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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무살 딸아이가 있어요. 속풀이입니다.

.. 조회수 : 8,325
작성일 : 2020-08-07 23:04:21
발디딜틈 없이 지저분한 딸아이 방을 보고 심난한 마음에
쏟아지는 비소리에 울적한 마음에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속풀이 82쿡에서 합니다. 지울지도 모르겠어요.
스무살이 된 딸아이 얘기입니다.
어릴때부터 성격이 많이 강했어요. 
고집세고 예민하고 다혈질이고 공격적이고 생각이 엉뚱하고.
친구관계가 힘들었고, 엄마인 저를 들들 볶으며 살았어요.
사고를 치거나 하는 아이는 아니었고, 새벽까지 잠안자고, 못일어나고, 느리고, 혼자 멍때리고
엄마 말은 전혀 듣지 않고,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대화가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초등 고학년때 이지역 유명하다는 심리상담선생님께 상담했었는데
혼자라도 괜찮다. 같이다니면서 힘들어하는 아이가 얼마나 많은줄아냐. 
아이생각이 반듯하니 걱정마라. 그냥 두면 잘 클거다. 그것보다 엄마 눈치를 보는게 문제다라고 했어요. 
정말 엄마를 우습게 생각하는 아이인데 엄마 눈치를 본다니
억울하기도 하고, 혹시나 아이마음을 몰라주었나 미안하기도 하고 복받쳐서 그 자리에서 펑펑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슷한 시기에 독서선생님이 아이가 특별하다고 검사를 받아보라고 해서
웩슬러 검사를 받았는데, 지능지수가 상위0.1%라고 하더군요.
그 후, 영재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 나오는 아이가 딱 제 딸아이더군요.
엄청난 잠재력이 있지만, 남다른 생각으로 고통받는 아이.
끊임없이 엄마의 한계를 시험하는 아이, 그러면서 의존적인 아이. 
중학교때 아이는 사춘기의 절정을 달렸어요. 떠올리기도 싫을만큼 힘들었고 하루하루 전쟁같았죠.
고등학교 올라가는 겨울방학부터 좀 달라지는구나 싶더군요.
대화가 되더라구요. 어떻게 할지 엄마한테 물어도보고, 약속도 지키고, 공부를 열심히 하더니 최상위권 성적이 나왔어요.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나오길래 아이가 이제 안정이 되는구나 마음을 놓았더니..
2학년 2학기 중간고사때 손을 놓아버리더군요.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생활하길래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가 모르다가 성적표를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어요. 
기복이라는 수준이 아니라 극단적인 등수를 받아왔어요.
제가 실성한 듯이 난리를 치고 어르고 달래기도 해서 다시 성적을 올려놓긴 했는데.. 이미 평점은 뚝 떨어졌죠.
그동안 모의고사 성적이 좋아서 대입때 수능최저있는 전형위주로 넣었는데,
또 마찬가지로 국어수학1등급을 받고 점심식사후 시험을 다 망쳐왔어요. 
그렇게 하향지원했던 대학에 들어갔어요.
코로나로 집에 계속 있고, 또 방학인데 아이는 알바도 아무것도 안해요. 하루종일 핸드폰만 합니다. 
책을 많이 읽던 아이인데, 종이는 손에 들지 않네요.
그동안 공부하느라 애썼으니 쉬나보다. 장학금 받고 다니니 다행이다. 
이제 성인이니 지 인생이니 알아서 하겠지 마음을 비워야지 생각하다가도 아이방을 보면 다시 심란해집니다.
항상 문을 잠그고 있어서, 어쩌다 살짝 열렸을때 보거나, 아이가 외출했을 때 보면
화장품, 생수병, 휴지, 물건사고 뜯은 비닐, 발디딜틈없이 쓰레기와 벗어던진 옷으로 뒤섞여있어요.
몸은 씻고 화장도 하고 잘 다니고 깔깔 웃으며 대화도 잘해요. 그러다 방좀 치워라 하면 벌떡 일어나서 방에 가버려요.
대학졸업하면 나가던지 할테고, 그때까지만 참아야 할까요.
제가 참는건 할수있는데, 걱정스러운건 저정도로 더러운건 우울증이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아이 키우는 동안 너무 힘들었던 기억때문에 지레 걱정하는건지, 괜한 기우인지,
다른 현명한 엄마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IP : 39.119.xxx.139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러키
    '20.8.7 11:07 PM (112.161.xxx.134)

    가만 두세요.
    잘한다 내 딸! 칭찬만 하세요.
    세월 지나면 다 알아서 합니다.

  • 2. 내보내세요
    '20.8.7 11:10 PM (87.164.xxx.202)

    대학생인데 기숙사나 자취하러 내보내세요.
    혼자 살면 어른 되어요.

  • 3. 저희
    '20.8.7 11:21 PM (39.7.xxx.6)

    딸은 평범한 아이인데도 방은 비슷한듯요ㅠ 걍 제가 간간 치워요..싸우기 싫어서ㅠ

  • 4. 대부분
    '20.8.7 11:22 PM (180.226.xxx.59)

    아무 문제가 없어요
    엄마의 속상함이 오히려 문제 아닌 문제더라구요
    지나가는 과정..

  • 5. 20살딸있어요
    '20.8.7 11:25 PM (175.213.xxx.82)

    우리 집 20살딸도 머리가 조금 좋은 편이지만 최상위는 아니고 성격이 극단적으로 왔다갔다 조울증이 의심스러운거와 방안 분위기는 흡사합니다. 알바는 열심히 합니다. 방 자저분한건 그냥 포기했어요. 고3까지는 치워줬는데 이젠 알아서 하라고 안치워줍니다. 가끔 택배상자와 포장지가 잔뜩 방에서나오는 날은 그래도 치우는 날입니다. 제가 어릴때 일절 방 안치우고 살았기에... 전 그냥 그러려니해요. 나중에 때되면 다하더라구요.

  • 6.
    '20.8.7 11:25 PM (116.36.xxx.130)

    아이 기질이 강하고 엄마 기질은 약하네요.
    아이하고 거리두고 애한테 너무 나긋나긋하게 굴지 마세요.
    저도 약간 그런 편인데 나가서 일하다보니 제가 쎄지더라고요.
    평소 대화에서 혼낸적은 있어도
    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한적은 없어요.
    다만 용돈은 제가 줘요.
    그러더니 차츰 청소하네요.
    여전히 깨끗하게는 안되는데 약간 어지러운 정도는 되요.

  • 7. 칭찬
    '20.8.7 11:26 PM (211.250.xxx.199)

    지금 와 칭찬 한들
    어미의 속을 꿰 뚫는다고 생각할 나이지만.
    원글님이 아이를 어떻게 대했는지
    아이가 생각하는 엄마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더 이상 관계 악화는 하지 마셔요.
    그래도 보통 딸들은
    엄마의 그러함을 이해 해 주던데요.
    지금 많이 칭찬하고
    여행 함께 하고 하셔요

  • 8. 동네아낙
    '20.8.7 11:27 PM (180.224.xxx.240)

    중등 딸아이 난리쳐서 치우라고 해야 겨우 발디딜 틈이 생깁니다. 근데 제가 클 때 방 잠그고 다녔어요. 치우라는 엄마 잔소리 듣기 싫어서 ㅎㅎ.. 지금도 집안 치우는 거 잘 못해요. 겨우 사람 사는 수준 유지해요.

  • 9. ---
    '20.8.7 11:49 PM (121.133.xxx.99)

    음..그냥 딸아이는 평범 범주에 속하는 것 같아요.
    머리 비상한데 업다운이 있어 성적도 성격도 왔다갔다 하지만,,
    결국 대학갔구요..
    원글님이랑 기질이 너무 달라서 키울때 고생했던 힘듬과 막막함과 억울함과 우울감....이 아직 남아 있어
    지금도 딸아이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질 못하는거지요.
    딸아이가 잔소리한다고 들을 것 같지도 않구요.
    방을 치워주지 마시고 그대로 둬 보세요..어떻게 하는지..
    제가 대학때 하숙이란걸 했는데,,옆방 선배언니가 모델처럼 이쁘고 날씬하고 멋지게 꾸미고 다녔는데
    방은 발디딜 틈이 없었어요..건물 전체가 하숙집이었는데 유명했어요..방이 지저분한걸로.
    하지만 연애도 잘하고 결혼도 잘했어요.ㅎㅎㅎㅎ

  • 10.
    '20.8.8 12:06 AM (121.167.xxx.120)

    아주 방치는 하지말고 일주일에 한번 정리해 주세요
    아들이 그래서 걱정이 많았어요
    가끔 치워주고 했는데 군대 다녀오고 좀 나아지고
    결혼하니 청소 열심히 잘하고 사네요

  • 11. 20딸
    '20.8.8 12:36 AM (1.237.xxx.47)

    내버려두니
    오늘 왠일로 대청소하네요 ㅋ

  • 12. 20살맘
    '20.8.8 1:08 AM (211.112.xxx.251)

    저희딸도 그래요. 방에 발 디딜틈도 없게 해놔요.
    지 공간이니 그래 니 드런 취향? 인정한다. 냅둬요.
    가끔 손님오시는데 그땐 창피한지 싹 치웁니다.
    밤낮 바뀌어 낮에 자고 밤엔 새도록 폰질, 카톡질..
    며칠전 부턴 알바도 시작했고
    좋은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첫 학기 학점도 잘 받았더라구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사이 나빠지지않는게 중요합니다. 그냥 문 닫아놓고 신경쓰지마세요.

  • 13. 33
    '20.8.8 1:48 AM (125.142.xxx.95)

    혹시 남자사람 친구 있으면 집에 초대해보세요~
    아주 방에서 광이 날꺼에여. ㅎㅎ

    원글님 우울해 하시길래 제가 쉰소리 좀 했습니다. 너무 속 끓이지마시고 따님을 마음에서 놔주세요

  • 14. 여기도
    '20.8.8 1:49 AM (221.140.xxx.230)

    열일곱 우리 딸과 비슷해요
    머리 좋은데
    너무너무 예민 까칠 불안 강박 공감불능 자기중심인데
    저에게 엄청 의존적. 감정적으로요
    어릴때 극심한 분리불언과 선택적 함구증
    저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질않아서
    제가 많이 함들었어요
    방에 머리카락 3천개쯤
    화장지운 솜 과자껍질 택배쓰레기부터
    모든학원 프린트물 다 바닥에
    모든옷

  • 15. 여기도
    '20.8.8 1:50 AM (221.140.xxx.230)

    옷 수건도 모두 바닥에

    밤마다 벽석에서 좋졸 물소리가 난다 하고
    모든 음식 맛 냄새가 소믈리에급
    모든 감각 예민해서 속옷 양말도 가려입어요

  • 16. ...
    '20.8.8 7:43 AM (221.151.xxx.219)

    저희 언니가 엄청 방이 지저분했어요. 방에서 죽은 벌레며. 먼지 장난 아니고. 엄마랑 지겹게 싸웠어요. 엄마가. 열받아서 언니 학교 갔을때 다 뒤집어 놓고. 그럼 언니는 보고 싸우고. 성인이 되고. 타지역에서 자취하는데 세상 깨끗하게 정리하고 삽니다. 걱정마세요. 그것도 다 한때니...

  • 17. 우리딸
    '20.8.8 9:42 AM (39.122.xxx.59)

    우리딸이 왜 그집에 가있니;;;
    아주 환장합니다
    로봇청소기 들어갈때 방바닥에 있는 물건들 일단 치우기
    요거만 강요해서 타협했어요
    나머지는 쓰레기장인 채로 살기로;;
    페스트 돌거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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