초중교에 와이파이를 깔고 태블릿을 보급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안목과 식견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최소한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는 성의라도 있었다면 이런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발 이제 우물안에서 세계로!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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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글인데 인사이트 있는 내용이네요.
저번 임대차3법 입법의 문제점 지적도 날카롭더니..
이런 의원들이 힘을 받을 수 있어야 될텐데요.
IP : 49.174.xxx.168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또
    '20.8.8 1:58 PM (182.230.xxx.18)

    말로는 누구나 바른말 옳은말 할 수 있어요 문재인 박원순 조국
    이제 정치인들 말로 글로 평가안할겁니다 저 여자도 좀 두고 봐야해요 서울시장 밀어준다고 바람들었나

  • 2. 디-
    '20.8.8 2:00 PM (192.182.xxx.216)

    이 분 글 잘 쓰시네요. 근데 윗분 말씀대로 글보다는 행동입니다.

  • 3. maddona
    '20.8.8 2:01 PM (110.70.xxx.200)

    그분보고 교육부장관해보라고 하세요. 욕 바가지로 먹을것임. 우리나라 교육은 신분상승시키고자하는 학부모의 교육열, 게임강국이어 학생들의 눈을 다른데로 돌릴수있는 수많은 재미거리들, 없어지면 경제를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할수 있는 학원들, 온라인 교육업체들 등이 서로 공생관계임. 울나라 교육은 하느님도 손대기 힘들어요

  • 4. 이걸
    '20.8.8 2:02 PM (182.215.xxx.201)

    날카로운 지적이라고 가져오신 거예요?
    집에 앉아있는 저도 아는 이야긴데.

    수능 없애자 소리는 못해도
    절대평가해야 한다고는 말해야죠.

    그럼 지금 당장 하드웨어 배포하는 거 말고 뭘 더 가시적으로 할 수 있죠?

  • 5. 로즈마리
    '20.8.8 2:02 PM (39.120.xxx.191)

    미통당 정말 싫지만 이 말에는 공감해요.
    편가르기 말고 맞는 말에는 상대진영이라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 6. ...
    '20.8.8 2:09 PM (223.33.xxx.29)

    그 쉽다는 바른말을 김현미는 왜 못뱉을까요??
    말이라도 바로 해야지....

  • 7. 그래서
    '20.8.8 2:11 PM (118.44.xxx.84)

    “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전체 아이들의 학력을 신장하고 낙오자가 없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방향성이 필요하고, 그를 뒷받침하는 교사들의 동기부여와 교수법, 교육 콘텐트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가요?
    지금 교사들의 동기부여 교수법 콘텐츠 지원이 없어서 문제라는 건가요?

  • 8. ...
    '20.8.8 2:12 PM (211.226.xxx.247)

    온라인 교육 넘싫어요. 수준별 학습이 아니라 유툽 겜 중독 양산이예요

  • 9. 착각
    '20.8.8 2:22 PM (115.143.xxx.140) - 삭제된댓글

    아주아주 바닥의 기초학력은 신기술이 안통해요.

  • 10. 그러니까요
    '20.8.8 2:25 PM (114.203.xxx.133)

    “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전체 아이들의 학력을 신장하고 낙오자가 없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방향성이 필요하고, 그를 뒷받침하는 교사들의 동기부여와 교수법, 교육 콘텐트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가요?22222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답게
    법안이라도 발의를 하면서 주장을 좀 하시기를.
    저런 이상주의적 발언이야 나도 할 수 있음

  • 11. 착각
    '20.8.8 2:26 PM (115.143.xxx.140)

    실력이 없는 4학년은 제발로 2학년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요. 실력없는 4학년을 돕는 유일한 길은..

    엄마나 선생님이 설리반 선생님에 빙의해서 손과 발을 써가며 가르치고 반복 반복 또 반복하는거에요.

    공부 못하는 이유는 컨베이어 벨트같이 착착 전진하는 수업 속도를 못따라가서에요. 이유는 정보청리 속도가 늦기 때문이죠. 속도가 느리면 시간투자를 더 해야하는데..

    느리면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누군가가 끊임없이 도와주지 않으면...

  • 12. 말과글만번지르르
    '20.8.8 2:34 PM (221.150.xxx.179)

    신뢰가 왜 안가는지.....

  • 13. 티니
    '20.8.8 2:36 PM (116.39.xxx.156)

    공부가 어려운 4학년짜리 중에
    2학년 것을 스스로 찾아보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그 부분부터 어이가 없기 시작해서
    참...
    이걸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네요....

  • 14. 그리고
    '20.8.8 2:42 PM (115.143.xxx.140)

    수포자 과포자를 양산하는게 아니죠. 우리나라 사람들 덧셈 뺄셈 못하지 않잖아요. 기본 상식은 어디가도 빠지지 않을걸요.

    수포자 과포자는 대학진학을 전제로 깔고 있으니 나오는 소리라고 봅니다. 어차피 1등부터 꼴찌까지는 정해져 있는 것이고 수포자 과포자의 수는 일정비율로 나올수밖에 없죠 변별해야하니까.

  • 15. **
    '20.8.8 2:44 PM (39.7.xxx.102)

    다섯살 터울 언니면 현재 50대.
    70년대 박통 때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
    70년대 국민학교 2학년 수포자 예로 21세기 교육을 논해요?
    사적인 예 드는 것도 한번이면 족해요.
    언니 수학 다 틀려 공부 못했다는 걸 전국 방방곡곡에 선전하는.것도 아니고.
    5년 뒤 그리 교육현장이 달라지지도 않았을 텐데 본인은 머리 좋아 교수 됐나?

  • 16. 그러고보니
    '20.8.8 2:46 PM (114.203.xxx.133)

    진짜 이 사람 언니 창피하겠어요. 전국민이 다 아는 국민수포자 됐네요

  • 17. 언니
    '20.8.8 2:49 PM (116.125.xxx.199)

    국민에게 지언니 수포자라고 널리 알리네

  • 18. ....
    '20.8.8 2:54 PM (112.144.xxx.107) - 삭제된댓글

    진짜 이 사람 언니 창피하겠어요. 전국민이 다 아는 국민수포자 됐네요 222222
    내가 이 글 속의 언니면 다신 동생이랑 말 안 할듯.

  • 19. ㅡㅡㅡㅡ
    '20.8.8 2:55 PM (122.45.xxx.20)

    어떻게 가족을 저렇게 욕되게 하죠? 제정신아닌 듯.

  • 20. 아아아아
    '20.8.8 3:29 PM (14.50.xxx.31)

    위에 나온 대안학교가 미국에 있어요.
    무려 마크 저커버그가 투자하고. 구글도 투자하고
    몇 년 지나 망했어요.
    왜 망했는지 답이 뻔히 나오지 않나요?
    100프로 대면식 수업도 정답이 아니지만
    저런 온라인 수업을 국가에서 집중적하는 실험하는 건
    아이들을 실험쥐로 여기는 것밖에 안되요.

  • 21. 이분
    '20.8.8 3:32 PM (67.180.xxx.159)

    당적이 민주당이었어봐.
    찬양댓글 일색일걸?

  • 22. ..
    '20.8.8 3:41 PM (223.62.xxx.185)

    이런 전문가를 고용해야죠.
    적성고사도 모르는 교육부장관이라니.

  • 23. 말이야
    '20.8.8 3:56 PM (211.193.xxx.134)

    명박이 대선전에
    집도 준다고 했죠

    지금 남편들 결혼전에 한 약속
    잘 지키고 있나요?

  • 24. ㅇㅇㅇ
    '20.8.8 3:58 PM (222.97.xxx.75) - 삭제된댓글

    위에 그리고님 말에 동의함

  • 25. 윤희숙을
    '20.8.8 4:10 PM (47.136.xxx.92)

    서울시장으로!!

  • 26. 논리가 점프
    '20.8.9 7:17 AM (121.166.xxx.137)

    횡설수설 하는 글을 보고 희망을 가진다니 한심하네요. 이 사람은 자녀가 없나요? 유튜브만 봐도 초등 과정 다 떠요. 그리고 온라인으로 스스로 부족한 부분 공부할 초등이면 처음부터 낙오되지도 않았을거구요. 컴공과 정원 늘려야 한다는 소리 할때 부터 변화하는 현실 파악이 안되는 사람같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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