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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 지낼때가 많은데 장맛비 오는 날엔 너무 무서워요

ㅇㅇ 조회수 : 4,812
작성일 : 2020-07-23 20:50:57

(제 감정을 묘사한 부분이 오싹하고, 기분나쁠수 있는 글이니 패스해주세요)


저는 어릴때부터 부모가 같이 있어도 친척이나 사람들 사이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자기 표현이나 생각도 제대로 수용받지
못한채 불안속에 억압당하고 살았어요.
제대로 케어받지 못했다는 불안감도 있는데 어려서부터
엄마가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나를 싫어하는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돼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두렵다..하며 눈치만 살피고 주눅든 생각속에 잠겨서 살았어요.
사람들한테 많이 밟히거나 조롱당하는 등 화풀이 대상이 되었구요.


그래도 이제까지는 둔감하니, 그러려니~ 괜찮겠지 하고 정상이라 생각했던 내가....
생각보다 훨씬 더 약하고 겁이 많네요..너무도..


어릴때부터 해소되지 않은 억눌린 불안 탓일까. 그 기분나쁨은
어디가지를 않고 살면 살수록,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더 커져가요.
벗어나려 할수록 깊은 소용돌이 같은 내면의 불안에 빠져들어요.


집이 주택이라서 그런지, 지금도 창문을 닫아놔도 장맛비가 세차게 떨어지는 소리가
사면에서 쏴..하게 들려오네요.
양동이로 비가 사정없이 퍼붓는거 같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실감할만큼 쎄한 소리가 계속됩니다.
창문도 흔들리는 소리를 내고, 특히나 현관문, 그리고 쇠문 손잡이가
열리는듯 덜컥 거리는 소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않고 두렵습니다.


누가 침입하는 듯이 손잡이가 덜컥덜컥 대서 이게 가장 무섭네요..
바깥엔 바람 소리가 웅웅 들리고, 창문사이로 괴기스럽게 나무가 흔들리고..소리가 들리고
그 흔들대는 그림자도 보이고, 왠지 마음 속까지 차가워지는걸 느껴요.

소리에 너무 예민한 까닭에 불안과 공포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마치 에드거 포의 검은고양이와 같은...그런 소름끼치고 기분나쁜
공포소설을 줄창 읽고있는 기분이예요.


티비를 틀어봐도 집중이 안되고, 부정적인 쪽으로 감각도 곤두서고
혼자라는 불안이 점점 고조되네요.
이적의 노래 다행이다에서도..거친 바람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겨쳐져 있지 않다는게...이 구절이 가장 와닿아요.


비가 세차게 오는 날은 왜 이렇게 심한 겁쟁이 모드로 변하고, 무서울까요?
혹시 이게 저만 그런건 아니겠죠...?
IP : 110.70.xxx.231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23 8:53 PM (203.142.xxx.31)

    제목보고 들어왔다가 주택이라는 말 듣고 이해가 갑니다.
    아파트랑은 다르죠.
    저도 주택살때 비 많이 오면 무서웠어요.

  • 2. ....:
    '20.7.23 8:55 PM (210.99.xxx.94) - 삭제된댓글

    저도 그럽니다
    너무나 당연한 감정이라고 느껴져요
    이 비바람에 어딘둘 혼자 밤을 보내는 사람의 심정이
    얼마나 다를수 있을까요?

  • 3. ㅇㅇ
    '20.7.23 8:56 PM (110.70.xxx.231)

    네.. ..저만 주택이라 무서운게 아니었군요.
    오래된 주택이라 빗소리, 나무소리가 더 잘 들리고
    간 떨어질듯이 무서워요ㅜㅜ.

    장맛비가 오니 의식주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고요..
    저도 튼튼하고 안전한 내 아파트에 살고 싶네요..어후..

  • 4. ㅇㅇ
    '20.7.23 8:58 PM (121.162.xxx.130)

    중간 사이즈 정도 강어지를 들여보세요
    저도 불안증 심해서 혼자 잠도 못잤는데
    강아지 2마리 키우면서 너무 편안하게 생활하고 잠도 잘 자요 .

  • 5. ㅇㅇㅇ
    '20.7.23 8:59 PM (110.70.xxx.231)

    장기간 이런 기분을 겪었는지, 불안이 만성화돼있어요.
    글을 적고도 동요가 심해서..귀에 이어폰 꼈어요.

  • 6. ...
    '20.7.23 9:06 PM (39.124.xxx.77)

    주택이면 그럴거 같아요..
    아파트면 아무래도 테두리안에 보호받는 느낌인데..주택은 그런게 없어서요..
    음악을 틀어놓거나 그럴때마다 다른 방법을 마련해보세요.. 티비를 좀 크게 틀어놓으시던지..
    아무래도 적막보단 낫더라구요..

  • 7. ㅇㅇㅇ
    '20.7.23 9:07 PM (110.70.xxx.231)

    저도 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냉정하게 생각해봉션
    책임감이나 경제적인 여력이 안돼서요..
    개 키우고 불안증이 줄었다니, 부렵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은데...ㅠ

  • 8. ㅇㅇ
    '20.7.23 9:09 PM (49.142.xxx.116)

    캠핑할때 비가 많이 오면 불안한 느낌처럼 그럴수도 있을듯....

  • 9. 고양이는
    '20.7.23 9:12 PM (115.143.xxx.140)

    혼자 지내는 분들도 기를수 있다는데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아파트라도 혼자 비오는 날엔 무서울 것 같아요.

  • 10. ㅇㅇ
    '20.7.23 9:23 PM (110.70.xxx.231)

    네..분명히 주택인데 우중의 캠핑장 텐트속에 있는 불안정한기분이 들어요.
    저희 지역에는 지금 강풍이 불고 있다는데..그래서인지 더 집안 곳곳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요. 안절부절되네요.

    현기증도 나고 두려워서, 진정제를 먹긴 했는데....
    주위에 압도되어 쓰러질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어질어질.ㅈ

  • 11. ..
    '20.7.23 10:00 PM (125.177.xxx.19) - 삭제된댓글

    저 같으면 평수를 줄이던 동네를 다운그레이드 하든
    어떻게든 아파트로 가겠네요

  • 12. 우산
    '20.7.23 10:22 PM (223.62.xxx.194)

    약을 끊게 될 정도로 좋아진 케이스가 저예요.
    저는 강아지였는데
    책임감이나 같이보내줘야할 시간이 있어야하니까
    고양이를 키우시죠.
    추천합니다.

    그리고
    나는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한다..로
    자기 암시를 시작해보세요.
    어느 순간부터 정말 비오는 날이 좋아지기시작합니다.

  • 13. 우산
    '20.7.23 10:23 PM (223.62.xxx.194) - 삭제된댓글

    전 님보다 더 증상이 심했었어요....

  • 14. 우산
    '20.7.23 10:24 PM (223.62.xxx.108) - 삭제된댓글

    안되면 반려식물이라도 키우시길요.

  • 15. 저는
    '20.7.23 10:39 PM (14.4.xxx.101)

    혼자 살 때 태풍오거나 해서 문이나 창문이 덜컹거리면
    종이나 신문지 접어서 문틈에 껴놨어요
    그러면 많이 조용해져요~
    한 번 해보세요~

  • 16. 어릴때의 불안도
    '20.7.23 10:47 PM (110.12.xxx.4)

    영향을 미치겠지만
    지금 현재의 불안은 주택이라 더 크게 느껴지시는거 같아요.
    저 신혼때 아이들하고 어린 젖먹이랑 남편은 멀리 돈벌러 가서 혼자 아이들 돌봤거든요.
    그때 주변에 고양이 우는 소리 비둘기 우는 소리 너무 무서웠어요.
    주택이 좀 아파트보다는 외부환경에 많이 취약한거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릴때 부모님으로 부터 제대로된 양육을 받으신분들은 아주 극소수에요.

    님만 그런게 아니고 다들
    그 결핍은 부모로 부터 온게 맞지만 부모도 자식을 어찌 키워야 되는지 제대로 아는 분들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교육학이나 전공했으면 모를까요

    그러니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감정을 잘 들여다 보면서 도덕성을 뺀 님의 순수한 감정이 항상 옳다고 여기시면서 사시면 좀 자기 채움이 일어나서 덜 불안 하실껍니다.
    감정을 억제하고 외면하고 아닌척할때 마음이 더 불안 하답니다.

    그리고 여력이 되시면 아파트로 이사를 해보세요.2층이나 3층 5층
    일층하고는 다른 느낌의 안정감을 느끼실껍니다.

  • 17.
    '20.7.23 11:30 PM (122.36.xxx.160)

    윗댓글의 어느님이 제안하셨듯이 연상되는것을 바꿔 보는것도 도움이 될것 같아요.
    저도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아요ᆞᆢ어릴때의 억압받고 자란 감정이 쌓여서인지 빗소리, 특히 장대비처럼 세차게내리는 소낙비 소리를 좋아해요.뭔가 답답하게 쌓여 있는 체기가 씻겨내려 가는 듯이 시원한 느낌이더라구요.
    그리고 폭풍우가 치는 듯한 밤의 소리들을 들으며 잠을 못이루는 깊은 밤에는 어릴때 읽은 소설인 '폭풍의 언덕'을 떠올려요. 사랑하는 여인을 기다리는 히드클리프의 사랑과 번뇌를 연상하다보면 그 덜컹거리는 소음도 낭만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ᆢ그러다보니 저는 장마비나 태풍부는 날들을 좋아하게 됐어요.
    윗분들의 조언대로 문틈에 종이를 끼워두시고 ,손이 많이 안가는 개나 고양이라도 키워보세요ᆞ으외로 밥만 잘줘도 잘 크고 잘 삽니다.

  • 18. ...
    '20.7.24 1:07 AM (223.33.xxx.39)

    비올때 젤 안온함을 아파트에서 느끼네요.폭풍거세게 몰아쳐도 베란다샷시가 견고히 방어해주니 넘 포근해요.

  • 19. ᆢ223.33
    '20.7.24 7:25 AM (112.149.xxx.149)

    님, 위로나 격려는 못하실망정 굳이 왜 이런글을ᆢ???
    음;;;

  • 20. ㅇㅇㅇ
    '20.7.25 11:26 AM (39.7.xxx.244)

    그러게나 말입니다.
    편들어주셔서 감사해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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