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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에서 누에를 키웠었는데요.

어렸을때 조회수 : 2,925
작성일 : 2020-07-29 14:33:03

산골에서 나고 자랐고  산 속에 있는 오지마을 같은 곳이었어요

제가 4살때까지 살던 집이  초가집 이었는데

(참고로 제가 3-4살때 기억이 참 많이 나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었는데  뭐가 그리 행복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추억들이 많아요)


어른들이 지내시던 방 말고

애들이 자던 작은 방엔  흙벽 중간에 선반같은 지지대를 놓고

 넓은 대나무 채반 같은 걸 올려서

그 위에 누에를 키웠어요


뽕잎 따다가 채반위에  흝뿌려 놓으면

먹성 좋은 누에들이 밤새 갉아 먹어요

한밤중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누에들이 뽕잎 갉아 먹는 소리가 들려요

삭삭삭..뽀득뽀득   아...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여튼 이런 비슷한 소리에요


몸 위쪽으로 누에 채반이 올려진 상태로 잠을 자다보면

매캐한 누에 냄새가 코로 들어오고

뽕잎 갉아먹다 채반 끄트머리로 와서 얼굴에

떨어진 누에 때문에 자다 기겁하고...

어떤 날은 자다 일어나 학교가는 오빠 마을 앞 길까지

따라가다 보면 옷에 대롱대롱 누에가 붙어 있기도 했어요


꼬물꼬물 꿈틀꿈틀  그 희고 물컹거리는 몸뚱이에

짧은 숏다리. 옆구리에 점박 무늬를 하고 눈은 달맞이꽃 씨보다

작은 요상하게 생긴 누에.


많은 누에를 길렀던 건 아니지만 집에 부업거리가 되었으니

길렀을텐데  저는 그게 영 징그럽고 못마땅했어요


뽕잎 무식하게 먹어대던 누에가 고치로 변하고

가마솥에 물 끓여 하얀 고치를 뜨거운 물에 띄워

실을 뽑아내고 나면

갈색 번데기가 나오는데

어렸을때 이눔의 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징그럽구나.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누에도 온 몸을 다 희생한 곤충인데 말이에요


어렸을때 누에가 징그럽다고 느껴서 그런지

곤충 중에 그런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엄청 싫어해요

특히 깨벌레...


또 번데기도 못 먹어요

이상한 약품 냄새 같은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파요


근데 제가 왜 누에 얘기를 쓴건지 모르겠네요.ㅎㅎ

그냥 비오고 그래서 수다 떨 듯 얘기가 나왔어요



IP : 121.137.xxx.231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29 2:36 PM (125.128.xxx.124)

    70대 중반인 어머니도 어릴 때 집에서 누에를 키웠는데 번데기 징그럽다고 하세요. 많이 보고 자라면 안징그러울 것 같아서 그 얘기 듣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같은 경험인가 봅니다.

  • 2.
    '20.7.29 2:41 PM (112.151.xxx.122)

    재밌네요
    묘사가 생생해서
    내옷에 벌레가 꿈틀거리고 달려있는거마냥
    오싹해요

  • 3. 재밌다
    '20.7.29 2:42 PM (114.203.xxx.20)

    누에가 뽕잎 먹는 소리
    들어보고싶어요 책으로만 읽어서 ㅎㅎ
    하루에 두 번씩 뽕잎 따다 먹인다던데
    식성이 엄청 좋다고
    포식하다가 결국 끓는 물에 삼기네요 ㅜ

  • 4. ..
    '20.7.29 2:43 PM (49.172.xxx.92)

    엣날 부안?인지 여행갔다가 누에박물관에 가게되었어요
    잘 지어놓았더라구요
    재밌게 놀고 집에 오려는데 저희 아이가 누에도 집에 데려가야한다고 해서 저희는 사다가 길렀어요
    박물관에서 팔더라구여
    그런데 누에가 정말 환경이 좋지 않으면 못산다 하더니 얼마못가 죽어서 아이가 대성통곡한 추억이 있네요~~
    누에에 대한 다른 추억이네요

  • 5. 쓸개코
    '20.7.29 2:47 PM (121.163.xxx.112)

    막 상상이 됩니다.ㅎ
    저 사는 아파트나 동네 산책길에 뽕나무가 많아요.
    취미인지 누에 키우는 분이 따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 6. ..
    '20.7.29 2:48 PM (118.221.xxx.136)

    저 어릴적에도 누에를 키웠어요...묘사한글 읽으니 옛날생각이나네요.
    벌레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누에키우는 계절이 다가오면 우울했어요~~

  • 7. dd
    '20.7.29 2:48 PM (110.70.xxx.176)

    누에 하니까 생각나요.
    애들 어릴때 유치원에서 누에 두마리를 플라스틱 투명통에 넣어서 줬어요. 누에 먹이도 같이. 꼭 양갱인지 그런 느낌 나는 먹이.
    녹색먹이를 주면 녹색똥을, 자주색 먹이를 주면 자주색 똥을.
    똥 모양도 단면(?)이 꽃모양이었던거같구요.
    아무튼 이녀석들을 잘 키워서 자라고 ,
    이것들이 갑자기 자리잡고 온몸을 흔들어 실을 뽑아 고치를 짓고 한참 있더니.. 고치를 뚫고 나방이 되어 나왔어요 ㅠㅠ
    신기하기도 했지만 징그러워서.. ㅠㅠ
    그런데 이것들.. ㅠㅠ 암수 한쌍이었나봐요.
    나오자마자 짝짓기를! ㅠㅠ
    알도낳고.. 결국 전 버리고 말았어요 ㅠㅠ
    이상.. 누에나방 잔혹사였습니다 ㅠㅠ

  • 8. 추억
    '20.7.29 2:49 PM (58.122.xxx.67)

    서너살의 기억임에도 어쩜 그리 묘사를 잘하셨는 지 도시에서 자라 누에의 세계를 전혀 모름에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비오는 날 아님 언제 추억하고 한가로이 묘사할런 지요.
    덕분에 좋은 추억 엿 봤습니다.

    도시 애들은 번데기 참 좋아하던 간식이었는데 정작 기른 이들은 그리 싫어했다니, 농촌에서 그 만한 단백질 보충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 9. 원글
    '20.7.29 2:50 PM (121.137.xxx.231)

    저 마흔 중반 좀 안됐어요. ㅎㅎ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 산골 오지에선 누에 키웠던 거
    마을 아저씨가 고사리 끊으러 깊은 산에 갔다가 여우한테 홀려서
    (진짜 여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밤새 이 산 저 산을 헤매고 땅파고 다니다가
    동네 사람들이 횟불같은 거 들고 새벽내내 찾아 다녀서 발견해서
    데리고 온 것도 기억나요.
    진짜 여우한테 홀렸을까...아직도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깊은 산이기도 해서 낮에도 산 속 사잇길 혼자 걷기는 좀 무서울 듯한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 10. 원글
    '20.7.29 2:53 PM (121.137.xxx.231)

    진짜 진짜 먹성 엄청나요!
    뽕잎 엄청 따다가 하루에 두번씩 채반위에 올려두면
    금새 잎새 줄기만 남고 연한 잎은 사라지고..ㅎㅎ

    제가 유난히 3-4살때 기억이 많이나서
    친정엄마께 말씀 드리면 깜짝 놀라곤 하시더라고요.

  • 11. 쓸개코
    '20.7.29 2:54 PM (121.163.xxx.112)

    원글님 바로 위 적어주신 내용은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 같아요 ㅎㅎ
    재밌습니다.

  • 12. ===
    '20.7.29 2:55 PM (59.21.xxx.225) - 삭제된댓글

    원글님네는 꼬치에서 실까지 뽑으셨다니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는 누에 꼬치상태로 농협에 넘겼던것 같아요.
    어릴때라 잘 기억나지 않는데 누에치기가 계절 농사였던것 같아요
    봄에 누에 키워서 일사분기 등록금 내고 여름에 누에 키워서 이사분기 등록금 내고
    가을에 누에 키워서 삼사분기 등록금을 냈던 기억이 있네요.
    제 친구들은 야간고등학교 간다고 도시로 많이 나갔었는데
    전 누에 때문에 야간고등학교 안가고 일반고등학교 다녔어요.
    원글님 덕분에 저도 누에 대한 여러가지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 13. 원글
    '20.7.29 3:05 PM (121.137.xxx.231)

    제 기억에 누에 농사는 한번 정도 했던 거 같아요
    그 산골 산속 마을에서 4살까지 살았는데
    거기살때 누에 한번 키운 기억이 있고
    그 이후에 이사해서 좀 아랫 마을로 내려왔는데
    이곳에서는 삼베농사를 부업으로 많이 했어요.
    삼베 농사 ...부업이라고 하기엔 일년 농사고 참 품이 많이 가는 농사였는데
    그래도 소득이 괜찮아서 농사일 하면서도 꼭 하던 삼베 농사였네요

    중학교때까지 삼베농사 했었는데
    여름밤이면 마을 회관 앞에 다들 모여 앉아
    삼껍질 벗기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지금은 어디 찾아보기도 힘들덴데... 삼껍질 엄청 잘 벗기는데.ㅎㅎ

  • 14. ..
    '20.7.29 3:05 PM (106.246.xxx.58)

    저도 4-5살때 할머니 댁에서 누에랑 같이 살았어요.
    콩알만한 제 기억엔 작은 방 하나에 엄청 크게 앵글 식으로 4단 정도 되었던것 같아요.
    길거리 가로수가 뽕나무여서 시도때도없이 따다 드렸더랬죠.
    어찌나 잘들 먹어대는지..
    누에 키우던 방이 따뜻해서 제가 좀 그 방을 좋아했던것 같아요.
    자다보면 얼굴에 기어다니고 있고. 머리밑에 터져 죽은 녀석들도 있었고..
    어릴땐 마냥 귀엽고 신기하고 반짝반짝 실이 너무 이뻤고. 할머니 베틀 소리도 좋았고
    번데기도 진짜 맛있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고나니 번데기는 못먹겠고 누에는 저것이 어찌 귀여웠을꼬 싶을만큼 징그럽고.
    님 덕분에 어릴때 추억 한번 떠올려봤습니다.

  • 15. 황강
    '20.7.29 3:06 PM (14.40.xxx.201)

    저도 어릴 때 원글님과 똑같은 상황이었어요.
    누에가 커갈수록 뽕잎을 무섭게 먹어 치워 학교 갔다오면 항상 뽕잎 따러
    가곤 했어요. 나중에는 아버지께서 뽕나무를 잘라 오시면 온 식구들이 마루에 앉아
    뽕잎을 훑기도 했어요. 근데 그 많은 양도 하루 먹이고 나면 동나고...
    누에 생장 온도에 맞추느라 초여름에도 방 온도가 뜨끈해서 땀 흘리면서 자던 기억도 있네요.
    저도 번데기는 아예 먹지도 못해요.
    그래도 없는 시골 살림에 누에 기르면 몫돈이 되어서
    저희 2남3녀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는 밑천이 되어주어 고맙기도 합니다.

    요즘은 어느 지역에서 누에를 치는지....?(누에를 친다고 표현했었어요)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치지는 않겠죠?

  • 16. 중국거주자
    '20.7.29 3:08 PM (202.32.xxx.77)

    중국에선 누에를 한국에서 개미 키우듯이 많이 길러요.
    특히 유치원 애들이요.^^ 봄되면 다들 키우는 유행이라고 할까? 그리고 누에 나눔도 하구요. ㅋㅋㅋ
    큰 누에 말고 아주 작은 애들이고 작은 나방이 되어요.

    저는 다리 없는 생물체를 정말 정말 싫어하는데 누에는 앞에 눈같은게 있어서 그나마 좀 덜 징그럽더라구요.
    아파트나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뽕잎 따기도 하고 ㅋㅋㅋ 아파트 화단에 약쳐서 그거 먹고 친구집 누에 다 죽는것도 보고...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뽕잎 구해서 먹이고 얘들이 나방이 되면 날라갈수 있게 오픈시켜주는데도 안날라가더라구요. 누에고치는 딱 손가락에 키우기 좋아서 세안할때 마사지 했었네요.

    알도 정말 많이 낳던데 한번은 그냥 정관장 통같은데 알 낳게 하고 계속 보관했더니 다음해에 아무것도 안했는데 봄에 누에가 다시 태어나더라구요. 정말 신기했어요.

  • 17. ^^
    '20.7.29 3:08 PM (1.176.xxx.22)

    글에서 서정성이 느껴져서 해피엔딩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저는 번데기 너무 좋아해서 누에 키워도 잘 키울거 같아요. 입맛 다시면허 ㅎㅎㅎㅎ

  • 18. 원글
    '20.7.29 3:12 PM (121.137.xxx.231)

    맞아요. 누에 친다고 했었죠.ㅎㅎ
    저는 뜨끈한 방도 방이지만 그 누에 특유의 냄새가 기억이 더 나요
    매캐한 누에 냄새...

    옛날에는 ...특히 시골에 재산없는 대부분의 분들은 부업거리를 해야 소득이 되니
    참 이거저거 많이 하셨던 거 같아요
    몸은 힘들어도 소득이 좀 나오니까..

    요즘 누에치는 곳이 있을까요. 그것도 소득때문에 하는 곳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삼베 농사도 옛날엔 큰 소득원 이었는데 그때 젊었던 부모님들 지금은 다 칠십 팔십 되셨고
    시골은 나이드신 분들만 많고...

    전통체험 하는 곳에나 가야 볼까말까 하더라고요.

  • 19. ...
    '20.7.29 3:15 PM (223.39.xxx.41)

    누에가 환경에 민감한 생물인지라
    농약친 뽕잎도 안되고 파리 모기약도 쑥도 태움 안되고
    심지어 키우는 사람은 화장품도 바르면 안된다고 했어요
    어린 시절 뽕잎 구하려고 아빠랑 경운기타고 이동네 저동네
    다니던 기억이 큰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
    원글님 글이 참 반갑고 아련하네요. 감사해요

  • 20. ===
    '20.7.29 3:26 PM (59.21.xxx.225) - 삭제된댓글

    어른 키 보다 큰 삼베를 어떻게 뜨거운 물에 쪘는지 기억엔 없지만
    뜨거운 물에 쪄진 삼베 껍질을 버낀 기억은 있네요
    그때는 삼베와 같이 담배를 재배하는 농가도 많았었네요

  • 21. 어릴적
    '20.7.29 3:31 PM (121.183.xxx.164)

    초등때 도시로 이사했지만 어릴때 기억이 많이 나요.
    우리집도 그렇게 작은방에 가득 누에를 키웠고 뽕잎을 어머어마하게 많이 먹어치우던 기억 있어요.
    전 꺼매지도록 오디 따먹던 기억도 나고,
    답배농사도 해서 엄청 높은 지붕을 가진 창고도 생각나고 잎이 끈적끈적해서 기분 나빴던 생각도 나네요.
    그리고 깨벌래 벌레 중에 가장 통통하고 길다란 벌레라 지금도 생각날 만큼 무서웠어요.

  • 22. ..
    '20.7.29 3:38 PM (118.218.xxx.69)

    동화 한 편 읽은 것 같아요

  • 23. 원글
    '20.7.29 3:39 PM (121.137.xxx.231)

    중국은 취미 생활로 많이 키우나봐요?? 신기하네요,ㅎㅎ

    저희는 산 속에 있던 산골마을 이어서 산을 개간한 밭이 많았는데 (저희껀 아님)
    넓게 뽕나무 심어 놔서 늘 거기로 뽕잎 따러 가고 그랬어요
    ...님은 경운기 타고 뽕잎 따러 다니셨다니 애쓰셨겠네요.ㅎㅎ
    근데 경운기가 있다는건 아주 부러운 ..
    저흰 소도 없어서 부모님이 소 하나 사는게 꿈일 정도였어요 ^^

    ===님!! 삼이 어른보다 크죠.
    그거 일일이 낫들고 베고 일정 높이만큼 쌓아서 머리 몸통 뿌리쪽 세번 묶어서 단을 만들고
    남자 어른들이 경운기나 지게에 옮겨 와서
    큰 가마솥 구덩이를 파고 가마솥 올리고 가마솥 위에 삼베를 몇단 올려서
    비닐로 덮고 막아서 장작불 때서는 삼대를 삶아 내잖아요
    한여름에 삼대 찌고 있으려면 진짜 어른들 고생 많으셨죠 그 열기에..

    찌고 나면 꺼내서 식게 놔두고
    여름밤에 마을 회관에 나와서 다들 품앗이하듯 삼 껍질 벗겼는데..
    저는 모기 물려가며 삼 껍질 벗겨도 좋았던게 빵이랑 우유 간식으로 줘서..ㅋㅋ

    저희도 삼베랑 담배 농사도 지었는데요
    정말 담배 농사..ㅜ.ㅜ
    한여름에 담뱃잎 따는거 정말 힘들어서 지금 생각해도 고개가 절로 ..
    진짜 뙤약볕에 머리 위까지 큰 담뱃대 사이에서 담뱃잎 따면 땀이 비오듯 하고
    숨이 턱턱 막혀서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추억 얘기 하니 참 새삼스럽네요.ㅎㅎ

  • 24. **
    '20.7.29 3:41 PM (1.234.xxx.103)

    누에 삼베 이런 얘길 보니 어렴풋이 어릴적 생각이나요. 저희 집에선 하진 않았지만 동네 몇몇집에서 했던게 기억나네요.그 시절 어떤 집은 담배농사도 했던거 같고.....
    저희는 넓은 과수원이 있었는데 가끔 국광 홍옥 인도 스타킹(?) 뭐 이런 옛날 사과 이름이 기억나고, 과수원 주위의 탱자나무둘레길 그리고 자두나무..작약꽃들이 심겨진 과수원 귀퉁이도 그림처럼 떠올라 질때가 있어요. 그 시절 그립네요 ~

  • 25. ...
    '20.7.29 4:03 PM (221.165.xxx.96)

    어렸을때 시골 우리 밭을 가려면 담배농사짓는 밭을 지나가야 하는데
    그 길이 그렇게 더울수가 없어요.
    담배나무잎에서 더운 바람이 불듯이 더웠거든요.
    담배농사 사람 잡는 농사였어요.
    그리고 옆집에서 누에쳤는데 그 사각사각 잎 먹는소리 지금도 그느낌 알아요 ㅋ

  • 26. 와~~
    '20.7.29 4:23 PM (118.33.xxx.53)

    누에, 삼ㅋㅋ
    담배...추억의 작물들이에요

    저는 목화하고 땅콩도 추가요
    밀 보리이삭도 많이주웠죠

    글도 참 잘 쓰시고
    시골에서 자란사람은 정서가 남달라요~
    원글님같이 귀한 사람 자주 보고싶네요^^

  • 27. 좋다~
    '20.7.29 5:15 PM (115.94.xxx.252)

    저도 그 시절엔 별로였는데 글 읽으니 소중한 추억처럼 느껴지네요.
    봄, 가을에 뽕잎 날때 키웠죠. 여름에 키운 기억은 없는데..
    아주 깨알같이 작은 애벌레를 받아서 뽕잎을 썰어서 위에 뿌려주면 그거 먹고
    통통해지는 누에가 신기하기도 했어요.

    싸아~ 하는 뽕잎 갉아먹는 소리도 기억나요.
    네번의 허물을 벗는다고 하나 잠을 잔다고 하나 그런 과정을 거치면
    입에서 실을 뽑아서 고치를 만들면서 그 속에 들어가는 누에 너무 신기했어요.
    우리집도 누에가 중요한 소득원이었지요.

    지금도 생각나는 장면이 뽕 푸대 이고 논둑길 걸어오면서 해가지고
    어둠이 깔릴즈음 꼭 지나가야 하는 동네 어귀의 무서운 길이 공포였던..

  • 28. 비오는 날에
    '20.7.29 5:18 PM (121.162.xxx.29)

    어울리는 아련한 얘기 잘 읽었어요.
    누에는 기억나고
    저는 백석 시를 읽으면 그 정서가
    다 이해가 되요. 그리고 어린 시절
    계절별로 먹었던 음식도 그렇고..
    원글님 참 귀한 경험들을 가지고 계시네요~

  • 29. 로라 잉걸스
    '20.7.29 5:31 PM (220.123.xxx.20) - 삭제된댓글

    초원의 집 읽는 느낌이에요.
    원글님 이나 댓글들 추억이 따뜻하게 마음에 와 닿네요.
    전 그런 추억은 없지만 비슷한 시대를 살아서일까요.

  • 30. 원글
    '20.7.29 5:36 PM (121.137.xxx.231)

    가난한 집이었고 가진게 없었고 그래서 물질적인 풍요는 없었는데
    대신 저런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많이 남아 있어요
    지금도 저는 크게 가진 거 없지만
    이따금씩 어린 날을 추억하면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이렇게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즐거움이 또다른 행복이고요

    또...비슷한 추억이나 감성으로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댓글님들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좋은 저녁 되세요~~ ^^

  • 31. 땅콩마님
    '20.7.29 6:32 PM (118.37.xxx.213)

    원글님 저랑 비슷한 어린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서 반가워요 누에고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본 저도 번데기 못먹어요 ㅎㅎ

  • 32. 오오
    '20.7.29 8:10 PM (112.151.xxx.25)

    원글과 댓글 다 재미있어요^^

  • 33. 잘읽었어요
    '20.7.29 8:34 PM (218.147.xxx.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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